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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6. 5. 12. 선고 2015도20322 판결
[공무상표시무효][미간행]
AI 판결요지
[1] 형법 제140조 제1항 의 공무상표시무효죄는 공무원이 그 직무에 관하여 봉인, 동산의 압류, 부동산의 점유 등과 같은 구체적인 강제처분을 실시하였다는 표시를 손상 또는 은닉하거나 기타 방법으로 효용을 해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이다. 따라서 집행관이 법원으로부터 피신청인에 대하여 부작위를 명하는 가처분이 발령되었음을 고시하는 데 그치고 나아가 봉인 또는 물건을 자기의 점유로 옮기는 등의 구체적인 집행행위를 하지 아니하였다면, 단순히 피신청인이 가처분의 부작위명령을 위반하였다는 것만으로는 공무상 표시의 효용을 해하는 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2] ‘1 채무자의 부동산에 대한 점유를 풀고 채권자가 위임하는 집행관에게 인도하여야 한다. 2 집행관은 현상을 변경하지 아니할 것을 조건으로 하여 채무자에게 사용을 허가하여야 한다. 3 채무자는 그 점유를 타에 이전하거나 점유명의를 변경하여서는 아니 된다. 4 집행관은 그 취지를 적당한 방법으로 공시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가처분결정의 주문 중 1항, 2항은 집행관의 집행에 관한 부분에, 3항은 가처분결정의 부작위명령 부분에 해당한다.
판시사항

형법 제140조 제1항 의 공무상표시무효죄의 성립요건 / 집행관이 부작위를 명하는 가처분이 발령되었음을 고시하는 데 그치고 구체적인 집행행위를 하지 아니한 경우, 피신청인이 가처분의 부작위명령을 위반한 것만으로 공무상 표시의 효용을 해하는 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소극)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법무법인 위너스 담당변호사 오철석 외 1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서부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형법 제140조 제1항 의 공무상표시무효죄는 공무원이 그 직무에 관하여 봉인, 동산의 압류, 부동산의 점유 등과 같은 구체적인 강제처분을 실시하였다는 표시를 손상 또는 은닉하거나 기타 방법으로 그 효용을 해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이다. 따라서 집행관이 법원으로부터 피신청인에 대하여 부작위를 명하는 가처분이 발령되었음을 고시하는 데 그치고 나아가 봉인 또는 물건을 자기의 점유로 옮기는 등의 구체적인 집행행위를 하지 아니하였다면, 단순히 피신청인이 가처분의 부작위명령을 위반하였다는 것만으로는 공무상 표시의 효용을 해하는 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 대법원 2010. 9. 30. 선고 2010도3364 판결 등 참조).

2.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집행관이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점유이전금지가처분을 집행하면서 ‘채무자는 점유를 타에 이전하거나 또는 점유명의를 변경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등의 집행취지가 기재되어 있는 고시문을 이 사건 부동산에 부착한 사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이 사건 부동산을 사업장 소재지로 하는 ‘○○○○마트1호(신촌점)’(이하 ‘이 사건 마트’라 한다)의 사업자등록명의를 피고인 단독 명의에서 피고인과 공소외인의 공동 명의로 변경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이 사건 마트의 사업자등록명의는 이 사건 마트의 점유명의에 해당하고 피고인이 고시문의 기재에 반하여 사업자등록명의를 변경한 것은 부동산점유이전금지가처분의 효용을 침해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아,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3. 그러나 앞서 본 법리와 이 사건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판단은 수긍하기 어렵다.

가. 이 사건 가처분결정의 주문은 ‘① 채무자의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한 점유를 풀고 채권자가 위임하는 집행관에게 인도하여야 한다. ② 집행관은 현상을 변경하지 아니할 것을 조건으로 하여 채무자에게 사용을 허가하여야 한다. ③ 채무자는 그 점유를 타에 이전하거나 점유명의를 변경하여서는 아니 된다. ④ 집행관은 그 취지를 적당한 방법으로 공시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가처분결정의 주문 중 ①항, ②항은 집행관의 집행에 관한 부분에, ③항은 가처분결정의 부작위명령 부분에 해당한다.

나. 집행관은 이 사건 가처분결정의 취지가 기재되어 있는 고시문을 이 사건 부동산에 부착함으로써 피고인으로부터 이 사건 부동산의 점유를 인도받고 현상을 변경하지 아니할 것을 조건으로 하여 피고인에게 그 사용을 허가하였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이 사건 부동산의 ‘점유’에 대하여는 구체적인 집행행위가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다. 반면 원심이 ‘점유명의’에 해당한다고 본 이 사건 마트의 ‘사업자등록명의’에 대하여는 집행관의 어떠한 집행행위가 있었다고 볼 증거가 없다.

다. 그렇다면 설령 이 사건 마트의 사업자등록명의가 점유명의에 해당하더라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이 이 사건 마트의 사업자등록명의를 변경한 것은 구체적인 집행행위가 없는 가처분의 부작위명령을 위반한 것에 불과하여 공무상 표시의 효용을 해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라. 그럼에도 원심은 피고인이 고시문의 기재에 반하여 사업자등록명의를 변경한 것은 부동산점유이전금지가처분의 효용을 침해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아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으니, 이러한 원심의 조치에는 공무상표시무효죄의 적용 대상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사업자등록명의의 변경 외에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피고인이 이 사건 부동산의 점유를 이전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 등에 관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4.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조희대(재판장) 이상훈(주심) 김창석 박상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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