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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사고
대법원 2015.7.9.선고 2013다72596 판결
손해배상(의)
사건

2013다72596 손해배상(의)

원고상고인겸부대

피상고인

A

피고피상고인겸부대

상고인

1. 삼성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

2. B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13. 8. 16. 선고 2013나14261 판결

판결선고

2015. 7. 9.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들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원고의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 및 부대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고들의 부대상고이유에 관하여

가.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치과의사인 피고 B이 원고에게 임플란트 수술(이하 '이 사건 수술'이라 한다)을 하면서 감염이 발생하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어야 함에도 이를 게을리 하였거나, 원고가 이 사건 수술 후 계속하여 두통, 열 등을 호소하였음에도 감염 가능성을 고려한 정밀 진단을 받게 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은 잘못으로 인하여, 원고에게 클렙시엘라 간농양과 이로부터 전이된 감염성 안구내염이 발생하였고, 그 결과 원고의 오른쪽 눈이 실명된 것으로 보아 피고들의 책임을 인정하였다.

나.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1) 의료행위는 고도의 전문적 지식을 필요로 하는 분야로서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으로서는 의사의 의료행위의 과정에 주의의무 위반이 있는지 여부나 그 주의의무 위반과 손해 발생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는지 여부를 밝혀내기 극히 어려운 특수성이 있으므로, 수술 도중이나 수술 후 환자에게 중한 결과의 원인이 된 증상이 발생한 경우 그 증상 발생에 관하여 의료상의 과실 이외의 다른 원인이 있다고 보기 어려운 간접사실들을 증명함으로써 그와 같은 증상이 의료상의 과실에 기한 것이라고 추정할 수 있으나, 그 경우에도 의사의 과실로 인한 결과 발생을 추정할 수 있을 정도의 개연성이 담보되지 않는 사정들을 가지고 막연하게 중한 결과에서 의사의 과실과 인과관계를 추정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의사에게 무과실의 증명책임을 지우는 것까지 허용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3. 6. 27. 선고 2010다96010 판결 등 참조).

(2)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원고는 이 사건 수술을 받은 후 두통, 근육통, 열 등을 호소하다가 2010. 7. 21.부터 같은 달 27일까지 'E의원'에 입원하여 항생제 투여 등의 치료를 받은 후 열이 정상화되어 퇴원하였고, 클렙시엘라 간농양은 그로부터 12일 후인 2010. 8. 8.에 확인되었는바, 그 사이에 다른 원인으로 감염되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있을 정도로 시간적 근접성이 있다고 보기 어려운 점, ② 원고처럼 상악 무치악 전치부에 임플란트 수술을 할 경우, 구강 내치조골의 수직적 높이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면 임플란트 식립으로 인한 비강 천공 및 절치관의 손상과 그로 인한 염증 발생의 가능성이 있으나, 실제로 원고에게 비강 천공 및 절치관의 손상이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은 점, ③ 제1심법원의 고려대학교 구로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결과는 이 사건 수술일과 염증 발생일의 시간적 차이, 염증 발생 부위 등을 고려할 때 원고의 감염이 이 사건 수술로 인한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고, 다른 감염 경로를 추적할 필요가 있다고 하고 있고, 제1심법원의 서울아산병원장에 대한 사실조회결과도 원고의 클렙시엘라 간농양이 이 사건 수술에 의하여 구강 내에서 기인한 것인지, 다른 간농양 환자의 경우와 같이 대장에서 기인한 것인지 구별하기 어렵다고 하고 있는 점, ④ 클렙시엘라균에 의한 간농양은 환자가 가지고 있던 장내 클렙시엘라균에 의한 것이 일반적이며, 임플란트 수술 후 클렙시엘라 균에 의한 간농양이 발생하였다는 의학적 보고는 이제까지 없는 점, ⑤ 피고 B이 원고에게 '이 사건 수술에 관하여 감염인자 보유 여부를 사전에 확인하지 못하고, 수술기구 소독에 대한 조치가 부족하여 이 사건 수술 중 감염으로 인하여 간부종 및 실명으로 진행된 것을 확인 한다는 내용의 확인서를 작성하여 주었으나, 앞서 본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는 피고 B이 수술기구의 소독 조치 부실로 인한 감염 발생의 일반적인 개연성을 인정한 것으로 보일 뿐이어서, 위 확인서만으로 피고 B의 과실이나 그 과실과 원고의 클렙시엘라균 감염 및 실명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하기는 어려운 점, 6 위 진료기록감정촉탁결과에 의하면, 피고 B이 원고의 두통, 근육통, 열 등의 호소에 대하여 소독을 하고 항생제를 투여한 것은 적절한 것으로 보이고, 나아가 감염으로 인한 전신 증상에 대한 치료는 치과의사의 업무 범위를 벗어나므로 원고에게 내과전문의의 진료를 받을 것을 권유한 것도 적절한 조치로 보이며, 실제로 원고는 그에 따라 7일간 'E의원'에서 입원치료를 받은 점 등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심이 판시한 사정들만으로는 이 사건 수술이나 그 경과 관리 과정에 피고 B의 과실이 있다거나 그러한 과실로 인하여 원고의 클렙시엘라 간농양 및 실명이 발생하였다고 추정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원심은 개연성이 담보되지 않는 그 판시와 같은 사정들만을 가지고 막연하게 피고 B의 과실 및 인과관계를 추정하여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였는바, 이는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의료사고에서 과실 등의 추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단을 그르친 것이다.

다. 이 사건에서 원심은 피고 B의 수술상 과실과 설명의무 위반의 점을 모두 포괄하여 단일한 위자료를 산정하였음이 분명하고,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 B의 수술상 과실에 관한 원심의 판단에 잘못이 있어 그로 인한 재산적 손해 및 위자료 부분을 파기하는 이상 피고 B의 설명의무 위반으로 인한 위자료 부분도 그대로 유지될 수 없으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들 패소 부분을 전부 파기한다.

2. 원고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원고의 상고이유는 피고 B의 수술상 과실이 인정됨을 전제로 원심이 특별한 사정이 없음에도 위자료를 감액한 것은 부당하다는 것인바, 앞서 본 바와 같은 이유로 피고들에게 이 사건 수술상의 과실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 원심판결을 파기하는 이상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위 상고이유는 받아들일 수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들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 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원고의 상고는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재판장대법관김신

주심대법관민일영

대법관박보영

대법관권순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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