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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4. 11. 18. 선고 93다3592 판결
[구상금][공1995.1.1.(983),40]
판시사항

가. 산재보험가입자인 2 이상의 사업주가 동일 장소에서 사업을 행하더라도 같은 사업이나 목적물의 완성을 위하여 행하는 것이 아닌 경우,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15조 제1항 단서의 해당 여부

나. 사업주로부터 유족보상일시금을 포함한 합의금을 지급받으면서 민형사상 이의를 제기하지 않기로 한 것이 유족보상 부분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까지 포기한 것으로 볼 것인지 여부

다. 사업주가 보험급여를 체당지급한 경우, 변제자대위의 법리가 적용되는지 여부

라. 사업주가 장제를 행하고 장의비를 지급받은 경우, 국가가 유족을 대위하여 가해자에게 장의비에 관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지 여부

판결요지

가.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15조 제1항 단서 소정의 “하나의 사업"이라 함은 산업재해보상보험가입자인 2 이상의 사업주가 각각 같은 법 제4조 소정의 사업을 행하되 동일 장소, 동일 위험권 내에서 같은 사업(목적물)의 완성을 위하여 행하는 것을 의미하고, 반면 보험가입자인 2 이상의 사업주가 동일 장소에서 사업을 행하더라도 그 각 사업의 내용이 같은 사업이나 목적물의 완성을 위하여 행하는 것이 아닐 때에는 통상 그 위험의 정도도 서로 다를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므로 위 단서 소정의 하나의 사업을 분할하여 각각 행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나.. 수급권자인 유족이 사업주인 회사로부터 합의금을 지급받으면서 회사나 가해자에 대하여 사고로 인한 민형사상의 이의를 제기하지 않기로 한 경우, 그 지급받은 돈 중 유족보상일시금에 해당하는 금액은 회사로부터 체당지급받았다고 하여 같은 법 제16조 제2항, 같은법시행령 제32조 제1항 제1호에 의하여 위 금액의 수령을 회사에게 위임하였고 그에 따라 회사가 위 금액을 국가로부터 수령하였다면, 그 유족은 회사로부터 위 금액을 손해배상이 아니라 같은 법 소정의 유족보상일시금으로 지급받은 것이라고 할 것이고, 따라서 그 유족으로서는 위 유족보상일시금 상당에 대하여는 가해자에 대한 관계에 있어서 손해배상청구권을 포기한 것이 아니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다. 사업주가 보험급여를 받을 권리가 있는 자에게 보험급여를 체당지급한 경우라도 당연히 사업주가 국가에 대하여 직접 보험급여를 청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수급권자가 그 수령을 위임한 경우에 한하여 대신 수령할 수 있는 것에 지나지 않으므로 이를 가리켜 변제자대위의 법리가 적용되어 보험급여를 받을 자의 급여청구권이 사업주에게 이전되는 것이라고는 할 수 없다.

라. 사업주인 회사가 업무상 재해로 사망한 근로자의 장제를 실행하였다는 유족의 확인을 받아 회사 자신이 장의비의 급여를 받을 권리자라 하여 직접 국가 산하 지방노동청장에게 그 지급을 청구하여 장의비를 지급받았다면, 국가로서는 그 장의비 부분에 관한 한 유족을 대위하여서는 가해자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는 없다.

원고, 피상고인

대한민국

피고, 상고인

한라중공업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정승화

주 문

1. 원심판결 중 피고에 대하여 금45,5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1990.5.27.부터 1992.12.15.까지는 연5푼의,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연 2할 5푼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초과하여 지급을 명한 피고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위 파기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피고의 나머지 상고를 기각한다.

3. 소송총비용은 이를 10분하여 그 9는 피고의, 나머지는 원고의 각 부담으로 한다.

이유

피고 소송대리인의 상고이유를 본다

1. 상고이유 제4점에 대하여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15조 제1항은, “노동부장관은 제3자의 행위에 의한 재해로 인하여 보험급여를 한 때에는 그 급여액의 한도 안에서 급여를 받은 자의 그 제3자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한다. 다만, 보험가입자인 2 이상의 사업주가 같은 장소에서 하나의 사업을 분할하여 각각 행하다가 그 중 사업주를 달리하는 근로자의 행위로 재해가 발생한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위 단서 소정의 “하나의 사업"이라 함은 위 법에 가입한 보험가입자인 2 이상의 사업주가 각각 위 법 제4조 소정의 사업을 행하되 동일 장소, 동일 위험권 내에서 같은 사업(목적물)의 완성을 위하여 행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할 것이고 (당원 1994.10.11. 선고 94다29225 판결 참조), 반면 보험가입주인 2 이상의 사업주가 동일 장소에서 사업을 행하더라도 그 각 사업의 내용이 같은 사업이나 목적물의 완성을 위하여 행하는 것이 아닐 때에는 통상 그 위험의 정도도 서로 다를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므로 위 단서 소정의 하나의 사업을 분할하여 각각 행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그러므로 원심이, 위 법 소정의 산업재해보상보험에 가입한 사업주인 소외 주식회사 영성이 1990.5.4. 피고로부터 피고가 경영하는 이 사건 조선소 내의 공장시설 중 판시 기중기궤도로 사용되는 주기둥구조물 상의 볼트이완부분 체결 및 교체와 공장지붕 등의 부식부분 등에 대한 도장공사 등의 보수공사를 도급받고 위 회사의 근로자인 소외 1이 위 공사작업에 종사하던 중 같은 해 5.7. 13:05경 피고 소속의 근로자인 소외 2가 운전하던 기중기에 충격되어 그 다음날 16:20경 사망한 사실, 이에 원고 산하 노동부 인천지방노동청은 같은 해 5.26. 위 소외 1의 사망에 이르게 된 이 사건 사고가 위 법상의 업무상 재해라고 인정하여 위 소외 1의 처인 소외 3에게 위 법에 따른 보험급여를 지급한 사실을 각 적법하게 확정하고, 이 사건 사고는 피고의 피용자인 위 소외 2 등의 과실로 인하여 발생한 것이므로 원고는 위 소외 3을 대위하여 피고에 대하여 위 소외 3이 가지는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행사할 수 있다고 판단하는 한편 원고는 위 법 제15조 제1항 단서에 의하여 피고에 대하여 구상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피고의 주장을 배척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소론과 같이 위 조항의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는 할 수 없다. 논지는 이유 없다.

2. 상고이유 제1, 2, 3점에 대하여

가. 원심은, 원고는 위 소외 3에게 위 법상의 유족급여로 금45,500,000원을, 장의비로 4,200,000원 합계 금 49,700,000원을 지급한 사실 및 위 보험급여액이 위 소외 3이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배상받을 손해액 범위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피고는 원고에게 위 금 49,700,00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한 다음, 위 소외 3은 원고가 위 보험급여를 지급하기 전인 1990.5.14. 위 회사로부터 금 58,000,000원을 지급받고 피고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을 포기하였으므로 위 소외 3의 피고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은 이미 소멸하였다는 취지의 피고의 주장에 대하여는, 위 소외 3 및 위 소외 1의 자인 소외 4(미성년자로서 친권자인 위 소외 3이 법정대리인이 되었다)가 그날 위 회사와의 사이에 금 58,000,000원을 지급받되 피고나 위 회사에 대하여 이 사건 사고로 인한 민형사상의 이의를 제기하지 않기로 하고 그날 위 돈을 지급받기는 하였으나 당시 위 소외 3과 위 회사는 위 합의금 속에 위 소외 3이 원고로부터 지급받을 보험급여금을 모두 포함시키되 다만 위 회사가 먼저 위 합의금 전액을 지급한 다음 위 망인의 사업주로서 위 소외 3의 수령위임을 받아 보험급여를 수령하여 이를 위 소외 3에게 미리 지급한 합의금에 대체하기로 약정하였고 그에 따라 위 소외 3의 위임을 받은 위 회사가 위 소외 3의 위임을 받아 앞에서 본 바와 같은 금액의 보험급여를 수령하여 이를 위 합의금의 일부로 충당하였던 사실을 인정하고, 위 인정사실에 비추어보면 위 소외 3이 위 회사와 합의한 취지는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위 회사와 피고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 중 위 산재급여금을 초과하는 부분만을 포기하였다고 보일 뿐이고 달리 위 소외 3의 피고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이 모두 소멸되었다고 인정할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다고 하여 이를 배척하였으며, 위 회사와 피고 사이에 위 회사가 위 도급공사로 인하여 발생한 일체의 손해를 위 회사가 책임지기로 약정하였다 하여도 위 소외 3의 피고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행사하는 원고에게 피고와 위 회사 사이의 약정으로 대항할 수 없다 할 것이라고 판시하였다.

나. 기록에 의하면 위 소외 3은 위 회사로부터 지급받은 돈 중 유족보상일시금에 해당하는 금 45,500,000원은 위 회사로부터 체당지급받았다고 하여 위 법 제16조 제2항, 동시행령 제32조 제1항 제1호에 의하여 이 금액의 수령을 위 회사에게 위임하였고 그에 따라 위 회사가 위 금액을 원고로부터 수령한 사실이 인정되므로 위 소외 3은 위 회사로부터 위 금 45,500,000원을 손해배상이 아니라 위 법 소정의 유족보상일시금으로 지급받은 것이라고 할 것이고(위 소외 3이 위 회사에 대하여 작성하여 준 영수증인 갑 제7호증의 4에도 위 돈 58,000,000원을 산재보상금 등을 포함하여 영수한다고 기재되어 있다) 따라서 위 소외 3으로서는 위 유족보상일시금 상당에 대하여는 피고에 대한 관계에 있어서 손해배상청구권을 포기한 것이 아니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만일 이 부분 손해배상청구권까지 포기한 것이라고 본다면 위 소외 3으로서는 국가에 대한 유족보상일시금 청구권을 상실하게 되므로(당원 1979.12.26. 선고 79다1668 판결 참조), 위 소외 3은 유족보상일시금을 지급받으면서 동시에 이를 지급받을 권리를 소멸시킨다는 불합리한 행동을 한 것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원심이 피고의 위 주장을 배척한 것은 위 금 45,500,000원 부분에 관하여는 정당하다고 할 것이고, 위 법 제16조, 같은법시행령 제32조의 규정에 의하면 이처럼 사업주가 보험급여를 받을 권리가 있는 자에게 보험급여를 체당지급한 경우라도 당연히 사업주가 국가에 대하여 직접 보험급여를 청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수급권자가 그 수령을 위임한 경우에 한하여 대신 수령할 수 있는 것에 지나지 않으므로 이를 가리켜 변제자대위의 법리가 적용되어 보험급여를 받을 자의 급여청구권이 사업주에게 이전되는 것이라고는 할 수 없고 따라서 위 회사가 피고에 대하여 체당지급하였다는 이유만으로 위 소외 3의 급여청구권이 위 회사에게 이전되어 원고로서는 위 회사를 대위하여서만 피고에 대하여 구상청구를 할 수 있음을 전제로 하는 논지도 이유 없다.

다. 그러나 위 법 제12조 제3항은 위 법 제9조의8의 규정에 의한 장의비는 그 장제를 행하는 자에게 지급한다고 규정되어 있는데, 이 사건 기록, 특히 원심이 인용하고 있는 갑 제9호증의 6내지 9의 각 기재에 의하면 위 회사는 위 소외 1의 장제를 위 회사가 실행하였다는 위 소외 3의 확인을 받아 자신이 위 장의비의 급여를 받을 권리자라 하여 직접 원고 산하 인천지방노동청장에게 그 지급을 청구하여 위 장의비 금 4,200,000원을 지급받은 것으로 인정되므로 (위 법 시행령 제32조 제1항 제1호는 장의비를 사업주가 체당지급에 기하여 수령을 위임받을 수 있는 보험급여로 열거하고 있지도 않다) 원고로서는 위 장의비 부분에 관한 한 위 소외 3을 대위하여서는 피고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는 없다 고 할 것이고, 가사 원고의 청구 가운데 위 회사를 대위하여 피고에게 위 장의비 상당의 지급을 구하는 취지가 포함되어 있다고 본다고 하여도, 피고가 이 사건 사고 후인 1990.5.8. 위 회사에게 위 소외 1의 유족들에 대한 손해배상금 명목으로 금 32,000,000원을 지급하고, 위 회사가 피해자측과 합의함에 있어 그 합의금이 위 금액을 초과할 경우 그 초과금액을 위 회사가 책임지기로 약정한 사실은 원심도 인정하고 있는 바이므로 위 회사로서는 피고에 대하여 위 장의비 상당의 지급을 청구할 권리가 없다고 하지 않을 수 없고 따라서 원고로서는 위 회사를 대위하여서도 피고에 대하여 위 장의비 상당의 지급을 구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당원 1981.2.10. 선고 80다1229 판결 참조).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위 회사가 위 장의비까지 위 소외 3에게 지급하고 그 수령을 위임받아 원고로부터 이를 수령한 것으로 인정하고, 위 회사와 피고 사이에 위와 같이 구상할 수 없다는 약정이 있다 하여도 이로써 위 소외 3의 피고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행사하는 원고에게 대항할 수 없다고 판시한 것은 증거를 잘못 판단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저지른 것이라고 할 것이니 이 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 있다.

3. 결론

이에 원심판결의 피고패소 부분 중 위 장의비에 상당하는 금 4,200,000원 및 그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명한 부분(금45,500,000원 및 그 지연손해금을 초과하여 지급을 명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은 당원이 판단하기에 충분하므로 자판하기로 하되, 그 청구부분은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당원과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이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고, 피고의 나머지 상고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며 소송총비용의 부담에 관하여는 민사소송법 제89조, 제92조, 제96조를 적용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안용득(재판장) 천경송 지창권 신성택(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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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1992.12.15.선고 92나34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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