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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등법원 2010.6.29.선고 2009누39249 판결
국가유공자유족비해당결정취소
사건

2009누39249 국가유공자유족비해당결정취소

원고,항소인

장00 ( 000000 - 0000000 )

시흥시

소송대리인 변호사 박영아

피고,피항소인

100 보훈지청장

소송수행자 한00

제1심판결

수원지방법원 2009. 11. 9. 선고 2009구단1796 판결

변론종결

2010. 6. 8 .

판결선고

2010. 6. 29 .

주문

1.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

2. 피고가 2008. 12. 17. 원고에 대하여 한 국가유공자유족비해당결정처분을 취소한다 .

3. 소송총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

청구취지및항소취지

주문과 같다 .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망 한OO ( 이하 ' 망인 ' 이라 한다 ) 의 어머니이다. 망인은 2004. 6. 8. 군에 입대하여 2004. 7. 30. 00 경찰서에 전입 후 112타격대원으로 복무하던 중 2004. 8 .

11. 11 : 20경 00경찰서 내 주차장 뒤 철제구조물에 끈을 묶어 목을 매 자살하였다 .

나. 원고는 2008. 8. 11. 피고에게 망인이 신병훈련 중 발생한 주요우울증 및 초기 정신증이 자대배치 후 직무 및 내무생활 등에 적응하지 못하고 심한 스트레스를 겪으면서 더욱 악화되어 자살하게 되었으므로 망인은 '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 ( 이하 ' 법 ' 이라고만 한다 ) ' 에서 정한 ' 순직군경 ' 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국가유공자 유족등록신청을 하였으나, 피고는 2008. 12. 17. 원고에게 ' 망인의 사망은 군 공무수행과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 ' 는 이유로 국가유공자유족비해당결정처분 ( 이하 ' 이 사건 처분 ' 이라 한다 ) 을 하였다 .

[ 인정근거 ]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관계 법령

①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국가유공자와 그 유족 등 ( 다른 법률에서 이 법에 규정된 예우 등을 받도록 규정된 자를 포함한다 ) 은 이 법에 따른 예우를 받는다 .

5. 순직군경 : 다음 각목의 1에 해당하는 자

가. 군인이나 경찰공무원으로서 교육훈련 또는 직무수행중 사망한 자 ( 공무상의 질병으로 사망한 자를 포함한다 )

⑥ 제1항 제3호부터 제6호까지, 제13호 또는 제14호에 따른 국가유공자의 요건에 해당되는 자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되는 원인으로 사망하거나 상이를 입으면 제1항 및 제6조에 따라 등록되는 국가유공자, 그 유족 또는 가족에서 제외한다 .

4. 자해행위로 인한 경우

3.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법 제4조 제6항 제4호가 자해행위로 인한 사망의 경우를 국가유공자로 등록되지 아니하는 사유로 규정하고 있는 취지는, 자살자가 정상적인 의사능력과 자유의지를 가진 상태에서 자살의 의미와 결과를 인식하고 하는 자해행위는 그 사망이라는 결과가 직무수행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으로 직무 수행을 회피하고자 하는 의식 하에서 이루어진 것이어서 법이 국가유공자를 인정하고 보상하는 취지와 배치되기 때문이라고 할 것이고, 따라서 자살자가 자해행위 당시 정상적인 의사능력이나 자유의지가 결여된 경우에는 위 법 조항이 정한 자해행위로 인한 사망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

나. 인정사실

1 ) 망인은 1984. 10. 23. 생으로 000대학교 1학년 재학 중 휴학하고, 2004. 6. 8 .

102보충대대에 입대하여 같은 달 15. 육군 제15사단 신병교육대에 전속되어 신병훈련을 받았다 .

2 ) 망인의 군입대 전 병무청이 2003. 9. 15. 망인에 대하여 실시한 신체검사 중 인성검사에서 망인은 정상판정을 받았다. 그런데 위 신병훈련기간 중 실시된 SCL - 90 - R ( 간이정신진단, 9개 증상차원의 척도가 70점 이상일 경우 이상자로 분류됨 ) 결과 망인은 신체화 ( 90 ), 강박증 ( 72 ), 대인예민 ( 74 ), 우울 ( 85 ), 공포불안 ( 70 ), 편집증 ( 71 ), 정신증 ( 86 ) 의 7개 항목에서 70점 이상의 높은 수치를 나타냈으며, 그림을 통한 인성검사에서 타인의 접근을 회피하고 대화를 거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3 ) 위 신병교육대에서 망인에 대하여 작성한 관찰 / 면담일지에 의하면 " 망인은 자대에서 적응은 크게 염려되지 않는 편이지만, 아토피성 피부염이 다른 사람들보다 많이 심하기 때문에 자대에서는 이점에 있어서는 신경을 많이 써주었으면 하는 바이며 , SCL - 90 - R 결과 7개 항목 불합격하였으며, 현재 교제중인 이성친구가 있다는 사실도 유의해야 할 것임 " 이라고 기재되어 있다 .

4 ) 망인은 2004. 7. 30. 00 경찰서에 타격대 전투경찰순경대원으로 배치되었는데 , 당시 위 경찰서의 전 · 의경은 모두 16명 ( 전경 11명, 의경 5명 ) 으로서 그 중 수경이 12명, 상경이 2명, 일경이 1명이었고, 망인은 16번째 서열로 제일 막내였다 . 5 ) 정문근무는 타격대 대원의 임무로서 원래 타격대 정원이 10명이 다 찼을 경우에는 2인 1조로 2시간씩 근무를 하게 되어있으나 망인이 타격대에 배치될 당시에는 타격대 인원의 부족으로 2인 1조로 교대가 되지 않아 주간 ( 08 : 00 ~ 21 : 00 ) 에는 1인 1조로 1시간씩 근무를 하고 야간 ( 21 : 00 ~ 08 : 00 ) 에는 2인 1조로 2시간씩 근무를 하였다 . 6 ) 00경찰서 정보보안과에서 작성된 신임대원 적응계획에 의하면, 신임대원의 전입 2주간은 경찰서 생활에 대한 두려움 등으로 심리 상태가 가장 불안한 때이고, 내무생활에 대한 예비교육이 없어 업무가 미숙하여 이것이 구타 · 가혹행위로 이어지며, 근무의욕을 상실하게 되어 자살 · 자해, 복무이탈 등 자체 사고로 연결되므로 충분히 부대에 적응된 후 근무 및 내무 생활에 임할 수 있도록 세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되어 있으며 전입 2주간은 생활적응기간으로 근무에 투입될 수 없도록 되어 있으나, 망인은00 경찰서에 배치된지 2일 만인 2004. 8. 1. 부터 근무를 시작하여 사망전날인 같은 해 8. 10. 까지 총 90시간 ( 하루 평균 9시간 ) 정문 입초 및 좌초근무를 했고, 정문 근무는 2 시간 근무 후 4시간 휴식임에도 불구하고 망인은 계속하여 4시간 혹은 8시간 동안 근무한 적도 있었다. 또 망인은 신임대원으로서 직원 인적사항, 직원 얼굴, 차량번호, 민원인 출입시 과 · 계 전화번호, 대원들 간의 이름과 계급, 5분 타격대 임무시 무전약호 , 출동시 행동조치 요령 등 A4 용지 3 ~ 4장 정도의 분량을 암기하여야 했다 .

7 ) 망인은 위와 같은 정문근무 이외에도 아침 6 : 00에 기상하면 경찰서 내에 있는 서장 관사에 신문을 배달해야 하고, 정문 앞 청소, 전날 먹었던 야식 그릇 청소, 고참 구두닦기, 걸레와 수건 세탁하기, 물 끓이기, 재떨이 비우기, 침구류 정리, 식기 닦기 , 화장실 청소, 화장지 보충, 생활실 청소, 저녁 야식을 위해 20개 분량의 라면 끓이기 등의 일상적 업무를 근무시간 중간중간 짬을 내어 하여야 했으며, 위와 같은 업무를 수행하느라 제대로 쉴 수 없어 정신적 · 육체적으로 피곤한 상태이었다 . 8 ) 망인은 2004. 8. 5. 정문 근무시 경찰서장으로부터 수신호 ( 차량 유도 ) 를 못했다 .는 지적을 받았고, 이와 같은 이유로 경비계장 김00으로부터 생활실 정리정돈 상태를 검사받았으며, 2004. 8. 10. 22 : 00경 내부반장 이00으로부터 망인이 입초근무교대를 제때 해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 야 이 새끼야 얘들 제대로 교육을 해라, 이 나쁜 놈들 이 빠져서 교육도 제대로 안 시킨다, 요즘 위에서 편하게 해 주니까 빠져서 교육도 제대로 안된다 " 라는 욕설을 상경 박00과 함께 들었으며, 2004. 8. 11. 사건 당일 09 : 00부터 10 : 00까지 정문 초소 근무를 마친 후 박OO로부터 30분간 햇볕 아래에서 질책을 받았고, 같은 날 10 : 35경 수경 신00을 깨웠을 때, 신00으로부터 " 야 이제 깨워, 00이가 10시에 깨우라고 말 안 했냐 " 며 심하게 욕설을 들었다 .

9 ) 망인은 2004. 8. 11. 11 : 20경 00 경찰서 내 주차장 뒤에 있는 약 2m 40cm 높이의 철제구조물 파이프에 전투화 끈을 이용하여 목을 매어 자살하였다 . 10 ) 그 후 망인에 대한 위 간이정신진단 ( SCL - 90 - R ) 및 그림검사결과 분석을 통한 망인의 사망 전 정신상태 감정의뢰결과, " 망인은 위 검사 당시 현저한 우울감을 경험하며, 소소한 사건에도 자책이 심하고 자살사고 상승되어 있으며 자기비하감과 무망감 , 충동성이 결합하여 갑작스러운 자해 및 자살행동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있다 ", " 망인이 혼잣말을 자주하는 모습이 관찰되고 그와 함께 그림검사에서 손상된 현실인식능력을 반영하는 뿌리가 드러난 나무를 그린 것이나 자신의 손으로 동그란 원을 그리고 문지르는 것과 같은 부적절한 행동, SCL - 90 - R검사에서 편집증 척도와 정신증 척도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것 등을 통해 정신분열증적 증상을 의심해 볼 수 있으나 그보다는 주요 우울증 증상일 가능성이 더 많아 보인다. 전반적으로 망인은 부대생활 당시 주요 우울증 ( 가장 심한 상태를 나타내는 우울증의 유형 ), 초기 정신증 ( 매우 심각한 우울증상을 나타냄과 동시에 현실판단력이 손상되어 망상수준의 부정적 생각이나 의식을 지니게 되는 것 ) 등을 의심해 볼 수 있다 " 라는 의학적 소견들이 제시되었다 . 11 ) 우울증은 상실과 실패를 의미하는 부정적인 생활사건 ( 생활 속의 변화, 새로운 변화에 적응해야 하는 심리적 부담을 의미한다 ) 에 의하여 촉발될 수 있는데, 커다란 좌절감을 안겨 주는 충격적 사건이나 일상생활속에서 자주 경험하게 되는 여러 가지 사소한 부정적 생활사건들이 누적되는 경우, 사회적 지지가 부족하거나 결여되는 경우 우울증이 촉발될 수 있다 .

12 ) 한편, 00지방경찰청 전공사상 심사위원회는 2008. 7. 9. " 망인은 신병교육대에서 발생한 주요우울증 및 초기 정신증이 자대배치 후 직무 및 내무생활 등에 적응하지 못하고,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으면서 더욱 악화되어 자살에 이르게 되었다고 판단

되는바, 이는 공무수행과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어 순직 ( 2급 ) 으로 처리한다 " 고 의결하였다 .

[ 인정근거 ] 갑 제2호증 내지 갑 제30호증, 을 제2호증 ( 가지 번호 포함 ) 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다. 판단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망인은 엄격한 통제와 단체행동이 요구되는 군 부대생활을하게 되면서 생활 속의 변화를 겪고, 또한 00 경찰서로 전입된 이후 신임대원으로서 경찰서 생활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함이 가장 큰 시기에 근무를 위한 적응과 준비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근무에 투입되었으며, 근무기간 내내 과도한 업무로 인하여 휴식이 부족한 상태에서 긴장이 연속된 생활을 하여야 했고, 선임대원들로부터 질책과 지적을 받아 사회적 지지가 결여된 상태에 놓이게 되었음을 알 수 있다. 여기에 망인은 입대 전에는 우울증의 증상이 전혀 나타나지 않았던 점, 망인에게 우울증이 발생할 만한 다른 원인이나 자살을 할 만한 다른 이유가 있었음을 인정할 아무런 자료가 없는 점 등을 보태어 보면, 위와 같은 부정적인 생활상의 변화와 사회적 지지의 결여로 망인은 견디기 힘들 정도의 극심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아 군 부대생활 중 우울증이 발생 내지 악화되었고, 이에 대한 효과적인 치료 및 관리를 받지 못한 결과 우울증의 정신병적 증상이 발현되어 현실판단능력을 상실한 상태에서 망인이 자살에 이르렀다고 추단된다 .

그렇다면, 망인의 사망은 공무상의 질병에 해당하는 위 우울증의 발현에 기한 것으로서 공무와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 할 것이고 또한 망인의 자살은 위 우울증으로 인하여 정상적이고 자유로운 의지의 범위를 벗어난 상태에서 이루어진 것으로서 법 제4조 제6항 제4호 소정의 ' 자해행위로 인한 사망 ' 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결국 망인의 사망은 법 제4조 제1항 제5호 소정의 ' 군인이나 경찰공무원으로서 직무수행 중 사망한 경우 ' 에 해당하고, 이와 다른 전제에서 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

4.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이를 취소하고, 이 사건 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

판사

재판장 판사 김용덕

판사 문혜정

판사유영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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