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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2. 1. 12. 선고 2011다82384 판결
[대여금등][공2012상,270]
판시사항

[1] 채권자취소권 행사에서 제척기간의 기산점인 채권자가 ‘취소원인을 안 날’의 의미 및 채권자가 채무자의 재산상태를 조사한 결과 채무자 소유 부동산 가액이 자신의 채권 총액에 미치지 못함을 이미 파악하고 있었던 상태에서 채무자 재산을 가압류하던 중 일부 부동산에 제3자 명의의 근저당권설정등기가 마쳐진 사실을 확인한 경우, 채권자가 가압류 무렵 채무자가 채권자를 해함을 알면서 사해행위를 한 사실을 알았다고 보아야 하는지 여부(적극)

[2] 채권자인 갑 은행이 채무자인 을 주식회사가 소유한 모든 부동산에 관하여 가압류등기를 경료하면서 신청서 등에 ‘채권자가 알아본 바에 의하면 채무자는 타에도 많은 채무를 부담하고 있으므로 가압류부동산이라도 시급히 가압류하여 두지 않으면 나중에 승소판결을 받더라도 집행이 불능될 우려가 있다’는 취지의 기재 등을 하였는데, 위 가압류등기 시점에 가압류부동산에는 20여 일 전 마쳐진 병 명의의 근저당권설정등기 등이 이미 마쳐져 있었던 사안에서, 갑 은행은 가압류 무렵 을 회사의 사해행위와 사해의사를 알게 되었다고 보아야 한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채권자취소권 행사에서 제척기간의 기산점인 채권자가 ‘취소원인을 안 날’은 채권자가 채권자취소권의 요건을 안 날, 즉 채무자가 채권자를 해함을 알면서 사해행위를 하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 날을 의미하므로, 단순히 채무자가 재산의 처분행위를 하였다는 사실을 아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법률행위가 채권자를 해하는 행위라는 것 즉, 그에 의하여 채권의 공동담보에 부족이 생기거나 이미 부족상태에 있는 공동담보가 한층 더 부족하게 되어 채권을 완전하게 만족시킬 수 없게 되었으며 나아가 채무자에게 사해의 의사가 있었다는 사실까지 알 것을 요한다고 할 것이나, 그렇다고 하여 채권자가 수익자나 전득자의 악의까지 알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또 채권자가 채무자의 재산상태를 조사한 결과 자신의 채권 총액과 비교하여 채무자 소유 부동산 가액이 그에 미치지 못하는 것을 이미 파악하고 있었던 상태에서 채무자의 재산에 대하여 가압류를 하는 과정에서 그 중 일부 부동산에 관하여 제3자 명의의 근저당권설정등기가 마쳐진 사실을 확인하였다면,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채권자는 가압류 무렵에는 채무자가 채권자를 해함을 알면서 사해행위를 한 사실을 알았다고 봄이 타당하다.

[2] 채권자인 갑 은행이 채무자인 을 주식회사가 소유한 모든 부동산에 관하여 가압류등기를 경료하면서 그 신청서 등에 ‘채권자가 알아본 바에 의하면 채무자는 타에도 많은 채무를 부담하고 있으므로 가압류부동산이라도 시급히 가압류하여 두지 않으면 나중에 승소판결을 받더라도 집행이 불능될 우려가 있다’는 취지의 기재 등을 하였는데, 위 가압류등기 시점에 가압류부동산에는 20여 일 전 마쳐진 병 명의의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비롯하여 제3자 명의의 근저당권설정등기 등이 이미 마쳐져 있었던 사안에서, 신용사업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갑 은행으로서는 을 회사에 대한 재산상태를 조사한 결과 위 가압류부동산이 을 회사의 유일한 재산이라는 것과 그 부동산에 제3자 명의로 마쳐진 근저당권의 피담보채무를 확인함으로써 가압류부동산의 공동담보로서 순자산 가치가 자신의 채권액에 미달됨을 능히 알 수 있었다고 보아야 하고, 가압류 과정에 병 명의의 근저당권설정등기가 마쳐진 사실도 알게 되었다고 보아야 하므로,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갑 은행은 가압류 무렵 병 명의의 근저당권설정등기가 마쳐짐으로써 이미 부족상태에 있는 공동담보가 한층 더 부족하게 되어 채권을 완전하게 만족시킬 수 없게 되었다는 사정을 인식할 수 있게 되었고, 또한 을 회사의 사해의사도 마찬가지로 알게 되었다고 보아야 하므로 갑 은행이 제기한 사해행위취소의 소는 제척기간을 도과한 것으로 부적법함에도, 이와 달리 제척기간 도과의 항변을 배척한 원심판결에는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

원고, 피상고인

주식회사 신한은행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원 담당변호사 김병주 외 1인)

피고, 상고인

피고 1 외 1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성한)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채권자취소권 행사에 있어서 제척기간의 기산점인 채권자가 ‘취소원인을 안 날’이라 함은 채권자가 채권자취소권의 요건을 안 날, 즉 채무자가 채권자를 해함을 알면서 사해행위를 하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 날을 의미한다고 할 것이므로, 단순히 채무자가 재산의 처분행위를 하였다는 사실을 아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법률행위가 채권자를 해하는 행위라는 것 즉, 그에 의하여 채권의 공동담보에 부족이 생기거나 이미 부족상태에 있는 공동담보가 한층 더 부족하게 되어 채권을 완전하게 만족시킬 수 없게 되었으며 나아가 채무자에게 사해의 의사가 있었다는 사실까지 알 것을 요한다고 할 것이나, 그렇다고 하여 채권자가 수익자나 전득자의 악의까지 알아야 하는 것은 아니고, 또 채권자가 채무자의 재산상태를 조사한 결과 자신의 채권 총액과 비교하여 채무자 소유의 부동산의 가액이 그에 미치지 못하는 것을 이미 파악하고 있었던 상태에서 채무자의 재산에 대하여 가압류를 하는 과정에서 그 중 일부 부동산에 관하여 제3자 명의의 근저당권설정등기가 경료된 사실을 확인하였다면,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채권자는 그 가압류 무렵에는 채무자가 채권자를 해함을 알면서 사해행위를 한 사실을 알았다고 봄이 상당하다 ( 대법원 2005. 3. 25. 선고 2004다66490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 및 기록에 의하면, 원고는 2006. 12. 20. 주식회사 리더디앤씨(이하 ‘리더디앤씨’라 한다)에게 5억 원을 대출하면서 연대보증인만을 입보하였을 뿐 부동산을 담보로 제공받지 아니하였던 사실, 원고의 신청에 의하여 원심판결 별지 목록 기재 부동산(이하 ‘이 사건 부동산’이라 한다)을 포함하여 리더디앤씨 소유의 모든 부동산인 일곱 개의 부동산(이하 ‘이 사건 가압류부동산’이라 한다)에 관하여 2008. 10. 17. 청구금액을 5억 원으로 한 가압류등기가 경료되었는데(이하 ‘이 사건 가압류’라 한다), 그 시점에서는 이미 이 사건 부동산에는 채권최고액 2억 원인 피고 1 명의의 근저당권설정등기(이하 ‘이 사건 근저당권등기’라 한다)가 2008. 9. 25. 같은 달 24일 설정계약을 원인으로 하여 경료되어 있었던 사실, 리더디앤씨가 소유한 이 사건 가압류부동산의 2009년경 당시 감정평가액은 합계 580,896,920원 상당이고, 이 사건 가압류 당시 그 가압류보다 앞서 이 사건 가압류부동산 중 일부에는 전세금 4,000만 원인 2005. 6. 7.자 대한주택공사 명의의 전세권설정등기, 채권최고액 5,200만 원인 2003. 12. 29.자 월배새마을금고 명의의 근저당권설정등기, 채권최고액 2억 6,000만 원 및 채권최고액 2,600만 원인 2007. 1. 31.자 및 2008. 4. 10.자 세림신용협동조합 명의의 각 근저당권설정등기, 채권최고액 1억 원인 2008. 9. 22.자 소외인 명의의 근저당권설정등기가 각 경료되어 있었던 사실, 원고가 이 사건 가압류신청 당시 제출하였던 가압류신청서의 신청원인에는 ‘채권자인 원고가 알아본 바에 의하면 채무자인 리더디앤씨는 타에도 많은 채무를 부담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가압류부동산이라도 시급히 가압류하여 두지 아니하면 나중에 승소판결을 받더라도 집행이 불능될 우려가 있다’는 취지로 기재되어 있었고, 아울러 위 가압류신청서와 함께 제출된 가압류신청진술서의 ‘보전의 필요성’ 항목에는 ‘채무자인 리더디앤씨의 유일한 재산인 이 사건 가압류부동산을 매각할 우려가 매우 크므로 시급히 가압류신청에 이르렀다’는 취지로 기재되어 있었던 사실 등을 알 수 있다.

위 사실관계를 앞서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신용사업을 그 주된 목적사업의 하나로 하고 있는 원고로서는 리더디앤씨에 대한 재산상태를 조사한 결과를 통하여 이 사건 부동산을 포함한 이 사건 가압류부동산이 리더디앤씨의 유일한 재산이라는 것과 그 부동산에 관하여 제3자 명의로 경료된 근저당권의 피담보채무를 확인함으로써 이 사건 가압류부동산의 공동담보로서의 순자산 가치가 원고의 리더디앤씨에 대한 채권액에 미달함을 능히 알 수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고, 이 사건 가압류 과정에서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근저당권설정계약과 피고 1 명의의 이 사건 근저당권등기의 경료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볼 것이므로,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는 이 사건 가압류 무렵에는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이 사건 근저당권등기가 경료됨으로써 이미 부족상태에 있는 공동담보가 한층 더 부족하게 되어 채권을 완전하게 만족시킬 수 없게 되었다는 사정을 인식할 수 있게 되었고, 또한 그러한 사해행위를 한 리더디앤씨의 사해의사도 마찬가지로 알게 되었다고 볼 것이다.

그렇다면 원고가 리더디앤씨의 사해행위를 알았다고 볼 수 있는 2008. 10. 17. 무렵부터 1년이 경과한 2010. 3. 10.에 제기된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원고의 사해행위취소의 소는 제척기간을 도과한 것으로서 부적법하다고 할 것임에도,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피고들의 제척기간 도과의 항변을 배척한 원심판결에는 사해행위취소의 소에 있어서의 제척기간의 기산점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였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병대(재판장) 박일환 신영철(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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