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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지방법원 2020.12.2. 선고 2020노3196 판결
영아살해,사체유기
사건

2020노3196 영아살해,사체유기

피고인

A

항소인

쌍방

검사

안창주(기소), 고려진(공판)

변호인

변호사 고봉민(국선)

판결선고

2020. 12. 2.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1년 6월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3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에게 8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한다.

피고인에게 5년간 아동관련기관의 운영, 취업, 사실상 노무제공의 금지를 명한다.

압수된 증 제2, 8, 9호를 각 몰수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

1)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영아살해의 점에 관하여)

피고인은 사건 당시 낙태의 의사만 있었을 뿐인데다가 피해자가 살아서 출생하였음을 인식하였는지 여부도 불분명하므로, 영아살해의 고의로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것이라 단정할 수 없음에도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였거나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 양형부당

가령 그렇지 않더라도, 원심의 형(징역 1년 6월, 아동관련기관 취업제한명령 5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나. 검사

원심의 위 형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2. 영아살해의 점에 관한 피고인의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가.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 특히 내사보고(카카오톡 대화 내용 첨부) 및 피고인의 수사기관에서의 각 진술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해자가 살아서 출생하였음을 명확히 인지하고 있었던 피고인이 피해자를 화장실 변기통에 방치함으로써 피해자로 하여금 사망에 이르게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1) 피고인은 피해자를 출산한 직후인 2020. 1. 29. 13:15:27부터 13:37:02까지 "나왔는데", "근데 아기가 살아있는 것 같아여", "방금 좀 움직였는데", "어떡하죠" "저기여 도와주세요ㅠ", "네 방금도 움직았는데", "살아있는 것 같아요", "움직였어요", "소리냈 어요...", "다시 (변기에) 넣었는데"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증거기록 85~87쪽)를 낙태약 판매 사이트 관계자에게 보냈다.

2) 피고인은 경찰 조사과정에서 출산한 아이의 크기 및 건강상태를 묻는 수사관의 질문에 "울지는 않았고, 입을 살짝 움직였던 것 같고 몸통이 움찔움찔 하긴 했습니 다."(증거기록 460쪽), "변기에서 꺼내는 과정에서 아기를 들어서 바닥에 내려놨는데, 이 과정에서 아이가 입과 몸을 움직이는 것을 본 것입니다. 울음소리는 기억이 안납니 다" (증거기록 463쪽)라고 진술하였다.

3) 또한 피고인은 검찰 조사과정에서 '피해자가 출생 직후 살아 있는 것을 알고 있었음에도 변기에서 꺼내 그대로 두었다가 다시 변기에 넣었다'는 취지(증거기록 664, 665쪽)로 진술하였다.

나. 사정이 이와 같다면, 피고인에게 영아인 피해자를 살해한다는 인식과 의사가 있었음을 넉넉히 인정할 수 있으므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조치는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되고, 거기에 피고인이 지적하는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3. 쌍방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살피건대, 사람의 생명은 어떤 경우에라도 포기할 수 없고 절대적으로 보호되어야 하는 가치이며 갓 태어난 아기의 생명 또한 예외가 될 수는 없고 친모의 양육 의지나 능력에 따라서 그 생사가 결정될 수 없다. 피고인은 갓 태어난 피해자를 보호하여야 할 보호자의 지위에 있으면서도 갓난아기인 피해자를 변기에 넣어 그대로 방치함으로써 사망에 이르게 하였을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그 사체를 유기하기까지 하였는바, 그 범행 내용에 비추어 죄질이 결코 가볍지 아니하다.

다만, 피고인은 범죄전력이 전혀 없는 초범으로 분만 직후 극도의 흥분상태에서 수치심과 가족 등으로부터 받게 될 책망 및 비난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하여 이 사건 범행에 이르게 되었는바, 범행 경위에 참작할 만한 사정이 엿보이고, 비록 영아살해의 고의를 다투고 있기는 하나 자신의 범행사실을 대체로 시인하면서 그 잘못을 깊이 뉘우치고 있는데다가, 이 사건 각 범행으로 인하여 현재 가장 고통 받을 사람은 결국 피고인 본인일 것으로 짐작되고 앞으로도 이 사건이 피고인에게 큰 상처로 남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비롯하여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경위와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요소를 종합하면, 원심의 형은 가볍다기보다는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4.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하되, 피고인의 항소를 받아들여 원심판결을 파기하는 이상 검사의 항소를 따로 기각하지 아니한다.

【다시 쓰는 판결】

범죄사실 및 증거의 요지

이 법원이 인정하는 범죄사실 및 그에 대한 증거의 요지는 원심판결의 각 해당란 기재와 같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9조에 따라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형법 제251조(영아살해), 제161조 제1항(사체유기)

1. 경합범가중

1. 집행유예

1. 사회봉사명령

1. 취업제한명령

1. 몰수

제48조 제1항 제1호,

판사

재판장판사윤성묵

판사곽희경

판사이창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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