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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8.4.24.선고 2006다72734 판결
보험금등
사건

2006다72734 보험금 등

원고,상고인

1. 김ITE ( )

2. 최 ( )

3. 최 ( )

원고들 주소 고양시

원고들 소송대리인 변호사 박

피고,피상고인

주식회사

서울

대표이사 신

소송대리인 변호사 현.

원심판결

서울고등법원 2006. 9. 27. 선고 2005나89287 판결

판결선고

2008. 4. 24 .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

1.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채용증거들을 종합하여 원고들과 피고가 판시와 같은 내용의 각 보험계약을 체결한 사실, 위 각 보험계약 약관에 의하면, ' 재해 ' 란 우발적인 외래의 사고 ( 다만, 질병 또는 체질적 요인이 있는 자로서 경미한 외부요인에 의하여 발병하거나 또는 그 증상이 더욱 악화되었을 때에는 그 경미한 외부요인은 우발적인 외래의 사고로 보지 아니한다 ) 로서 약관상 재해분류표에 명시하고 있는 사고를 의미한다고 규정 ( 이하 ' 이 사건 보험약관 ' 이라 한다 ) 되어 있는 사실 , 망 최 ( 이하 ' 망인 ' 이라 한다 ) 은 2004. 5. 6. ( 목요일 ) 07 : 30경 술에 취한 상태에서 고양시 E HIT 소재 IT 보석사우나에 들어갔는데, 같은 날 10 : 30경 위 사우나 불가마실 ( 실내 온도 약 74℃ ) 바닥에서 쓰러진 상태로 발견되었고 , 같은 날 11 : 35경 같은 동 ITEM 소재 병원으로 후송되었으나 위 병원에 도착하기 전 이미 사망한 사실, 위 병원에서 망인의 시신을 검안한 의사는 망인의 사망 종류를 ' 기타 및 불상 ' 으로, 직접사인 및 선행사인을 모두 ' 미상 ' 으로 기재하여 사체 검안서를 작성한 사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서 망인의 시신에 대한 부검이 이루어졌으나 사인으로 단정할 만한 특별한 손상이나 질병, 중독의 소견은 발견되지 않았고, 이에 위 부검을 담당한 감정의는 해부학적인 사인은 불명이나, 다만 망인의 관상동맥에 국소적인 심근 내 주행이상 등 심장병변이 발견되고, 이러한 심장병변이 치명적인 정도는 아니지만 부정맥 등을 초래하여 급사에 이르는 경우가 있을 수 있음을 근거로 급성심장사 ( 심장성 돌연사, Sudden Cardiac Death : 해부학적인 심장의 병변 유무와 관계 없이 사망시간이나 양상을 전혀 예상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에서 급성 증상이 발생하여 1시간 내에 의식소실과 함께 외부 원인이 없이 심장의 이상으로 사망한 경우 ) 의 가능성이 추정된다는 내용의 부검감정서를 작성하였으며, 한편 위 부검 당시 망인의 혈중알콜농도는 0. 24 % 로 밝혀진 사실 등을 인정하였다 .

나아가, 원심은, 망인이 이 사건 보험약관 소정의 재해 즉 우발적인 외래의 사고로 인하여 사망하였다는 원고들의 주장을, 원고들 주장의 우발적인 외래의 사고와 망인의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에 대하여는 보험금청구자인 원고들에게 그 입증책임이 있는데 , 망인의 혈중알콜농도가 부검 당시 0. 24 % 였고, 위 사우나 불가마실의 실내 온도가 74℃ 정도에 달하였던 점, 술을 마신 채 사우나 또는 찜질방에 간 이용객이 사망하는 사고가 여러 차례 발생한 사실이 인정되는 점, 알콜 섭취시 심근수축이 감소되고 말초혈관 이 확장되는 현상이 나타나며, 과도한 음주는 심근증, 부정맥 등의 원인이 되고 심근경 색이나 심부전 증세를 야기할 수 있는 점, 사우나 목욕이 여러 가지 급성적, 일시적 심혈관 변화나 호르몬 변화를 일으킬 수 있고, 사우나 도중 알콜을 섭취하면 저혈압이나 부정맥, 갑작스런 사망의 위험이 증가할 수 있는 점 등의 사정들만으로는 망인이 주취상태에서 위 사우나 불가마실에 간 외부요인과 망인의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며, 오히려 판시 증거들에 의하면, 급성심장사가 관상동맥질환 등 심장질환에 기인하는 경우가 많은 사실, 망인처럼 관상동맥이 심근내로 주행하면 심장이 수축할 때 내경이 좁아지거나 폐쇄되어 급사의 원인이 될 수 있는 사실, 망인의 사망과 같이 해부학적 사인은 불명이나 관상동맥의 주행이상 등에 의한 급성심장사의 가능성이 추정되는 경우를 내인성 급사라고 하는데 , 이러한 내인성 급사는 수면이나 휴식과 같은 안정시보다 어떠한 자극이 가해졌을 때보다 빈번히 일어나므로 이러한 자극을 사인 ( 死因 ) 과 대비하여 유인 ( 誘因 ) 이라고 하며 , 망인이 만취 상태에서 사우나 불가마실에 들어간 행위 역시 급성심장사의 유인으로 작용하였을 가능성은 있으나 이를 사인으로 보기는 어려운 사실 등이 인정된다는 이유로 배척하였다 .

2. 그러나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

민사분쟁에 있어서의 인과관계는 의학적 · 자연과학적 인과관계가 아니라 사회적 · 법적 인과관계이므로, 그 인과관계가 반드시 의학적 · 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입증되어야 하는 것은 아닌바 ( 대법원 2002. 10. 11. 선고 2002다564 판결 등 참조 ), 이 사건과 같이 망인이 이 사건 보험약관 소정의 ' 우발적인 외래의 사고 ' 로 인하여 사망하였는지를 판단함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

한편, 이 사건 보험약관 소정의 ' 외래의 사고 ' 란 사망의 원인이 피보험자의 신체적 결함 즉 질병이나 체질적 요인 등에 기인한 것이 아닌 외부적 요인에 의해 초래된 모든 것을 의미하고 ( 대법원 1998. 10. 13. 선고 98다28114 판결 참조 ), ' 다만, 질병 또는 체질적 요인이 있는 자로서 경미한 외부요인에 의하여 발병하거나 또는 그 증상이 더욱 악화되었을 때에는 그 경미한 외부요인은 우발적인 외래의 사고로 보지 아니한다 ' 는 부분은 질병 또는 체질적 요인이 직접적이고 중요한 사망원인인 경우에 경미한 외부적 요인이 이에 가공하였다고 하더라도 사망의 직접적 원인이 질병 또는 체질적 요인에 있는 이상 이를 보험약관상 ' 외래의 사고 ' 에서 제외한다는 취지이므로, 사망에 가공한 외적 요인이 중대하거나 직접적인 것으로 판단되는 경우에는 망인에게 질병 또는 체질적 요인이 있었다 하더라도 ' 외래의 사고 ' 에 해당한다 ( 대법원 1994. 12. 27. 선고 193다29396 판결 참조 ) .

이러한 법리들에 비추어 기록을 살펴보면, 망인은 전날 밤부터 아침까지 술을 마신 상태에서 ( 혈중알콜농도 0. 24 % ) 휴식을 취하기 위하여 위 사우나에 들어갔는데, 그로부터 약 3시간 정도 후 실내온도가 약 74℃에 이르는 위 사우나 불가마실에서 사망한 채로 발견된 사실, 음주 후 사우나나 불가마에 방치될 경우 혈관의 과도한 확장에 의한 저혈압 및 부정맥의 위험성 및 그로 인한 급사의 위험성이 증가하고, 심혈관질환이 없는 사람의 경우에도 급사가능성이 있는 사실, 일반적으로 ' 심근 내 주행이상 ' 은 관상동 맥조영술 시행환자의 5 % 가량에서 흔하게 관찰되는데 비하여 실제 심장이상을 일으키는 빈도는 낮기 때문에 다른 이상 소견이 없는 경우 치료대상이 되지 않는 사실, 망인이 생전에 심혈관질환으로 치료받은 적도 없는 사실, 망인에게서 ' 심근 내 주행이상 ' 이라는 질환이 발견되기는 하였으나 치명적인 정도는 아니어서 이를 사인 ( 死因 ) 으로 단정할 수 없는 사실 등을 알 수 있고, 사정이 이러하다면 망인은 주취상태에서 고온의 폐쇄된 불가마실에서 잠을 자다가 주취상태 및 불가마실 내부의 고온으로 인하여 그 혈관이 과도하게 확장된 끝에 저혈압 또는 부정맥이 야기되어 급사하였다고 추단할 수 있으므로, 가사 망인의 기왕의 질환인 ' 심근 내 주행이상 ' 이 망인의 사망에 기여하였다 . 하더라도 직접적이고 중요한 사망원인은 망인이 주취상태에서 고온의 폐쇄된 불가마실에서 잠을 잤다는 외부적 요인이라고 봄이 상당하고, 망인이 주취상태에서 고온의 폐쇄된 불가마실에 들어가 잠을 잤다는 사정이 의학적으로는 사인 ( 死因 ) 이 아닌 유인 ( 誘 因 ) 에 불과하다고 하여 이와 달리 볼 수는 없다 .

그렇다면, 망인은 이 사건 보험약관 소정의 ' 우발적인 외래의 사고 ' 로 인하여 사망하였다고 보아야 하는데도, 원심은 이와 달리 판시와 같은 이유로 망인이 우발적인 외래의 사고로 인하여 사망하였다고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민사분쟁에 있어서의 상당인과관계 내지 이 사건 보험약관 소정의 ' 외래의 사고 ' 에 관한 법리 등을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고,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 · 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 대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

대법관

재판장 대법관 이홍훈 -

주 심 대법관 김영란

대법관김황식

대법관안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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