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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지방법원 2004.8.19.선고 2004구합626 판결
국가유공자등록거부처분취소
사건

2004구합626 국가유공자등록거부처분취소

원고

A

피고

광주지방보훈청장

변론종결

2004. 7. 15.

판결선고

2004. 8. 19.

주문

1. 피고가 2003. 9. 19. 원고에 대하여 한 국가유공자유족비대상결정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의 남편인 소외 망 B(이하 '망인'이라 한다)은 전라남도 나주교육청 산하 C중학교 교사로 근무하던 중 2001. 7. 18. D병원에서 주요우울장애로 진단받고 정신과적 치료를 받아오다가 2001. 9. 24. 02:10경 광주 남구 E아파트 102동 1901호에서 지상으로 투신하여 자살하였다.

나. 원고는 2003. 7. 15. 망인이 국가유공자등예우및지원에관한법률(이하 '법'이라고만 한다) 제4조 제1항 제11호 소정의 순직공무원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국가유공자유족 등록신청을 하였으나, 피고는 2003. 9. 19. 망인의 사망은 자의에 의한 투신자살로서 법 제4조 제5항 제4호 소정의 자해행위로 인한 사망에 해당되고, 법의 제정목적 및 예우의 기본이념에도 배치된다는 이유로 보훈심사위원회의 심의 의결을 거쳐 국가유공자 유족비대상결정(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고 한다)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없는 사실, 갑 1호증의 1 내지 3, 을 1호증의 각 기재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망인은 교사로서 공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받은 정신적 스트레스로 인하여 우울증이 발병, 악화되었고 악화된 우울증으로 말미암아 결국 자살에 이르게 되었는바, 망인의 자살은 정신병적인 증상이 발현되어 정상적인 인식 능력이나 행위선택능력 또는 정신적인 억제력이 현저히 저하된 상태에서 비롯된 것으로서 공무상 사망에 해당할 뿐만 아니라 망인의 정상적이고 자유로운 의지에 기한 자해행위가 아니어서 법 소정의 ‘자해행위로 인한 사망'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나. 관계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다. 인정사실

(1) 망인은 F생으로서 1974. 9. 1. G고등공민학교 교사로 채용된 후 2000. 3. 1.부터 C중학교 도덕과 교사로 근무하여 왔는데, 위 C중학교에는 각 학년에 1학급씩 모두 3학급이 편성되어 있고, 교장 1명, 교사 9명 등의 교직원이 90여 명의 학생들을 교육하고 있었으며, 망인은 2001. 3.부터 위 중학교의 교무부장 및 연구부장을 겸임하는 외에 공석 중인 교감의 업무를 대행하면서 담당 과목인 도덕 과목의 수업뿐만 아니라, 안전교 육·인성교육 · 통일교육 · 부진아 지도 · 학교운영위원회 관리 등의 업무를 총괄하였다.

(2) H가 2001. 3. 1. 위 C중학교의 교장으로 부임하였는데, 위 H는 종전부터 위 학교에서 실시하여 오던 행사인 '나의 주장 발표하기'를 '나의 소개 발표하기'로 변경하고, 교지와 학교신문을 폐지하도록 하였으며, 교사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나의 생각키우기'라는 과제풀이 행사를 시행하도록 하였고, 이미 계획·준비 중이던 학교축제 및 체육대회를 갑자기 취소하고 광주·이천 도자기 축제 견학을 하도록 지시하는 등 연간 교육계획서를 무시하고 교사 및 학교운영위원회와 협의를 거치지 아니한 채 즉흥적으로 학사 일정을 변경하였으며, 그에 따라 망인은 위와 같이 변경된 행사에 대한 계획 수립 및 그 시행을 위한 업무를 수행함으로써 그 업무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였다.

(3) 또한 위 H는 식목일 행사, 체육행사 등 학교행사가 있을 때마다 망인에게 그 준비를 독촉하면서 망인의 업무수행이 자신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에는 수시로 다른 교사들이 있는 자리에서 망인이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취지의 말을 하였으며, 2001. 4.경에는 학교 환경정리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망인에게 전교에 게시된 액자를 모두 떼어 다시 걸도록 지시하기도 하였다.

(4) 그밖에 위 H는 교감 승진을 앞두고 근무평정에 대하여 민감한 상태에 있던 망인에게 ‘교무부장이라고 해서 근무평정을 잘 주는 것이 아니다'라는 말을 하면서 동료 교사들과의 경쟁을 부추기는 한편, 다른 교직원들이 있는 자리에서 수시로 '교무부장이 점수도 안되면서 점수에 욕심을 부린다, 부장이든지 아니든지 상관없이 누구든지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에게 점수를 준다'는 등의 근무평정과 관련한 발언을 하였고 공공연히 경험이 없는 사람을 교무부장으로 앉혀 놓으니 학교 일이 제대로 안 돌아간다', '교 무부장이 정신이 나갔어'라는 등의 모욕적인 발언을 하곤 하였다.

(5) 한편 위 H는 방과 후 학교를 관리하고, 하교시간 이후 학생들을 지도하여야 한다는 이유로 망인에게 학교장 관사에서 자신과 함께 숙식하도록 지시하였으며, 이에 따라 망인은 2001. 4. 중순경부터 위 H와 같이 학교장 관사에서 생활하다가, 개인적인 사생활을 제대로 갖지 못하고 위 H와의 불편한 관계가 지속되는 데 따른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하고, 같은 해 6. 말경 위 관사를 나오게 되었다.

(6) 망인은 위와 같이 위 H가 부임한 이후 계속적으로 망인에게 무리한 업무를 독촉하고 과도하게 책임을 추궁하거나 질책을 하면서 모욕적인 비방 발언을 서슴지 않는 상황에서 위 H의 지시로 학교장 관사에서 위 H와 함께 생활하게 되자 점차 말수가 줄고 불안해하는 모습을 자주 보이다가, 2001. 6. 4. 에 불면, 대인기피, 식욕 및 의욕 저하, 불안, 초조, 두통 등의 증상을 호소하며 의원에서 진찰을 받은 결과 불안장애, 우울장애의 진단을 받았으며, 같은 해 7. 18.에는 D병원에서 우울증의 진단을 받고, 그 무렵부터 사망 당시까지 우울증치료를 계속적으로 받아 왔는데, 위 치료 과정에서 담당 의사에게 ‘교장과의 관계가 원만하지 못하다. 업무량이 많아 부담스럽다. 학교에 출근하는 게 두렵다. 불안하고 주변 사람들의 눈치가 보인다.'는 등의 말을 하였다.

(7) 망인의 사망 직전인 2001. 9. 22.(토요일)에 위 중학교에서 면민한마음체육대회가 있었는데, 망인은 위 행사준비과정에서 교장의 무리한 업무지시로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고, 행사 당일 오후 늦게까지 학교에 남아서 학교경비 및 청소업무 등을 수행하였으며 그후 망인은 같은 해 9. 24. 02:10경 유서를 남기지 않은 채 투신하여 자살하였다. (8) 우울증의 발병원인은 크게 뇌신경호르몬의 이상과 같은 생물학적 요인, 가족력 등의 유전적인 요인, 외적인 스트레스 등의 심리·사회적 요인 등으로 나눌 수 있고, 우울증의 일반적인 증상은 우울감, 흥미 상실, 체중 감소, 수면 장애, 죄책감, 초조 등이며, 우울증은 가장 흔한 정신장애로 대개 초기에 자살의 위험도가 높고 그 위험율은 15%에 이른다고 알려져 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4 내지 15, 16호증의 1, 2, 갑 17 내지 20, 24, 27 내지 29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라. 판단

법 제4조 제5항 제4호가 자해행위로 인한 사망의 경우 순직공무원의 범위에서 제외하고 있는 취지는, 자살자가 정상적인 의사능력과 자유의지를 가진 상태에서 자살의 의미와 결과를 인식하고 하는 자해행위는 그 사망이라는 결과가 직무수행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으로 직무 수행을 회피하고자 하는 의식 하에서 이루어진 것이어서 법이 국가유공자를 인정하고 보상하는 취지와 배치되기 때문이라고 할 것이고, 따라서 자살자가 자해행위 당시 정상적인의 사능력이나 자유의지가 결여된 경우에는 법 제4조 제5항 제4호의 자해행위로 인한 사망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살피건대, 위 인정사실에다가 망인에게 우울증의 기왕력이 없었던 점, 망인에게 우울증이 발생할 만한 다른 원인이나 자살을 할 만한 다른 이유가 있었음을 인정할 아무런 자료가 없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망인은 사망 당시까지 약 27년간 정상적인 교사생활을 하여오다가 2001. 3. 1. H가 위 C중학교 교장으로 부임한 이래 잦은 학사일정 변경과 그에 따른 업무과중, 학교행사와 관련한 추궁과 질책, 근무평정에 대한 불안감, 잦은 모욕적인 발언 등으로 인하여 심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은 나머지 우울증이 발병하였고, 우울증의 정신병적 증상이 발현되어 자살충동을 이기지 못한 채 망인이 자살에 이르렀다고 추단함이 상당하다 할 것이다.

따라서 망인의 사망은 공무상의 질병의 발현에 기한 것으로서 공무와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 할 것이고, 망인의 자살은 망인의 정상적이고 자유로운 의지의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서 법 제4조 제5항 제4호 소정의 자해행위로 인한 사망'에 해당되지 아니하여 결국 망인은 법 제4조 제1항 11호 소정의 순직 공무원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므로, 이와 달리 망인의 사망이 '자해 행위'로 인한 것으로 보아 원고가 국가유공자유족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결정한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할 것이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한다.

판사

재판장판사김용일

판사정희영

판사박사랑

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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