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1] 관습상 분묘기지권의 시효취득 요건 및 분묘기지권이 미치는 범위
[2] 갑이 을과, 을 소유의 분묘지 중 일부분에 관하여 분묘기지사용계약을 체결하였고 이에 따라 토지를 인도받아 수기의 분묘를 설치하고 20년이 넘도록 평온·공연하게 점유함으로써 분묘기지 중 계약면적을 초과하는 부분의 토지에 관하여 지상권 유사의 관습상 물권인 분묘기지권을 시효취득한 사안에서, 갑이 초과 토지에 관한 관리비 상당의 이익을 얻은 부분은 부당이득으로서 을에게 반환되어야 함에도, 이와 달리 본 원심판결에는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타인 소유의 토지에 소유자의 승낙 없이 분묘를 설치한 경우에는 20년간 평온·공연하게 그 분묘의 기지를 점유하면 지상권 유사의 관습상 물권인 분묘기지권을 시효로 취득하고, 분묘기지권은 분묘를 수호하고 봉제사하는 목적을 달성하는 데 필요한 범위 내에서 타인의 토지를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하는 것으로서, 분묘기지권은 분묘의 기지 자체 뿐만 아니라 분묘의 설치목적인 분묘의 수호 및 제사에 필요한 범위 내에서 분묘 기지 주위의 공지를 포함한 지역에까지 미치는 것이다.
[2] 갑이 을과, 을 소유의 분묘지 중 일부분에 관하여 분묘기지사용계약을 체결하였고 이에 따라 토지를 인도받아 수기의 분묘를 설치하고 20년이 넘도록 평온·공연하게 점유함으로써 분묘기지 중 계약면적을 초과하는 부분의 토지에 관하여 지상권 유사의 관습상 물권인 분묘기지권을 시효취득한 사안에서, 을이 갑에게 위 계약에 따른 관리채무의 내용을 초과하여 초과 토지에 대하여도 급부를 행하였으므로, 이는 갑이 법률상 원인 없이 을의 급부로 인하여 초과 토지에 관한 관리비 상당의 이익을 얻고 이로 인하여 을에게 동액 상당의 손해를 가한 것이어서, 갑이 얻은 이익은 부당이득으로서 을에게 반환되어야 할 것이고, 이러한 결과는 비록 갑이 초과 토지에 관하여 분묘기지권을 시효취득하였다고 하더라도 달라지지 아니함에도, 이와 달리 본 원심판결에는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
참조판례
[1] 대법원 1996. 6. 14. 선고 96다14036 판결 (공1996하, 2181) 대법원 1994. 12. 23. 선고 94다15530 판결 (공1995상, 638)
원고(반소피고), 상고인
재단법인 분당메모리얼파크 (소송대리인 변호사 송인백)
피고(반소원고), 피상고인
피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우리 담당변호사 현경대 외 1인)
주문
원심판결의 본소 청구 중 부당이득반환청구에 관한 원고(반소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원고(반소피고)의 나머지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타인 소유의 토지에 소유자의 승낙 없이 분묘를 설치한 경우에는 20년간 평온, 공연하게 그 분묘의 기지를 점유하면 지상권 유사의 관습상의 물권인 분묘기지권을 시효로 취득하고 ( 대법원 1996. 6. 14. 선고 96다14036 판결 등 참조), 분묘기지권은 분묘를 수호하고 봉제사하는 목적을 달성하는 데 필요한 범위 내에서 타인의 토지를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하는 것으로서, 분묘기지권은 분묘의 기지 자체 뿐만 아니라 그 분묘의 설치목적인 분묘의 수호 및 제사에 필요한 범위 내에서 분묘의 기지 주위의 공지를 포함한 지역에까지 미치는 것이다 ( 대법원 1994. 12. 23. 선고 94다15530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채택 증거들을 종합하여 그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피고(반소원고, 이하 ‘피고’라 한다)가 원고(반소피고, 이하 ‘원고’라 한다)와 사이에 원고 소유의 성남시 분당구 야탑동 4-1 분묘지 11,289평(이하 ‘이 사건 토지’라 한다) 중 200평 부분에 관하여 체결된 분묘기지사용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에 따라 이 사건 토지 중 원심 별지 도면 표시 ㉮, ㉯, ㉰, ㉱, ㉲ 부분 947㎡(이하 ‘이 사건 분묘기지’라 한다)를 인도받아 수기의 분묘를 설치하고 20년이 넘도록 평온·공연하게 점유함으로써 이 사건 분묘기지 중 계약면적인 200평을 초과하는 부분의 토지 286㎡(이하 ‘이 사건 초과 토지’라 한다)에 관하여 지상권 유사의 관습상의 물권인 분묘기지권을 시효취득하였고, 그 분묘기지권은 위와 같이 설치된 수기의 분묘의 수호 및 제사에 필요한 범위 내에 속하는 이 사건 초과 토지에까지 미친다고 판단하였다.
위 법리 및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이러한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이 부분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분묘기지권의 성립 및 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 등이 있다고 볼 수 없다.
2.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원고는 이 사건 계약에서 이 사건 분묘기지 중 200평 부분에 대하여만 원고의 관리의무를 정하고 있음에도 이 사건 계약의 체결 당시부터 현재까지 피고가 점유·사용하고 있는 이 사건 초과 토지에 대하여도 이 사건 계약에 기한 원고의 관리의무가 있는 것으로 잘못 알고 이 사건 초과 토지를 포함한 이 사건 분묘기지 전체를 관리하여 왔던 사실, 원고는 이 사건 계약 이전부터 현재까지 피고와 달리 영구관리비를 납부하지 아니한 채 분묘기지사용계약을 체결하였던 사람들로부터 매년 분묘기지면적을 기준으로 평당 단가로 계산한 관리비를 징수하여 온 사실, 원고가 징수하는 관리비는 분묘나 공용도로 등의 관리에 소요되는 분묘기지의 점유·사용에 수반되는 필요적 비용인 사실 등을 알 수 있는바, 위와 같은 사실관계를 관련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고와 피고 사이에 이 사건 계약이 유효하게 존속하기는 하지만 원고가 피고에게 이 사건 계약에 따른 관리채무의 내용을 초과하여 이 사건 초과 토지에 대하여도 급부를 행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이는 피고가 법률상 원인 없이 원고의 급부로 인하여 이 사건 초과 토지에 관한 관리비 상당의 이익을 얻고 이로 인하여 원고에게 동액 상당의 손해를 가한 것이어서, 피고가 얻은 위와 같은 이익은 부당이득으로서 원고에게 반환하여야 할 것이고, 이러한 결과는 앞서 본 바와 같이 비록 피고가 이 사건 초과 토지에 관하여 분묘기지권을 시효취득하였다고 하더라도 달라지지 아니한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이와 달리 피고가 이 사건 초과 토지에 관하여 분묘기지권을 시효취득하였음을 이유로 원고가 피고에게 이 사건 초과 토지에 관한 관리비 상당의 이익을 부당이득으로 반환을 구할 수 없다고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부당이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의 본소 청구 중 부당이득반환청구에 관한 원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원고의 나머지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