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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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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방법원 2011. 8. 26. 선고 2011고합552 판결
[폭발물사용·폭발물사용방조][미간행]
피 고 인

피고인 1 외 2인

검사

박관수

변 호 인

변호사 정남숙 외 2인

주문

피고인 1을 징역 5년에 처한다.

압수된 증 제1 내지 21호증을 피고인 1로부터 각 몰수한다.

피고인 2(대법원판결의 공소외인), 3(대법원판결의 피고인 2)은 각 무죄.

피고인 2, 3에 대한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범죄사실

피고인은 2007. 8. 16.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특수강도죄 등으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의정부 교도소에서 그 형의 집행 중 2010. 7. 30. 가석방되어 2011. 3. 1. 그 형의 집행이 종료되었다.

피고인은 2010. 7. 30. 의정부 교도소에서 가석방으로 출소 후 주변 지인 5명으로부터 약 3억 원을 빌려 주식 및 옵션거래를 하였으나 손실만 보게 되어 채권자들로부터 변제독촉에 시달리게 되자, 채권자들에게 “내가 죽든지 폭탄이라도 한번 터뜨려야겠다”고 하였는데, 채권자들이 피고인을 믿을 수 없다고 하자 실제로 폭발물을 제조하여 터뜨리는 방법으로 채권자들에게 피고인의 말에 신뢰를 주고 폭발물이 폭발함으로써 발생하는 사회혼란 등으로 주가지수가 하락할 것을 예상하여 풋옵션에 투자하여 수익을 내어 채무를 변제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피고인은 폭발물을 제조하기 위하여 2011. 4. 초순경 자신의 삼성센스 노트북컴퓨터로 인터넷 포털사이트 검색창에 ‘오토타이머 스위치, 타이머 스위치, 건전지로불’ 이라는 등의 단어를 검색하는 방법으로 사제폭발물 제조 방법을 습득하고, 사회 후배인 피고인 3과 함께 2011. 4. 6. 17:00경 피고인의 렉서스 승용차를 타고 인천 중구 북성동1가 (지번 1 생략)에 있는 ‘ ○○○’ 오락실에 찾아가 사제폭탄 재료인 폭죽 7통을 10만 원에 구입하고, 2011. 5. 4. 13:00경 피고인 3과 함께 피고인 3의 무쏘 승용차를 타고 파주시 조리읍 대원리 (지번 2 생략)에 있는 △△ △△△ 회사에 찾아가 피고인은 차에서 대기하고 피고인 3이 타임스위치 2개를 9만 원에 구입하고, 같은 날 16:00경 인천 중구 인현동 (지번 3 생략)에 있는 ‘ □□□ □□’ 가게에 찾아가 피고인은 피고인 3의 승용차에 대기하고 피고인 3이 가게에 들어가 “타임스위치 1개에 배터리를 직류로 연결해 달라”고 하면서 12볼트 로케트 배터리 2개를 대금 5만 원에 구입하고, 2011. 5. 9. 오후경 피고인 3과 함께 피고인 3의 무쏘 승용차를 타고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부근 상호를 알 수 없는 분장소품 취급소에 찾아가 피고인은 차에서 대기하고 피고인 3이 가게에 들어가 폭발물 설치과정에서 신분노출을 방지하기 위하여 위장하는데 사용할 콧수염과 턱수염을 대금 13만 원에 구입하였다. 그리고 피고인은 2011. 5. 10. 15:00경 서울 강동구 천호동에 있는 시장에서 폭발물을 담을 배낭 2개를 대금 4만 원에 구입하고, 그곳 주변 불상의 슈퍼에서 부탄가스 2개를 대금 2천 원에 구입하고, 같은 날 23:00경 서울 중구에 있는 남대문 시장에서 범행시 위장용으로 착용할 여성 등산용 모자, 잠바, 바지, 장갑, 신발, 가발, 선글라스를 대금 15만 원에, 부탄가스와 화약을 담을 꽃병 2개를 대금 2만 원에 구입하였다.

피고인은 2011. 5. 11. 20:00경 서울 강동구 천호동에 있는 천호대교 남단 한강고수부지에서, 폭발물이 들어 있는 배낭 2개를 서울역과 강남고속버스터미널 물품보관함에 넣어주는 대가로 3,000만 원을 받기로 약속한 피고인 2를 만나 위와 같이 구입한 여성 등산용 모자, 잠바, 바지, 장갑, 신발, 가발, 선글라스를 피고인 2에게 교부하였다.

피고인은 2011. 5. 12. 04:00경 위 한강고수부지 주차장에 주차된 렌트한 흰색 쏘나타 승용차 안에서, 꽃병에 부탄가스통을 넣고 폭죽에서 빼낸 화약을 꽃병 속에 채운 후 병 뚜껑을 테이프로 감고 꽃병과 배터리와 타임스위치를 전선으로 연결하는 방법으로 폭발물 2개를 만들어 배낭 2개에 나누어 담은 다음, 그곳에 주차되어 있던 성명불상의 친구 소유의 에쿠스 승용차로 갈아탔다.

피고인은 2011. 5. 12. 05:30경 서울 용산구 효창동에 있는 효창운동장 앞에서 피고인 2를 위 에쿠스 승용차에 태워 폭발물이 들어 있는 배낭 2개를 건네주고 같은 날 05:40경 서울역 서부역에서 내려 주자, 피고인 2는 같은 날 05:51경 서울 중구 봉래동2가 122 서울역 2층 KTX 2번 출입구 앞에서 그곳 물품보관함 21번에 폭발물이 들어 있는 배낭 1개를 집어넣고 물품보관함의 문을 잠가 폭발물을 설치하고, 같은 날 06:20경 서울 서초구 반포동 19-4에 있는 고속버스터미널 경부선 제1매표소에서 그곳 물품보관함 43번에 폭발물이 들어 있는 배낭 1개를 집어넣고 물품보관함의 문을 잠가 폭발물을 설치한 다음, 같은 날 07:00경 위 천호대교 남단 한강고수부지에서 피고인을 만나 위 물품보관함 2곳의 열쇠 2개를 피고인에게 교부하였다.

피고인은 위 폭발물에 폭발시간을 타임스위치로 설정해 놓았기에 같은 날 11:05경 서울역 물품보관함에 들어 있던 폭발물이 폭발하게 하고, 같은 날 11:55경 강남고속버스터미널 물품보관함에 들어 있던 폭발물이 폭발하게 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위와 같이 폭발물들이 폭발하게 함으로써 서울역에 설치된 물품보관함을 수리비 약 77만 원 상당이 들도록 손괴하고, 강남고속버스터미널에 설치된 물품보관함을 수리비 약 110만 원 상당이 들도록 손괴함과 동시에, “꽝”하는 폭발음과 함께 검은 연기가 서울역과 강남고속버스터미널 내에 퍼지게 하여 그곳을 지나는 사람들로 하여금 긴급히 대피하게 하고, 경찰서, 소방서, 대테러 기관 등이 출동하게 하는 등 공안을 문란하게 하였다.

증거의 요지

1. 피고인의 법정진술

1. 검사 작성의 피고인 2, 3에 대한 각 피의자신문조서

1. 경찰 작성의 공소외 2, 3에 대한 각 진술조서

1. 각 압수조서

1. 각 수사보고(서울역 범행 현장 사진 첨부, 고속버스터미널 현장 사진 첨부, 사제폭발물 부품 구입처 수사 관련, 피고인 휴대폰 복원 관련, 풋옵션 및 범행당일 연관 관련, 범행당일 언론검색 관련, 피고인 등 디지털 증거분석 결과 회보, 노트북, 강남고속버스터미널 물품보관함 수리견적 첨부 관련, 서울역 물품보관함 피해자 진술조서 및 견적서 관련, 화재현장 감식결과서 첨부, 사제폭발물 위력실험 결과보고 첨부, 부산경찰청 폭발물 안전교육 실기결과보고)

1. 물품보관함 폭발사건 현장감식 결과보고(서초), 남대문감정의뢰 회보, 서울서초경찰서 감정의뢰 회보, 화재사건 발생보고, 현장사진

1. 판시 전과 : 피고인에 대한 범죄경력조회, 개인별 수감/수용 현황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형법 제119조 제1항 (유기징역형 선택)

1. 누범가중

1. 작량감경

1. 미결구금일수의 산입

1. 몰수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1. 주장의 요지

피고인이 만든 물건의 구조와 위력 등에 비추어 볼 때, 위 물건은 형법 제119조 제1항 에 규정된 폭발물이 아니라 형법 제172조 제1항 에 규정된 기타 폭발성 있는 물건에 해당한다.

2. 판단

형법 제119조 제1항 에 규정된 폭발물이란, 폭파를 목적으로 제작되었고 그 폭발작용 자체에 의하여 사람의 생명, 신체 또는 재산을 해하거나 기타 공안을 문란하게 하기에 족한 파괴력을 가지는 것을 의미하고, 형법 제172조 제1항 에 규정된 폭발성 있는 물건은 폭파목적으로 제조된 것은 아니나 객관적 성질상 사용 여하에 따라서는 그러한 결과를 낳을 수 있는 물건을 의미한다.

피고인이 제작한 물건이 형법 제119조 제1항 에 규정된 폭발물에 해당하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인이 제작한 물건은 유리용기 내부에 휴대용 부탄가스 용기를 넣고 유리용기와 부탄가스 용기 사이에 화약을 채운 후, 배터리와 타이머 및 발열선을 연결한 점화장치의 발열부를 충진된 화약 속에 삽입한 형태의 물건으로서, 사용자가 타이머에 시각을 설정하면 그 설정된 시각에 배터리의 전원이 전체 회로에 연결되어 발열체의 발열에 의해 화약을 점화시키고, 이어 부탄가스 용기가 폭파되도록 만들어진 물건인 점, ② 경찰에서 피고인이 만든 방법과 동일한 방법으로 유리병에 휴대용 부탄가스 용기를 넣은 상태에서 폭죽에서 추출한 화약을 채우고 배터리를 연결한 후 이를 등산용 배낭에 넣은 다음 그 폭파의 위력을 실험한 결과, 점화 직후 ‘퍽’하는 소리와 함께 화약과 가방이 연소하다가 점화 1분 20초 후 부탄가스 용기가 파열되면서 가방이 뒤로 0.5m 가량 밀려나고, 부탄가스 용기는 약 25m 가량 비산되어 날아간 점 주1) , ③ 피고인은 피고인 2를 시켜 자신이 제조한 물건을 서울역과 강남고속버스터미널에 있는 물품보관함에 설치하였고, 피고인이 미리 맞추어 둔 시각에 위 물건이 폭파되었는데, ‘펑’하는 소리와 함께 연기와 불길이 사물함 사이로 나왔고 주2) , 물품보관함이 찌그러지는 등 파손되었으며 주3) , 이로 인해 시민들이 대피하고 경찰이 출동하는 등 소동이 벌어진 주4)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제작한 물건은 폭파를 목적으로 제작된 것으로 그 폭발작용 자체에 의하여 사람의 생명, 신체 또는 재산을 해하거나 기타 공안을 문란하게 하기에 족한 파괴력을 가진 것으로 볼 수 있어 형법 제119조 제1항 에 규정된 폭발물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양형이유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이 폭발물을 제조하여 이를 서울역과 강남고속버스터미널 물품보관함에 설치하여 폭파시킨 사건이다. 피고인은 피고인 3을 이용하여 폭발물 제조에 필요한 재료들을 구매하여 이 사건 폭발물 2개를 제조하였고, 피고인 2를 이용하여 위 폭발물이 든 배낭을 운반하게 하는 등 자신의 범행을 은닉하기 위하여 치밀한 계획을 세워 범행을 실행한 점, 풋옵션의 만기일인 2011. 5. 12.을 디데이(D-day)로 정해두고 2011. 5. 12. 10:50 및 11:50에 위 폭발물이 각 폭파되도록 타이머를 조작한 다음 2011. 5. 12. 10:30경 지인으로부터 5,000만 원을 빌려 코스피200 풋옵션을 구매하는 등 위 폭발물의 폭파로 인한 사회혼란과 그에 따른 주가하락을 이용하여 경제적인 이익을 얻고자 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유동인구가 특히 많은 서울역과 강남고속버스터미널을 범행장소로 정하여 이 사건 범행을 실행하여 불특정다수의 시민들을 혼란과 위험에 빠뜨린 점, 피고인이 징역 4년의 형의 집행을 마친 후 3달도 지나지 않아 이러한 계획적인 범행을 저지른 점 등에 비추어 피고인을 엄벌에 처함이 마땅하다.

다만, 이 사건 폭발물의 폭파 위력이 그렇게 크지는 않았던 점, 물품보관함이 파손된 것 외에 인명살상의 결과는 초래하지 않았던 점, 피고인이 범죄사실을 모두 자백하면서 반성하고 있는 점,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와 수단,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요소를 참작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무죄부분

1. 피고인 2

가.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피고인 1로부터 3,000만 원을 받는 대가로 피고인 1이 폭발물을 사용할 것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돕기 위하여, 판시 범죄사실 기재 각 일시, 장소에서 피고인 1에게 신분노출 방지를 위하여 여장을 제의하여 피고인 1로부터 건네받은 여성 등산용 모자, 잠바, 바지, 장갑, 신발, 가발, 선글라스를 교부받아 착용한 후, 서울 용산구 효창동에 있는 효창운동장 앞에서 만난 피고인 1로부터 폭발물이 들어 있는 배낭 2개를 건네받아, 서울역과 강남고속버스터미널 물품보관함에 집어넣음으로써 그 범행을 용이하게 하여 피고인 1의 폭발물 사용 범행을 방조하였다.

나. 판단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부터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피고인 1로부터 건네받은 배낭 안에 폭발물이 들어있다는 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인은 피고인 1로부터 3,000만 원을 받기로 하고 배낭 운반 작업을 하였는데, 배낭을 운반하는 대가로 3,000만 원이라는 거액을 받기로 하였다면 그 배낭 안에 어떤 불법적인 물건이 들어있음을 인식하였다고 봄이 상당한 점, ② 피고인은 서울역과 강남고속버스터미널 물품보관함에 배낭을 집어넣을 당시 여성 등산용 모자, 선글라스 등을 이용하여 여장을 하여 신분노출에 대비를 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이 배낭 안에 폭발물이 들어있음을 알면서도 거액을 받는 대가로 이를 운반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방조는 정범이 범행을 한다는 것을 알면서 그 실행행위를 용이하게 하는 종범의 행위이므로 종범은 정범의 실행을 방조한다는 방조의 고의와 정범의 행위가 구성요건에 해당한다는 점에 대한 정범의 고의가 있어야 하는데( 대법원 2003. 4. 8. 선고 2003도382 판결 등 참조),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인 1은 심부름을 할 만한 사람으로 피고인을 소개받았는데, 피고인이 어떤 일이냐고 물었을 때 자세한 것은 모른다고 이야기했고 배낭 속에 든 물건이 폭발물이라고 말한 사실이 없다고 수사기관에서부터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는 점 주5) , ② 피고인은 피고인 1로부터 배낭을 넘겨받고 배낭 밑을 만져보았는데, 뭔가 사각의 묵직한 것이 잡혀서 금괴가 아닌가 하는 추측을 했었고, 폭발물이라고는 전혀 예상을 못했다고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는 점 주6) , ③ 피고인이 배낭을 서울역과 강남고속버스터미널 물품보관함에 넣은 다음 피고인 1을 만나 물품보관함에 넣은 것이 무엇이냐고 물었고, 피고인 1은 “그것은 연막탄이고, 인사사고가 날 것은 아니고 연기가 날 정도이니까 뉴스에 나더라도 너무 놀라지는 마라”고 이야기한 점 등을 종합하면, 배낭 운반의 대가가 지나치게 크고 신분노출에 대비해야 하는 등의 정황에 비추어 피고인이 무엇인가 위험하고 불법적인 일에 가담하고 있다는 점을 인식할 수는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그 배낭 안에 폭발물이 들어있다는 사실까지 인식할 수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고, 달리 피고인이 배낭 안에 폭발물이 들어있다는 사실을 알면서 이를 운반하였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다.

2. 피고인 3

가.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피고인 1로부터 1억 원의 사업자금을 차용하는 것을 기화로 피고인 1이 폭발물을 제조·사용할 것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돕기 위하여, 판시 범죄사실 기재 각 일시, 장소에서 피고인의 무쏘 승용차에 피고인 1을 태우고 폭발물 부품인 화약이 들어 있는 폭죽과 전선이 연결된 배터리, 타임스위치 및 위장용 턱수염과 콧수염을 구입해 주는 등으로 그 범행을 용이하게 함으로써 피고인 1의 폭발물 사용 범행을 방조하였다.

나. 판단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부터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피고인 1이 폭발물을 제작할 것이라는 점을 전혀 모른 채 피고인 1의 부탁을 받고 폭죽 등을 사다준 것이라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인이 구매한 폭죽, 타이머, 배터리 등은 폭발물 제조에 이용될 수 있는 물건이고, 타이머는 일상생활에서 흔히 사용하는 물건이 아닌 점, ② 피고인은 위장용 콧수염 등도 구매하였는바, 이러한 위장용 물건 등은 범죄행위에 이용될 수 있는 물건인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 1이 폭발물을 제조할 것을 알면서 위와 같은 재료를 구매하여 주어 피고인 1의 범행을 용이하게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인 1은 물품구입을 부탁하면서 위와 같은 물품들로 폭발물을 제조할 것이라는 사실을 피고인에게 알려준 사실이 전혀 없다고 수사기관에서부터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는 점 주7) , ② 피고인은 폭죽을 구입할 당시 피고인 1이 여자친구 등과 행사할 때 쓸 것이라고 생각하고 피고인 1에게 따로 용도를 묻지 않았고, 배터리와 타이머, 콧수염과 턱수염을 구입할 당시에도 피고인 1에게 따로 용도를 묻지 않았으며, 위와 같은 물품들은 시중에서 다 파는 물건들이라 이를 구매하는 것에 대해 특별히 이상하게 생각하지는 않았다고 진술하고 있는 점 주8) , ③ 피고인이 폭죽을 구입해 준 날과 타이머 등을 구입해 준 날은 약 한 달 정도 차이가 나는바, 피고인이 이를 각 구입할 당시 그 용도를 서로 연결하여 생각하지 못했을 가능성도 높은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피고인 1에게 구매해 준 물건들이 폭발물 제조에 이용되었다는 사후적인 사정만을 근거로 이를 각 구매할 당시에 이것이 폭발물의 재료로 사용되리라는 점을 예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고, 달리 피고인이 폭발물의 재료로 사용되리라는 점을 알면서 피고인 1의 범행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이를 구매해 주었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다.

판사 김우진(재판장) 김기수 김대권

주1) 수사기록 1380~1385쪽

주2) 수사기록 800쪽

주3) 수사기록 39쪽

주4) 수사기록 800쪽

주5) 수사기록 1228쪽, 피고인 1에 대한 증인신문조서 3쪽

주6) 제3회 공판조서 중 피고인 2에 대한 피고인신문부분 5쪽

주7) 수사기록 1221~1226쪽, 피고인 1에 대한 증인신문조서 1, 2쪽

주8) 제3회 공판조서 중 피고인 3에 대한 피고인신문부분 9,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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