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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남부지방법원 2008.5.15.선고 2007가합23884 판결
손해배상(기)
사건

2007가합23884 손해배상 ( 기 )

원고

1. 신00 ( 000000 - 0000000 )

서울 노원구

2. 신00 ( 000000 - 0000000 )

3. 이00 ( 000000 - 0000000 )

원고 2, 3의 주소 남양주시

4. 신00 ( 000000 - 0000000 )

서울 용산구

5. 신00 ( 000000 - 0000000 )

서울 노원구

6. 신00 ( 000000 - 0000000 )

서울 서초구

원고들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영중

피고

주식회사 00000

서울 양천구

대표이사 000, 000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아주

담당변호사 김기태, 김정아

변론종결

2008. 4. 17 .

판결선고

2008. 5. 15 .

주문

1. 피고는 원고 신00에게 5, 000, 000원, 원고 신00, 이00에게 각 2, 000, 000원, 원고 신00, 신00, 신00에게 각 1, 000, 000원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1997. 12. 20. 부터 2008 .

5. 15. 까지는 연 5 %,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 % 의 각 비율로 계산한 각 돈을 지급하라 .

2. 원고들의 각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

3. 소송비용 중 4 / 5는 원고들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 신00에게 50, 000, 000원, 원고 신00, 이00에게 각 13, 000, 000원, 원고 신00 ,

신00, 신00에게 각 8, 000, 000원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1997. 12. 20. 부터 2007. 12. 7 .

까지는 연 5 %,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 % 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

급하라. 피고는 이 사건 판결이 확정된 날로부터 7일 이내에 저녁뉴스 ( 20 : 00 ) 가 끝난

직후 텔레비전 방송을 통하여 상단화면에 ' 강도살인범 신00에 대한 공개수배사건에 관

한 정정보도문 ' 이라는 제목을 계속 표시하고 글자는 통상 ' 추적, 사건과 사람들 ' 의 제목

과 같은 글자 크기로, 그 아래 화면에는 별지 제1목록 기재 ' 정정보도문 ' 을 통상 ' 추적 ,

사건과 사람들 ' 과 같은 글자 크기로 표시하면서 진행자로 하여금 원 프로그램과 같은

속도로 낭독하라 .

이유

1. 인정사실

가. 당사자들의 지위1 ) 원고 신00은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 추적 사건과 사람들 ( 85회 ) ' 이라는 방송을 통하여 공개수배된 자이다. 원고 신00은 원고 신00의 아버지이고, 원고 이00은 원고 신00의 계모 ( 원고 신00과 1971. 8. 28. 혼인하였다 ) 이며, 나머지 원고들은 원고 신00의 형제자매들이다 .

2 ) 피고는 방송사업 및 문화 서비스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방송사이다 .

나. 피고의 방송 보도의 경위와 내용1 ) 피고는 각종 사건 · 사고를 취재하여 보도하는 ' 추적, 사건과 사람들 ' 이라는 프로그램 ( 이하 ' 이 사건 프로그램 ' 이라고 일컫는다 ) 을 방송하고 있던 중, 경찰청의 협조를 받아 폐쇄회로 텔레비전 ( CCTV ) 에 용의자가 포착되었지만 검거되지 아니한 사건을 소개하면서 용의자의 신상과 사진을 공개하여 수배하는 내용의 방송을 제작하게 되었다 . 2 ) 이에 피고는 경찰청의 수사결과 및 설명에 따라 1997. 12. 20. 이 사건 프로그램에서 ' 97긴급수배 ' 라는 주제로 별지 제2목록 기재 방송내용과 같이 1996. 6. 13. 소 외 망 000을 살해하고 금품을 강취한 후 사체를 유기한 사건의 용의자로 원고 신00을 지목하며 공개 수배하는 방송 ( 이하 ' 이 사건 방송 ' 이라고 일컫는다 ) 을 하였다 .

다. 원고 신00에 대한 형사재판 결과 등 1 ) 원고 신00의 도주 및 귀국

원고 신00은 위 000의 납치용의자로 지목되어 1996. 6. 18. 경찰서에 임의동행하여 조사를 받으면서 처음에는 위 살인사건 당일 피해자 000 명의의 제일은행 계좌에서 돈을 인출한 사실을 부인하였고, 이에 경찰관은 다음날 원고 신00을 데리고 국민은행 및 제일은행에서 위 원고가 예금을 인출하는 장면이 녹화되었다는 폐쇄회로 텔레비전 필름을 가지고 왔다. 그 후 원고 신00은 같은 날 아침 무렵 경찰관과 같이 사우나를 하던 중 몰래 도망하였다. 원고 신00은 같은 날 15 : 00경 후배인 000에게 자신 소유의 갤로퍼 승용차를 가지고 오라고 하여 장안동에 있는 중고차 매매상에서 위 승용차를 730만원에 매각한 다음 1996. 6. 21. 일본으로 출국하였다. 원고 신00은 자신이 위 000을 살해한 범인으로 지목된 후에도 미국에 거주하면서 귀국하지 아니하다가 수사기관의 범죄인 인도신청에 따라 2003. 9. 4. 경 강제추방 형식으로 귀국하였다 . 2 ) 형사재판 결과가 ) 원고 신00은 2003. 9. 26. 위 000에 대한 강도살인 및 사체유기의 공소사실로 공소제기되었다 .

나 ) 이에 대하여 1심 법원은 ' 원고 신00의 진술에 일관성이 없거나 객관적 사실에 배치되는 내용이 있고, 원고 신00이 사건 당일 피해자의 예금을 인출하는 모습과 그 다음날 새벽 무렵 가방과 흰색 비닐에 포장된 물건 등을 철제 손수레 ( 손수레에서 피해자의 혈액형과 같은 A형의 혈흔이 발견되었다 ) 를 이용하여 옮기는 모습이 녹화되었으며, 원고 신00이 과거 피해자의 사체가 발견된 청옥산 부근에 다녀 온 적이 있는 등의 정황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제출된 증거들을 종합하여 보더라도 공소사실에 대하여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충분한 증명이 되었다고 볼 수 없다 ' 는 이유로 원고 신00에게 무죄를 선고하였고, 이에 검찰이 항소, 상고하였으나 모두 기각되어 위 무죄판결이 확정되었다 ( 서울중앙지방법원 2004. 2. 12. 선고 2003고합990 판결, 서울고등법원 2005. 11. 23. 선고 2004노571 판결, 대법원 2006. 10. 13. 선고 2005도19641 판결 ) .

[ 인정근거 ] 다툼 없는 사실, 갑1 내지 5 ( 각 가지번호 포함 ) 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2. 금전지급 청구에 관한 판단

가. 손해배상책임의 발생1 )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원고 신00의 성명과 초상 및 신상정보 등을 공개하여 그를 강도살인 및 사체유기죄를 범한 범죄자로 지목 ( 이 사건 방송에서는 원고 신00을 용의자로 지목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엘리베이터의 폐쇄회로 텔레비전에 찍힌 원고 신00의 사진을 보여주면서 ' 그는 사체가 들어있던 그 가방을 옮기는 중이었습니다 ' , ' 한 남자를 살해하고 사체를 유기까지 한 이 끔직한 사건 ' 이라고 표현하거나 원고 신00 이 피해자를 살해하고 사체를 유기하는 과정을 재구성하여 보여주고 있다 ) 하는 이 사건 방송을 함으로써 원고 신00의 명예를 훼손하였다고 할 것이고, 또한 원고 신00의 아버지인 원고 신00과 계모인 원고 이00, 형제자매들인 나머지 원고들은 이 사건 방송으로 인하여 주위 사람들로부터 범죄자의 가족으로 멸시를 받는 등의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임은 경험칙상 명백하다고 할 것이다. 그러므로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 사건 방송으로 인하여 원고들이 입은 정신적 고통을 금전으로나마 위자할 의무가 있다 .

2 ) 이에 대하여 피고는, 이 사건 방송은 흉악범죄 피의자의 신속한 검거라는 오로지 공익을 위한 것으로 원고 신00을 단지 폐쇄회로 텔레비전에 찍힌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하고 있을 뿐이어서 방송 내용이 진실하고,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경찰청의 설명 및 수사결과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어서 그 내용이 진실하다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었으므로, 이 사건 방송에는 위법성이 없다고 항변한다 .

우선 이 사건 방송 내용이 진실한 것인지에 관하여 살펴보면, 이 사건 방송 내용은 원고 신00을 위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지목하는 것에서 나아가 위 살인사건의 범죄자로 지목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방송의 진실성에 대한 입증 역시 원고 신00이 위 살인사건을 실제로 범한 것인지에 관한 것이어야 하는데, 이를 입증할 만한 증거가 없는 이상 이 사건 방송 내용이 진실한 것이라는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

다음으로 이 사건 방송 내용이 진실하다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었는지 여부에 관하여 살펴본다. 이 사건 방송과 같이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방송되는 프로그램을 통하여 피의사실을 다소 극화하여 방송하면서 피의자의 성명과 초상 및 신상정보를 공개하여 피의자를 공개수배하는 경우 일반 시청자들로서는 방송된 피의사실의 진실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별다른 방도가 없을 뿐만 아니라 방송사가 가지는 권위와 그에 대한 신뢰에 기하여 방송된 내용을 그대로 진실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고, 방송이 가지는 광범위하고도 신속한 전파력 등으로 인하여 방송내용의 진실 여하를 불문하고 그러한 방송 자체만으로도 피의자로 지목된 자나 그 주변 인물들이 입게 되는 피해의 심각성을 고려할 때, 이 사건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피고로서는 그 방송에 앞서 수사기록을 검토하여 공개수배 방송을 할 만큼 객관적이고 타당한 확증이 있는지 여부를 살펴보는 등 피의사실의 진실성을 뒷받침할 적절하고도 충분한 사실확인 절차를 거쳐야 할 것이다. 그러나 위 인정사실에 의하더라도 피고는 경찰청의 설명 및 수사결과만을 믿고 이 사건 방송을 제작하였을 뿐이고, 달리 피고가 피의사실의 진실성에 대한 충분한 사실확인 절차를 거쳤다는 점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는 이상 피고의 이 부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

따라서 이 사건 방송이 진실하다거나 진실하다고 믿은 데 상당한 이유가 있다는점을 전제로 한 피고의 위 항변은 이유 없다 .

나.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피고가 원고들에게 지급하여야 할 위자료 액수에 관하여 살피건대, 피고가 이 사건 방송에 이르게 된 경위 및 방송의 내용, 방송사로서의 피고의 지위 및 영향력, 원고들의 나이 및 지위, 이 사건 보도 후의 정황 및 원고 신00에 대한 무죄판결의 이유, 원고 신00이 위 살인사건과 관련하여 조사를 받다가 도망하여 1996. 6. 21. 일본으로 출국한 후 자신이 위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되었음에도 2003. 9. 4. 까지 귀국하지 아니한 점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들이 지급하여야 할 위자료 액수는 원고 신00에 대하여 5, 000, 000원, 원고 신00, 이00에 대하여 각 2, 000, 000원, 원고 신00, 신00, 신00에 대하여 각 1, 000, 000원으로 정함이 상당하다 .

3. 정정보도 청구에 대한 판단

가. 원고들의 주장

피고는 원고 신00을 위 살인사건의 범죄자로 지목하여 공개수배하는 왜곡된 내용의 이 사건 방송을 함으로써 원고 신00의 명예를 훼손하였으므로 원고들에 대한 손해배상과 함께 명예회복에 적당한 처분으로서 별지 제1목록 기재와 같은 정정보도를 할 의무가 있다 .

나. 판단

원고 신00에 대한 무죄 판결 이유의 요지는 ' 원고 신00의 진술에 일관성이 없거나 객관적 사실에 배치되는 내용이 있고, 원고 신00이 사건 당일 피해자의 예금을 인출하는 모습과 그 다음날 새벽 무렵 가방과 흰색 비닐에 포장된 물건 등을 철제 손수레 ( 손수레에서 피해자의 혈액형과 같은 A형의 혈흔이 발견되었다 ) 를 이용하여 옮기는 모습이 녹화되었으며, 원고 신00이 과거 피해자의 사체가 발견된 청옥산 부근에 다녀 온 적이 있는 등의 정황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제출된 증거들을 종합하여 보더라도 공소사실에 대하여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충분한 증명이 없다 ' 는 것이므로 위와 같은 무죄판결이 확정되었다는 점만으로 곧바로 이 사건 방송 내용이 허위임이 증명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나아가 위 인정사실에 나타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원고들은 이 사건 방송일 이후 10여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이 사건 소를 제기한 점, 원고 신00은 위 살인사건 직후 피해자의 납치용의자로 지목되어 경찰서로 임의동행하여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말없이 경찰관의 지배를 벗어나 외국으로 도주하였고, 자신이 위 살인사건의 피의자로 지목되었음을 알면서도 자신의 무고함을 밝혀 명예를 회복하기 위한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은 점, 이 사건 방송일로부터 10년이 경과한 지금에 이르러 무죄판결이 확정되었다는 사실과 함께 다시 한 번 이 사건 방송의 내용을 언급하는 것이 원고 신00의 명예회복에 긍정적인 효과만을 준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해 보면 피고에게 별지 제1목록 기재와 같은 정정보도를 명하는 것이 원고 신00의 명예회복을 위해 필요하고 효과적이라고 인정하기도 어렵다 .

따라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

4. 결론

그렇다면 피고는 위자료로서 원고 신00에게 5, 000, 000원, 원고 신00, 이00에게 각 2, 000, 000원, 원고 신00, 신00, 신00에게 각 1, 000, 000원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불법행위일 ( 이 사건 방송일 ) 인 1997. 12. 20. 부터 피고가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08. 5. 15. 까지는 민법에 정해진 연5 %,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 정해진 연 20 % 의 각 비율로 계산한 각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그러므로 원고들의 이 사건 각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각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한다 .

판사

재판장 판사 김성곤

판사이종문

판사 권기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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