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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죄
부산지법 동부지원 1998. 10. 23. 선고 97고단1380 판결 : 확정
[식품위생법위반 ][하집1998-2, 725]
판시사항

[1] 단란주점의 여자종업원이 무대에 선 채로 손님이 주는 맥주를 받아 마시고 유흥을 돋구기 위하여 탬버린을 흔드는 행위가 식품위생법시행령 제8조 제2항 소정의 '손님과 함께 술을 마시거나 노래 또는 춤으로 손님의 유흥을 돋구는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사례

[2] 자술서의 작성 경위에 비추어 그 임의성을 인정할 수 없어 증거능력이 없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식품위생법시행령 제8조 제2항에 의하면 "유흥접객원은 손님과 함께 술을 마시거나 노래 또는 춤으로 손님의 유흥을 돋구는 부녀자를 말한다."고 규정되어 있고, 같은 조 제1항 제3호에 의하면 "단란주점에서는 손님의 노래를 반주하기 위하여 악기를 연주하는 자 1인"을 둘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는바, 종업원이 손님과 동석하여 함께 술을 마신 것도 아니고 무대에 선 채로 손님으로부터 목을 축이라는 뜻으로 주는 맥주 1잔을 받아 마신 행위를 손님과 함께 술을 마셔 손님의 유흥을 돋구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도 없고, 또 탬버린을 흔드는 행위는 악기를 연주하는 행위에 포함된다고 보이므로, 결국 단란주점에서의 여자종업원의 이 정도의 행위는 같은 조 제2항 소정의 '손님과 함께 술을 마시거나 노래 또는 춤으로 손님의 유흥을 돋구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2] 단속경찰관이 유흥접객행위를 직접 목격하지 않았는데도 단란주점의 여자종업원이 손님과 동석하여 술을 따르는 관행이 있다는 선입견에 근거하여 경찰관 스스로 자술서를 작성하거나 범행 내용을 받아 적게 한 다음, 억지로 서명무인을 받은 경우 그 자술서의 임의성을 인정할 수 없어 증거능력이 없다고 한 사례.

참조판례

[1]

피 고 인

피고인

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1.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단란주점 영업허가를 얻어 '무시로 단란주점'을 경영해 왔는데, 당국으로부터 유흥주점 영업허가를 얻지 않고, (1) 1996. 12. 14. 23:00경 위 단란주점에서 여자종업원인 공소외 1로 하여금 손님들의 좌석에 동석하여 술을 권하게 하는 등으로 흥을 돋구게 하고, (2) 1998. 1. 하순부터 같은 해 4. 8. 20:40까지 사이에 위 단란주점에서 여자종업원인 공소외 2로 하여금 위와 같이 손님들에게 술을 권하고 손님들이 노래를 부를 때 옆에서 탬버린을 흔드는 등 유흥을 돋구게 하여 유흥주점영업을 하였다.

2. 무죄의 이유

가. 먼저 이 사건 제(1)의 공소사실에 관하여 판단한다.

위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증거로는, 단속경찰관이었던 증인 공소외 3의 증언 및 검사가 동인에 대하여 작성한 진술조서의 진술기재, 피고인 작성의 자인서와 여자종업원인 공소외 1 작성의 진술서의 각 기재가 있다.

그러나 증인 공소외 3, 1의 이 법정에서의 각 증언, 피고인의 이 법정에서의 진술을 종합하여 보면, 단속경찰관이 이 사건 범행현장을 직접 목격하여 적발한 것이 아니고, 종업원인 공소외 1이 주점 손님으로부터 목이나 축이라며 권하는 맥주를 1잔 받아 마셨을 뿐인데, 단속 경찰관이 화장실에 갔다 오는 공소외 1에게 입김을 불어보게 하여 술냄새가 나자 손님과 동석하여 술을 함께 마신 것으로 혐의를 두고 추궁한 끝에, 공소외 1과 피고인이 이를 부인하는데도 단속경찰관이 " 공소외 1이 손님과 동석하여 맥주를 받아마셨다."는 내용을 위 자인서와 자술서에 직접 기재한 다음, 피고인과 공소외 1로부터 억지로 서명무인만 받았음을 인정할 수 있다.

위와 같은 업주의 자인서와 종업원의 진술서는 그 작성경위에 비추어 임의성이 없어 증거능력이 없다 할 것이고, 또 위 증인 공소외 3(이 사건의 단속경찰관으로서 뇌물수수혐의로 구속되었음)의 증언 및 검사가 동인에 대하여 작성한 진술조서의 진술내용은 위와 같은 단속경위, 자인서 및 진술서의 작성경위 등에 비추어 보면 선뜻 믿기 어렵고, 달리 위 공소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다만 종업원인 공소외 1이 무대에 선 채로 목을 축이라는 의미에서 손님이 주는 맥주 1잔을 받아 마신 점과 유흥을 돋구기 위하여 탬버린을 흔든 행위는 인정된다.

그러나 식품위생법시행령 제8조 제2항 에 의하면 "유흥접객원은 손님과 함께 술을 마시거나 노래 또는 춤으로 손님의 유흥을 돋구는 부녀자를 말한다."고 규정되어 있고, 같은 시행령 제8조 제1항 제3호 에 의하면 "단란주점에서는 손님의 노래를 반주하기 위하여 악기를 연주하는 자 1인"을 둘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는바, 종업원이 손님과 동석하여 함께 술을 마신 것도 아니고 무대에 선 채로 손님으로부터 목을 축이라는 뜻으로 주는 맥주 1잔을 받아 마신 행위를 손님과 함께 술을 마셔 손님의 유흥을 돋구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도 없고, 또 탬버린을 흔드는 행위는 악기를 연주하는 행위에 포함된다고 보이므로, 결국 단란주점에서의 여자종업원의 이 정도의 행위는 위 시행령 제8조 제2항 소정의 '손님과 함께 술을 마시거나 노래 또는 춤으로 손님의 유흥을 돋우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종업원인 공소외 1의 위와 같은 행위를 문제삼아 피고인이 유흥접객원을 두고 유흥주점영업을 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나. 다음 이 사건 제(2)의 공소사실에 관하여 판단한다.

위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증거로는 피고인의 여자종업원인 공소외 2가 작성한 자인서의 기재가 있을 뿐인데, 이는 아래와 같은 작성경위에 비추어 그 임의성 및 내용을 인정키 어렵다.

즉, 증인 김미성, 조현열, 김혜옥의 이 법정에서의 각 증언을 종합하면, 단속경찰관인 조현열이 1998. 4. 8. 02:40경 위 단란주점에 단속차 들어갔을 때 당시 주점 안에는 손님이 한 명도 없었는데, 단속경찰관들이 종업원들을 불러 "단란주점에서는 으례 손님과 동석하여 술을 마시지 않느냐."고 추궁하며, 따로 종업원들만 빈 방으로 불러 혐의사실을 인정하라고 하자, 위 공소외 2가 처음에는 이를 부인하였으나 검찰청에 불려가고 싶으냐고 윽박지르며 계속되는 추궁에 마지못해 위 조현열이 부르는 대로 자인서에 " 공소외 2가 1998. 1. 말경부터 단란주점에 근무하는데 손님자리에 동석하여 술을 따르고 한다."는 식으로 받아 적은 사실이 인정된다.

위와 같이 위 자인서는 단속경찰관이 범행현장을 목격하고 적발한 끝에 자연스럽게 받은 것이 아니고, 단지 단란주점에서는 으례 여자 종업원이 손님과 동석하여 술을 따르는 것이 관행이라는 선입관에 근거하여 종업원에게 범행을 인정하라고 윽박지르며 추궁한 끝에 받아낸 것으로서, 단속경찰관이 범행의 내용을 불러주고 이를 종업원이 받아 적었던 것이므로 이와 같은 경위로 작성된 자인서는 그 임의성을 인정키 어려울 뿐만 아니라 그 내용 또한 믿기 어렵다.

그 밖에 달리 이 사건 각 공소사실을 인정할 증거는 없으므로, 결국 이 사건 각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에 대한 증명이 없어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한다.

판사 허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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