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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3. 9. 28. 선고 93다17041 판결
[부당이득금][공1993.11.15.(956),2958]
판시사항

사실상 도로에 대한 지방자치단체의 점유인정 여부

판결요지

종전부터 사실상 일반의 통행에 공용되던 토지에 대하여 인근주민들이 이른바 새마을사업의 일환으로 도로포장공사나 하수도설치공사 등을 함에 있어서, 지방자치단체 등이 공사비나 공사자재 등 재정적 지원을 하는 경우, 그 재정적 보조가 전체공사의 상당부분을 차지할 뿐 아니라 그 공사 이후 개설되는 도로가 일반공중의 교통에 공용되는 공도로 쓰이고, 지방자치단체 등이 그 도로의 개축, 유지, 재해복구 등의 관리를 담당하게 되는 경우에는, 그 도로개설의 형식적인 주관자가 누구이냐에 관계없이 지방자치단체 등은 도로화된 그 토지의 점유 관리를 하게 된다고 보는 것이 상당하다.

원고, 상고인

원고

피고, 피상고인

충주시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원심판결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이 사건 토지는 원래 농지였는데, 1969.9.4. 건설부고시 제524호로 피고 시의 도시계획 가로 및 광장의 일부로 승인 고시되고, 그후 충청북도에 의해 지적승인된 도로예정지였으나 피고 시의 재정 형편상 도로 개설이 어려워 사업진행을 미루고 있던 중, 원고는 1974.8.17.경 자신의 소유이던 충주시 (주소 생략) 일대의 토지중 도로예정지인 이 사건 토지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을 소외 1, 소외 2에게 매도하고, 위 소외인들이 1975.경 부터 그 부분에 택지를 조성하여 이를 수필지로 분할한 다음 주택을 신축하여 이를 매도하였는바, 그 과정에서 도로예정지인 이 사건 토지를 주민들이 사실상 통행함으로써 현재에 이르고 있는 사실과 그 후 피고 시에서는 이 사건 토지가 위와 같이 주민들의 통행에 이용되고 있는 현상을 고려하여 원고에게 이 사건 제1, 2토지에 대하여는 도로로 지목을 변경할 것을 촉구하였으나 원고가 불응하자 1979.5.25. 직권으로 그 지목을 도로로 변경하였을 뿐, 이 사건 제1, 2토지는 여전히 비포장으로 남아 있으며, 이 사건 제3, 4토지에 관하여는 1980.경 주민들이 비포장으로 인한 통행의 불편을 호소하여 그 요청에 따라 새마을사업의 일환으로 주민들에게 포장자재만을 지원하여 주민들이 포장공사를 시행하여 현재 보도 블럭이 깔려 있는 상태이며, 이 사건 토지 주위에 위와 같이 주택이 건축되고 거주하는 주민이 많아지자 피고 시가 주민생활의 편의를 위하여 상하수도 시설을 하였던 사실을 인정한 다음, 이 인정사실에 의하면 비록 이 사건 토지가 피고 시의 도시계획 가로 및 광장의 일부로 승인 공시된 바 있다고는 하나, 그것만으로는 피고시가 이 사건 토지를 도로로 개설하여 점유하고 있다고 할 수 없고, 그 후 피고 시에 의하여 구체적인 도로개설사업의 집행이 이루어진 바 없고, 다만 그 부근 토지가 택지로 개발되면서 주민들이 우선 이를 통행에 이용하고 있을 뿐이니, 피고 시가 주민들의 통행의 편의를 위하여 이 사건 제3, 4 토지위에 포장자재를 지원하였고, 주민들의 편의를 위하여 상, 하수도시설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사정만으로는 피고 시가 이 사건 토지를 도로로 개설하여 점유, 사용하고 있다고 볼 수는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원고의 부당이득반환청구를 배척하였다.

2. 종전부터 사실상 일반의 통행에 공용되던 토지에 대하여 인근주민들이 이른바 새마을사업의 일환으로 도로포장공사나 하수도설치공사 등을 함에 있어서, 지방자치단체 등이 공사비나 공사자재등 재정적 지원을 하는 경우, 그 재정적 보조가 전체공사의 상당부분을 차지할 뿐 아니라 그 공사 이후 개설되는 도로가 일반공중의 교통에 공용되는 공도로 쓰이고, 지방자치단체 등이 그 도로의 개축, 유지, 재해복구등의 관리를 담당하게 되는 경우에는, 그 도로개설의 형식적인 주관자가 누구이냐에 관계없이 지방자치단체 등은 도로화 된 그 토지의 점유 관리를 하게 된다고 보는 것이 상당하다 ( 당원 1991.2.22. 선고 90다카25529 판결 , 같은해 5.14. 선고 90다14522 판결 등 참조).

3. 그런데 원심이 인정하는 바에 따르더라도, 피고가 이 사건 제3, 4토지에 대하여 주민들의 새마을사업에 제공하였다는 것은 포장자재로서 공사에 소요되는 인력을 제외한 나머지 전부임을 알 수 있고, 또 원심이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피고가 이 사건 토지에 대하여 상하수도시설까지 하였다는 것이고, 갑 제11호증의 4(지적도)와 제1심증인 소외 3의 증언 및 제1심의 현장검증, 감정의 결과에 의하면, 이 사건 토지에는 상하수도시설외에 맨홀과 전신주가 설치되어 있고, 이 사건 토지는 일반 공중과 차량의 통행이 자유로운 정도의 노폭을 가진 도로로서 각 인접한 간선도로와 연결되어 있을 뿐 아니라, 이 사건 토지의 부근에는 시내버스 정류장이 소재하고 있어 차량의 통행이 자유로운 등 실제로 일반공중의 통행에 공용되고 있음이 엿보인다.

4. 그러므로 원심으로서는 위 1항과 같은 인정사실만으로 피고가 이 사건 토지를 점유 사용하고 있다고 볼 수 없다고 가볍게 배척할 것이 아니라, 이 사건 토지에 대하여 상하수도공사를 하게 된 경위와 이에 대한 원고의 동의 여부, 그리고 이 사건 제3, 4토지에 대하여 포장자재를 제공하여 포장공사를 하게 된 경위와 이 사건 토지를 포함한 전체도로를 규모(노폭과 기점 및 종점), 그 용도와 기능, 주위환경, 일반공중의 이용상황(어느 범위의 사람들이 어떠한 통행목적을 위하여 어떻게 이용하는지), 그리고 상하수도와 포장도로의 관리는 누가하고 있는지 등을 심리하고, 원고가 당초 그 사용수익권을 포기하였거나 사용 승낙을 한바 있었는지 여부까지 살펴보아 그 사실관계에 터잡아 피고가 이 사건 토지를 점유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5. 따라서 원심판결에는 도로의 점유에 대한 법리를 오해하여 심리를 미진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고, 논지는 이유 있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최종영(재판장) 최재호 배만운(주심) 김석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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