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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1. 5. 28. 선고 90다19459 판결
[토지소유권이전등기][공1991.7.15.(900),1742]
판시사항

가. 위조된 것이라 하여 제출된 문서의 성립을 인정하였다고 하여 성립에 다툼이 없는 서증이라고 볼 수 있는지 여부(소극)

나. 부동산매매계약서가 위조된 것이고, 계쟁토지에 관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해주기로 한 약정이 사기, 강박에 의한 것이라고 인정한 원심판결에 당사자본인신문의 보충성의 법리를 오해하였거나 채증법칙에 위배한 위법이 있다 하여 파기한 사례.

판결요지

가. 위조된 것이라 하여 제출한 문서는 거기에 기재된 사상내용을 증거로 하려는 것이 아니므로 서증으로 제출한 것이라 할 수 없으니 상대방이 성립을 인정하였다고 하여 성립에 다툼이 없는 서증이라고는 볼 수 없다.

나. 부동산매매계약서가 위조된 것이고, 계쟁토지에 관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해주기로 한 약정이 사기, 강박에 의한 것이라고 인정한 원심판결에 당사자본인신문의 보충성의 법리를 오해하였거나 채증법칙에 위배한 위법이있다 하여 파기한 사례

원고, 상고인

안준영 소송대리인 변호사 박종윤

피고, 피상고인

피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용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먼저 이 사건 토지가 원래 소외 이중방의 소유였는데 1967년경 망 소외 1이 소외 김인수를 거쳐 이를 매수하여 후처 아들인 피고에게 증여하였으나 그 당시 피고의 나이가 어려 위 재산을 보전하기 어려우리라 생각하여 피고가 스스로 재산을 관리할 수 있는 나이가 될 때까지 소외 이종목에게 신탁해 두기로 하고 1981.7.1.에 1973.3.3. 매매를 원인으로 부동산소유권이전등기등에관한특별조치법에 따라 등기부상 소유자인 이중방으로부터 바로 이종목의 아들인 소외 이정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해 두었고 1985.4.30. 이정은 1988.4. 말일 이후 피고가 요구하면 아무런 조건없이 이 사건 토지를 반환하기로 약정한 사실, 망 소외 1이 1982.7.6. 사망하자 망 소외 1의 전처 소생 장남인 소외 2는 이 사건 토지도 자신이 상속받은 것으로 알고 1982.10.17. 원고에게 이 사건 토지 및 이를 둘러싸고 있는 경북 선산군 도개면 동산리 산 109 임야 4정 6단보를 대금 9,200,000원에 매도하였는데 망 소외 1이 생전에 이 사건 토지를 이복동생인 피고에게 증여한 것을 알고 1985.5.3. 피고로부터 그의 인감도장을 받아 피고가 그날 소외 2에게 이 사건 토지를 대금 1,300,000원에 매도하는 내용의 부동산매매계약서(을 제2호증)를 작성하였고 피고가 1987.10.31. 위 부동산매매계약서에 따라 이 사건 토지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바로 원고에게 넘겨주기로 약정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나아가 위 부동산매매계약서(을 제2호증)는 무효이고 피고가 원고에게 소유권이전등기를 넘겨주기로 한 위 약정은 그후 취소되었다는 피고의 주장에 대하여 원심은 그 거시의 증거에 의하여 소외 2가 이 사건 토지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가 이정 앞으로 되어 있는 것과 관련하여 당시 위 동산리의 이장이며 부동산소유권이전등기등에관한특별조치법 소정의 보증인인 소외 3을 위 특별조치법위반으로 고소하여 소외 3이 구속되었는데 소외 2, 소외 3의 처인 소외 4와 4촌인 소외 5, 동민인 장상문 등이 1985.5.3.경 피고가 복무하던 군부대로 찾아와 구속된 소외 3의 석방을 위하여 진정서를 작성한다고 속여 피고로부터 그의 인감도장을 받아서는 원래 취지와는 달리 위 부동산매매계약서(을 제2호증)를 임의로 작성한 후 소외 3에 대한 고소를 취하하여 소외 3이 석방된 사실, 피고는 위와 같은 부동산매매계약서가 작성되어 있는 줄도 모르고 있다가 1987.10. 중순경 원고가 피고에게 위 부동산매매계약서(을 제2호증)를 제시하면서 이 사건 토지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넘겨달라고 요구하여 처음으로 위 부동산매매계약서의 존재를 알고 이는 위조된 것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넘겨줄 수 없다고 거절하였으나 원고가 피고에게 피고의 인감도장이 날인된 부동산매매계약서가 작성되어 있음에도 이를 부인하면 사기죄가 성립되어 구속된다고 협박하고 또 원고와 같이 찾아간 법률사무소의 사무직원도 같은 취지의 말을 하자 법률지식이 없는 피고는 이에 겁을 먹고 속아 1987.10.31. 원고에게 이 사건 토지의 소유권이 이정으로부터 피고에게 넘어오면 원고에게 조건없이 넘겨주겠다는 취지의 약정서(갑 제6호증)와 이 사건 토지의 경작, 사용권을 원고에게 넘긴다는 내용의 토지사용승낙서(갑 제9호증)를작성하여 원고에게 교부하고 또한 그날 이종목에게는 비록 소외 2가 피고 모르게 부동산매매계약서(을 제2호증)를 작성하였으나 매매계약서가 있는 이상 이 사건 토지를 원고에게 넘겨주지 아니하면 형사처벌사유가 된다는데 더 이상 이 문제에 매달리기 싫으니 이 사건 토지를 원고에게 넘겨주라는 내용의 편지(갑 제5호증)를 보낸 사실, 피고는 이종목이 위와 같은 편지를 받아 보고 피고가 원고에게 속았다고 하자 1987.11.4. 원고에게 위 약정서는 원고의 협박에 의한 것이므로 취소한다는 취지의 통고서(을 제3호증, 을 제10호증)를 발송하여 그 시경 위 통고서가 원고에게 도달된 사실을 인정하고는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1985.5.3. 작성된 부동산매매계약서(을 제2호증)는 피고의 의사에 반하여 소외 2에 의하여 위조된 것으로 무효이고 또한 피고가 1987.10.31. 원고에게 이 사건 토지를 넘겨주기로 한 약정은 원고의 강박이나 기망에 의한 의사표시인데 이는 피고에 의하여 1987.11.4. 경 취소되었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원심이 위 부동산매매계약서(을 제2호증)가 위조된 것이고 1987.10.31. 피고가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원고에게 직접 소유권이전등기 해주기로 한 약정이 원고의 사기, 강박에 의한 것이라고 인정하면서 든 증거들 중 을 제2호증은 위조되었다는 문서 자체이고(기록에 의하면 이는 피고가 위조된 문서라 하여 제출한 것이어서 거기에 기재된 사상내용을 증거로 하려는 것이 아니므로 서증으로 제출한 것이라 할 수 없으니 원고가 성립을 인정하였다고 하여 성립에 다툼이 없는 서증이라고는 볼 수 없다. ( 당원 1972.9.26. 선고 72다1103 판결 참조), 갑 제5,6,9호증은 위와 같은 약정의 존재자체에 관한 약정서나 이에 터잡은 편지와 토지사용승낙서여서 모두 위조나 사기, 강박의 점에 관한 자료가 될 수 없고, 갑 제4호증의 5,6은 이러한 점에 관한 아무런 기재가 없으며, 을 제 3,10,11,12호증은 사후에 피고가 위조나 사기, 강박을 주장하면서 원고나 소외 2에게 보낸 통고서에 불과하고, 을 제 4호증의 2는 피고가 원고와 소외 2 등을 상대로 위 을 제2호증을 위조, 행사하였다고 고소한 사건에서 참고인으로 진술한 검찰진술조서여서 피고의 주장이나 피고본인신문결과와 다를 바 없으니, 보충적 증거방법에 불과한 피고 본인신문결과를 제외하면 결국 증인 이종목의 증언이 남게 되지만 그 증언에 의하더라도 위와 같은 위조나 사기, 강박에 관한 부분은 추측이거나 피고로부터 전해들은 것에 불과하여 이 부분에 관한 한 피고의 진술만 있는 셈이다. 오히려 원심이 배척한 갑 제3호증의2, 갑 제4호증의 7,8,9, 의 각 일부 기재와 증인 소외 2의 일부 증언에 의하면 1981.7.1. 위 특별조치법에 의하여 이 사건 토지에 관한 이중방 명의의 소유권등기를 이정 앞으로 이전할 때 허위의 사실을 기재하여 보증서를 발급했던 소외 3이 소외 2의 고소로 구속되자 그를 석방시키려는 과정에서 피고가 소외 4 5, 장상문 등의 부탁과 피고의 어머니 등 집안 어른들의 묵인 내지 권유에 따라 1985.5.3. 소외 2에게 이 사건 토지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1988.4.30. 이후에 해주기로 약정하되 형식적으로는 매매하는 것처럼 부동산매매계약서(을 제2호증)를 작성한 사실과 피고가 1987.10.31.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원고에게 직접 소유권이전등기를 해 주기로 약정한 사실을 엿볼수 있어서, 위 원심채용증거들의 증명력이 위 사실인정에 미약함을 더해 주고 있다. 결국 피고가 주장하는 위조나 사기, 강박의 점에 관하여는 이를 인정할만한 충분한 증거가 있다할 수 없는 데도 불구하고 앞서 본 증거들만으로 이를 인정하여 버린 원심판결에는 당사자본인신문의 보충성의 법리를 오해하였거나 채증법칙에 위배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아니할 수 없고 이 점 상고논지는 이유있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재성(재판장) 이회창 배만운 김석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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