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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방법원 2014.3.28.선고 2013가합538060 판결
2013가합538060손해배상(기)·2013가합535122(병합)손해배상(기)·(병합)손해배상(기)
사건

2013가합538060 손해배상 ( 기 )

2013가합535122 ( 병합 ) 손해배상 ( 기 )

2013가합548418 ( 병합 ) 손해배상 ( 기 )

원고

1. 김○○

2. 윤○○

원고 1, 2의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다온

담당변호사 김운의

3. 윤☆☆

4. 최○○

5

6. 윤◎◎

7. 윤소

8. 이 ◆◆

9. 이미

8 이■■

11. 곽△△ ( 개명 전 곽▲▲ )

12. 윤▽▽ ( 개명전 : 윤▼▼ )

13. 윤※※

14. 윤◁◁

원고 3 내지 14의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창조

담당변호사 이덕우, 이용우, 김동우

피고

대한민국

법률상 대표자 법무부장관 황교안

소송수행자 오인철

변론종결

2014. 3. 14 .

판결선고

2014. 3. 28 .

주문

1. 피고는 원고들에게 별지 1표 중 ' 인용금액 ' 란 기재 각 해당 금원 및 위 각 금원에 대하여 2014. 3. 14. 부터 2014. 3. 28. 까지는 연 5 % 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 % 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

2. 원고들의 나머지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

3. 소송비용 중 6 / 7은 원고들이, 1 / 7은 피고가 각 부담한다 .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 김○○에게 742, 723, 709원, 원고 윤○○에게 461, 815, 800원, 원고 윤☆☆

에게 497, 530, 080원, 원고 최○○, 곽△△에게 각 201, 557, 640원, 원고 윤●●, 윤◎◎ ,

윤소, 윤⑦⑦, 윤※※에게 각 134, 371, 750원, 원고 이◆◆, 이□□, 이■■ 에게 각

165, 843, 360원 및 위 각 금원에 대하여 이 사건 변론종결일부터 판결 선고일까지는 연

5 % 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 % 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각 지급하

라 .

이유

1. 기초사실

가. 망 윤길중의 구속 기소1 ) 군사혁명위원회는 5 · 16 쿠데타가 발생한 다음 날인 1961. 5. 17. ' 계엄지역 내에서 혁명수행상 필요한 때에는 체포, 구금 및 수색에 당하여 법원의 영장 없이 이를 집행할 수 있다 ' 는 내용의 포고령 제10호를 공포하였다 . 2 ) 그 후 1961. 6. 21. 법률 제630호로 ' 혁명재판소 및 혁명검찰부 조직법 ' 이 제정되었고, 그 다음 날인 같은 달 22. 특수범죄처벌에 관한 특별법 ( 이하 ' 이 사건 특별법 ' 이

라고 한다 ) 이 법률 제633호로 제정되었다. 이 사건 특별법 제6조에는 ' 정당, 사회단체의 주요간부의 지위에 있는 자로서 국가보안법 제1조에 규정된 반국가단체의 이익이 된다는 정을 알면서 그 단체나 구성원의 활동을 찬양 · 고무 · 동조하거나 또는 기타의 방법으로 그 목적수행을 위한 행위를 한 자는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 라고 규정되어 있다. 또한, 이 사건 특별법 부칙은 ' 본법은 공포한 날로부터 3년 6월까지 소급하여 적용한다 ' 라고 규정되어 형벌의 소급적용을 포함하고 있다 . 3 ) 망 윤길중 ( 이하 ' 망인 ' 이라고 한다 ) 은 1961. 5. 22. 체포되어 같은 해 12. 11. 이 사건 특별법 위반죄로 기소될 때까지 204일간 구금되어 있었다 .

나. 혁명재판소의 판결 및 형의 집행1 ) 망인은 1961. 12. 11. 혁명 재판소 및 혁명검찰부 조직법에 의해 설치된 혁명검 찰부에 의하여 같은 법에 의해 설치된 혁명재판소에 이 사건 특별법 위반으로 공소가 제기되었다. 그 공소사실의 요지는 ' 망인은 통일사회당 당원으로서 민주당 정권이 당시 국회제안을 추진 중이던 ' 반공임시특별법 ', ' 데모규제법 ' ( 이하 ' 2대 법안 ' 이라 한다 ) 을 적극 반대하고 영세중립화통일론을 범국민운동으로 전개할 것을 기도하여, ① 1961. 3. 초경 통일사회당 사무실에서 2대 법안에 대하여 전국적 규탄대회 및 범국민적 시위운동을 전개할 것을 기도하여 같은 달 12. 반민주악법 반대공동투쟁위원회를 결성한 다음 같은 달 22. 14 : 00경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반민주악법규탄대회를 개최하고 2대 법안을 반대하는 선전을 하고, ② 1961. 2. 중순경 영세중립화조국통일운동총연맹을 발기하는 등으로 영세중립화론을 옹호, 선전하고, ③ 1961. 2. 27. 부터 같은 해 5. 14. 까지 대구, 부산 등 전국 주요 도시에서 15차에 달하는 정치강연회를 개최하여 2대 법안을 반대하고 영세중립화 통일론을 주장하는 연설을 하고, ④ 민족일보에 ' 잃어버린 거성을 추모한다 ( 죽산 조봉암 ) ' 는 제목 하에 ' 조국의 평화통일론은 결실을 이루어가고 피해 대중은 보수적 반동분자들의 억압의 쇠사슬을 끊고 대중적 자유와 권리를 쟁취하려고 봉기투쟁하고 있다 ' 는 취지의 선전하는 논단기사를 집필하여 이를 게재하는 등 신문발간운영을 적극 지원하면서 동 신문의 사설, 논설, 기사 등을 게재 발간하여 이를 선전함으로써, 북한의 목적사항과 동일하거나 그 기본방향과 전시 기도하는 목적 수행에 상응하는 사실을 선전하여 북한의 활동을 고무하거나 이에 동조하였다. ' ( 이하 ' 이 사건 공소사실 ' 이라고 한다 ) 라는 것이다 . 2 ) 혁명재판소는 1962. 2. 14.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여 망인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하였다 ( 이하 ' 이 사건 혁명재판소 판결 ' 이라고 한다 ). 이에 대해 망인이 상소하였으나, 1962. 4. 27. 혁명 재판소 상소심판부에서 상소기각 판결이 선고되었고, 이 사건 혁명재판소 판결은 그대로 확정되었다. 이에 따라 망인은 위 확정된 형을 복역하다가 1968. 4. 20. 석방되었다 ( 망인은 앞서 본 바와 같이 1961. 5. 22. 체포되어 위 석방시까지 2, 526일, 약 6년 11개월여를 복역한 셈이다 ) .

3 ) 한편 혁명재판소 및 혁명 검찰부조직법에 의하면 혁명재판소의 제1심 심판부는 재판장 1명 ( 국군현역장교 ), 법무사 1명 ( 군법무관 ), 심판관 3명 ( 군법무관, 법관, 변호사 각 1명 ) 으로 구성되며, 제2심인 상소심판부는 재판장 1명 ( 국군현역장교 ), 법무사 1명 ( 군법무관 ), 심판관 5명 ( 법관 2명 및 국군현역장교, 군법무관, 변호사 각 1명 ) 으로 구성된다 .

다. 재심개시결정 및 무죄판결의 확정1 ) 망인의 손녀인 원고 윤▽▽은 2011. 5. 13. 이 법원에 2011재고합39호로 이 사건 혁명재판소 판결에 대하여 재심을 청구하였다. 이 법원은 2012. 10. 16. 망인이 구 형사소송법 ( 1961. 9. 1. 법률 제70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 상 수사기관의 구속기간 30일을 초과하여 204일 동안 구금되었으므로, 공소의 기초가 된 수사에 관여한 수사관이 형법 제124조 제1항의 불법체포 · 감금죄를 범한 사실이 증명되어 재심사유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재심개시결정을 하였다 .

2 ) 이에 따라 개시된 재심사건에서 이 법원은 2012. 12. 28.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그 기재와 같이 담화문을 작성, 발표하거나 2대 법안의 제정에 반대한 것이 반국가단체인 북한의 이익이 된다는 정을 알면서 북한의 활동을 찬양, 고무, 동조하거나 기타의 방법으로 그 목적수행을 위한 행위를 한 것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범죄의 증명이 없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하였고, 위 판결은 2013. 1. 5. 확정되었다 .

라. 망인의 사망 및 가족관계

망인은 1916. 8. 14. 생으로, 정▷ > ( 1979. 6. 12. 사망 ) 과 1932. 4. 15. 혼인하여 자녀로 원고 윤☆☆ ( 정확한 혼인일을 알 수 없으나 정▷▷의 사망 이전에 혼인한 것으로 보인다 ) 및 윤♤♤, 윤♠♠, 윤♧♧을 두고, 다시 1981. 12. 14. 원고 김○○와 재혼하여 그 사이에 자녀로 원고 윤○○를 두고, 2001. 10. 11. 사망하였다. 윤♧♧은 처인 원고 최○○와 사이에 자녀로 원고 윤●●, 윤◎◎, 윤◇◇을 두고, 1998. 4. 8. 사망하였고, 윤♤♤ ( 정▷▷의 사망 이전인 1968. 3. 17. 혼인하였다 ) 는 자녀로 원고 이◆◆ , 이□□, 이■■를 두고 2007. 7. 26. 사망하였다. 윤♠♠은 전처 이 사이의 자녀 원고 윤◁◁와, 재혼한 처 원고 곽△△와 사이에 자녀인 원고 윤▽▽, 윤※※을 두고 , 2011. 1. 26. 사망하였다 .

마. 형사보상금 수령

원고들은 2013. 4. 19. 이 법원에 이 사건 혁명재판소 판결에 대하여 재심이 개시되어 무죄 판결이 확정되었다는 이유로 망인의 수감에 대한 형사보상을 청구하였고 , 이 법원은 2013. 11. 7. 국가는 망인에 대한 형사보상금 491, 054, 400원을 상속지분 비율대로 나누어 원고 김○○에게 113, 320, 246원을, 원고 윤☆☆, 윤○○에게 각 75, 546, 830원을, 원고 최○○, 이◆◆, 이□□, 이■■, 곽△△에게 각 25, 182, 276원을 , 원고 윤●●, 윤◎◎, 윤소, 윤◁◁, 윤▽▽, 윤※※에게 각 16, 788, 184원을 지급하라는 결정 ( 2013코172호 ) 을 하였고, 위 형사보상결정은 2013. 12. 27. 확정되었다 .

[ 인정 근거 ] 다툼 없는 사실, 갑가 제1 내지 7, 15호증, 갑나 제1, 2, 3, 7 내지 11호증 , 16호증의 2, 17 내지 19호증 ( 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 ) 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가.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1 ) 국가의 기본권 보호의무 피고는 국가로서 국민의 기본적 인권을 보호하고 국민 개개인의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보장할 의무가 있고, 망인이 구속되어 혁명재판소의 판결을 받을 당시의 헌법 ( 1962. 12. 26. 헌법 제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 제4차 개헌 헌법 ' 이라한다 ) 에 의하더라도, 제9조는 " 모든 국민은 신체의 자유를 가진다. 법률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체포, 구금, 수색, 심문, 처벌과 강제노역을 받지 아니한다. 체포, 구금, 수색에는 법관의 영장이 있어야 한다. 단, 범죄의 현행범인의 도피 또는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을 때에는 수사기관은 법률의 정하는 바에 의하여 사후에 영장의 교부를 청구할 수 있다. 누구든지 체포, 구금을 받은 때에는 즉시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와 그 당부의 심사를 법원에 청구할 권리가 보장된다. " 라고, 제22조는 " 모든 국민은 법률의 정한 법관에 의하여 법률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가 있다. " 라고, 제23조는 " 모든 국민은 행위시의 법률에 의하여 범죄를 구성하지 아니하는 행위에 대하여 소추를 받지 아니하며, 또 동일한 범죄에 대하여 두 번 처벌되지 아니한다. " 라고 각 규정하여 국민의 신체의 자유와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 등을 보장하고 있었다 .

2 ) 수사과정에서의 불법행위가 ) 망인의 구속 당시뿐만 아니라 현재까지도 효력이 있는 피의자의 구속과 관련된 형사소송법 제202조, 제203조, 제205조에 따르면, 사법경찰관의 구속기간은 10일 이내이고, 검사의 구속기간 역시 10일 이내이나 1차에 한하여 지방법원 판사의 허가를 얻어 10일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한도에서 연장할 수 있게 되어 있고, 구 인신구속 등에 관한 임시특례법 ( 1961. 7. 3. 법률 제644호로 제정된 것 ) 의 인신구속에 관련된 규정들도 위와 같은 구속기간에 관한 특별규정을 두고 있지 않았으므로, 이 사건 당시 수사기관의 구속기간은 최장 30일이었다 .

나 ) 그럼에도 망인이 1961. 5. 22. 부터 같은 해 혁명재판소에 기소되기까지 수사기관의 최장 구속기간 30일을 훨씬 초과한 204일간에 걸쳐 구금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은바, 이는 불법 구금에 해당한다 .

다 ) 한편 원고들은, 군사상 필요하지 않았음에도 피고가 영장 없이 망인을 체포하고 이후 법관의 영장을 받아야 할 상황이 되었음에도 여전히 영장을 발부받지 않았고, 망인은 체포 당시 범죄사실의 요지, 변호인 선임권 등을 고지받지 못하였으며 망인의 가족들도 체포 및 구속의 통지나 변호인 선임권이 있음을 고지받지 못하였고, 기소 직전까지 가족은 물론 변호인의 접견조차 금지되었으며, 수사를 받으면서 수사관들로부터 폭행과 폭언을 당했다고 주장하나, 원고들이 제출하는 자료들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

3 ) 재판과정에서의 불법행위 법관의 재판에 법령의 규정을 따르지 아니한 잘못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로써 바로 그 재판상 직무행위가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에서 말하는 위법한 행위로 되어 국가의 손해배상책임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해 법관이 위법 또는 부당한 목적을 가지고 재판을 하였다거나 법이 법관의 직무수행상 준수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기준을 현저하게 위반하는 등 법관이 그에게 부여된 권한의 취지에 명백히 어긋나게 이를 행사한 경우에는 국가배상책임이 인정된다 ( 대법원 2003. 7. 11. 선고 99다24218 판결 등 참조 ) .

당시 우리 헌법 제23조, 제77조에 의하면, 모든 국민은 행위시의 법률에 의하여 범죄를 구성하지 아니하는 행위에 대하여 소추를 받지 아니하고, 법관은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그 양심에 따라 독립하여 재판하여야 하므로, 법원은 당사자의 신청 여하에 불구하고 사실을 확정하고 법률을 적용함에 있어 그 상위법인 헌법에 비추어 그 뜻을 해석하고 이에 위배되는지 여부를 검토하여야 하고, 이는 법치주의를 확립하고 국민의 기본권을 최대한 보장하도록 하기 위하여 헌법이 법원에게 부여한 고유의 권한일 뿐만 아니라 의무이기도 하다 .

앞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혁명재판소 판결을 한 재판관들은 이 사건 특별법이 무려 3년 6개월을 소급적용하여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위헌적 요소가 있는 법률임에도 불구하고, 만연히 그 합헌성을 인정하고 이를 적용하여 망인에 대하여 징역 15년의 유죄판결을 선고 확정하였다고 할 것이다. 그리고 이는 5 · 16 군사정변을 정당화하는 조직적인 국가권력의 불법행위에 편승하여 이 사건 특별법의 위헌성 판단을 현저히 해태하고, 재판관들에게 직무수행상 준수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기준을 현저하게 위반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것이다 .

4 ) 소결론가 ) 원고 김○○를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

피고 소속 수사관들은 국민의 기본적 인권을 보호할 의무를 위반하여 국가권력을 이용하여 망인을 불법 체포 · 구금하였고, 피고 소속 재판관들은 이 사건 특별법의 위헌성 판단을 현저히 해태한 채 위법한 재판을 함으로써 망인을 장기간 수감하는 불법행위를 하였으므로, 피고는 이러한 불법행위로 인하여 망인과 그 배우자인 망 정 >

▷ 및 자녀들인 원고 윤○○, 윤☆☆, 망 윤♧♧, 망 윤♤♤, 망 윤♠♠이 입게 된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

나 ) 원고 김○○

원고 김○○는, 이 사건 불법행위 기간 무렵부터 망인과 사실혼 관계에 있었고, 1981. 경 망인과 재혼하여 법률상 배우자의 지위에 있는 자로서, 또는 망인의 자녀인 원고 윤○○의 직계존속인 모로서 위 불법행위로 인한 정신적 고통을 당하였다고 주장하면서 고유의 위자료를 구한다 .

그러나 다음과 같은 이유로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

① 우선 사실혼은 사실상의 부부관계이므로 사실혼으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당사자간에 혼인의사의 합치가 있어야 하고, 객관적으로 사회관념상 부부공동생활의 실체가 존재하여야 한다. 망인과 원고 김○○ 사이에 1961. 경에 원고 윤○○가 태어난 사실, 망인이 망 정▷▷의 사망 후 얼마 되지 않은 1981. 경 원고 김○○와 재혼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나, 갑가 제9 내지 13, 16, 17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이 사건 불법행위 무렵부터 망인의 법률상 배우자인 망 정▷▷이 사망한 1979. 6. 12. 까지 원고 김○○와 망인이 사실혼 관계에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

가사 원고 김○○와 망인이 사실혼 관계에 있었다고 하더라도, 법률상 배우자인 망 정▷▷이 사망한 1979. 6. 12. 까지는 중혼적 사실혼에 해당하는데, 법률혼인 전혼이 사실상 이혼상태에 있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어 중혼적 사실혼이 보호되어야 할 만한 경우라는 점에 대한 주장 · 입증이 없는 이상 원칙적으로 망인과 원고 김○○의 사실혼 관계는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는 것으로 보호될 수 없다 .

② 한편 원고 김○○가 망 정▷▷ 이 사망한 1979. 6. 12. 부터 사실혼 배우자의 지위에서, 1981. 12. 14. 혼인신고를 한 때부터 망인의 배우자의 지위에서 고유의 위자료를 구하는 것이라고 하더라도, 그 시기는 이 사건 불법행위 종료시부터 11년 내지 13년 정도가 지난 후인데, 이때에도 이 사건 불법행위로 인한 고통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오히려 갑가 제8호증, 갑나 제6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 망인은 1968. 4. 20. 석방 후 얼마 되지 않은 1970. 경 신민당에 입당하여 1971. 7. 경신민당 소속으로 제8대 국회의원으로 당선되었고, 1980. 10. 경 국가보위입법회의 입법위원이 되고, 1980. 12. 민주정의당 발기인으로 참여하였으며, 1981. 경부터 1992. 경까지 민주정의당 소속으로 제11, 12, 13대 국회의원으로 당선되었고, 1983. 4. 경부터 1985. 4. 경까지 국회 부의장을, 1990. 3. 경 민주자유당 상임고문을 역임한 사실이 인정되는데,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망 정▷▷이 사망하고 원고 김○○와 망인의 법률혼이 시작된 무렵에는 이미 망인이 정치인으로서 왕성한 활동을 하면서 사회 지도층으로서 자리를 잡고, 경제적으로도 안정된 시기였던 것으로 보이므로, 원고 김○○가 위 기간 동안 이 사건 불법행위로 인하여 어떠한 신분상, 경제상의 불이익을 받은 것으로는 보이지 아니한다 .

③ 원고 김○○는 또, 망인의 자녀인 원고 윤○○의 직계존속으로서 위자료를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경우 결과적으로 중혼적 사실혼 배우자의 위자료를 인정해 주는 셈이 되어 일부일처제의 법률혼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현행 법질서를 도외시하게 되므로, 위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

나. 소멸시효 항변 등에 관한 판단

1 ) 당사자들의 주장

피고는, 원고들의 청구권이 불법행위가 종료한 1961. 경부터 5년이 지난 후에 행사되었으므로, 시효로 소멸하였다고 항변한다. 이에 대하여 원고들 ( 이하 원고 김○○를 제외하고 말한다 ) 은, 피고의 소멸시효 항변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여 권리남용에 해당하므로 허용되지 않는다고 다툰다 .

2 ) 판단

손해배상청구권은 금전의 급부를 목적으로 하는 국가에 대한 권리로서 구 예산회계법 ( 2006. 10. 4. 법률 제8050호 국가재정법 부칙 제2조로 폐지 ) 제96조에 따라 5년간 행사하지 아니할 때에는 시효로 인하여 소멸하는데, 이 사건 소가 망인이 석방된 1968. 4. 20. 로부터 5년이 경과한 2013. 7. 31. ( 원고 윤○○를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 ) 및 같은 해 8. 19. ( 원고 윤○○ ) 제기되었음이 기록상 명백하기는 하다 .

그러나, 국가기관이 수사과정에서 한 위법행위 등으로 수집된 증거 등에 기초하여 공소가 제기되고 유죄판결이 확정되었으나 뒤늦게 재심사유의 존재 사실이 밝혀지고 재심절차에서 무죄판결이 확정된 경우에는, 재심무죄판결이 확정될 때까지는 채권자가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를 할 것을 기대할 수 없는 사실상의 장애사유가 있다고 볼 것이다. 따라서 채권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러한 장애가 해소된 재심무죄판결 확정일로부터 민법상 시효정지의 경우에 준하는 6개월의 기간 내에는 권리를 행사하여야 하고, 그 기간 내에 권리의 행사가 있었는지는 원칙적으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를 제기한 날을 기준으로 판단할 것이다. 다만, 채권자가 재심무죄판결 확정일로부터 6개월 내에 손해배상청구의 소를 제기하지는 아니하였더라도 그 기간 내에 형사보상법에 따른 형사보상청구를 한 경우에는 소멸시효의 항변을 저지할 수 있는 권리행사의 ' 상당한 기간 ' 은 이를 연장할 특수한 사정이 있다고 할 것이고, 그때는 형사보상결정 확정일로부터 6개월 내에 손해배상청구의 소를 제기하면 상당한 기간 내에 권리를 행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 대법원 2013. 12. 12. 선고 2013다201844 판결 참조 ) .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원고들이 이 사건 혁명재판소 판결에 대한 재심무 죄판결이 확정된 2013. 1. 5. 로부터 6개월 내인 같은 해 4. 19. 형사보상청구를 하였고 , 형사보상결정이 2013. 12. 27. 확정되기도 전인 2013. 7. 31. 또는 같은 해 8. 19.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원고들에게 객관적으로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장애사유가 있었고 원고들은 그 장애사유가 소멸한 때로부터 신의칙상 상당한 기간 내에 권리를 행사하였다 .

따라서 피고가 원고들의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고 주장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여 권리남용으로서 허용될 수 없으므로, 피고의 소멸시효 항변은 이유 없다 .

3.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가. 위자료의 산정1 ) 법원이 불법행위로 인한 위자료를 산정함에 있어서는 피해자의 연령, 직업, 사회적 지위, 재산 및 생활상태, 피해로 입은 고통의 정도, 피해자의 과실 정도 등 피해자 측의 사정에 가해자의 고의, 과실의 정도, 가해행위의 동기, 원인, 가해자의 재산상태, 불법행위 후의 가해자의 태도 등 가해자 측의 사정까지 함께 참작하는 것이 손해의 공평부 담이라는 손해배상의 원칙에 부합한다 ( 대법원 2009. 12. 24. 선고 2007다77149 판결 등 참조 ). 그리고 이 사건과 같이 공무원들에 의하여 조직적이고 의도적으로 중대한 인권침 해행위가 자행된 경우에는 유사한 사건의 재발을 억제 예방할 필요성 등도 그 위자료를 산정함에 있어 중요한 참작사유로 고려되어야 한다 ( 대법원 2012. 3. 29. 선고 2011다38325 판결 등 참조 ) .

2 )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① 이 사건 불법행위의 반인권적 특수성과 그 불법의 중대함, ② 망인에게 선고된 형이 징역 15년으로 중형이었고 망인은 약 6년 11개월 동안 수감되었던 점, ③ 망인에 대한 체포 등 불법행위가 일어난 지 50년 이상이 경과하는 등으로 당시 망인의 수입액을 확정하기 어려워 망인의 일실수입 손해에 대한 청구가 쉽지 않아 원고들이 이를 별도로 구하지 아니하고 위자료 산정에 참작하여 주기를 바라고 있는 점 ( 이 법원의 대한변호사협회에 대한 사실조회결과에 의하면, 망인이 1950. 3 .

31. 변호사 자격을 취득하고, 1968. 8. 21. 이 사건 특별법 위반을 이유로 변호사 자격을 상실하였다가 1975. 8. 18. 회복한 사실은 인정되나, 반면 갑가 제8호증, 갑나 제6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망인은 체포 이전에도 주로 정치인으로 활동하였고, 석방 이후에도 주로 정치인으로 활동하였던 사실이 인정되므로, 망인의 위 체포 이후 1975. 8. 18. 변호사 자격 회복시까지 변호사로서의 일실수입 상당의 손해는 이러한 사정을 참작한 범위 내에서 위자료 산정에 반영한다 ), ④ 망인은 석방된 이후에도 당시 시행되던 정치활동정화법에 의해 1968. 8. 15. 까지 정치활동을 하지 못하는 등 망인 및 그 가족들이 신분상, 경제상의 불이익을 받았을 것으로 보이는 점 ( 다만, 망인의 석방 이후에도 끊임없는 감시와 사찰에 시달렸다는 점은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 ⑤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 사건 위자료 배상 채무의 지연손해금은 그 위자료 산정의 기준시인 사실심 변론종결 당일부터 발생한다고 보아야 하는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하므로 불법행위시로부터 변론종결시까지 . 장기간 동안 배상이 지연된 사정을 적절히 참작하여 변론종결시의 위자료 원금을 증액 산정할 필요가 있고, 원고들도 이를 원하고 있는 점, ⑥ 망인의 체포 당시 윤♠♠은 만17세, 원고 윤☆☆는 만 19세, 윤♤♤는 만 20세, 윤♧♧은 만 24세로 성인이거나 성인에 가까운 나이였던 것에 비하여, 원고 윤○○는 망인이 구금되어 있던 중에 출생하여 아버지 없이 유년기 대부분을 지냈고, 망인이 석방된 시기는 원고 윤○○가 만 8세 무렵인데 석방 이후에도 망인의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여전히 정상적인 양육을 받지 못하였을 것으로 보이므로, 망인의 다른 자녀들의 위자료보다 증액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보이는 점, ⑦ 이 사건은 국민의 권리를 보호해야 할 피고가 가해자가 되어 발생하였고, 피고는 오랜기간 망인과 가족들의 명예와 피해를 회복시켜주고자 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은 점, ⑧ 이 사건 불법행위가 일어난 시기 및 그 시대적 상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모든 사정 등을 종합해 보면, 피고가 지급할 위자료는 이 사건 변론종결일을 기준으로 다음과 같이 정함이 상당하다 .

• 망인 : 700, 000, 000원 • 처 망 정▷▷ : 200, 000, 000원 • 자녀 원고 윤○○ : 50, 000, 000원 , 원고 윤☆☆ 및 윤♤♤, 윤♠♠, 윤요 : 각 30, 000, 000원

나. 형사보상금의 공제형사보상법 제2조 제1항' 형사소송법에 따른 일반 절차 또는 재심이나 비상상고 절차에서 무죄재판을 받아 확정된 사건의 피고인이 미결구금을 당하였을 때에는 이 법에 따라 국가에 대하여 그 구금에 대한 보상을 청구할 수 있다. ' 라고 규정하고 있고 , 제3조 제1항은 ' 제2조에 따라 보상을 청구할 수 있는 자가 그 청구를 하지 아니하고 사망하였을 때에는 그 상속인이 이를 청구할 수 있다. ' 고 규정하고 있으며, 제6조 제1 항은 ' 이 법은 보상을 받을 자가 다른 법률에 따라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을 금지하지 아니한다. ' 라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조 제3항은 ' 다른 법률에 따라 손해배상을 받을 자가 같은 원인에 대하여 이 법에 따른 보상을 받았을 때에는 그 보상금의 액수를 빼고 손해배상의 액수를 정하여야 한다. ' 라고 정하고 있으며, 제11조 제1항은 ' 보상청구를 할 수 있는 같은 순위의 상속인이 여러 명인 경우에 그 중 1명이 보상청구를 하였을 때에는 보상을 청구할 수 있는 모두를 위하여 그 전부에 대하여 보상청구를 한 것으로 본다. ' 라고 정하고 있다. 위 각 규정의 내용에 비추어 보면 형사소송법 제6조 제3항에서의 ' 다른 법률에 따라 손해배상을 받을 자 ' 는 상속인이 아닌 미결구금을 당한 피상속인을 의미한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형사보상금을 상속하여 실제로 수령해간 상속인이 누구인지 여부와 상관없이, 형사보상금은 형사보상법에 따라 보상을 받을 자인 망인의 위자료 원본에서 공제하여야 할 것이다. 따라서 망인의 위자료는 208, 945, 600원 ( = 700, 000, 000원 - 491, 054, 400원 ) 이 남는다 .

다. 상속관계 및 상속액

별지 2 기재와 같다 ( 계산시 원 미만 버림, 이하 같다 ) .

라.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위자료로서 원고들에게 각 별지 1표 중 ' 인용금액 ' 란 기재 각 해당 금원 및 위 각 금원에 대하여 이 사건 변론종결일인 2014. 3. 14. 부터이 사건과 같이 불법행위시와 변론종결시 사이에 장기간의 세월이 경과함으로써 위자료 산정의 기준이 되는 변론종결시의 국민소득수준이나 통화가치 등의 사정이 불법행위시에 비하여

상당한 정도로 변동한 결과 그에 따라 이를 반영하는 위자료 액수 또한 현저한 증액이 불가피한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불법행위로 인한 위자료 배상채무의 지연손해금은 그 위자료 산정의 기준시인 사실심 변론종결 당일부터 발생한다고 보아야 하고 ( 대법원 2012. 3. 29. 선고 2011다38325 판결 참조 ), 원고들 역시 이 사건 변론종결일부터의 지연손해금을 구하고 있다 ) 피고가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14. 3. 28. 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 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20 % 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

4.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각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

판사

재판장 판사 마용주

판사김나나

판사성준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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