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공중목욕탕의 온탕 바닥을 미끄러운 재질로 설치하고도 온탕 주위에 ‘미끄럼 주의’라고 표시된 안내판을 설치한 것 등만으로는 사고방지 노력을 다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하여, 목욕탕업자에게 고객의 낙상사고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공중목욕탕의 온탕 바닥을 미끄러운 재질로 설치하고도 마찰력이 높은 미끄럼 방지시설을 별도로 부착하거나 요철이 있는 종류로 바닥면의 재질을 바꾸어 미끄럼 사고를 방지하려는 조치를 취하지 않고, 온탕 주위에 ‘미끄럼 주의’라고 표시된 안내판을 설치한 것 등만으로는 사고방지 노력을 다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하여, 목욕탕업자에게 고객의 낙상사고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원고, 항소인
원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길상 담당변호사 김치현)
피고, 피항소인
피고 1외 1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한맥 담당변호사 송대한)
변론종결
2009. 10. 20.
주문
1. 제1심판결 중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금원에 해당하는 원고 패소 부분을 취소한다.
피고들은 각자 원고에게 2,835,806원 및 이에 대하여 2008. 8. 13.부터 2009. 11. 17.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
3. 소송총비용 중 2/3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들이 각 부담한다.
4. 제1항의 금원지급부분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피고들은 각자 원고에게 7,786,023원 및 이에 대하여 2008. 8. 13.부터 이 사건 항소장부본 송달일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원고는 당심에서 일실수입 부분에 대한 청구를 취하하면서 위와 같이 청구취지를 감축하였다).
이유
1.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가. 책임의 근거
1) 인정사실
다음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5 내지 7호증, 갑 제10호증, 을 제1, 2, 4, 5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및 영상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다.
가) 원고는 2008. 8. 13. 서울 (이하 생략) 소재 ○○온천(이하 ‘이 사건 목욕탕’이라 한다)에서 욕탕 안에서 미끄러지는 사고로 상해를 입은 자이고, 피고 1은 이 사건 목욕탕을 운영하는 자, 피고 삼성화재해상보험주식회사(이하 ‘피고 회사’라 한다)는 피고 1과 사이에 이 사건 목욕탕에 관하여 무배당삼성올라이프 뉴비지니스보험을 체결한 보험자이다.
나) 원고는 2008. 8. 13. 14:00경 이 사건 목욕탕에서 목욕을 하던 중 온탕 안에서 온탕 바닥에 미끄러져 탕을 둘러싸고 있던 손잡이용 난간에 좌측 늑골을 부딪히는 사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로 4 내지 7번 좌측 늑골의 다발성 골절상, 외상성 좌측 혈흉 및 등배부 근육통 등의 상해를 입었다.
다) 당시 이 사건 사고가 일어난 온탕의 바닥은 다양한 크기의 맥반석 조각으로 이루어져 있었으며, 그 조각들 사이에는 수중안마를 위하여 물줄기를 쏘아올리는 스테인레스판이 부착되어 있었다.
2) 판단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목욕탕 내 온탕의 바닥은 맥반석 또는 스테인레스 재질로 상당히 미끄러워 온탕을 이용하는 자가 미끄러지는 사고가 일어날 수 있음을 쉽게 예상할 수 있고, 이 사건 목욕탕을 운영하는 피고 1로서는 그와 같은 미끄럼 사고를 방지하기 위하여 마찰력이 높은 미끄럼 방지시설을 별도로 부착하거나 요철이 있는 종류로 바닥면의 재질을 바꾸어 미끄럼 사고를 방지할 수 있었음에도, 미끄럼 사고를 방지할 수 있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잘못이 있고, 그 과실로 인하여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이에 대하여 피고들은, 피고 1이 직원을 고용하여 1일 1회 이 사건 목욕탕 내 바닥면을 청소하도록 하고 있고, 온탕 주위에는 ‘미끄럼 주의’라고 표시된 안내판을 설치하였으며, 설령 이 사건 사고가 일어난 온탕 내에 설치된 스테인레스가 미끄럽다 하더라도 이는 통상 대중목욕탕에서 흔히 쓰이는 시설로 그것을 설치한 것이 이 사건 목욕탕의 하자가 되거나 피고 1의 과실로 평가될 수 없다거나, 온탕 주위의 난간을 둥근 파이프 형태로 만들어 미끄럼 사고의 피해를 최소화했고, 이 사건 사고가 일어난 직후 원고를 병원으로 후송하여 주는 등 피고 1이 가능한 최선의 조치를 모두 취하였으므로, 이 사건 사고에 있어 피고 1에게 어떠한 과실도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사고의 발생원인이 된 피고 1의 과실은 온탕 바닥에 충분한 미끄럼 방지 시설을 하지 못한 데 있는 것이고, 설령 위 피고가 피고들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조치를 모두 취하였고, 이 사건 목욕탕 내 온탕 바닥에 설치된 스테인레스가 관련 행정법규상의 시설기준에 위배되지 않고 통상의 목욕탕에 쓰이는 재질이라 하더라도, 피고 1의 위 과실로 인한 책임을 면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들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따라서 피고 1과 이 사건 목욕탕 내 사고에 관한 책임을 인수한 피고 회사는 각자 원고에게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나. 책임의 제한
다만, 앞서 든 증거 및 경험칙과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로서는 온탕 안의 바닥이 미끄러운 것을 인지할 수 있었고, 이에 따라 스스로 미끄러지는 사고를 입지 아니하게끔 신중하게 이동하는 등 주의를 기울이지 아니하다가 이 사건 사고를 당하게 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이러한 사정을 참작하여 피고들의 책임을 30%로 제한한다.
2.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가. 기왕치료비 : 합계 2,786,020원 중 피고들의 책임비율에 해당하는 835,806원(= 2,786,020원 × 30%)
[인정 근거] 갑 제8호증의 1 내지 7, 갑 제9호증의 1 내지 3, 변론 전체의 취지
나. 위자료 : 2,000,000원
[참작사유] 원고의 나이, 이 사건 사고의 경위 및 결과 기타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 참작
3. 결론
그렇다면 피고들은 각자 원고에게 2,835,806원(= 기왕치료비 835,806원 + 위자료 2,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사고일인 2008. 8. 13.부터 피고들이 이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당심 판결 선고일인 2009. 11. 17.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할 것인바, 제1심판결 중 위에서 지급을 명하는 금원에 해당하는 원고 패소 부분은 부당하므로 이를 취소하고, 피고들에게 위 금원의 지급을 명하며, 원고의 나머지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