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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죄
대전지방법원 2017.3.30.선고 2016고정1557 판결
과실치상
사건

2016고정1557 과실치상

피고인

검사

정근휘 ( 기소 ) , 반영기 ( 공판 )

판결선고

2017 . 3 . 30 .

주문

피고인은 무죄 .

이유

1 .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B 모닝 승용차의 소유주이고 , 피해자 C ( 42세 ) 는 000공업사에서 자동차 정 비를 하는 사람으로 위 차량의 수리를 의뢰받아 차량을 수리한 사람이다 .

피고인은 2016 . 8 . 19 . 09 : 30경 대전시 서구 D , XX병원 중앙 현관 앞노상에서 , 피해

자가 수리한 위 승용차를 피해자로부터 인수 받았다 .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위 차량을 인수받아 차량 트렁크 문을 열고 수리가 잘 되었 는지 여부를 점검하는 과정에서 피해자가 피고인의 옆에 서서 머리를 숙이고 트렁크 안을 살펴보고 있었으므로 문을 닫기 전 피해자를 차에서 비켜서게 하는 등 조치를 취 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만연히 트렁크 문을 닫는 등 주의의무를 태만히 한 과실로 트 렁크 문이 피해자의 머리에 부딪히게 하여 피해자에게 약 1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두부 타박상을 입게 하였다 .

2 . 판단

가 . 형사사건에서 상해진단서는 피해자의 진술과 함께 피고인의 범죄사실을 증명하

는 유력한 증거가 될 수 있다 ( 대법원 2011 . 1 . 27 . 선고 2010도12728 판결 등 참조 ) . 그러나 상해 사실의 존재 및 인과관계 역시 합리적인 의심이 없는 정도의 증명에 이르 러야 인정할 수 있으므로 , 상해진단서의 객관성과 신빙성을 의심할 만한 사정이 있는

때에는 그 증명력을 판단하는 데 매우 신중하여야 한다 . 특히 상해진단서가 주로 통증 이 있다는 피해자의 주관적인 호소 등에 의존하여 의학적인 가능성만으로 발급된 때에

는 그 진단 일자 및 진단서 작성일자가 상해 발생 시점과 시간상으로 근접하고 상해진 단서 발급 경위에 특별히 신빙성을 의심할 만한 사정은 없는지 , 상해진단서에 기재된

상해 부위 및 정도가 피해자가 주장하는 상해의 원인 내지 경위와 일치하는지 , 피해자 가 호소하는 불편이 기왕에 존재하던 신체 이상과 무관한 새로운 원인으로 생겼다고 단정할 수 있는지 , 의사가 그 상해진단서를 발급한 근거 등을 두루 살피는 외에도 피 해자가 상해 사건 이후 진료를 받은 시점 , 진료를 받게 된 동기와 경위 , 그 이후의 진 료 경과 등을 면밀히 살펴 논리와 경험법칙에 따라 그 증명력을 판단하여야 한다 .

한편 상해죄의 상해는 피해자의 신체의 완전성을 훼손하거나 생리적 기능에 장애

를 초래하는 것을 의미한다 . 폭행에 수반된 상처가 극히 경미하여 폭행이 없어도 일상 생활 중 통상 발생할 수 있는 상처나 불편 정도이고 , 굳이 치료할 필요 없이 자연적으

로 치유되며 일상생활을 하는 데 지장이 없는 경우에는 상해죄의 상해에 해당된다고 할 수 없다 . 그리고 피해자의 신체의 완전성을 훼손하거나 생리적 기능에 장애를 초래 하였는지는 객관적 , 일률적으로 판단할 것이 아니라 피해자의 연령 , 성별 , 체격 등 신 체 , 정신상의 구체적 상태 등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 대법원 2016 . 11 . 25 . 선고 2016도15018 판결 등 참조 ) .

나 . 이 사건을 이 법리에 비추어 본다 .

C의 고소장 , C에 대한 각 경찰 진술조서 , 진단서에 의하면 , 피고인이 2016 . 8 . 19 . 09 : 30경 C를 옆으로 비켜서게 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상태에서 그 소유의 모 닝 자동차의 트렁크 문을 닫다가 그 트렁크 문이 C의 머리에 부딪힌 사실 , C가 트렁크 문에 머리를 부딪힌 후 상당 시간 머리를 감싸쥔 사실 , C가 같은 날 E의원에 내원하여 ' 1주일의 치료를 요하는 두부 타박상 ' 을 입었다는 내용의 진단서를 발급받고 3일분의 약을 처방받은 사실 , 2016 . 8 . 24 . 재차 내원하여 3일분의 약을 처방받은 사실은 인정

된다 .

그러나 이 사건 당시 상황이 녹화된 CD , C의 고소장 , C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 , 의 무기록 사본 , E의원의 사실조회회보서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 여 보면 , 앞서 든 증거들만으로 피고인의 행위로 인하여 C가 1주일간의 치료를 요하는 두부 타박상을 입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 . C에게 발생한 상처 내지 불편은 일상생활 중 통상 발생할 수 있는 상처나 불편 정도이고 굳이 치료할 필요 없이 자연적으로 치유되

며 일상생활을 하는 데 지장이 없는 경우로서 , 과실치상죄의 상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 달리 피고인의 행위로 인하여 자연적으로 치유될 수 있는 정도를 넘어 C의 신체 의 완전성이 훼손되었거나 생리적 기능에 장애가 초래되었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

① 당시 상황이 녹화된 CD 영상에 의하면 피고인이 트렁크 문을 세게 닫았다고 보기 어렵다 . C가 이 사건 직후 E의원에 내원하였을 당시 , C의 두피에 육안으로 관찰 가능한 특이한 상처가 없었고 , 드레싱 등 상처 소독을 하지도 않았다 . C는 E의원에서

X레이를 촬영하였을 뿐 물리치료는 받지 않았다 .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 C에 대 한 진단서는 주로 C의 주관적인 호소에 의하여 발급된 것으로 보인다 .

1 ② E의원은 초진 시 매일 하루분의 약을 처방하는 것이 아니라 통상적으로 3일 내지 4일분의 약을 처방하므로 , C가 이 사건 당일 3일분의 약을 처방받았다고 하여 반 드시 3일 또는 4일간의 투약이 필요한 상황이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

1 ③ C가 2016 . 8 . 24 . E의원에 내원하였을 당시 C는 목과 어깨 통증을 호소하였으 나 , C가 사건 당일에는 목과 어깨 통증이 있다고 말하지 않은 점과 피고인이 트렁크 문을 닫은 힘의 정도를 고려하면 위 부위의 통증이 피고인의 행위로 인하여 야기되었 다고 보기 어렵다 .

또한 2016 . 8 . 24 . 자 C에 대한 의무기록에는 두피의 통증과 관련된 사항은 기재 되어 있지 않으므로 , C가 2016 . 8 . 24 . 처방받은 3일분의 약이 두피의 통증에 대한 처 방이라고 단정할 수도 없고 , 목과 어깨 통증에 대한 처방이었다고 볼 여지도 있다 .

④ C는 경찰에서 ' 트렁크 문에 머리를 부딪힌 후 아파서 주저앉았고 , 2016 . 8 . 22 . 에도 병원에 내원하였다 . 사건 다음날 출근하지 못하였고 , 한의원에서 2차례 침을 맞았 다 ' 고 진술하였다 . 그러나 위 CD 영상에 C가 주저앉는 모습은 확인할 수 없으며 , C에 대한 의무기록 사본에 의하면 C는 2016 . 8 . 22 . 병원에 내원하지 않았으며 , C가 한의 원에서 침을 맞았음을 뒷받침할 자료가 없다 .

여기에 C가 이 사건 당시 피고인과 차량 수리 문제로 언쟁을 한 상태였고 , 피고

인이 트렁크 문에 C의 머리를 부딪히게 하였음에도 제대로 사과하지 않고 보상을 약 속하지 않았던 점을 고려하면 , C의 피고인에 대한 감정이 좋지 않았을 것으로 보이고 , 이로 인하여 C가 피해 상황을 과장하여 진술하였다는 의심이 든다 . 따라서 이 사건 공 소사실에 부합하는 듯한 C의 고소장 , C 작성의 각 경찰 진술조서는 그대로 믿기 어렵 다 .

3 .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 325조 후단에 의하여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다 .

판사

판사 김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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