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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2. 10. 8. 선고 2002도123 판결
[통신비밀보호법위반][집50(2)형,736;공2002.12.1.(167),2770]
판시사항

제3자가 전화통화자 중 일방만의 동의를 얻어 통화내용을 녹음한 경우, 통신비밀보호법 제3조 제1항 소정의 전기통신감청에 해당하는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구 통신비밀보호법(2001. 12. 29. 법률 제654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에서는 그 규율의 대상을 통신과 대화로 분류하고 그 중 통신을 다시 우편물과 전기통신으로 나눈 다음, 동법 제2조 제3호 로 '전기통신'이라 함은 유선·무선·광선 및 기타의 전자적 방식에 의하여 모든 종류의 음향·문언·부호 또는 영상을 송신하거나 수신하는 것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전화통화가 위 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전기통신에 해당함은 전화통화의 성질 및 위 규정 내용에 비추어 명백하므로 이를 동법 제3조 제1항 소정의 '타인간의 대화'에 포함시킬 수는 없고, 나아가, 동법 제2조 제7호 가 규정한 '전기통신의 감청'은 그 전호의 '우편물의 검열' 규정과 아울러 고찰할 때 제3자가 전기통신의 당사자인 송신인과 수신인의 동의를 받지 아니하고 같은 호 소정의 각 행위를 하는 것만을 말한다고 풀이함이 상당하다고 할 것이므로, 전기통신에 해당하는 전화통화 당사자의 일방이 상대방 모르게 통화내용을 녹음(위 법에는 '채록'이라고 규정한다)하는 것은 여기의 감청에 해당하지 아니하지만(따라서 전화통화 당사자의 일방이 상대방 몰래 통화내용을 녹음하더라도, 대화 당사자 일방이 상대방 모르게 그 대화내용을 녹음한 경우와 마찬가지로 동법 제3조 제1항 위반이 되지 아니한다), 제3자의 경우는 설령 전화통화 당사자 일방의 동의를 받고 그 통화내용을 녹음하였다 하더라도 그 상대방의 동의가 없었던 이상, 사생활 및 통신의 불가침을 국민의 기본권의 하나로 선언하고 있는 헌법규정과 통신비밀의 보호와 통신의 자유신장을 목적으로 제정된 통신비밀보호법의 취지에 비추어 이는 동법 제3조 제1항 위반이 된다고 해석하여야 할 것이다(이 점은 제3자가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간의 대화를 녹음한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피고인

피고인

상고인

검사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지방법원 본원 합의부로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심의 판단

원심은, 피고인은 1999. 6. 18. 11:00경 천안시 목천면 신계리 422 소재 동우아파트 상가내 피고인이 경영하는 이용원에서 경쟁업체를 공중위생법위반죄로 고발하는 데 사용할 목적으로 공소외 원근영으로 하여금 같은 상가내 동우미용실 박순옥에게 전화를 걸어 "귓불을 뚫어 주느냐"는 용건으로 통화하게 한 다음 그 내용을 녹음함으로써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간의 대화를 녹음하였다는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개정 전의 통신비밀보호법(2001. 12. 29. 법률 제654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통신비밀보호법' 또는 '법'이라고 한다) 제3조 에서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간의 대화를 녹음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이유는 대화 당사자 사이에 대화의 비밀성을 보장하는 것이고, 대화자 일방이 상대방과의 대화를 상대방의 승낙 없이 녹음하는 경우에는 위 조문의 구성요건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점 등을 고려해보면 피고인이 일방 당사자의 동의를 받아 녹음한 이 사건 행위는 대화자 일방의 상대방 승낙 없는 녹음행위와 동일하다고 볼 것이라는 이유로 제1심이 선고한 무죄를 그대로 유지하였다.

2. 대법원의 판단

통신비밀보호법에서는 그 규율의 대상을 통신과 대화로 분류하고 그 중 통신을 다시 우편물과 전기통신으로 나눈 다음, 법 제2조 제3호 로 '전기통신'이라 함은 유선·무선·광선 및 기타의 전자적 방식에 의하여 모든 종류의 음향·문언·부호 또는 영상을 송신하거나 수신하는 것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전화통화가 위 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전기통신에 해당함은 전화통화의 성질 및 위 규정 내용에 비추어 명백하므로 이를 법 제3조 제1항 소정의 '타인간의 대화'에 포함시킬 수는 없고, 나아가, 법 제2조 제7호 가 규정한 '전기통신의 감청'은 그 전호의 '우편물의 검열' 규정과 아울러 고찰할 때 제3자가 전기통신의 당사자인 송신인과 수신인의 동의를 받지 아니하고 같은 호 소정의 각 행위를 하는 것만을 말한다고 풀이함이 상당하다고 할 것이므로, 전기통신에 해당하는 전화통화 당사자의 일방이 상대방 모르게 통화내용을 녹음(법에는 '채록'이라고 규정한다)하는 것은 여기의 감청에 해당하지 아니하지만(따라서 전화통화 당사자의 일방이 상대방 몰래 통화내용을 녹음하더라도, 대화 당사자 일방이 상대방 모르게 그 대화내용을 녹음한 경우와 마찬가지로 법 제3조 제1항 위반이 되지 아니한다), 제3자의 경우는 설령 전화통화 당사자 일방의 동의를 받고 그 통화내용을 녹음하였다 하더라도 그 상대방의 동의가 없었던 이상, 사생활 및 통신의 불가침을 국민의 기본권의 하나로 선언하고 있는 헌법규정과 통신비밀의 보호와 통신의 자유신장을 목적으로 제정된 통신비밀보호법의 취지에 비추어 이는 법 제3조 제1항 위반이 된다고 해석하여야 할 것이다(이 점은 제3자가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간의 대화를 녹음한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검사는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적시함에 있어 피고인이 공소외 원근영을 시켜 박순옥과 통화하게 한 다음 그 내용을 녹음하였다고 하여 전화통화의 감청사실을 기재한 후 이를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간의 대화를 녹음한 것이라고 하고 있기는 하나, 위 공소사실은 전체적으로 보아 피고인이 제3자로서 원근영과 박순옥간의 전기통신에 해당하는 전화통화를 감청한 사실을 기소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인바, 이러한 전화통화의 감청이 법 제3조 제1항 위반으로 되지 않기 위하여는 앞서 본 바와 같이 원칙적으로 양 당사자 모두의 동의가 있어야 할 것이고, 단지 일방 당사자의 동의를 받은 것만으로는 불법감청이 아니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이 사건 공소사실을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간의 대화의 녹음으로 받아들이고 통화 당사자 중 일방의 동의를 받아 녹음하였다는 이유로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으니, 이는 공소사실을 오해하고 법 제3조 제1항 의 해석을 그르쳐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고, 이 점을 지적하는 취지의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서성(재판장) 이용우 배기원(주심) 박재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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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대전지방법원 2001.12.13.선고 2001노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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