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beta
arrow
대법원 1993. 8. 13. 선고 93도1189 판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공1993.10.1.(953),2487]
판시사항

사기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증거의 판단유탈과 채증법칙의 위배를 이유로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판결요지

사기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증거의 판단유탈과 채증법칙의 위배를 이유로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검사

변 호 인

변호사 곽동헌 외 1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에 대하여

1.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공소외 주식회사의 대표이사로서, 1986.7.30. 위 회사 명의로 피해자 한국토지개발공사로부터 안산시 성포동 241의 1-1 내지 14 대지 합계 3,862㎡를 대금 194,025,800원에 매수하면서, 위 매수일로부터 3년 내에 위 대지 1필지마다 단독주택 1동을 지어서 분양하되, 위 의무를 불이행할 경우 피해자가 5년 내에 위 대지들을 환매할 수 있다는 특약을 하였고, 1989.5.23. 이 사건 대지들에 관하여 위 환매권특약의 등기를 마쳤으며, 그 해 11. 1. 이 사건 대지들을 합리적으로 이용하기 위하여 피해자의 승인을 받아 위 14필지를 12필지로 변경하였지만, 위 대지 2필지에 호화전원주택 1동을 건축하여 고가로 분양하는 편이 훨씬 더 이익이라고 판단하고, 마치 위 대지 1필지마다 단독주택 1동을 건축할 것처럼 단독주택 12동에 관한 건축허가를 얻어 기초공사를 하고 피해자로부터 위 환매권특약등기의 말소에 필요한 서류를 받아낸 후 그 기초공사부분을 헐어내기로 계획하고서, 1990.7.11. 수원시 권선구 소재 피해자 공사의 경기지부 사무실에서 위 환매권등기의 말소신청에 필요한 관계서류의 교부신청을 하면서 그 증빙자료로 위 12필지에 주택 12동의 건축허가를 받고 기초공사에 착수하여 진행중이라는 사실을 증명하는 건축허가서 12장과 현장사진 등을 제출하여 이에 속은 위 지부의 담당직원으로부터 위 환매권특약등기의 말소신청에 필요한 위임장과 토지환매권포기증서 각 12통을 교부받아 다음날 위 등기가 말소되게 함으로써 위 환매권 포기에 따른 재산상 이득 (1990년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약 5억 2,400여 만원)을 취득하였다.

2. 원심판결 이유의 요지

일건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공소외 주식회사의 대표이사로서 1986.7. 30. 위 회사 명의로 피해자로부터 안산시 성포동 241의 1-1 등 14필지 3,862㎡를 대금 194,025,800원에 매수하면서, 이 사건 대지들을 3년 내에 단독주택 건설용지로 사용하되 만일 위 용도에 사용하지 아니하거나 피해자의 승낙 없이 제3자에게 양도하면 피해자가 5년 이내에 이를 환매할 수 있도록 약정하고 이 특약을 등기한 사실, 피고인은 1986.11. 1. 피해자의 사전 승인을 받아 위 14필지를 12필지로 변경한 후(이하 위 12필지를 이 사건 대지들이라고 한다), 1988.3.18. 빌라형 다세대주택을 신축하려고 피해자에게 이 사건 대지들의 앞부분 1필지와 뒷부분 1필지를 합병하여 1필지로 만드는 방식으로 12필지를 6필지로 합병해 줄 것을 신청하였던바, 피해자는 1988.5.6. 토지구획정리사업에 따른 확정측량이 완료되어 합병이 불가하니 준공인가 및 지적완료 후에 합병처리하여 주겠다고 회신한 사실, 이 사건 대지들에 대한 공소외 한국수자원공사의 구획정리사업이 1988.12.17. 완료된 결과, 도로에 접한 대지들은 634의 6 내지 11인 6필지로서 그 지적은 323.6㎡부터 324㎡까지로, 그 뒷쪽 대지들은 634, 634의 1 내지 5인 6필지로서 그 지적은 315.5㎡부터 323.5㎡까지로 확정된 사실, 피고인은 그 동안 이 사건 대지들을 방치하여 오던 중, 피해자가 1989.6.17.부터 1990.2.9.까지 3회에 걸쳐 이를 지정용도에 사용하라고 촉구하므로, 1990.5.7. 이 사건 대지 1필지마다 단독주택 1동의 건축허가를 받고 그 달 중순경 기초공사에 착수하여 진행한 다음, 5.30. 한국주택은행 수원지점에 위 12동에 대한 건축자금 융자신청을 하여 6. 5. 위 은행의 승인을 받고, 6.21. 위 공사가 진행중이라는 사실을 증명하는 건축허가서 12장과 현장사진들을 증빙서류로 첨부하여 피해자에게 환매권 말소신청에 필요한 서류의 교부신청을 하였고, 피해자의 현장확인을 거쳐 7.11. 피해자로부터 위임장과 토지환매권의 포기증서 12통을 교부받아 다음날 위 환매권특약등기를 말소한 사실, 그 후 피고인은 관할 관청에 위 앞부분 6동에 대한 건축허가 취소신청을 하여 8.21. 그 취소처분이 이루어지자 8.28. 이 사건 대지 12필지를 6필지로 합필한 후, 앞부분 6필지 위의 기성공사부분(1동당 금 10,000,000원 정도가 투입됨)을 헐어버리고 이 대지들을 각 뒷부분 주택의 정원으로 시공한 사실, 이 사건 대지들에 대한 환매권은 이를 지정기간 내에 지정용도에 사용하도록 담보하는 기능을 갖고 있고, 피해자는 일반적으로 토지를 분양받은 자가 지정용도에 사용하기 위한 기초공사에 착수하면 그의 융자 등 편의를 위하여 현장을 확인한 후 환매권등기를 말소하여 주는 게 관례인 사실이 인정된다.

나아가 피고인을 사기죄로 처단하려면,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환매권특약의 말소를 신청할 때, 이 사건 대지들에 단독주택 12동을 건축할 의사가 없었으면서도 눈가림하기 위하여 위와 같이 주택 12동의 건축허가를 받아 기초공사를 하였을 뿐이라는 사실이 인정되어야 할 것인데, 이에 대하여 피고인은 이 사건 대지들에 단독주택 12동을 건축하고자 건축허가를 받고 기초공사까지 하였으나 위 환매권특약등기를 말소한 후 위 회사의 자금여력과 분양전망을 고려하여 이 사건 대지들에 주택 6동만을 건축하기로 설계를 변경하였을 뿐이라고 진술하고 있는바, 이 사건 대지 1필지마다 단독주택 1동을 건립하거나 국민주택을 건립하여야 한다는 약정이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는 이 사건에서, 피고인이 위 환매권특약등기를 말소한 후 앞부분 주택 6동에 대한 건축허가의 취소를 받고 그 부지의 합필절차를 밟은 다음 위 주택 6동의 기초공사를 헐었다는 사실만으로 곧 피고인이 처음부터 이 사건 대지들에 단독주택 12동을 건축할 의사가 없었다고 단정할 수 없고, 전용이 검찰과 제1심 법정에서 한 각 진술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여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여야 할 것이므로, 이와 결론을 같이한 제1심 판결은 정당하다.

3.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가. 먼저 이 사건 대지 1필지마다 단독주택 1동을 건립하여야 한다는 약정이 있었는지 여부를 본다.

⑴ 우선 피고인은 검찰, 제1심 및 원심에서 "이 사건 매매는 필지별 매매이고, 각 필지마다 지정용도인 단독주택용지로 사용하여야 한다. 이와 같이 단독주택의 신축공사에 착수하여야 환매권이 말소된다. 이 사건 앞부분 대지 6필지에는 의무적으로 짓는 흉내만 냈다"고 진술한 바 있다(수사기록 178장, 소송기록 19, 156장).

⑵ 이러한 피고인의 자백 이외에 ① 제1심 증인 전 용의 이에 부합하는 진술(수사기록 141장, 소송기록 86장), ② 이 사건 매매계약서(수사기록 5장)에 그 목적물을 "안산시 성포동 241의 1-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라고 14필지를 열거하고 있고, 그 면적도 필지마다 따로따로 기재되어 있는 점, ③ 이 사건 대지 각 필지마다 이 사건 환매권특약이 등기되어 있는 사실(각 등기부등본; 수사기록 32-55장), ④ 원심이 인정한 대로, 피고인은 1988.3.18. 피해자에게 이 사건 대지들의 도로에 면한 앞부분 1필지와 뒷부분 1필지를 합병하여 1필지로 만드는 방식으로 12필지를 6필지로 합병해 줄 것을 신청하였고, 이에 대하여 피해자는 1988.5.6. 토지구획정리사업에 따른 확정측량이 완료되어 합병이 불가하니 준공인가 및 지적완료 후에 합병처리하여 주겠다고 회신한 사실이 있는바, 피고인의 검찰 진술(수사기록 182장)과 위 증인 전 용의 증언(소송기록 91장)에 따르건대, 피해자가 이러한 회신을 보낸 이유는, 피고인이 합필 후의 6필지 위에 단독주택 1동씩을 신축하는 것을 용인하였기 때문이 아니라, 그 신청서(수사기록 174장)에도 명시되어 있듯이 그 위에 빌라형 다세대주택을 신축할 계획으로 위 신청을 하였으므로, 위 계획대로라면 이 사건 대지들 위에 단독주택 12동을 신축하는 것과 동일한 효과가 있다고 판단하였기 때문인 점{이 점은 피고인이 검찰에서 '만약 피고인이 이 사건 대지 2필지마다 단독주택 1동씩을 신축할 계획이라고 하였다면, 피해자는 위 합필신청에 협조하지 아니하였을 것이다.'고 한 진술(수사기록 183장)로도 뒷받침된다}, ⑤ 피해자는 피고인이 앞부분 6필지 위의 기성공사부분을 없애버리고 이 대지들을 각 뒷부분 주택의 정원으로 시공한 사실을 적발하자 마자 1990.11.17.과 11.26. 피고인에게 위 6필지를 지정용도대로 사용하라고 촉구하였는바{피고인의 검찰진술과 위 증인 전 용의 증언(수사기록 188장, 소송기록 92장). 위 촉구 공문은 수사기록 165, 166장}, 이에 대하여 피고인은 1991.1.11. 피해자의 경기지부장에게 위 6필지를 늦어도 1991.1.31.부터는 지정용도에 사용하여 12.31.까지 준공하겠다는 내용의 인증까지 마친 각서를 교부한 사실(위 피고인과 전 용의 진술. 각서는 수사기록 168장), ⑥ 위 토지들 14필지가 피해자의 사전 승인을 거쳐 이 사건 대지들 12필지로 변경된 이유는, 피해자가 그렇게 하는 편이 이 사건 대지들을 단독주택용지로 사용하는 데 더 합리적이라는 피고인의 의견을 받아들였기 때문이므로{위 전 용의 검찰 진술(수사기록 141-142장). 그렇기 때문에 피해자의 사전 승인을 받은 것이다}, 이 사실을 들어 피고인이 마음대로 이를 합병할 수 있고 또한 합병 후의 1필지 위에 단독주택 1동만 건축할 수 있다는 근거로 삼을 수 없다는 점, ⑦ 만약 피고인의 주장과 원심의 해석에 따른다면, 피고인은 이 사건 대지들을 1필지로 합병하여 3,862㎡나 되는 대지 위에 이 사건과 같이 25평 남짓한 단독주택 1동만 신축하여도 지정용도에 따라 사용한 것이 된다는 결론에 이르는바, 이 결론이 부당함은 더 말할 나위 없는 점, ⑧ 이 사건 환매권특약이 이루어진 이유는, 이 사건 대지들을 지정기간 내에 단독주택용지로 사용하도록 담보함과 동시에, 토지의 매수인이 호화주택의 부지로 사용하거나 양도차익을 노리고 전매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인 점(피고인의 검찰 진술; 수사기록 179장)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대지 1필지마다 단독주택 1동을 건립하여야 한다는 약정이 있었음을 충분히 알 수 있다.

나. 이어서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환매권특약등기의 말소를 신청할 때, 이 사건 대지들 위에 단독주택 12동을 건축할 의사가 있었는지 여부를 본다.

⑴ 피고인 스스로도 '만약 피해자가 피고인이 이 사건 환매권특약등기를 말소시킨 후 위 앞부분 6필지 위의 기성공사부분을 흙으로 덮고 이 사건 대지들을 위와 같이 6필지로 합병할 것이라는 사정을 미리 알았더라면 위 환매권특약등기의 말소등기에 필요한 서류를 교부하지 아니하였을 것이다.'고 진술한 바 있고(수사기록 184장), 피해자의 경기지사 업무과장인 위 전 용도 같은 취지의 진술을 하고 있는 한편(수사기록 143-144장), 피고인은 '그렇기 때문에 위 앞부분 6필지 위에는 짓는 흉내만 냈을 뿐이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다(소송기록 156장).

⑵ 게다가, ① 피고인은 원심이 인정한 바와 같이 위 앞부분 6필지 위의 기성공사부분을 헐어버린 게 아니고 그 위에 흙을 덮어버렸는바(피고인의 검찰 진술; 수사기록 179),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위 환매권특약등기의 말소신청에 필요한 서류의 교부를 신청할 때 첨부한 현장사진들(수사기록 56-62장)의 영상을 보건대, 위 뒷부분 6필지의 기초공사는 지면보다 훨씬 높게 시행한 반면, 위 앞부분 6필지의 기초공사는 그 위에 흙만 덮으면 정원으로 만들 수 있게끔 지면보다 훨씬 낮게 시행하여 놓았고, ② 또한 피고인은 1990.5.30. 한국주택은행 수원지점에 위 12동의 건축자금을 융자해 줄 것을 신청하여 6일 후 그 승인을 받고도 그 융자절차를 전혀 밟지 아니하였으며(원심의 한국주택은행 수원지점에 대한 사실조회 회신; 소송기록 189장), ③ 한편 원심이 인정한 대로 피고인은 1990.5. 중순경 이 사건 기초공사에 착수하여 7.12. 위 환매권특약등기의 말소절차를 거친 후 8.21. 위 앞부분 6필지 위의 단독주택 6동에 대한 건축허가취소원을 제출하였는바, 피고인은 그 이유를 검찰에서는 '이 사건 대지들 부근이 슬럼 지역이어서, 집을 12채나 지으면 안 팔릴 것 같았기 때문'이라고 변명하였고(수사기록 181장), 제1심에서도 '주택분양의 전망을 고려하였기 때문'이라고 진술한 데 반하여(소송기록 26장), 원심에 이르러서는 갑자기 '당시는 토지초과이득세 제도의 실시를 앞둔 때로서, 전국적으로 공한지 소유자들 대부분이 건축에 착수하는 바람에 철근과 시멘트의 품귀현상, 건설인부의 부족으로 인하여 어쩔 수 없이 12동의 신축계획을 6동으로 줄였기 때문이다.'고 주장하고 있어(소송기록 151, 198장), 우선 그 주장 자체가 일관되어 있지 아니할 뿐더러, 이를 인정하기에 넉넉한 자료도 없다{오히려 위 전 용의 검찰 진술에 따르면, 이 사건 대지들은 바로 앞이 공원이고, 그 옆에는 골프장인 제일컨트리클럽이 있어서 경관도 좋을 뿐 아니라, 공기도 맑고 아주 조용하기 때문에, 전원주택으로는 안성마춤인 곳이며, 한편 그 시세는 대지가 100평 정도인 단독주택이라면 평당 1,300,000원밖에 안되지만, 피고인이 시공한 바와 같이 대지가 200평 정도인 주택이라면 평당 2,000,000원을 호가한다는 것이다(수사기록 206, 205장)}.

위와 같은 증거들과 사정들을 종합하건대,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환매권특약등기의 말소를 신청할 때, 이 사건 대지들 위에 단독주택 12동을 건축할 의사가 전혀 없었다고 인정하기에 넉넉하다 할 것이다.

다. 그러므로, 원심이 이 사건 대지 1필지마다 단독주택 1동을 건립하여야 한다는 약정도 없었고,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환매권특약등기의 말소를 신청할 때 이 사건 대지들 위에 단독주택 12동을 건축할 의사가 없었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고 판시한 데에는,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증거들에 대하여 판단을 유탈한 데다가 신빙성 있는 증거를 아무런 합리적 이유없이 배척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고, 따라서 이 점을 탓하는 논지는 이유가 있다.

4. 결론

이에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케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우동(재판장) 김상원 박만호(주심)

arrow
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1993.4.2.선고 92노2654

참조조문

- 형사소송법 제308조 (위헌조문)

- 형사소송법 제383조 (위헌조문)

본문참조조문

- 형사소송법 제325조

원심판결

- 서울고등법원 1993.4.2. 선고 92노2654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