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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6. 3. 24. 선고 2005다66411 판결
[구상금][공2006.5.1.(249),722]
판시사항

우편물이 수취인 가구의 우편함에 투입되었다는 사실만으로 수취인이 그 우편물을 실제로 수취하였다고 추단할 수는 없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우편물이 수취인 가구의 우편함에 투입되었다고 하더라도 분실 등을 이유로 그 우편물이 수취인의 수중에 들어가지 않을 가능성이 적지 않게 존재하는 현실에 비추어, 우편함의 구조를 비롯하여 수취인이 우편물을 수취하였음을 추인할 만한 특별한 사정에 대하여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채 아파트 경비원이 집배원으로부터 우편물을 수령한 후 이를 우편함에 넣어 둔 사실만으로 수취인이 그 우편물을 수취하였다고 추단한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원고, 피상고인

서울보증보험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최한신)

피고, 상고인

피고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 합의부로 환송한다.

이유

원심은, 그 채용 증거에 의하여, 원고가 2003. 6. 13. 피고의 아들인 망 소외 1의 채무 내역 및 피고의 채무상속 사실, 상속의 포기 또는 한정승인에 관한 안내 등을 내용으로 하는 상속채무발생통보서를 당시 피고가 거주하던 서울 (상세 주소 생략) (아파트명 생략)아파트 2동 604호로 내용증명우편으로 발송한 사실, 위 (아파트명 생략)아파트 2동 담당 경비초소에 근무하는 아파트 경비원 소외 2는 2003. 6. 16. 집배원으로부터 위 통보서를 수령한 후 이를 피고의 우편함에 넣어 둔 사실을 인정한 다음, 피고가 자신의 아파트 우편함에 투입된 위 통보서를 받아 보지 못할 만한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위 통보서는 피고에게 도달하여 피고가 그 내용을 지득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단하여 피고의 한정승인에 관한 주장을 배척하였다.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수긍하기 어렵다.

아파트의 우편함에 우편물을 넣어 두었다고 하더라도 그 우편물이 분실되는 경우가 흔히 있고 통상 우편함에는 비단 보통의 우편물뿐만 아니라 광고전단 등도 아울러 투입되는 일이 많으며 우편함에 광고전단 등이 많이 쌓여 넘치게 되면 아파트의 청소를 담당하는 사람이 치워 버리기도 하는 현실에 비추어 볼 때, 우편물이 수취인 가구의 우편함에 투입되었다고 하더라도 그 우편물이 수취인의 수중에 들어가지 않을 가능성이 적지 않게 존재한다고 보아야 하고, 더욱이 이 사건의 경우 78세 가량으로서 단독 세대주인 피고에게 우편물이 오는 일 자체가 흔치 않았기 때문에 아침 일찍 출근하였다가 밤늦게 퇴근하는 피고가 우편함을 수시로 살펴 우편물이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였을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 데다가, 경비원 김성윤도 피고에게 상속채무발생통보서를 우편함에 넣어둔 사실을 따로 말하여 주지 아니하였던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볼 때, 특별히 피고의 아파트의 우편함에 자물쇠가 있어 우편물을 그 우편함에 투입하면 다른 사람이 쉽게 이를 꺼내 갈 수 없는 구조라거나, 그 우편함의 자물쇠가 설치되어 제대로 작동하고 있었으며 경비원 김성윤이 위 상속채무발생통보서를 다른 사람이 꺼낼 수 없도록 완전하게 넣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밝혀지지 아니하는 한, 경비원 김성윤이 상속채무발생통보서를 피고의 우편함에 투입하였다는 사실만으로 피고가 이를 실제로 수취하였다고 추단할 수는 없을 것이다.

사정이 이와 같다면, 원심으로서는 우편함의 구조를 비롯하여 앞서 본 특별한 사정에 관하여 심리를 하여 이를 확정한 연후에 비로소 피고가 위 통보서를 실제로 수취한 사실을 추인하였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이에 이르지 아니한 채 그 판시와 같은 사정만으로 피고의 위 통보서 수취사실을 추단하고 말았으니 이에는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여 사실을 오인하였거나 경험칙에 위반하여 사실을 추단한 잘못이 있다고 할 것이고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정당하다. 원심이 인용하고 있는 대법원판결은 그 사안과 취지를 달리하여 이 사건에 적절한 선례가 될 수 없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황식(재판장) 이규홍 박재윤(주심) 김영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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