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2021고단790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성적목적다중이용장소침입)
피고인
A
검사
박성민(기소), 정초롱(공판)
변호인
법무법인 B 담당변호사 C
판결선고
2021. 6. 17.
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1. 공소사실
피고인은 2020. 8. 26. 20:15경 대전 서구 D빌딩 1층에 있는 여자화장실에 이르러, 용변을 보는 여성의 모습을 훔쳐보거나 그 용변 보는 소리를 듣기 위하여 위 여자화장실에 들어가 그 안에 있는 장애인 전용칸까지 침입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자기의 성적 욕망을 만족시킬 목적으로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다중이용장소에 침입하였다.
2.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
당시 피고인은 용변이 급한 나머지 여자화장실에 잘못 들어간 것일 뿐 성적 목적으로 여자화장실에 침입한 것이 아니다.
3. 판단
가. 형사재판에서 공소가 제기된 범죄사실에 대한 증명책임은 검사에게 있고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성적목적다중이용장소침입)죄가 유죄로 인정되려면 '피고인이 자신의 성적인 욕망을 만족시킬 목적으로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화장실에 침입하였음'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없이 증명되어야 한다.
나. 이 사건 화장실 앞 복도에 설치된 CCTV 영상에 의하면, 피고인이 여자화장실에 들어가 약 6분 가량 머무른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다. 한편 피해자는 경찰에서 "여자화장실 안쪽에 있는 장애인 용변칸에 들어가려고 문을 흔들었을 때 인기척이 없었는데 그냥 가려던 찰나에 안쪽에서 똑똑 소리가 들렸다. 그래서 옆의 용변칸에 들어가 볼일을 보았는데 당시 급한 마음에 주변을 확인하지 못했고, 볼일을 보고 칸 밖으로 나와 세면대에서 손을 씻고 있는데, 거울에서 비추는 제 뒤쪽 장애인 전용칸 쪽에서 무언가 왔다갔다 하는 모습이어서 고개를 뒤로 돌려 장애인 용변칸 밑 부분을 쳐다보니 틈새로 어떤 사람이 고개를 옆으로 뉘운 채 저를 쳐다보고 있어서 너무 놀라 소리를 지르며 화장실 밖으로 뛰쳐나왔다"라고 진술하였다.
라. 여자화장실에 들어가고 이후 장애인 용변칸에서 밑으로 밖을 쳐다본 경위에 대해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일을 마치고 걸어가던 중에 볼일을 보려고 급한 마음에 그 건물 1층 화장실에 들어가 용변을 보았는데, 밖으로 나가려는데 여자가 들어오는 소리가 들려, 나가지 못하고 있다 용변칸 안에서 문짝 밑 부분으로 밖을 쳐다보니 어떤 여자가 있었는데, 그 여자가 놀란 것 같았고, 저도 놀라, 여자분이 나간 다음 저도 용변칸에서 나와 화장실 밖으로 나갔다"고 진술하였는바, 피고인이 화장실에 머문 시간(6분 정도로 그리 길지 않음) 및 피고인이 화장실에서 보인 행동(피고인은 장애인 용변칸에서 옆의 용변칸을 보고 있었던 것이 아니라 용변칸 밖의 세면대 쪽을 바라보고 있었음)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의 주장처럼 용변이 급한 나머지 여자화장실인 줄 모르고 들어갔다가 여자화장실인 것을 나중에 알게 되어 밖으로 나갈 기회를 엿보기 위해 용변칸 밑 부분 틈새로 세면대 쪽 여성의 동향을 살피게 되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이고, 피해자의 진술 및 D빌딩 CCTV영상 기록만으로는 피고인이 자신의 성적인 욕망을 만족시킬 목적으로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화장실에 침입하였음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없이 증명되었다고 볼 수 없고, 달리 이를 증명할 증거가 없다(비록 피고인이 2011년경 빌딩 내의 여자화장실에 침입하였다는 범죄사실로 주거침입죄로 벌금형의 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으나, 피고인에게 그러한 전과가 있다는 사정만으로 성적인 욕망을 만족시킬 목적으로 이 사건 여자화장실에 침입하였다고 추정할 수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여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되, 피고인이 무죄판결공시의 취지에 동의하지 아니하므로 형법 제58조 단서에 따라 무죄판결의 요지를 공시하지 아니한다.
판사
판사 차주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