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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5. 11. 27. 선고 2013후3326 판결
[등록무효(특)][미간행]
판시사항

[1] 발명의 진보성이 부정되는지 판단하는 방법

[2] 청구범위에 기재된 청구항이 복수의 구성요소로 되어 있는 경우, 발명의 진보성을 판단하는 방법 / 여러 선행 기술문헌을 인용하여 발명의 진보성이 부정된다고 하기 위한 요건

참조판례
원고, 피상고인

조인셋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특허법인 다래 담당변리사 구욱서 외 5인)

피고, 상고인

고어 엔터프라이즈 홀딩즈, 인코포레이티드 (소송대리인 변호사 원유석 외 6인)

주문

원심판결 중 (특허등록번호 생략) 특허의 청구범위 제17항 내지 제22항, 제24항, 제27항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특허법원에 환송한다. 나머지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들의 기재는 상고이유서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이 사건 제12항 내지 제16항, 제23항, 제25항, 제26항, 제28항 발명에 대하여

가. 특허발명의 보호범위는 청구범위에 기재된 사항에 의하여 정하여지는 것이 원칙이므로, 청구범위의 기재만으로 기술적 범위가 명백한 경우에는 명세서의 다른 기재에 의하여 청구범위의 기재를 제한 해석할 수 없다. 다만 그 기재만으로 특허발명의 기술적 구성을 알 수 없거나 알 수는 있더라도 기술적 범위를 확정할 수 없는 경우에는 명세서의 다른 기재에 의하여 보충을 할 수 있으나, 그 경우에도 명세서의 다른 기재에 의하여 청구범위의 기재를 확장 해석하는 것은 허용되지 아니한다( 대법원 2012. 3. 29. 선고 2010후2605 판결 참조).

나. 원심은, 명칭을 ‘표면 실장 기술 호환 EMI(Electro Magnetic Interference, 전자기 간섭) 개스킷 및 그라운드 트레이스 상에 EMI 개스킷을 장착하는 방법’으로 하는 이 사건 특허발명(특허등록번호 생략)의 청구범위 제12항(이하 청구항 별로 ‘이 사건 제○항 발명’과 같은 방식으로 부른다)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원심판시 비교대상발명 1 또는 2에 의하여 그 진보성이 부정된다고 판단한 다음 그 종속항 발명인 이 사건 제13항 내지 제16항, 제23항, 제25항, 제26항, 제28항 발명 역시 그 진보성이 부정된다고 판단하였다.

(1) 이 사건 제12항 발명의 ‘EMI 개스킷’은 해당 기술분야에서 위 용어의 일반적인 의미와 이 사건 특허발명의 명세서의 전체적인 기재를 참작하여 보았을 때, 일반적인 EMI 개스킷의 기능과 마찬가지로 전기 전도성 실드를 전기적으로 접촉시키는 전기 접촉 단자로서의 기능과 전자 장치의 접합면의 틈으로 전자기파가 누설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전자기 차폐 기능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것일 뿐, EMI 실드와 밀착면을 형성하여 접촉할 수 있을 정도의 탄성과 유연성을 가진 것으로 제한하여 해석할 수는 없다.

(2) 또한 이 사건 제12항 발명의 ‘EMI 개스킷 어셈블리’는 이 사건 특허발명의 명세서의 전체적인 기재를 참작하여 보았을 때, 다른 추가 구성요소 없이 EMI 개스킷으로만 이루어진 경우도 포함하고 있다고 해석된다.

(3) 이러한 해석에 기초하여 대비하면, 이 사건 제12항 발명의 EMI 개스킷 어셈블리와 비교대상발명 1의 접촉단자 및 비교대상발명 2의 부착수단은 모두 전기 접촉 단자로서의 기능과 전자기 차폐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실질적으로 동일하고, 이밖에 이 사건 제12항 발명의 나머지 구성들은 모두 비교대상발명 1 또는 2에 개시되어 있거나 이로부터 용이하게 도출할 수 있는 것들이다.

(4) 나아가 이 사건 제12항 발명의 EMI 개스킷 어셈블리의 의미가 위와 같이 해석되는 한 위 구성에 의하여는 비교대상발명 1 또는 2에 비하여 고주파에서 차폐 효율이 개선되는 효과가 발생하지는 아니한다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제12항 발명의 효과는 비교대상발명 1 또는 2로부터 예측할 수 있는 정도로서, 현저하지 아니하다.

다. 앞서 본 법리에 따라 기록을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다. 거기에 청구범위 해석과 진보성 판단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거나 판단을 누락하는 등의 사유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다.

2. 이 사건 제17항 내지 제22항, 제24항, 제27항 발명에 대하여

가. 어떤 발명의 진보성이 부정되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선행기술의 범위와 내용, 진보성 판단의 대상이 된 발명과 선행기술의 차이 및 그 발명이 속하는 기술분야에서 통상의 지식을 가진 사람(이하 ‘통상의 기술자’라고 한다)의 기술수준 등에 비추어 진보성 판단의 대상이 된 발명이 선행기술과 차이가 있음에도 그러한 차이를 극복하고 선행기술로부터 그 발명을 용이하게 도출할 수 있는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그런데 이 경우 진보성 판단의 대상이 된 발명의 명세서에 개시되어 있는 기술을 알고 있음을 전제로 하여 사후적으로 통상의 기술자가 그 발명을 용이하게 발명할 수 있는지를 판단하여서는 아니 된다 .

또한 청구범위에 기재된 청구항이 복수의 구성요소로 되어 있는 경우에는 각 구성요소가 유기적으로 결합된 전체로서의 기술사상이 진보성 판단의 대상이 되는 것이지 각 구성요소가 독립하여 진보성 판단의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므로, 그 발명의 진보성을 판단할 때에는 청구항에 기재된 복수의 구성을 분해한 후 각각 분해된 개별 구성요소들이 공지된 것인지만을 따져서는 안 되고, 특유의 과제 해결원리에 기초하여 유기적으로 결합된 전체로서의 구성의 곤란성을 따져 보아야 하며, 이 때 결합된 전체 구성으로서의 발명이 갖는 특유한 효과도 함께 고려하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여러 선행기술문헌을 인용하여 발명의 진보성이 부정된다고 하기 위해서는 그 인용되는 기술을 조합 또는 결합하면 해당 발명에 이를 수 있다는 암시·동기 등이 선행기술문헌에 제시되어 있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해당 발명의 출원 당시의 기술수준, 기술상식, 해당 기술분야의 기본적 과제, 발전경향, 해당 업계의 요구 등에 비추어 보아 통상의 기술자가 용이하게 그와 같은 결합에 이를 수 있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경우이어야 한다 ( 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4다42110 판결 참조).

나. 위 법리와 기록에 따라 살펴본다.

(1) 이 사건 제17항 발명은 이 사건 제12항 발명의 종속항으로서 ‘EMI 개스킷 어셈블리’가 전기 전도성 지지층을 더 포함하는 것으로 한정하고 있다. 그런데 이 사건 특허발명의 명세서의 전체적인 기재를 참작하여 보았을 때, 위 ‘전기 전도성 지지층’은 이 사건 특허발명의 해결과제인 EMI 개스킷 어셈블리를 SMT(Surface Mount Technology, 표면 실장 기술) 머신에 장착하여 PCB(Printed Circuit Board, 인쇄 회로 기판)에 효율적으로 부착하는 방법을 위한 구성요소, 즉 ① SMT 공정에서 유발될 수 있는 변형을 방지하기 위한 강성을 부여하고, ② 견고한 납땜이 가능하도록 하는 구성요소임을 알 수 있다.

(2) 반면 비교대상발명 2에는 이에 대응되는 구성요소가 나타나 있지 아니하다. 한편 원심판시 비교대상발명 4에는 ‘탄성 재료층인 제1층에 상당한 단단함을 부여하여 개스킷이 지지되지 않을 때 그 형상을 유지하도록 하는 금속층인 제2층’이 나타나 있기는 하다.

(3) 그런데 먼저 비교대상발명 4의 명세서 기재에 의하면, 위 발명은 SMT 공정과는 관련 없이 수동으로 장착되는 방식을 전제로 하여 넓은 EMI 수동 장착용 개스킷을 취급할 때 과도하게 휘어지지 않게 하는 기능을 수행하는 구성요소로서 제2층을 제시한 것임을 알 수 있다.

(4) 또한 비교대상발명 2의 명세서 기재에 의하면, ① 위 발명의 부착수단은 EMC(Electro Magnetic Compatibility, 전자기 적합성) 실드 측부의 스프링 힘을 버티면서 고정시키는 기능을 수행하는 구성요소이고, ② 위 발명은 탄성 재료로 만들어진 부착수단의 문제점을 SMT 공정에 적합한지의 관점이 아니라, 이미 SMT 공정으로 설치된 부착수단과 EMC 실드와의 잦은 부착 및 탈착의 측면에서 인식한 것임을 알 수 있다. 그러한 인식하에서는 설령 비교대상발명 4의 제2층을 비교대상발명 2의 부착수단에 채용한다고 하더라도 그 위치는 EMC 실드와 결합되는 부분, 즉 부착수단의 측면인 체결홈과 라운딩이 된다고 봄이 자연스럽다. 그러나 비교대상발명 2의 부착수단의 강도를 높이려고 할 경우, 부착수단 자체를 높은 강도의 재질로 바꾸는 손쉬운 방안 대신 굴곡이 형성된 곳에 별도의 지지층을 부가함으로써 구조를 복잡하게 만들고, 이로 인하여 제조비용도 높아지게 하며, 두 개 층 사이의 마모 정도의 차이로 인한 박리가능성까지 감수하여야 하는 방안을 채택하는 것은 기대하기 어렵다. 실제로 비교대상발명 2의 명세서에서도 부착수단을 탄성 재료로 만들 경우 생기는 위와 같은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EMC 실드의 측벽과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탄성이 없는 재료로 부착수단을 만듦으로써 그 강도를 높이는 다른 실시 예를 제시하고 있다.

(5) 결국 위와 같은 비교대상발명 2, 4의 명세서 기재에 근거하여서는, ① 비교대상발명 2의 부착수단에 비교대상발명 4의 제2층을 결합하면 이 사건 제17항 발명에 따른 ‘전기 전도성 지지층을 더 포함하는 EMI 개스킷 어셈블리’에 이를 수 있다는 암시·동기 등이 제시되어 있다거나, ② 이 사건 특허발명의 출원 당시의 기술수준, 기술상식, 해당 기술분야의 기본적 과제, 발전경향, 해당 업계의 요구 등에 비추어 보아 통상의 기술자가 EMI 개스킷 어셈블리를 SMT 머신에 장착하여 PCB에 부착하기 위한 기능을 효율적으로 달성하기 위하여 용이하게 위와 같은 결합에 이를 수 있다고 인정할 수 없다. 또한 기록상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뚜렷한 사정도 발견되지 아니한다.

(6) 그렇다면 이 사건 특허발명의 명세서에 개시된 발명의 내용을 이미 알고 있음을 전제로 하여 사후적으로 판단하지 아니하는 한, 통상의 기술자가 비교대상발명 2, 4로부터 이 사건 제17항 발명의 한정 구성을 용이하게 도출할 수 없다고 할 것인데, 그러한 사후적 판단은 앞에서 본 것처럼 허용되지 아니한다. 따라서 이 사건 제17항 발명은 비교대상발명 2, 4에 의하여 진보성이 부정된다고 할 수 없다. 그리고 이 사건 제17항 발명의 진보성이 부정되지 아니하는 이상, 이 사건 제17항 발명을 인용하는 종속항인 이 사건 제18항 내지 제22항, 제24항, 제27항 발명 역시 진보성이 부정된다고 할 수 없다.

(7) 그런데도 원심은 ‘비교대상발명 2의 부착수단이 탄성을 가진 재료로 만들어질 경우 여기에 단단함을 부여하기 위해 비교대상발명 4에 개시된 전기 전도성 지지층을 부착하는 정도는 통상의 기술자가 부착수단에 요구되는 강성의 정도에 따라 통상의 창작능력을 발휘하여 어렵지 않게 생각해 낼 수 있고, 전기 전도성 개스킷 재료에 대한 지지층 부착의 필요성 유무는 SMT 공정의 적용 여부와는 별개의 문제’라고 보아 이 사건 제17항 발명은 비교대상발명 2, 4에 의하여 그 진보성이 부정된다고 판단하였다. 또한 이러한 판단을 전제로 하여 그 종속항인 이 사건 제18항 내지 제22항, 제24항, 제27항 발명 역시 그 진보성이 부정된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진보성 판단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이 사건 제17항 내지 제22항, 제24항, 제27항 발명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나머지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상훈(재판장) 김창석 조희대(주심) 박상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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