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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방법원 2019.5.10. 선고 2018고합987 판결
준강간
사건

2018고합987 준강간

피고인

A

검사

안성희(기소), 박지나(공판)

변호인

변호사 정준영, 김해미, 조수아

판결선고

2019. 5. 10.

주문

피고인을 징역 2년 6월에 처한다.

피고인에게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한다.

이유

범죄사실

피고인은 2018. 3. 6. 20:00경 서울 강남구 B에 있는 유흥주점에서 마담으로 일하는 C와 함께 술을 마시다가 22:00경 그녀의 지인인 피해자 D(가명, 여, 33세)와 합석한 후, 2018. 3. 7. 01:00경 E에 있는 C와 피해자의 주거지로 함께 이동하였다. 피고인은 피해자가 거실에서 수면제를 복용한 후 잠이 든 것을 보고 C과 함께 술을 마시다가 방 안으로 들어가 성관계를 시도하였으나 C가 이를 거부하고 잠이 들자, 같은 날 03:00경 거실로 나와 그곳에서 잠들어 있는 피해자의 하의를 벗기고 피고인의 성기를 삽입하여 간음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의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하여 피해자를 간음하였다.

증거의 요지

1.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1. 증인 D의 법정진술

1. 마약감정서, 법화학감정서, 유전자감정서

1. 112신고사건처리표

1. F 대화 사진(증거목록 순번 11)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1. 작량감경

형법 제53조, 제55조 제1항 제3호(아래 양형의 이유 중 유리한 정상 참작)

1. 이수명령

1. 공개명령 및 고지명령, 취업제한명령의 면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7조 제1항, 제49조 제1항,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49조 제1항 단서, 제50조 제1항 단서,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부칙(2018. 1. 16. 법률 제15352호) 제3조, 구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2018. 3. 13. 법률 제1545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6조 제1항 단서(피고인은 이 사건 이전에 성폭력범죄로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고, 피고인에 대한 징역형의 선고, 신상정보 등록,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명령만으로도 재범을 방지할 수 있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보인다.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환경, 가족관계, 사회적 유대관계, 범행의 방법과 결과, 공개·고지명령 및 취업제한명령으로 인하여 피고인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와 예상되는 부작용 및 그로 인하여 달성할 수 있는 등록대상 성폭력범죄의 예방 및 피해자 보호 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보면, 피고인의 신상정보를 공개·고지하거나 취업제한을 하여서는 아니 될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판단되므로, 피고인에게 공개명령 및 고지명령, 취업제한명령을 선고하지 아니한다)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1. 피고인과 변호인 주장의 요지

피해자와 합의하에 성관계를 하였고, 당시 피해자가 심신상실이나 항거불능 상태에 있었거나 피고인이 이를 이용하여 간음한 것이 아니다.

2. 판단

가. 법원은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피해자 등의 진술의 신빙성 유무를 판단함에 있어서, 진술 내용 자체의 합리성·논리성·모순 또는 경험칙 부합 여부나 물증 또는 제3자의 진술과의 부합 여부 등은 물론, 법관의 면전에서 선서한 후 공개된 법정에서 진술에 임하고 있는 증인의 모습이나 태도, 진술의 뉘앙스 등 증인신문 녹취서에는 기록하기 어려운 여러 사정을 직접 관찰함으로써 얻게 된 심증까지 모두 고려하여 신빙성 유무를 평가하게 되고, 피해자 등 증인의 진술이 대체로 일관되고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경우 객관적으로 보아 도저히 신빙성이 없다고 볼 만한 별도의 신빙성 있는 자료가 없는 한 이를 함부로 배척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2. 6. 28. 선고 2012도2631 판결 참조). 또한 증인의 진술이 그 주요 부분에 있어서 일관성이 있는 경우에는 그 밖의 사소한 사항에 관한 진술에 다소 일관성이 없다는 등의 사정만으로는 그 진술의 신빙성을 함부로 부정할 것은 아니다(대법원 2008. 3. 14. 선고 2007도10728 판결 참조).

나.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가 수사기관과 이 법정에서 한 진술은 신빙성이 있고, 위 진술과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이 판시와 같이 수면제를 먹고 잠이 들어 항거불능 상태에 있는 피해자를 간음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인과 변호인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1) 피해자는 수사기관과 이 법정에서 C와 피고인을 만나 주거지에 간 이후 잠이는 경위, 피해자가 잠에서 깼을 당시의 상황, 피고인이 사정을 한 이후 피해자의 행동과 이에 대한 피고인의 반응, 112에 신고하게 된 경위 등 이 사건 범행의 주요 부분에, 관하여 비교적 구체적이고 일관되게 진술하였고, 그 진술 내용에 특별히 비합리적인 부분이나 진술 자체로 모순되는 부분이 없으며, 특히 이 법정에서 실시된 증인신문 당시 확인된 피해자의 진술 모습과 태도, 진술의 뉘앙스 등도 거짓말을 한다거나 특별히 과장하여 진술한다는 느낌을 받을 수 없었다.

2) 다만 잠에서 깼을 당시 피해자의 하의가 벗겨진 정도, 피해자의 자세 등 피해자의 진술에 일부 일관되지 않거나 불분명한 부분이 있는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피해자는 상당한 양의 술을 마신 후(피고인의 수사기관 진술에 의하더라도 '피해자가 양주를 스트레이트로 마시는 것을 보고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술을 드시고 온 것 같은데 술을 굉장히 잘 마시는 것 같다고 말을 했다'는 것이다) 피해자가 수면제 등을 먹고 잠이 든 사이에 피고인으로부터 준강간의 범행을 당하여 당황한 상태에서 세부적인 부분을 정확히 기억하지 못하거나 착각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고, 피해자가 시간이 지날수록 범행 내용을 추가하거나 특별히 과장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피해자의 진술이 일부 부분에서 일관되지 않거나 불분명하다는 사정만으로는 피해자 진술 전체의 신빙성을 부정하기는 어렵다.

피해자는 수사기관에서 '성관계 느낌이 드는 순간 "옥"하고 소리를 질렀고, 피고인이 사정을 했다. 너무 시간이 빨라 자던 중에 이미 성관계를 하고 있었던 것 같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이 법정에서는 '피고인이 성행위를 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을 때 "윽"하면서 피고인을 밀쳐냈고, 동시에 피고인이 피해자를 누르고 3~5초 사이에 사정을 마쳤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위와 같은 피해자의 진술은 모두 피해자가 잠에서 깨어 피고인이 성행위를 하고 있음을 인식한 후 불과 몇 초 안에 피고인이 사정을 했다.는 내용이고, 이 법정에서의 진술은 그에 더하여 피고인이 사정을 할 당시 피해자가 소리를 내며 피고인을 밀쳐내고 성관계가 끝난 부분에 초점을 맞추어 진술한 것으로 보이므로 피해자의 수사기관에서의 진술과 이 법정에서의 진술이 크게 다르다고 보기 어렵다(피고인의 변호인이 지적하는 임의동행보고나 고소보충서에 기재된 진술은 피고인이 증거로 함에 동의하지 않았고 증거신청이 철회되었는데, 피고인의 변호인이 변론 요지서에 기재한 내용에 비추어 보더라도, '피해자가 정신을 차렸을 당시 이미 피고인이 성관계를 하고 있었다'는 취지로서 피해자 진술 전체의 신빙성을 부정할 만한 내용은 아니라고 보인다).

3) 피해자는 수사기관과 이 법정에서 '잠을 잘 자지 못할 경우 수면제를 먹는데, 이 사건 당시 상당한 양의 술을 마셨음에도 수면제 9알 또는 12알을 복용한 후 잠이 들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수사기관에서는 신경안정제, 우울증 치료제와 수면제 총 9알 또는 12알이라고 진술하였다가 이 법정에서는 수면제 12알이라고 진술하였다), 피해자의 혈액과 소변에서 수면제, 신경안정제 및 우울증 치료제 등의 성분이 검출되었다(수사기록 70쪽). 이 사건 범행은 피해자가 피고인, C와 상당한 양의 술을 마신 후 피해자가 수면제 등을 복용하고 잠이 든 때로부터 약 2시간 후 피해자가 자고 있는 거실에서 이루어졌는데, 위와 같이 상당한 양의 술을 마신 상태에서 수면제 등을 먹고 잠이 든 피해자가 스스로 잠에서 깨어나 이 사건 전날 처음 만난 피고인과의 성관계에 진정으로 동의하였거나 동의할 수 있는 상태에 있었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또한 피해자가 피고인을 신고할 당시 약에 취하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피해자가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하여 정신을 차린 이후의 상황에 불과하므로 그러한 사정만으로 달리 보기 어렵다.

4) 피해자는 이 사건 범행 당시 기혼 여성으로 이 사건 전날 C의 소개로 술자리에 동석하여 피고인을 처음 알게 되었다. 피해자는 피고인이 함께 주거지로 오게 된 경위와 C와 나눈 대화 등에 비추어 피고인과 C가 서로 호감이 있다고 생각했던 것으로 보인다(피해자는 이 사건 당일 경찰에서 작성한 자필진술서에 C와 피고인이 잘되라고 늘자던 방을 내어주고 거실에서 담요를 깔고 잤다고 기재하였다). 이 사건 범행 직전 함께 술자리를 가진 것 외에는 피해자와 피고인 사이에 특별히 호감을 느끼거나 친밀해질 만한 특별한 상황이 없었고, 피고인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피고인과 특별한 성적인 접촉이 없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당시 피해자가 C의 연락을 받고 술을 마신 뒤 돈을 받기 위해 피고인과의 술자리에 합류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피해자가 피고인과 서로 호감이 있다고 생각한 C가 안방에서 자고 있는 상황에서 집에 가는 피고인을 붙잡고 거실에서 합의하에 성관계를 맺는다는 것은 경험칙상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5) 피해자는 피고인이 사정을 한 이후 음부를 닦기 위해 화장실에 다녀와서 신고를 하려고 하였는데, 피고인이 휴대전화를 빼앗아 돌려주지 않자 C를 깨우고 피고인과 실랑이를 한 다음 휴대전화로 112에 '성폭행을 당했다'고 신고하였다. 위와 같은 신고 경위는 자연스럽고, 기혼 여성인 피해자가 무고죄로 형사처벌을 받을 위험이나 성적 수치심을 무릅쓰면서까지 허위의 피해사실로 피고인을 무고할 만한 특별한 동기나 사정도 찾기 어렵다.

피고인은 이 법정에서 '피해자가 합의하에 성관계를 한 다음 돌변하여 신고한 것이고, 피해자가 C에게 갚을 돈이 있다고 들었으며, 이를 알고 있는 다른 유흥주점 마담이 이에 관하여 증언을 해 주겠다고 하였다'고 진술하였고, 피고인의 변호인은 변론 종결 이후 피고인과 다른 유흥주점 마담인 G의 대화 내용이 기재된 녹취록을 제출하였다. 그 내용은 G이 'C가 일하던 유흥주점 업주로부터 피해자가 C에게 5,000만 원의 빚을 졌고 이를 갚기 위해 같이 술자리에 나가는 것이라고 들었다. C가 피해자로부터 돈을 받아서 갚겠다고 했다고 한다. 위 업주가 C와 피해자가 잠적을 했으니 피고인에게 얘기해서 합의를 본다고 구슬려서 돌아오게 하면 어떤지 물었다'고 말하였다는 것이다. 이는 G이 피해자가 C에게 갚을 돈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는 취지일 뿐, 피해자가 합의금을 목적으로 허위의 피해사실로 피고인을 무고하였다는 취지는 아니다.

6) 피해자는 피고인을 신고한 이후 현재까지 피고인에게 합의금을 요구한 사실이 없고, 수사기관과 이 법정에서 '합의금은 필요 없고 합의할 생각이 없으며,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한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피해자가 처음부터 합의금을 목적으로 피고인을 유혹하여 성관계를 한 다음 신고한 것이라면, 피해자가 이 사건 당시 정신을 차리지 못할 가능성이 있음에도 상당한 양의 술을 마신 상태에서 잠을 자기 위해 수면제 등을 먹은 이유를 이해하기 어렵다.

7) 한편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 직후 수사기관에서는 '피고인이 거실로 나오자 거실에서 자고 있던 피해자가 일어나 피고인이 마음에 들었으나 C 때문에 표현을 못 했다면서 먼저 관심을 표현했고, 피고인도 취기에 싫지 않아 성관계를 했는데 갑자기 돌변했다'는 내용의 진술서를 작성하였다가, 이후 수사기관과 이 법정에서는 '피해자가 잠에서 일어나 피고인에게 좀 있다가 가라고 했고,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성관계를 제안해서 성관계를 했다'고 진술하였다. 이와 같이 피해자와 성관계를 하게 된 경위에 대한 피고인의 진술은 일관되지 않고, 이 사건 당시 상당한 양의 술을 마신 후 수면제 등을 먹고 잠을 자고 있었던 피해자의 상태 등에 비추어 선뜻 믿기 어렵다.

양형의 이유

1.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 징역 1년 6월 ~ 15년

2. 양형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

[유형의 결정] 성범죄 > 일반적 기준 > 강간죄(13세 이상 대상) > 제1유형(일반강간)

[특별양형인자] 없음

[권고영역 및 권고형의 범위] 기본영역, 징역 2년 6월 ~ 5년

3. 선고형의 결정

아래와 같은 정상들과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가족관계,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 불리한 정상 :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이 수면제를 먹고 잠이 들어 항거불능 상태에 있는 피해자를 간음한 것으로 범행의 경위와 내용에 비추어 그 죄질이 가볍지 않다. 피해자는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해 상당한 정신적 고통과 성적 수치심을 느낀 것으로 보이고, 수사기관뿐만 아니라 이 법정에서까지 기억하고 싶지 않은 피해사실을 진술해야 하는 고통을 받았다. 피해자는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하고 있다.

○ 유리한 정상 : 피고인은 이 사건 이전에 성폭력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고, 집행유예 이상의 형사처벌을 받은 전과가 없다.

신상정보의 등록 및 제출의무

판시 범죄사실에 대하여 유죄 판결이 확정되는 경우, 피고인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2조 제1항에 의하여 신상정보 등록대상자에 해당하게 되므로, 같은 법 제43조에 따라 관할기관에 신상정보를 제출할 의무가 있다.

판사

재판장판사정문성

판사이수웅

판사장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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