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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지방법원 2017. 3. 23. 선고 2015가합11133 판결
[손해배상(기)][미간행]
원고

한국토지주택공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시율 담당변호사 문성탁)

피고

피고 1 외 1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고석상)

2017. 3. 2.

주문

1.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피고들은 연대하여 원고에게 282,798,840원과 이에 대한 이 사건 청구취지변경신청서 부본 송달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5%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주1) 지급하라.

이유

1. 인정 사실

가. 원고(합병 전 상호 한국토지공사, 이하 원고와 한국토지공사를 구분하지 않고 ‘원고’라고 한다)가 2004년경부터 제주○○지구 택지개발사업을 시행하였다.

나. 피고들이 2002. 5. 21.부터 각 1/2 지분씩 공유하던 제주시 (지번 1 생략) 전 4,410㎡(이하 ‘변경 전 토지’라고 한다)가 제주○○지구 택지개발사업지구에 포함되어 있었다.

다. 원고가 2005. 8. 31. 피고 1과 변경 전 토지 중 1/2 지분에 관하여 매매대금을 310,905,000원으로 하여 공공용지협의취득에 따른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2005. 9. 1. 그 지분에 관하여 원고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또 원고가 2005. 9. 7. 피고 2와 변경 전 토지 중 1/2 지분에 관하여 매매대금을 310,905,000원으로 하여 공공용지협의취득에 따른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2005. 9. 8. 그 지분에 관하여 원고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라. 원고가 2011년 3월경 제주○○지구 택지개발사업을 준공하고, 2011년 8월경 사업지구 내 토지에 관하여 새로 부여된 지번으로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쳤다. 이에 변경 전 토지는 제주시 (지번 2 생략) 대 799.3㎡(이하 ‘이 사건 토지’라고 한다) 외 수필지의 토지로 개발되어 각 토지에 관하여 소유권보존등기가 마쳐졌다.

마. 원고가 2011. 3. 15. 이 사건 토지를 소외 1에게 매도하였다.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2013. 3. 27. 소외 1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졌다.

바. 소외 1이 이 사건 토지에 건물을 신축하기 위해 터파기공사를 하던 중인 2015년 3월 초경 이 사건 토지 지하에 폐콘크리트 300톤 상당의 건설폐기물(이하 ‘이 사건 폐기물’이라고 한다)이 매립되어 있는 것을 발견하고 원고에게 통보하였다.

사. 원고가 2015. 4. 29.경 피고들에게, 이 사건 토지에서 폐기물이 발견되었고, 폐기물이 원고의 토지 매수 전에 매립된 것으로 확인될 경우 폐기물처리비용, 원상복구비용을 청구할 예정이라고 통보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제3호증의 4, 제4, 5, 6호증의 각 기재, 갑 제3호증의 1, 2, 3의 각 영상, 이 법원의 제주특별자치도지사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 주장의 요지

이 사건 폐기물은 원고의 변경 전 토지 매수 전에 매립된 것이고, 이로 인하여 원고에게 ① 폐기물처리 용역비용 17,789,000원, ② 보도하부 상수관 철거와 재시공비용 3,300,000원, ③ 폐기물처리를 위한 도로점용료 합계 1,181,840원, ④ 지내력확보 공사비 211,528,000원, ⑤ 도로복구비 49,000,000원 등 282,798,840원의 손해가 발생하였다. 따라서 변경 전 토지 매도인인 피고들은 원고에게 민법 제580조 제1항 에 따른 손해배상으로 연대하여 위 폐기물처리비용과 원상복구비용을 지급할 의무가 있고, 그렇지 않을 경우 위 폐기물처리비용과 원상복구비용 중 각 피고들의 지분 비율에 따른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판단

가.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1) 갑 제11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면, 이 사건 폐기물에 대한 수사 결과 제주자치경찰이 아래와 같은 이유로 사건을 내사종결처리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 변경 전 토지 중 이 사건 토지 부분의 택지개발공사는 표토 20cm 정도를 제거한 후 그 위에 성토하여 지반을 높이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 이 사건 폐기물은 원고의 택지개발공사과정에서 성토된 지반보다 낮은 부분에서 발견되었다.

○ 피고들이 변경 전 토지의 소유권을 취득하기 전, 당시 소유자에게서 변경 전 토지를 임차하여 사용하던 소외 2가 변경 전 토지가 주변 토지보다 낮아 물이 빠지지 않는다는 이유로 소외 3에게 부탁하여 변경 전 토지의 지반을 높이는 매립공사를 하였다.

○ 인근 토지소유자 소외 4가 수사기관에서 변경 전 토지 매립공사 당시 폐콘크리트와 폐철근 등을 매립하는 것을 목격하였다고 진술하였으며, 매립공사 후 소외 4 소유 토지에 물이 차 있는 장면을 촬영한 사진을 제출하였다.

○ 매립공사 시기에 관하여 소외 2와 소외 4는 정확한 기억이 없고(소외 4는 1999. 8. 3. 이전이라고 진술하였다), 소외 2의 아들 소외 5는 1994년경이라고 진술하였다.

○ 소외 2의 동서이자 매립작업을 수행하였던 소외 6은 이 사건 폐기물이 발견되기 전인 2013. 4. 22. 이미 사망하였다.

○ 소외 2에 관하여 폐기물관리법위반죄의 공소시효(5년)가 만료되었다.

2) 위 인정 사실에 따르면, 원고와 피고들의 각 지분매매계약 시 변경 전 토지에 이 사건 폐기물이 매립되어 있었다고 보이고, 을 제14호증의 8 내지 11의 각 영상만으로는 위 인정을 뒤집기에 부족하다. 한편 변경 전 토지에 이 사건 폐기물이 매립된 것은 매매목적물의 하자에 해당하므로, 피고들은 각 민법 제580조 제1항 , 제575조 제1항 에 따라 각 매매목적물의 하자로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원고는 변경 전 토지의 공동소유자인 피고들이 공동불법행위자와 유사한 지위에서 연대하여 손해배상책임을 진다고 주장하나, 원고가 피고들과의 각 지분매매계약에 기초하여 하자담보책임을 묻는 이상 피고들은 각 매매목적물인 지분의 한도 내에서 그 책임을 진다고 보아야 한다.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나. 피고들의 주장에 관한 판단

1) 먼저 피고들은, 원고가 각 지분 매수 시 변경 전 토지를 조사하여 이 사건 폐기물이 매립된 사실을 알 수 있었음에도 조사하지 아니한 과실이 있으므로, 피고들이 하자담보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에게 매매계약 시 목적물의 지하에 매립물이 존재하는지 여부를 조사할 주의의무가 있다고 볼 근거가 없으므로, 피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2) 피고들은 다음으로, 하자담보책임에 근거한 손해배상청구권이 시효로 소멸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영업으로 부동산을 개발한 다음 이를 매각할 목적으로 부동산을 매수하는 행위는, 가장 기본적 상행위인 부동산 매매에 해당한다( 상법 제46조 제1호 참조). 공법인인 원고 역시 토지의 매각에 따른 수익금 등으로 토지의 취득·개발·공급 등 구 한국토지공사법에서 정한 업무를 행한다(한국토지주택공사법이 2009. 10. 1.자로 시행되기 이전의 구 한국토지공사법 제3조 , 제4조 , 제9조 , 제10조 참조). 원고가 각 지분매매계약 당시 시행 중이던 구 택지개발촉진법에 따라 택지조성공사를 시행하여 택지로 개발한 다음 이를 매도하기 위하여 공부상 지목이 전인 변경 전 토지 등을 매입한 행위는, 원고가 업무(영업)로 한 행위이고, 이는 앞서 본 기본적 상행위인 부동산 매매에 해당하며, 원고가 위와 같은 행위를 한 목적에는 수익금(이윤)을 얻을 목적이 포함되어 있음이 분명하다. 따라서 공법인인 원고가 피고들과 체결한 각 지분매매계약은 상행위인 부동산매매에 해당한다. 구 한국토지공사법에서 원고의 설립목적과 업무 등을 규정하고 있고 건설부장관이 업무를 지도·감독하도록 되어 있다는 등의 사유는, 토지의 취득·개발·공급 등 원고의 설립목적과 업무 등을 위해 정부가 자본금을 전액 출연했으므로 정부의 감독을 받는다는 것 등을 규정한 것일 뿐, 위와 같은 사유가 각 지분매매계약의 본질적 성격을 규정하는 요소가 될 수 없다.

결국 원고의 상행위인 각 지분매매계약은 법령에 다른 규정이 없는 한 상법이 적용되고( 상법 제2조 참조), 당사자 중 1인의 행위가 상행위인 때에는 전원에 대하여 상법이 적용되므로( 상법 제3조 참조) 각 지분매매계약에 근거한 원고의 손해배상청구권은 5년간 행사하지 아니하면 소멸시효가 완성한다( 상법 제64조 참조). 그런데 각 지분매매계약에 따라 변경 전 토지에 관하여 원고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진 때(피고 1의 지분에 대하여는 2005. 9. 1., 피고 2의 지분에 대하여는 2005. 9. 8.)로부터 5년이 지난 후에 이 사건 소가 제기되었음이 기록상 분명하므로 하자담보책임에 근거한 원고의 손해배상청구권은 시효로 소멸하였다.

따라서 이 점을 지적하는 피고들의 주장은 이유 있다.

다. 소결론

이처럼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이 시효로 소멸하였다고 보는 이상, 원고의 주장은 구체적인 손해배상의 범위에 관하여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서현석(재판장) 김봉준 윤현규

주1) 원고는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에서 피고들에게, 주위적 청구취지를 이와 같이 기재하고, 예비적 청구취지를 “피고들은 원고에게 각 141,399,420원과 이에 대한 이 사건 청구취지변경신청서 부본 송달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5%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라고 기재하면서, 민법 제580조의 하자담보책임을 공통된 청구원인으로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청구원인을 같이하면서 주위적 청구의 수량만을 감축한 예비적 청구는 소송상의 예비적 청구라고 할 수 없다. 다만 원고가 청구원인에 관하여 주위적으로 피고들의 연대책임을 주장하고, 예비적으로 피고들의 지분 비율에 따른 책임을 주장하는 것으로 보아 판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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