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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죄
춘천지법 2016. 1. 22. 선고 2015고단651 판결
[아동복지법위반] 항소[각공2016상,318]
판시사항

어린이집 보육교사인 피고인이, 낮잠을 자기 위해 누워 있던 원아인 갑(3세)에게 휴대전화로 무서운 영상을 틀어 주어 이를 시청한 갑이 다리가 떨릴 정도로 극도의 공포심을 느껴 울게 함으로써 아동복지법상 정서적 학대행위를 하였다는 내용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피고인의 행위는 갑의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행위가 된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어린이집 보육교사인 피고인이, 낮잠을 자기 위해 누워 있던 원아인 갑(3세)에게 휴대전화로 무서운 영상을 틀어 주어 이를 시청한 갑이 다리가 떨릴 정도로 극도의 공포심을 느껴 울게 함으로써 아동복지법상 정서적 학대행위를 하였다는 내용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죄에서 정서적 학대행위는 유기에 준할 정도로 아동을 보호 없는 상태에 둠으로써 생명·신체에 위험을 가져올 수 있는 반인륜적 침해행위에까지 이를 필요는 없을지라도, 최소한 아동의 신체에 손상을 주는 등의 행위나 보호·감독 아래에 있는 아동을 유기하거나 방임하는 행위에 준하여 정서적 폭력이나 가혹행위 등으로 아동의 정신건강 및 발달에 위험을 가져올 것이 명백히 인정되는 행위로 해석함이 타당한데, 당시 갑의 반응과 행동을 살펴볼 때 피고인은 그 전에도 최소한 한 차례 이상 갑이 두려워하는 영상을 보여 주어 위협하면서 자신의 의사를 관철하여 온 것으로 보이는 점, 갑이 쉽게 공포심을 느끼는 소양이 있었더라도 이를 이용하여 공포심을 야기하는 영상을 강제로 보게 하는 행위가 정당화될 수는 없는 점, 갑은 어머니에게 불안감과 두려움을 호소하였고 그로 인해 심리 치료를 받았던 점 등에 비추어, 피고인의 행위는 갑의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행위가 된다고 한 사례.

피 고 인

피고인

검사

윤나라 외 1인

변 호 인

법무법인 진솔 담당변호사 김승모 외 1인

주문

1. 유죄 부분

피고인을 벌금 15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 상당액의 가납을 명한다.

2. 무죄 부분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해아동 공소외 1, 공소외 2, 공소외 3, 공소외 4에 대한 각 아동복지법 위반의 점, 공소외 5에 대한 신체적 학대행위에 의한 아동복지법 위반의 점은 각 무죄.

위 무죄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범죄사실

피고인은 2013. 3.경부터 2015. 2. 말경까지 춘천시 (주소 생략)에 있는 ○○어린이집에서 보육교사로 근무한 사람이다.

피고인은 2015. 2. 16. 13:24경 위 어린이집에서 낮잠을 자기 위해 누워 있던 △△△반 원아인 피해아동 공소외 5(3세)의 옆에 피고인의 휴대폰을 신경질적으로 집어 던진 후 무서운 영상을 틀어 주어 이를 시청한 피해아동으로 하여금 다리가 떨릴 정도로 극도의 공포심을 느껴 울음을 터뜨리게 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아동의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행위를 하였다.

증거의 요지

1.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1. 증인 공소외 6의 일부 법정진술

1. 증인 공소외 7의 법정진술

1. 보육시설 인가증 사본, 사회복지법인 설립허가증 사본

1. CD 재생결과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 법조

1. 노역장유치

1. 가납명령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1. 주장 요지

피고인은 공소외 5 아동에게 무서운 영상을 보여 준 사실이 없고, 오히려 공소외 5 아동이 종종 사소한 것에 놀라 다리와 팔을 떨면서 우는 소양이 있었으며, 피고인도 이를 알고 있었기에 이불로 덮어 주고 달래 주어 곧 잠들 수 있도록 하였을 뿐 공소외 5 아동을 정서적으로 학대한 사실이 없다.

2. 우선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 중 ‘정서적 주1) 학대’ 의 의미에 관하여 본다.

가. 아동복지법 관련 규정

아동복지법 제3조 제7호 는 “아동학대란 보호자를 포함한 성인이 아동의 건강 또는 복지를 해치거나 정상적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신체적·정신적·성적 폭력이나 가혹행위를 하는 것과 아동의 보호자가 아동을 유기하거나 방임하는 것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아동복지법 제71조 제1항 제2호 는 ‘ 제17조 제3호 부터 제8호 까지의 규정에 해당하는 행위를 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제17조 제3호 는 아동의 신체에 손상을 주거나 신체의 건강 및 발달을 해치는 신체적 학대행위를, 제5호 는 아동의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행위, 제6호 는 자신의 보호·감독을 받는 아동을 유기하거나 의식주를 포함한 기본적 보호·양육·치료 및 교육을 소홀히 하는 방임행위, 제7호 는 장애를 가진 아동을 공중에 관람시키는 행위를, 제8호 는 아동에게 구걸을 시키거나 아동을 이용하여 구걸하는 행위를 각 규정하고 있다.

나. 적용될 법리

여기서 아동복지법 제17조 제3호 소정의 신체적 학대행위와 제5호 소정의 정서적 학대행위의 관계에 관하여는, 아동에 대한 금지행위로 제3호 에서 ‘아동의 신체에 손상을 주는 학대행위’를 규정하면서도, 이와 별도로 제5호 에서 ‘아동의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행위’를 규정하고 있는 점, 아동의 신체에 손상을 주는 행위 가운데 아동의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지 않는 행위를 상정할 수 없는 점 및 위 각 규정의 문언 등에 비추어, 제5호 의 행위는 유형력 행사를 동반하지 아니한 정서적 학대행위나 유형력을 행사하였으나 신체의 손상에까지 이르지는 않고 정서적 학대에 해당하는 행위를 가리킨다고 해석된다( 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11도6015 판결 참조).

한편 형법상 학대죄는 단순히 상대방의 인격에 대한 반인륜적 침해만으로는 부족하고 적어도 유기에 준할 정도에 이르러야 한다고 해석되고 있고( 대법원 2000. 4. 25. 선고 2000도223 판결 참조), 여기서 유기란 법률상·계약상 의무 있는 자가 요부조자를 보호 없는 상태에 둠으로써 생명·신체에 위험을 가져오는 행위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으나( 형법 제271조 참조), 형법상 학대죄는 생명, 신체를 그 보호법익으로 하고 있고 보호 또는 감독을 받는 자를 보호대상으로 하고 있음에 반하여, 아동복지법은 아동의 건강과 복지를 그 보호법익( 아동복지법 제1조 )으로 하고 있고 18세 미만인 사람만을 보호대상( 같은 법 제3조 제1호 )으로 하고 있으며, 아동의 경우 완전하고 조화로운 인격 발달을 위하여 사회적으로 두텁게 보호할 필요성이 있으므로 성인에 비하여 보호가치가 더 크다고 할 것이어서,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의 개념은 형법상 학대의 개념보다 넓게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

위에서 본 바와 같은 아동복지법 관련 규정, 아동에 대한 정서적 학대행위를 신체 손상 등에 의한 신체적 학대행위, 유기 또는 방임행위 등과 같은 조항에서 같은 형으로 처벌하고 있는 아동복지법의 규정 취지와 그 상호관계,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죄와 형법상 학대죄에 있어서 그 보호법익과 보호대상의 차이를 고려할 때,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죄에 있어서 정서적 학대행위는, 유기에 준할 정도로 아동을 보호 없는 상태에 둠으로써 생명·신체에 위험을 가져올 수 있는 반인륜적 침해행위에까지 이를 필요는 없을지라도, 최소한 아동의 신체에 손상을 주는 등의 행위나 보호·감독 아래에 있는 아동을 유기하거나 방임하는 행위에 준하여 정서적 폭력이나 가혹행위 등으로 아동의 정신건강 및 발달에 위험을 가져올 것이 명백히 인정되는 행위로 해석함이 상당하다.

3. 구체적인 검토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위 각 증거에 의하면, 피고인이 보육교사로 근무하던 위 어린이집 낮잠 시간에 공소외 5 아동(2011년 5월생)이 낮잠을 자지 않자, 피고인의 휴대폰에 저장된 영상을 공소외 5 아동에게 보여 주려고 하였고 공소외 5 아동이 이를 보기도 전에 다리를 떨며 거부 반응을 보인 사실, 그럼에도 피고인은 공소외 5 아동으로 하여금 강제로 이를 보게 하였고, 이에 공소외 5 아동이 경기를 일으키듯이 팔과 다리를 떨며 울음을 터뜨린 사실, 피고인의 휴대폰에는 소위 도깨비 어플이 설치되어 있는 사실, 공소외 5 아동은 어머니에게 엄마 말을 듣지 않거나 밥을 먹지 않으면 유령이 나타나서 잡아가는지 묻기도 한 사실, 공소외 5 아동은 불안감과 두려움을 호소하여 심리 치료를 받기도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한편 피고인은 공소외 5 아동에게 무서운 영상을 보여 준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고, 또한 피고인이 공소외 5 아동에게 보여 준 영상이나 사진의 내용이 무엇인지에 대해 증거능력이 있는 증거에 의해 증명되지도 않았지만, 당시 피해아동의 반응과 행동을 면밀히 살펴볼 때, 피고인이 피해아동에게 1회적으로 문제의 영상이나 사진을 보여 준 것이라면, 그 영상을 보기도 전에 거부반응을 보이진 않았을 것인바, 그렇다면 피고인은 그 전에도 최소한 한 차례 이상 피해아동이 두려워하는 영상을 보여 주어 위협하면서 자신의 의사를 관철하여 온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은 피해아동이 쉽게 공포심을 느끼는 소양이 있었다는 것이나, 그렇다 하더라도 이를 이용하여 그와 같은 공포심을 야기하는 영상을 강제로 보게 하는 행위가 정당화될 수는 없는 점, 피해아동은 그 어머니에게 불안감과 두려움을 호소하였고, 그로 인해 심리 치료를 받았던 점에 비추어, 피고인의 공소외 5 아동에 대한 위와 같은 행위는 그의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행위가 되기에 충분하다.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양형의 이유

정서적 학대행위로 인정되는 위 범죄사실만으로도 신체적, 정서적, 인격적으로 성숙하지 않은 어린 아동을 대상으로 한 학대 범죄로서 그 죄책이 가볍다고 할 수 없고, 피고인이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보인 태도에 비추어 피고인이 진지하게 반성하고 있다고 할 수 없는 점에서 피고인에 대한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

한편 이 사건으로 벌금형이 확정되면 10년간 어린이집을 운영하거나 근무할 수 없게 되는 점[ 영유아보육법 제20조 제1호 , 제16조 제8호 , 아동복지법 제3조 제7호의2 (가)목 ,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조 제4호 (타)목 참조], 피고인이 어린이집 보육교사로 더 이상 근무하지 않고 있는 점, 피고인에게 아무런 전과도 없는 점 등의 유리한 정상을 함께 참작하여 형을 정한다.

무죄부분

1.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가. 피고인은 2015. 2. 3. 12:28경 위 어린이집에서, 피고인이 담당하던 △△△반 원아인 피해아동 공소외 1(3세, 여)이 밥을 먹기 싫다고 하자 피해아동의 식판을 바로 치워 버린 뒤 약 10분간 다른 아동들이 식사하는 모습을 지켜보게 하고, 약 20분간 피고인 옆에 가만히 앉아 있도록 한 후 다른 아동들이 점심 식사를 끝내고 놀 때까지 그대로 방치함으로써 결국 피해아동을 울게 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아동의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행위를 하였다.

나. 피고인은 2015. 2. 3. 12:48경 위 어린이집에서, △△△반 원아인 피해아동 공소외 5(3세)가 밥을 제대로 먹지 않는다는 이유로 피해아동의 팔을 신경질적으로 잡아당겨 자세를 교정하고 숟가락을 쥐고 있는 피해아동의 손을 강제로 끌어당긴 뒤 밥을 억지로 떠먹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아동의 신체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신체적 학대행위를 하였다.

다. 피고인은 2015. 2. 3. 13:16경 위 어린이집에서, △△△반 원아인 피해아동 공소외 2(3세)가 다른 아동과 장난감 바구니를 서로 붙잡고 실랑이를 한다는 이유로 피해아동에게 다가가 장난감 바구니를 신경질적으로 빼앗고 교구장에 보관 중이던 종이벽돌 블록을 일부러 마구 꺼내어 바닥에 흩뜨린 뒤 피해아동으로 하여금 약 10분간 이를 정리하게 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아동의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행위를 하였다.

라. 피고인은 2015. 2. 5. 12:25경 위 어린이집에서, 점심 배식 시간에 △△△반 원아들인 피해아동 공소외 3(3세), 공소외 2(3세), 공소외 4(3세)가 말을 잘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정상적으로 배식을 해 주지 않은 채 다른 아동들이 식사하는 모습을 약 6분간 지켜보게 한 후에야 피해아동 공소외 3, 공소외 2에게 배식을 하여 주고 피해아동 공소외 4로 하여금 결국 배고픔을 참지 못하고 서러움에 울게 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아동들의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행위를 하였다.

마. 피고인은 2015. 2. 5. 12:31경 위 어린이집에서, 별다른 이유 없이 △△△반 원아인 피해아동 공소외 1(3세, 여)의 식판을 가져간 뒤 다른 아동들이 점심 식사를 끝낼 때까지 약 40분간 혼자 앉아 이를 지켜보도록 방치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아동의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행위를 하였다.

바. 피고인은 2015. 2. 13. 13:13. 위 어린이집에서, △△△반 원아인 피해아동 공소외 2(3세)가 수업 시간에 장난을 친다는 이유로 피해아동을 불러내어 양팔을 신경질적으로 잡아당겨 바닥에 앉힌 뒤 혼자 내버려 두고, 피해아동이 베개로 장난을 친다는 이유로 양다리로 피해아동의 다리를 꼼짝 못하게 하고 양팔을 세게 움켜잡아 제압한 상태에서 약 5분간 야단을 치고 다른 아동들이 모두 낮잠을 자기 위해 자리를 잡은 후에도 한동안 그대로 방치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아동의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행위를 하였다.

2. 판단

가. 공소외 1 아동에 대한 2015. 2. 3.자 정서적 학대행위의 점

기록에 의하면(CD 재생결과 포함, 이하 같다), 공소외 1이 점심 식사를 시작할 무렵 피고인에게 배가 아파 밥을 먹지 않겠다고 수차례 말하였고, 이에 피고인이 공소외 1의 식판을 치웠으며, 공소외 1이 식사 장소에서 벗어나 장난감을 가지고 놀자 식사를 하던 다른 아동들의 주의가 산만해질 것을 우려한 피고인이 공소외 1에게 자신의 옆으로 와 앉아 있을 것으로 요구하여 피고인 옆자리에 앉아 있게 된 사실, 이어 식사를 끝낸 일부 아동들이 장난감을 가지고 놀고 있었음에도 같은 날 12:50경부터 약 10분 동안 공소외 1을 피고인의 옆에 그대로 앉아 있게 하였다가 공소외 1이 울기에 이른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피고인이 식사 시간에 식사를 하지 않겠다고 한 공소외 1로 하여금 다른 아동들이 식사를 할 동안에 다른 활동을 하지 못하게 하고 자신의 옆에 앉아 있도록 한 행위는 훈육의 한 방법으로 볼 수 있고, 다만 일부 아동들이 식사를 끝내고 식사 장소를 벗어나 장난감을 가지고 놀고 있었음에도 약 10분 동안 피고인의 옆에 앉아 있도록 한 행위는, 다른 일부 아동들은 여전히 식사를 하고 있었던 사정을 고려하더라도 훈육 방법으로는 적절하다고 할 수는 없으나,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이를 정서적 학대행위라 하기는 어렵다.

나. 공소외 5 아동에 대한 2015. 2. 3.자 신체적 학대행위의 점

아동복지법 제17조 제3호 는 ‘아동의 신체에 손상을 주거나 신체의 건강 및 발달을 해치는 신체적 학대행위’를 금지행위의 하나로 규정하고 있는바, 여기서 신체적 학대행위는 아동의 신체에 손상을 주거나 그에 준하는 행위를 말한다고 해석함이 상당하고, 한편 아동복지법의 입법 취지에 비추어 여기서 손상의 개념은 ‘상해’보다 더 넓은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나, 적어도 아동의 신체에 외형적 또는 기능적인 변화를 가져오는 경우라야 손상에 해당되는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이와 같은 법리에 기초하여 보건대, 이 부분 공소사실이 모두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이를 신체적 학대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수는 없다.

다. 공소외 2 아동에 대한 2015. 2. 3.자 정서적 학대행위의 점

기록에 의하면, 공소외 2가 다른 아동이 들고 있던 장난감 바구니를 붙잡고 실랑이를 한다는 이유로, 피고인이 그 장난감 바구니를 빼앗고는 교구장에 정리되어 있던 종이벽돌을 꺼내어 바닥에 흩뜨린 뒤 공소외 2로 하여금 10여 분간 정리하게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나, 이는 피고인이 보육교사로서 훈육의 한 방법으로 시행한 것으로서, 그 훈육 방법이 다소 부당해 보이더라도 이를 가리켜 정서적 학대학위라 할 수는 없다.

라. 공소외 3, 공소외 2, 공소외 4 아동에 대한 2015. 2. 5.자 정서적 학대행위의 점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이 공소외 3, 공소외 2, 공소외 4 아동이 점심 배식 시간에 말을 잘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같은 날 12:25경 다른 아동들에 대한 배식이 모두 끝났음에도, 위 아동들에 대하여는 배식하지 아니한 채 식사 기도를 한 다음 식사를 하도록 하고, 같은 날 12:27경 위 아동들과 자신에 대한 배식을 다시 시작하여 12:31까지 위 아동들에게도 배식해 주었고, 그 사이에 공소외 4 아동이 울었으며, 피고인이 위 아동들과 함께 식사를 시작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위에 본 피고인의 배식 방법이 위 아동들에 대한 정서적 학대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수는 없다.

마. 공소외 1 아동에 대한 2015. 2. 5.자 정서적 학대행위의 점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이 별다른 이유 없이 공소외 1의 식판을 가져간 것이 아니라 공소외 1이 배가 아파 식사를 하지 않겠다고 하여 식판을 가져간 것으로 보이고, 공소외 1로 하여금 다른 아동들이 식사를 모두 끝낼 때까지 40여 분간 식탁 앞에 그대로 앉아 있도록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이를 가리켜 정서적 학대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수는 없다.

바. 공소외 2 아동에 대한 2015. 2. 13.자 정서적 학대행위의 점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공소외 2가 수업 시간에 장난을 치자 양팔을 잡아당겨 다른 아동들을 등지고 2분 정도 앉아 있게 하였고, 공소외 2가 다시 베개로 장난을 치자 3분 정도 공소외 2를 마주 보고 앉아 양팔을 붙잡기도 하고 자세를 교정하기도 하면서 야단을 친 사실, 피고인은 그 직후 아동들이 낮잠을 잘 수 있도록 바닥에 이불을 펴고 다른 아동들이 수업을 마치고 낮잠을 자기 위해 자리를 잡은 약 15분 동안 공소외 2를 그 자리에 계속 앉아 있게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피고인의 훈육 방법이 부적당한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공소외 2가 수업 시간에 장난을 치자 이를 교정하기 위한 목적이 있었던 점 및 피고인이 공소외 2를 신경질적으로 잡았다거나 팔이나 다리로 제압했다는 것은 재생한 CD 영상에 대한 수사기관의 평가일 뿐 피고인이 공소외 2 아동에게 폭력 기타 유형력을 행사한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 점에서, 피고인의 이러한 행위를 정서적 학대행위라 할 수는 없다.

3. 결론

결국, 피고인의 위와 같은 행위는 보육교사로서 훈육 목적에 기한 행위로 보이고, 비록 피고인의 훈육 방법이 다소 과격하거나 부적절하다고 하여도 폭력이나 가혹행위의 정도에 이르지는 않은 점, 만약 이러한 행위를 아동학대로 본다면 보육교사들의 정당한 훈육 행위까지 위축시킬 수 있는 점,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에 대한 형사처벌의 범위를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는 점 및 앞서 본 아동학대의 개념을 함께 고려할 때,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를 가리켜 신체적 또는 정서적인 학대행위로 평가하기는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그렇다면 이 부분 각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위 무죄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판사 박정길

주1) ‘학대’의 사전적 의미는 몹시 괴롭히거나 가혹하게 대우하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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