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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지방법원 2012. 12. 12. 선고 2012구합1930 판결
주세법상 탁주로 포섭될 수 있는 첨가재료의 종류에 향료는 포함되어 있지 않으므로, 이 사건 주류는 더 이상 주세법상 ’탁주’라 할 수 없음[국승]
제목

주세법상 탁주로 포섭될 수 있는 첨가재료의 종류에 향료는 포함되어 있지 않으므로, 이 사건 주류는 더 이상 주세법상 '탁주'라 할 수 없음

요지

원형의 탁주에다가 밤향 향료를 첨가하여 이 사건 주류를 제조하였는데, 같은 목 4)와 이 사건 시행령 조항 제1호의 규정에 따르면 원형의 탁주에 첨가하더라도 주세법상 탁주로 포섭될 수 있는 첨가재료의 종류에 향료는 포함되어 있지 않으므로, 이 사건 주류는 더 이상 주세법상 '탁주'라 할 수 없음

관련법령
사건

2012구합1930 주류제조정지처분취소

원고

임XX

피고

공주세무서장

변론종결

2012. 10. 17.

판결선고

2012. 12. 12.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피고가 2012.5.2. 원고에 대하여 한 주류 제조정지 15일(2012.5. 14.부터 2012.5. 28.까지)의 처분을 취소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의 아버지인 임AA은 피고로부터 1998.11.16. 탁주주류제조면허를, 2000.3.31. 약주 주류제조면허를 각 취득하여 충남 공주시 XX면 XX리 336에서 'XX양조원'이라는 상호로 탁주 및 약주 제조업을 영위하던 중 사망하였고, 원고가 2000.0.6. 임AA로부터 위 양조원을 상속받아 현재까지 운영하여 오고 있다.

나. 원고는 2012.1.경부터 밤향을 사용하여 '공주 OO막걸리'(이하 '이 사건 주류'라 한다) 약 28,000병을 제조 • 판매하였는데, 대전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이 2012.3.28. 실시한 조사과정에서 원고가 위와 같이 탁주에 사용할 수 없는 첨가재료인 향료를 사용한 사실이 적발되었고, 식품의약품안전청장은 2012.4.4.경 피고에게 이를 통보하였다.

다. 이에 피고는 원고가 주세법 제5조 제4항의 주류의 규격 및 주세법 시행령 제2조 제1항의 첨가재료의 종류를 위반하여 주류를 제조하였다는 이유로 2012.5.2.경 원고에 대하여 탁주 제조정지 15일(2012.5.14.부터 2012.5.28.까지)의 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4호증, 을 제1 내지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주세법은 주세부과의 근거를 마련하기 위하여 제정된 법률인데, 주세법 제5조 제4항은 주세부과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고 단지 주류의 제조방법에 관한 내용인 주류의 규격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는바, 위 조항은 헌법상 자의금지의 원칙에 위배되는 입법 체계상 문제가 있는 위헌적인 조항이다.

주세법 시행령 제2조 제1항 [별표 1](이하 '이 사건 시행령 조항'이라 한다)은 탁주에 향료를 첨가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주세법상 청주, 맥주, 과실주, 위스키, 브랜디 등 대부분의 주류에 향료를 첨가할 수 있도록 하면서 유독 탁주에만 향료를 첨가하지 못하도록 제한하고 있는 위 시행령 조항은 평등의 원칙에 반하고, 탁주제조업자의 직업의 자유와 소비자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하여 위헌이다.

위와 같이 위헌적인 법령인 주세법 제5조 제4항과 이 사건 시행령 조항에 근거 하여 내려진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나. 관계 법령

별지 관계 법령 기재와 같다.

다. 주세법 제5조 제4항의 위헌 여부에 관한 판단

주세법은 제2장에서 '주류의 제조 및 판매'라는 제하에 주류의 종류별로 시설기준과 그 밖의 요건을 갖추어 그 제조 및 판매에 대하여 관할 세무서장의 면허를 받도록 하는 면허제도 등에 관하여 규정하는 한편으로, 제3장에서 '주세의 부과 • 징수'라는 제하에 주류의 종류에 따라 세율의 차등을 두는 동시에 주세의 부과 • 징수 등에 관하여 정하고 있다. 이처럼 「주세법」 은 그 명칭에 불구하고, 주류에 관한 '조세' 뿐만 아니라 주류의 '제조'와 '판매'에 관하여도 함께 규율하고 있는바, 그 실질은 「주류의 제조와 판매 및 주세 등에 관한 법률」 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주류의 제조와 판매"에 관한 사항과 "주류의 조세"에 관한 사항을 하나의 법률에서 함께 규율할 것인지 아니면 이를 둘 이상의 법률로 나누어 규율할 것인지 하는 문제는 기본적으로 입법자의 광범위한 입법재량에 맡겨져 있다고 할 것인바, 우리의 주세법이 전자와 같은 규율방식에 따르고 있다는 점만으로 입법체계상 묵과할 수 없는 불합리가 존재한다고 말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한편 주세법 제22조는 주류의 종류에 따라 세율에 차등을 두고 있는데, '주류의 규격'은 주세법 제3조 제2호의 정의규정에 의하면 원료의 용량, 첨가재료의 종류, 알코올분의 함량, 여과방법 등 주류의 종류를 구분하는 기준을 가리키는 것이므로, '주류의 규격'은 주세법 제22조에 따른 주류의 세율을 판정하는 지표가 되는 '주류의 종류'를 구분짓는 기준이 된다. 그러므로 '주류의 규격'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을 그 시행령인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위임하고 있는 주세법 제5조 제4항은 '주류의 세율'과도 갚은 연관을 지니고 있다고 아니할 수 없는바, 위 조항을 두고 '주류의 조세'와는 전혀 무관한 생뚱맞은 규정이라고 볼 수도 없다고 하겠다.

따라서 주세법 제5조 제4항에 대하여 이를 헌법상 자의금지의 원칙에 위배되는 입법체계상 문제가 있는 위헌적인 조항이라고 비난하는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고 할 것이다.

라. 이 사건 시행령 조항의 위헌 여부에 관한 판단

(1) 주세법 제4조 제1항에서는 주류의 종류를 크게 '주정, 발효주류, 증류주류, 기타주류'로 구분하고, 다시 그 중 발효주류는 '탁주, 약주, 청주, 맥주, 과실주'로, 증류주류는 '소주(증류식 소주, 희석식 소주), 위스키, 브랜디, 일반 증류주, 리큐르'로 구분하고 있으며, 같은 조 제2항 [별표]에서는 위와 같이 구분된 주류의 종류별 세부 내용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는바, 이에 따르면 주세법에서는 주로 원료와 제조방식 등을 기준으로 위와 같이 주류의 종류를 구분하되, 해당 주류의 원형 이외에도 그 원형에다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일정한 재료 등을 첨가한 경우까지 해당 주류와 동일한 종류의 주류로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이 사건 시행령 조항에서는 주류의 종류별로, 해당 주류의 원형에 첨가하더라도 해당 주류와 동일한 종류의 주류로 포섭될 수 있는 첨가재료를 열거하고 있다.

한편 식품위생법 등에 위배되지 않는 한 어떠한 원료나 제조방식, 첨가재료 등을 사용한 주류라도 그 제조 등이 금지되는 것은 아니고, 주세법 제4조 제2항 [별표] 제4호 마목 등에서는 '기타주류'의 내용에 관하여 개방적인 규정을 두고 있으므로, 위와 같이 제조된 주류가 주세법상 나머지 종류의 주류에 포섭되지 않을 경우 이는 '기타주류'에 해당하게 된다.

결국, 주세법 제4조 제1항, 제2항 [별표] 및 이 사건 시행령 조항은 다종다양 한 주류를 종류별로 나누어 규율하기 위하여, 주세법상 주류의 종류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와 일정한 주류를 위와 같이 설정된 주세법상 주류의 종류 중 어느 항목에 포함 시킬 것인가를 정하는 규정이라고 볼 수 있다.

(2)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원고는 주세법 제4조 제2항 [별표] 제2호 가목에서 정하고 있는 원형의 탁주에다가 밤향 향료를 첨가하여 이 사건 주류를 제조하였는데, 같은 목 4)와 이 사건 시행령 조항 제1호의 규정에 따르면 원형의 탁주에 첨가하더라도 주세법상 탁주로 포섭될 수 있는 첨가재료의 종류에 향료는 포함되어 있지 않으므로, 이 사건 주류는 더 이상 주세법상 '탁주'라 할 수 없고, 이는 다만 주세법 제4조 제2항 [별표] 제4호 나목(발효에 의하여 제성한 주류로서 제2호에 따른 주류 외의 것)에 해당하여 주세법상 '기타주류'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이 사건 주류의 제조와 관련하여 이 사건 시행령 조항이 헌법에 위배된다는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탁주에 향료를 첨가하는 경우에는 더 이상 주세법상 탁주로 취급하지 않고 이를 기타 주류로 취급하는 것이 헌법에 위배되는지 여부'의 문제로 귀착된다고 할 수 있다.

살피건대, 주세법 제6조 제1항, 제22조 제2항, 교육세법 제3조 제4호 등의 규정에 따르면 주류를 제조하려는 자는 주류의 종류별로 주류 제조장마다 일정한 시설기준 등을 갖추어 관할 세무서장의 면허를 받아야 하고, 탁주를 제외한 나머지 주류에 대한 세율은 30% 또는 72%에 이르지만, 탁주에 대한 세율은 5%에 불과하며, 탁주제조업자의 경우에는 다른 주류제조업자와 달리 교육세 납부의무를 면하는 등 상당한 혜택이 있는바, 탁주에 향료를 첨가하는 경우에는 이 사건 시행령 조항 등에 따라 더 이상 주세법상 탁주로 취급되지 아니함으로 말미암아, 탁주와 약주 제조면허만을 보유하고 있는 원고로서는 이 사건 주류를 적법하게 제조하기 위해서는 기타주류 제조면허를 별도로 받아야 할 뿐만 아니라 30%의 세율에 따른 주세를 납부하여야 하고 교육세도 납부하여야 하는 등 상당한 불이익을 입게 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① 주류의 종류별로 그 세부 내용을 어떻게 정할 것인가의 문제 또는 일정한 주류를 주세법상 어떤 종류의 주류로 취급할 것인가의 문제 등은 원칙적으로 해당 주류의 특성 등 여러 가지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입법자가 결정할 사항으로서 광범위한 입법재량 내지 형성의 자유가 인정되는 분야라고 할 것인 점, ② 탁주는 우리나라에 고유한 전통주로서 가능한 한 원형대로 유지 • 보존할 필요성이 있다 할 것이고,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주세법 등에서는 위와 같이 탁주에 대한 세율을 다른 주류에 비하여 현저히 낮게 설정하는 등 탁주제조업자에게 특별한 혜택을 부여하고 있는 점, ③ 이 사건 시행령 조항 등에서 주류의 종류별로 첨가할 수 있는 재료를 제한하고 있는 것은 첨가재료를 남용할 경우 주류의 종류별 특성이 상실될 수 있다는 측면도 고려된 것이고, 실제로 향료를 첨가한 탁주에 대하여 그렇지 아니한 전통적인 탁주와 마찬가지의 조세혜택을 부여하는 경우에는 탁주의 전통적인 원형을 유지 • 보존하는 데에 오히려 상당한 지장이 있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④ 이 사건 시행령 조항에 의하더라도, 탁주에 향료를 첨가하는 방식으로 기타주류를 제조하고 그와 같은 방식으로 제조된 주류를 소비하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한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시행령 조항은 입법재량의 범위 내에 있는 것으로서 평등의 원칙에 위배되거나 탁주제조업자의 직업의 자유 및 소비자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시행령 조항이 헌법에 위배된다는 이 부분 원고의 주장 역사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주세법 제5조 제4항과 이 사건 시행령 조항이 위헌임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다고 할 것인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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