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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0. 2. 11. 선고 99도2983 판결
[부정수표단속법위반·유가증권위조·위조유가증권행사(예비적죄명 : 업무상배임)·사기][공2000.4.1.(103),738]
판시사항

[1]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2호 소정의 면소 판결의 사유인 '사면'의 의미(=일반 사면)

[2] 배임죄의 성립 요건인 '손해를 가한 때'의 의미

[3] 조합의 이사장이 중소기업협동조합법 제47조 제2호에 위반하여 조합 이사회의 의결을 거치지 아니한 채 임의로 어음 및 수표에 조합 명의의 배서를 하여 할인받은 경우, 배임죄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본 사례

판결요지

[1]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2호 소정의 면소판결의 사유인 사면이 있을 때란 일반 사면이 있을 때를 말한다.

[2] 배임죄가 성립하려면 경제적 관점에서 파악하여 배임행위로 인하여 본인에게 현실적인 손해를 가하였거나 적어도 재산상 실해발생의 위험을 초래하였다고 인정되어야 한다.

[3] 조합의 이사장이 중소기업협동조합법 제47조 제2호에 위반하여 조합 이사회의 의결을 거치지 아니한 채 임의로 어음 및 수표에 조합 명의의 배서를 하여 할인받은 경우, 배임죄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본 사례.

피고인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 및 검사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고인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제1점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 및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결에서 들고 있는 증거들을 종합하여 피고인의 사기의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여 처벌한 조치는 수긍이 가고, 거기에 사기죄의 범의에 관한 법리오해, 채증법칙 위반 또는 심리미진의 위법이 없다. 이 부분 상고이유는 받아들일 수 없다.

나. 제2점에 대하여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2호 소정의 면소판결의 사유인 사면이 있을 때란 일반 사면이 있을 때를 말하는 것 인데,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1998. 3. 13. 사면법 제5조, 제7조의 규정에 의하여 1997. 12. 29. 수원지방법원에서 부정수표단속법위반죄로 징역 6월, 집행유예 2년의 선고를 받은 형의 언도의 효력을 상실케 하는 특별사면을 받았음을 알 수 있으므로, 위 특별사면 이전에 저지른 것으로 공소제기된 부정수표단속법위반의 점에 대한 주위적 공소사실은 면소판결의 대상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그 밖에 양형부당의 점은 징역 10년 미만의 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서는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이 부분 상고이유도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

2.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인이 그가 이사장으로 있던 공소외 조합(이하 그냥 '조합'이라고 한다)의 적법한 내부절차를 거치지 않고 이 사건 어음에 배서하여 그 이유에 기재된 바와 같은 재산상 이익을 취득함과 동시에 위 조합에 손해를 가하였다."라는 취지의 공소사실에 대하여, 그 판결에서 들고 있는 증거들을 종합하여, 이 사건 약속어음의 소지인이 조합을 상대로 하여 제기한 약속어음금 및 손해배상청구 사건에서, 피고인의 위 각 배서행위는 조합의 정관과 강행규정인 중소기업협동조합법 제47조 제2호를 위반하여 조합 이사회의 의결을 거치지 아니하여 법률상 무효이므로 조합은 어음, 수표상의 책임을 지지 않음은 물론 공소외 이승찬이 이러한 사정을 알았거나 중대한 과실로 알지 못하고 할인해 준 것임을 이유로 조합의 민법 제756조 또는 제35조에 의한 손해배상책임도 부정하여 이승찬의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이 선고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위와 같은 판결이 확정되었다면 피고인의 위 배서행위로 조합의 재산상태가 사실상으로도 악화되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조합에 실해가 발생할 위험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업무상 배임의 점에 대한 예비적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있다.

나. 배임죄가 성립하려면 경제적 관점에서 파악하여 배임행위로 인하여 본인에게 현실적인 손해를 가하였거나 적어도 재산상 실해발생의 위험을 초래하였다고 인정되어야 할 것 인데(대법원 1997. 5. 30. 선고 95도531 판결, 1995. 12. 22. 선고 94도3013 판결 등 참조), 기록에 의하면, 사채업자인 이승찬은 피고인이 공소외 회사의 사업자금으로 사용하기 위하여 이 사건 어음 및 수표를 할인받으려 한다는 사실을 잘 알면서도, 공소외 회사의 자금담당직원인 공소외 1을 통하여 이 사건 어음 및 수표의 할인을 의뢰받게 되자 위 공소외 회사 및 피고인의 신용이 부족함을 이유로 피고인이 이사장으로 있는 조합 명의의 배서를 요구하였고, 조합 내부의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채 피고인이 임의로 작성한 배서가 기재된 이 사건 어음 및 수표를 공소외 1을 통하여 바로 교부받고 이를 할인하여 주었음을 알 수 있는바, 조합이 아무런 대가관계 없이 타인의 어음이나 수표에 배서하여 어음, 수표상의 채무를 부담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점과 위와 같은 할인과정에 비추어 사채업자인 이승찬으로서는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더라면 어음, 수표상의 배서에 의한 조합의 기채행위에 법률상 제한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보여지므로, 이승찬은 피고인이 조합 내부의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채 조합 명의 배서를 작성하였다는 것을 알았다고 할 수는 없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실을 알지 못한 데에 중대한 과실이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인바, 그렇다면 피고인의 위 각 배서행위로 인하여 조합이 어음, 수표상의 책임을 부담하지 아니함은 물론이고, 그 밖에 사용자책임 또는 법인의 불법행위책임도 부담하지 아니한다 할 것이므로, 조합에 현실적인 손해가 발생하였거나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이 초래되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점에 관하여 원심이 위 판결이 확정되었음을 들어 조합의 재산상태가 사실상으로도 악화되었다고 볼 수 없어 조합에 실해가 발생할 위험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은 피고인이 이 사건 어음 및 수표의 배서행위로 말미암아 위 조합에 재산상의 손해를 가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표현으로 못 볼 바 아니어서, 원심이 업무상 배임의 점에 대한 예비적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지적하는 바와 같이 배임죄에 있어 재산상 손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상고이유에서 들고 있는 판례는 이 사건과 사안을 달리 하는 것으로 이 사건에 원용하기에 적절치 아니하다. 검사의 상고이유도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

다. 검사는 원심판결 전부에 대하여 상고를 제기하였으나 예비적 공소사실에 관한 무죄 부분에 대하여서만 상고이유를 제출하였고, 나머지 부분에 대하여는 적법한 기간 내에 상고이유서를 제출하지 아니하였으며, 상고장에도 상고이유의 기재라고 볼 만한 사유의 기재가 없다.

3. 그러므로 피고인과 검사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용우(재판장) 김형선 이용훈(주심) 조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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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지방법원 1999.6.30.선고 99노22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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