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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8. 12. 13. 선고 2016후1529 판결
[등록무효(특)][미간행]
판시사항

[1] 여러 선행기술문헌을 인용하여 특허발명의 진보성을 판단하는 기준

[2] 명칭을 “단클론성 또는 다클론성 항체의 안정한 동결건조 제약학적 조성물”로 하는 특허발명의 특허권자인 갑 외국회사가 특허심판원에 정정심판을 청구한 특허청구범위 제1항 등의 진보성이 문제 된 사안에서, 위 제1항 정정발명의 우선일 당시의 기술수준, 기술상식, 항체를 포함한 동결건조 단백질 제제의 안정화 분야의 기본적 과제 등에 비추어 볼 때 통상의 기술자가 용이하게 선행발명들을 결합하여 위 발명에 이를 수 있으므로 제1항 정정발명의 진보성이 부정된다고 한 사례

원고, 피상고인

로셰 디아그노스틱스 게엠베하(ROCHE DIAGNOSTICS GmbH)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의환 외 6인)

피고, 상고인

주식회사 셀트리온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율촌 담당변호사 최정열 외 2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특허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경과한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들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여러 선행기술문헌을 인용하여 특허발명의 진보성을 판단할 때는 그 인용되는 기술을 조합 또는 결합하면 당해 특허발명에 이를 수 있다는 암시, 동기 등이 선행기술문헌에 제시되어 있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당해 특허발명의 출원 당시의 기술수준, 기술상식, 해당 기술분야의 기본적 과제, 발전경향, 해당 업계의 요구 등에 비추어 보아 그 기술분야에 통상의 지식을 가진 자(이하 ‘통상의 기술자’라고 한다)가 용이하게 그와 같은 결합에 이를 수 있다고 인정할 수 있다면 당해 특허발명의 진보성은 부정된다 ( 대법원 2007. 9. 6. 선고 2005후3284 판결 등 참조).

2. 가.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명칭을 “단클론성 또는 다클론성 항체의 안정한 동결건조 제약학적 조성물”로 하는 이 사건 정정발명(특허등록번호 생략)의 청구범위 제1항( 특허심판원 2016. 2. 19.자 2015정59호 심결 에 의하여 정정된 것, 이하 ‘이 사건 제1항 정정발명’이라 하고, 다른 청구항도 같은 방식으로 표시한다)의 진보성 여부를 살펴본다.

(1) 이 사건 제1항 정정발명의 청구범위는 ‘수크로스, 말토스 또는 트레할로스로 이루어진 군으로부터 선택되는 당; 아르기닌, 라이신, 히스티딘 또는 오르니틴으로 이루어진 군으로부터 선택되는 아미노산; 및 폴리소르베이트 또는 폴리옥시에틸렌-폴리옥시프로필렌 중합체로 이루어진 군으로부터 선택되는 계면활성제를 함유한 인간 또는 인간화 단클론성 IgG 항체의 안정한 동결건조 제약학적 제제’이다.

(2) 이 사건 제1항 정정발명과 원심 판시 선행발명 1은, 당의 일종으로서 수크로스, 말토스 또는 트레할로스와 아미노산의 일종인 히스티딘을 포함하는 인간화 단클론성 항체의 동결건조 제약학적 제제라는 점에서 동일하나, 선행발명 1은 폴리소르베이트 또는 폴리옥시에틸렌-폴리옥시프로필렌 중합체로 이루어진 군으로부터 선택되는 계면활성제를 포함하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이 사건 제1항 정정발명과 차이가 있다.

(3) 이 사건 제1항 정정발명의 기술적 과제는 동결건조한 인간 또는 인간화 단클론성 IgG 항체를 동결, 해동, 저장, 재구성(물 등의 용매에 녹이는 것을 의미한다) 등 모든 과정에서 안정화시키는 것인데, 선행발명 1은 당과 아미노산을 사용하여 동결건조 항체 제제의 저장에 따른 가용성 항체의 응집을 최소화한 것으로서 여기에 이 사건 제1항 정정발명이 사용한 계면활성제를 추가한다거나 재구성 시 탁도(혼탁한 정도를 의미한다)를 개선해야 한다는 암시나 동기가 명시적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4) 그러나 이 사건 제1항 정정발명의 우선일 전에도 FDA(미국 식품의약국) 허가를 얻기 위해서는 용액의 불투명도 등 제품의 외관, 동결건조 제제의 재구성 이후의 가시적 입자에 대하여 보고하여야 하고 동결건조 제품의 재구성 후의 안정성이 입증되어야 하는 등 재구성 후의 탁도 개선은 항체를 포함한 동결건조 단백질 제제의 안정화 분야의 기본적 과제로 볼 수 있다.

(5) 그리고 항체를 포함한 단백질 제제의 안정화에 관한 교과서의 역할을 하는 문헌인 선행발명 2와 4는 단백질 제제의 안정화제로 사용할 수 있는 대표적인 물질로 당, 아미노산, 계면활성제, 지방산을 거론하면서 그 작용 및 기능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는데, 그중 계면활성제에 대하여는 ‘단백질은 계면에서 변성되는 경향이 있고, 공기/액체 등의 계면에서 단층이 형성되어 3차 구조의 비가역적인 풀림으로 인하여 재용해되지 않게 되므로 단백질 용액을 흔들 경우 탁도가 증가하는데, 이러한 계면에서의 변성을 막기 위하여 폴리소르베이트 등의 계면활성제를 사용하였다’는 취지로 기재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선행발명 2는 단백질 동결건조제의 재구성을 위하여 계면활성제인 폴리소르베이트 사용의 필요성까지 명시하고 있다. 따라서 통상의 기술자가 항체를 포함한 단백질 동결건조 제제의 재구성 후의 탁도 개선이라는 과제의 해결을 위하여 선행발명 2 또는 4를 참조하여 선행발명 1의 당과 아미노산에 폴리소르베이트 등의 계면활성제를 안정화제로 첨가하는 것은 용이하다고 볼 수 있다.

(6) 선행발명 1에 ‘저장에 따른 가용성 항체의 응집을 최소화’하였다고 기재되어 있는데, 가용성 응집을 억제함으로써 재구성 후의 탁도 상승의 원인이 되는 비가용성 응집도 억제할 수 있으므로 결과적으로 가용성 응집의 억제를 통하여 재구성 후의 탁도도 개선이 가능하다고 볼 수 있는 측면이 있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단백질의 공기/액체 등의 계면에서의 변성도 비가용성 응집의 요인이 될 수 있고 가용성 응집물과 비가용성 응집물의 형성기전이 다를 수 있다는 취지의 선행문헌들도 존재하는 등 비가용성 응집물이 가용성 응집물로부터만 생성되는 것은 아니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선행발명 1은 가용성 응집물의 응집을 최소화한 것에 불과하므로 선행발명 1의 위 기재가 재구성 후의 탁도에 영향을 미치는 비가용성 응집물의 억제를 위한 추가의 안정화제를 첨가할 시도를 단념시킬 정도라고 할 수도 없다.

(7) 앞서 본 바와 같이 선행발명 2 또는 4에 계면활성제의 단백질 안정화 기전 및 역할이 명확히 개시되어 있고, 이 사건 제1항 정정발명의 우선일 이전에 이미 계면활성제가 항체를 포함한 단백질 안정화제로 사용된 선행발명들이 다수 있었던 점까지 고려하면, 일부 선행문헌의 내용을 부분적으로만 이해하거나 지나치게 일반화하여 단백질 안정화 제제에 있어서 계면활성제를 사용하는 것에 대한 부정적 교시가 있다고 볼 수는 없다.

(8) 또한 이 사건 제1항 정정발명이 선행발명 1과 선행발명 2, 4의 결합으로부터 예측되는 효과를 넘어서는 현저한 효과를 낸다고 보기도 어렵다.

(9) 그렇다면 이 사건 제1항 정정발명의 우선일 당시의 기술수준, 기술상식, 항체를 포함한 동결건조 단백질 제제의 안정화 분야의 기본적 과제 등에 비추어 볼 때 통상의 기술자가 용이하게 선행발명 1에 선행발명 2 또는 4를 결합하여 이 사건 제1항 정정발명에 이를 수 있으므로 이 사건 제1항 정정발명의 진보성이 부정된다고 보아야 한다.

나. 그리고 이 사건 제1항 정정발명의 진보성이 부정되는 이상, 그 기술적 특징을 그대로 포함하거나 거기에 일부 구성요소를 부가·한정하고 있는 이 사건 제2항, 제3항, 제8항 내지 제11항 정정발명의 진보성이 당연히 긍정된다고 할 수는 없고, 그 부가·한정된 구성요소를 포함하여 진보성 여부를 심리·판단해 보아야 한다.

다. 그럼에도 원심은 단백질 안정화 제제로서 계면활성제를 사용하는 것에 대한 부정적 교시가 기재된 문헌이 다수 존재한다는 등의 이유로 이 사건 제1항 정정발명의 진보성이 부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이를 전제로 하여 이 사건 제2항, 제3항, 제8항 내지 제11항 정정발명의 진보성도 부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발명의 진보성 판단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론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권순일(재판장) 이기택 박정화(주심) 김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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