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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법 2019. 4. 9. 선고 2018나58570 판결
[손해배상(기)] 확정[각공2019상,571]
판시사항

갑과 을이 상대 팀이 되어 배드민턴 복식경기를 하던 중 네트에 가까이 붙어 있던 을이 자신 방향으로 날아온 셔틀콕을 반대편 네트 너머로 쳤는데, 이 과정에서 을이 친 셔틀콕이 반대편 네트 가까이 있던 갑의 눈을 강타하여 갑이 수정체 탈구 등의 상해를 입은 사안에서, 위 사고는 을이 안전배려의무를 위반하여 발생한 것으로 보이므로 을은 위 사고로 갑이 입은 정신적 손해를 위자할 책임이 있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갑과 을이 상대 팀이 되어 배드민턴 복식경기를 하던 중 네트에 가까이 붙어 있던 을이 자신 방향으로 날아온 셔틀콕을 반대편 네트 너머로 쳤는데, 이 과정에서 을이 친 셔틀콕이 반대편 네트 가까이 있던 갑의 눈을 강타하여 갑이 수정체 탈구 등의 상해를 입은 사안이다.

배드민턴 경기는 네트를 경기장 가운데에 두고 하는 경기로서 비록 복식경기라 하더라도, 권투, 레슬링, 유도 등의 격투경기나 대결 구조의 운동경기인 축구, 핸드볼, 농구 등에 비해서는 경기자 상호 간의 빈번한 신체접촉이나 충돌이 예상되는 경기라고 볼 수는 없으나, 배드민턴 경기는 좁은 공간에서 빠르게 진행되는 경기여서 경기 과열이나 선수의 순간적인 판단 착오로 인하여 셔틀콕으로 상대 팀원이나 같은 팀원의 신체를 가격하거나 라켓을 잘못 휘둘러 상대 팀원이나 같은 팀원에게 위해를 가할 수 있는 경기이고, 여기에 타인의 생명·신체·재산에 대한 일반적 주의의무( 민법 제750조 )를 종합하여 보면, 배드민턴 경기에 참여하는 경기자(특히 복식경기자)는 다른 경기자(상대 팀이나 같은 팀)의 동태를 잘 살펴 가며 다른 경기자의 생명이나 신체 안전을 확보하여야 할 신의칙상 주의의무인 안전배려의무를 부담하고, 그러한 주의의무 위반의 정도가 사회적 상당성의 범위를 벗어나는 경우 경기자는 이에 대하여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책임을 져야 하는바, 사고 당시 갑과 을의 코트 내 위치들을 고려해 볼 때, 을은 갑의 움직임을 충분히 살피면서 셔틀콕을 침으로써 갑의 안전을 배려하여야 할 주의의무를 부담하고, 위 사고는 을이 위와 같은 안전배려의무를 위반하여 발생한 것으로 보이며, 이는 주의의무 위반의 내용과 정도에 비추어 사회통념상 용인될 수 있는 한계를 초과하였다고 보이므로, 을은 위 사고로 갑이 입은 정신적 손해를 위자할 책임이 있고, 다만 갑이 보안경 등을 착용하여 자신의 눈을 보호할 수 있었음에도 그러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였고, 을의 공격에 대비하여 몸을 돌리는 등 스스로 신체 안전을 확보하려는 조치를 게을리하였다고 보이므로, 그러한 갑의 잘못이 손해 발생과 확대에 기여하였다고 보아 이를 위자료 액수를 정하면서 참작한 사례이다.

원고, 항소인

원고

피고, 피항소인

피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인앤인 담당변호사 하상수)

변론종결

2019. 3. 19.

주문

1. 제1심판결 중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금원에 해당하는 원고 패소 부분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2,000,000원을 지급하라.

2. 원고의 피고에 대한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

3. 소송 총비용 중 80%는 원고가, 20%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4. 제1항의 금원지급 부분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10,000,000원을 지급하라.

이유

1. 기초 사실

가. 원고와 피고는 2017. 9. 27. 서울시 관악구 (주소 생략)에 있는 ○○ 체육관에서 상대 팀이 되어 3 대 3 배드민턴 복식경기를 하게 되었다.

나. 위 경기 도중 원고 팀의 다른 선수가 친 셔틀콕이 네트를 넘어오자, 네트에 가까이 붙어 있던 피고는 반대편 네트 너머로 셔틀콕을 쳤다. 이 과정에서 피고가 친 셔틀콕이 반대편 네트 가까이 있던 원고의 오른쪽 눈을 강타하여 원고는 수정체의 탈구, 유리체 출혈, 홍채 해리의 상해를 입게 되었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2017. 10. 31. 우안 인공수정체 제거, 유리체 절제술, 안내 레이저, 인공 수정체 공막 고정술을 받았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4, 5, 8, 9호증(이하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2. 당사자의 주장

원고는, 원피고가 네트를 사이에 두고 네트 쪽에 가까이 붙어 있는 상태에서 피고가 네트를 넘어온 셔틀콕을 원고의 얼굴을 향해 강하게 스매싱함으로써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으므로, 피고는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정신적 고통을 금전으로 위자할 책임을 진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가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상해를 입지 않았고, 위 사고와 관련된 피고의 행위는 운동경기 참가자의 주의의무를 위반하지 아니한 것으로 위법하지 않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위자료 배상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3. 판단

가.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앞서 본 대로 원고가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상해를 입은 사실은 인정되고, 배드민턴 경기는 네트를 경기장 가운데에 두고 하는 경기로서 비록 복식경기라 하더라도, 권투, 레슬링, 유도 등의 격투경기나 대결 구조의 운동경기인 축구, 핸드볼, 농구 등에 비해서는 경기자 상호 간의 빈번한 신체접촉이나 충돌이 예상되는 경기라고 볼 수는 없으나, 배드민턴 경기는 좁은 공간에서 빠르게 진행되는 경기여서 경기 과열이나 선수의 순간적인 판단 착오로 인하여 셔틀콕으로 상대 팀원이나 같은 팀원의 신체를 가격하거나 라켓을 잘못 휘둘러 상대 팀원이나 같은 팀원에게 위해를 가할 수 있는 경기이다. 여기에 타인의 생명·신체·재산에 대한 일반적 주의의무( 민법 제750조 )를 종합하여 보면, 배드민턴 경기에 참여하는 경기자(특히 복식경기자)는 다른 경기자(상대 팀이나 같은 팀)의 동태를 잘 살펴 가며 다른 경기자의 생명이나 신체 안전을 확보하여야 할 신의칙상 주의의무인 안전배려의무를 부담하고, 그러한 주의의무 위반의 정도가 사회적 상당성의 범위를 벗어나는 경우 경기자는 이에 대하여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책임을 져야 한다.

앞서 본 대로 이 사건 사고 당시 피고가 네트에 가까이 붙어 있었고 원고도 반대편 네트 가까이 서 있었던 사실, 피고가 자신 방향으로 날아온 셔틀콕을 네트 반대편에 있던 원고 방향으로 친 사실은 인정되는바, 이러한 원고와 피고의 코트 내 위치들을 고려해 볼 때, 피고로서는 원고의 움직임을 충분히 살피면서 셔틀콕을 침으로써 원고의 안전을 배려하여야 할 주의의무를 부담한다고 봄이 상당하고, 이 사건 사고는 피고가 위와 같은 안전배려의무를 위반하여 발생한 것으로 볼 것이며, 이는 그 주의의무 위반의 내용과 정도에 비추어 사회통념상 용인될 수 있는 한계를 초과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는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정신적 손해를 금전적으로나마 위자할 책임이 있다.

나.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면, 배드민턴 복식경기가 실력에 따라서는 부상의 위험성이 상존하는 경기여서 보안경 등을 착용하여 자신의 눈을 보호할 수 있었음에도 원고는 그러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점, 원고도 피고의 공격에 대비하여 몸을 돌리는 등 스스로 신체 안전을 확보하려는 조치를 게을리하였다고 보이는 점 등이 인정되는바, 그러한 원고의 잘못이 이 사건 사고의 손해 발생과 확대에 기여하였다고 보이므로, 피고가 배상할 위자료의 액수를 정함에 있어 이를 참작하고, 여기에 원고의 나이, 이 사건 사고의 경위, 상해 및 후유장해의 부위와 정도 등을 종합하여 피고가 배상할 정신적 손해의 액수를 2,000,000원으로 정한다.

4. 결론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에게 위자료 2,000,00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으므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할 것인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제1심판결 중 위에서 지급을 명하는 금원에 해당하는 원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여 피고에게 위 금원의 지급을 명하고, 원고의 나머지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광우(재판장) 김용한 김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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