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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고등법원 2018. 11. 9. 선고 2018누21774 판결
[연금분할비율별도결정거부처분취소][미간행]
원고, 피항소인

원고

피고, 항소인

국민연금공단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어울림 담당변호사 안혜림)

변론종결

2018. 10. 19.

주문

1.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3.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1. 청구취지

피고가 2017. 11. 9. 원고에게 한 연금분할비율 별도결정신청 거부처분을 취소한다.

2. 항소취지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이유

1. 제1심판결의 인용

이 법원이 이 사건에 관하여 적을 이유는, 제1심판결문 제5쪽 제3행부터 제6쪽 밑에서 제2행까지의 “다. 판단” 부분을 아래 제2항과 같이 고쳐 쓰는 외에는, 제1심판결의 이유 기재와 같으므로,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이하에서 사용하는 약어의 의미는 제1심판결의 그것과 같다).

2. 고쳐 쓰는 부분

『다. 판단

1) 민법상 재산분할청구제도에 따라 국민연금법상 분할연금액의 분할비율을 일방 배우자 100%, 상대방 배우자 0%로 정할 수 있는지 여부

가) 기존의 국민연금법은 가입자가 혼인 기간 중 취득한 연금수급권에 대해서 이혼배우자가 가지는 권리를 규율하지 않았다. 그런데 1998. 12. 31. 법률 제5623호로 개정된 국민연금법에서 연금수급권 중 노령연금 수급권에 대한 이혼배우자의 분할청구권을 인정하는 제도(이하 ‘분할연금제도’라 한다)를 도입하였다. 국민연금법상 분할연금제도는 이혼한 배우자에게 전배우자가 혼인 기간 중 취득한 노령연금수급권에 대해서 그 연금 형성에 기여한 부분을 인정하여 청산·분배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가사노동 등으로 직업을 가지지 못하여 국민연금에 가입하지 못한 배우자에게도 상대방 배우자의 노령연금수급권을 기초로 일정한 수준의 노후 소득을 보장하려는 취지에서 마련되었다( 헌법재판소 2016. 12. 29. 선고 2015헌바182 전원재판부 결정 참조).

나) 국민연금법 제64조 제1항 에 의하면, ① 노령연금 수급권자와 전 배우자 사이의 혼인기간 중 5년 이상이 노령연금수급권자의 국민연금가입기간 내에 있고, ② 노령연금수급권자와 이혼한 전 배우자가 60세가 된 경우 전 배우자는 노령연금수급권자의 노령연금 중 일정액을 지급받을 권리가 있으며, 제2항 제1항 에 따른 분할연금액은 배우자였던 자의 노령연금액은 혼인 기간에 해당하는 연금액을 균등하게 나눈 금액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혼인 기간 중 실질적으로 부부공동생활을 하지 않은 배우자가 상대 배우자의 노령연금을 균분하여 지급받는 것은 혼인 기간 중 상대방 배우자의 연금 형성에 대한 기여를 인정하기 위해 마련된 분할연금제도의 취지를 훼손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하여 2015. 12. 29. 법률 제13642호로 개정된 국민연금법민법상 재산분할청구제도에 따라 연금의 분할에 관하여 별도로 결정된 경우에는 그에 따르도록 하는 분할연금 지급의 특례를 신설하였다( 제64조의2 , 이하 ‘이 사건 특례조항’이라 한다). 이 사건 특례조항은 공포 후 1년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하며(부칙 제1조), 시행 후 최초로 분할연금 지급 사유가 발생한 경우부터 적용된다(부칙 제2조 제1항).

다) 이 사건 특례조항에 의하면, 민법 제839조의2 (협의상 이혼한 자의 재산분할청구권) 또는 민법 제843조 (재판상 이혼에 따른 재산분할청구권)에 따라 연금의 분할에 관하여 별도로 결정된 경우에는 그에 따르도록 하고( 제1항 ), 제1항 에 따라 연금의 분할이 별도로 결정된 경우에는 분할비율 등에 대하여 피고 공단에 신고하도록 하고 있다( 제2항 ).

이 사건 특례조항은 위에서 본 바와 같이 분할연금수급권이 재산분할의 대상이 되는 재산임을 전제로, 민법상 재산분할 과정에서 연금 형성에 대한 실질적 기여도나 당사자 쌍방이 혼인생활 중 협력하여 취득한 모든 적극재산과 소극재산을 고려하여 연금분할에 관하여 달리 정할 수 있는 여지를 둠으로써, 당사자의 의사를 존중하고 개별 사안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구체적 타당성을 도모하고자 하는 데에 그 입법취지가 있다.

라) 종래 이 사건 특례조항이 신설되기 전에는 국민연금법에 따른 급여를 받을 권리는 이를 양도·압류하거나 담보에 제공할 수 없으므로( 국민연금법 제58조 제1항 참조), 국민연금수급권자인 배우자와 이혼한 상대방이 이혼 시에 분할연금수급권을 사전에 포기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실질적으로 국민연금법의 목적을 위반하여 배우자에게 자신의 분할연금수급권을 양도하는 것으로서 국민연금법 제58조 제1항 에 반하여 무효라 볼 여지가 있었다.

그러나, 이 사건 특례조항의 신설로 인해 부부가 협의상 이혼을 하면서 재산분할을 하는 경우 양 당사자는 각자의 명의로 된 재산에 관하여 상대방이 기여한 부분을 고려하고, 이혼 후 각자의 생활에 필요한 재산을 고려하여 재산분할 방법을 결정하게 된다. 그 결과 결정된 노령연금의 분할비율이 국민연금법 제64조 제2항 에서 정한 비율과 달라질 수 있으며, 이때 위 조항에서 정한 비율보다 적은 비율로 정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그보다 많은 비율로 정하는 것 역시 가능하다. 양 당사자가 노령연금은 국민연금법 제64조 에서 정한 비율보다 적은 비율로 분할하면서 그 외의 다른 재산을 상대방 배우자가 많이 받는 것으로 정하거나, 그 반대의 합의를 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또한, 부부가 재판상 이혼을 하면서 재산분할을 청구하는 경우 법원은 혼인기간 중 당사자 쌍방이 재산의 형성에 기여한 정도 등 일체의 사정을 참작하여 노령연금의 분할비율을 정할 수 있다(공무원연금에 관한 헌법재판소 2018. 4. 26. 선고 2016헌마54 결정 참조).

마) 이상의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특례조항이 시행된 이후부터는 민법상 재산분할을 구하는 경우 분할연금 분할비율에 관한 당사자의 합의 또는 법원의 결정을 최대한 존중하는 것이 당사자들 사이의 이해관계와 실질적 공평에 부합하므로, 그 분할비율을 일방 배우자 100%, 상대방 배우자 0%로 정하는 것과 같이 어느 한쪽 배우자가 분할연금수급권을 포기하고 온전히 다른 한쪽 배우자에게 귀속시키는 것도 가능하다고 봄이 타당하다.

2) 이 사건 조정이 이 사건 특례조항에 정한 연금의 분할에 관하여 별도로 결정된 경우에 해당하는지 여부

앞서 본 사실과 이 사건 특례조항의 입법취지 및 각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와 소외 1은 이 사건 이혼 소송에서 성립된 이 사건 조정조항 제9항에 의하여 소외 1이 분할연금수급권을 포기하여 온전히 원고에게 귀속시키기로 재산분할에 관한 합의를 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고, 이는 국민연금법 제64조의2 제1항 의 재판상 이혼 시 재산분할에 따라 연금분할이 별도로 결정된 경우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가) 이 사건 이혼소송 당시에 원고와 소외 1은 쌍방에 대하여 이혼 청구뿐만 아니라 위자료 및 재산분할 청구를 하였고, 소송의 진행 중에 최종적으로 분쟁을 종결하기 위해서 상호 양보하여 이 사건 조정조항에 합의한 것으로 보인다.

나) 이 사건 이혼 소송 과정에서 원고와 소외 1 사이의 분할대상 부동산은 조정조항 제2항에 기재된 아파트(원고와 소외 1의 공유 지분 각 1/2)가 유일한 것으로 보이고, 원고와 소외 1로서는 이 사건 조정 당시 재산분할 대상으로 국민연금수급권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으며, 원고의 국민연금수급권이 이 사건 조정 성립 이후 추가로 발견된 재산에 해당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특례조항의 신설로 분할연금수급권이 재산분할의 대상으로 포섭되어 당사자가 그 분할비율을 자유롭게 정할 수 있게 된 이상, 분할연금수급권이 재산권적 성격뿐만 아니라 사회보장수급권적 성격도 함께 가지고 있다는 사정만으로 이혼 시 재산분할 과정에서 분할연급수급권을 다른 부부공동재산(누락되거나 은닉된 재산을 포함한다)과 달리 취급하여야 할 근거나 이유는 없다.

라) 원고와 소외 1은 이 사건 조정 당시 쌍방의 재산분할 청구에 관하여는 구체적인 재산분할 내용을 조정조항 제2항 내지 제4항에 명시한 다음, 조정조항 제8항에서 나머지 본소청구와 나머지 반소청구를 각 포기한다는 이른바 ‘포기조항’에 더하여, 조정조항 제9항에서는 향후 상대방에 대하여 위에서 정한 사항 이외에는 이 사건 이혼과 관련된 재산분할 청구를 하지 아니한다는 이른바 ‘청산조항’을 명시하였다.

마) 이 사건 조정조항으로 명시된 이른바 ‘포기조항’의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포기의 대상은 재산분할 과정에서 드러난 분할대상 재산에 한정되므로, 만일 향후 재산분할 과정에서 누락된 재산이나 은닉 재산이 새롭게 발견되는 경우 재산분할의 제척기간이 경과되지 않았다면 다시 재산분할을 청구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이는 판결에 의하여 재산분할을 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그에 반해 이른바 ‘청산조항’의 경우에는 ‘포기조항’과 달리 그 해당 조항에 특별히 명시하지 않은 이상 재산분할 과정에서 드러난 재산뿐만 아니라 누락되거나 은닉한 재산에 대해서까지도 그 효력이 미치게 되어 향후 상대방에 대하여 누락되거나 은닉한 재산임을 이유로 재산분할을 청구할 수 없게 되는 제약이 있다.

바) 이혼 당사자가 재산분할에 관한 조정을 하면서, 조정조항에 이른바 ‘포기조항’만을 명시하지 않고 별도로 ‘청산조항’까지 명시하였다면, 이혼 당사자의 의사는 재산분할 과정에 드러난 재산뿐만 아니라 재산분할 과정에서 누락되거나 상대방이 은닉한 재산에 대해서까지도 향후 일체의 재산분할을 청구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사) 이 사건 조정조항 제9항에는 ‘원고와 소외 1은 향후 상대방에 대하여 위에서 정한 사항 이외에는 이 사건 이혼과 관련된 재산분할 청구를 하지 아니한다’고 기재되어 있을 뿐 원고의 분할연금수급권을 위 ‘청산조항’의 적용을 받는 재산에서 제외하기로 하는 명시적 기재가 없으므로, 결국 원고의 분할연급수급권도 누락되거나 은닉된 재산을 포함한 다른 부부공동재산과 마찬가지로 이 사건 조정조항 제9항의 적용을 받아 향후 그에 대한 분할을 청구할 수 없다고 봄이 타당하다.

아) 더욱이 이 사건 조정에서 원고는 재산분할로 위 아파트의 소외 1 공유지분을 이전받는 대신 소외 1에게 1억 7,000만 원을 지급하고 자녀 소외 2의 양육을 원고가 하면서 양육비까지 모두 부담하기로 합의하였던 내용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조정 당시 원고의 국민연금수급권을 재산분할 대상에서 제외하였다거나 이 사건 조정조항 제9항에도 불구하고 향후 추가로 소외 1이 재산분할을 청구할 수 있다는 피고의 주장은 수긍하기 어렵다.

자) 피고는 이 사건 조정조항 제9항에 국민연금수급권에 대하여 향후 분할을 청구하지 않겠다는 사실이 명시적으로 기재되지 않았으므로 이 사건 처분이 적법하다고 주장하나, ①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특례조항이 신설되어 분할연금수급권이 다른 부부공동재산과 마찬가지로 재산분할의 대상으로 포섭되어 당사자가 그 분할비율을 자유롭게 정할 수 있게 된 이상, 이혼 당사자가 재산분할에 관하여 조정을 하면서 ‘청산조항’을 두는 경우 다른 부부공동재산과 마찬가지로 분할연금수급권 역시 ‘청산조항’의 적용을 받는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오히려 분할연금수급권을 다른 부부공동재산과 달리 ‘청산조항’의 적용대상에서 제외하고자 한다면 그러한 취지가 ‘청산조항’에 명확하게 명시되어야 한다고 보아야 하는 점, ② 이 사건 이혼 소송의 쌍방의 청구내용, 조정 경위 및 내용, 구체적인 조정조항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보면, 원고가 장차 피고로부터 수령할 국민연금수급권을 포함하여 원고와 소외 1 사이에서 재산분할이 종국적으로 이루어진 것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3) 소외 1이 이 사건 조정에도 불구하고 분할연금수급권을 보유하고 있는지 여부

가) 피고는, 소외 1이 이 사건 조정 성립 이후 피고 공단에 분할연금 선청구를 함으로써 분할연금수급권 포기의사를 적법하게 취소한 점을 들어, 소외 1이 이 사건 조정조항 제9항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분할연금수급권을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나) 살피건대, 피고의 주장처럼 분할연금수급권 포기의사를 취소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조정은 재판상 화해와 같이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력이 있어 당사자 사이에 기판력이 생기는 것이므로, 조정에 확정판결의 당연 무효 사유와 같은 사유가 없는 한 준재심의 소에 의하여만 그 효력을 다툴 수 있을 뿐, 조정 성립과정상의 의사표시의 하자, 철회를 이유로 곧바로 조정의 효력을 부인할 수는 없다.

다) 따라서 이 사건 조정이 준재심의 소에 의하여 효력을 상실하였다고 볼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소외 1이 이 사건 조정조항 제9항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분할연급수급권을 보유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4) 소결론

원고와 소외 1의 이혼 과정에서 재산분할 결과 이 사건 조정조서 제9항에 의하여 원고의 분할연금 분할비율은 100%, 소외 1의 분할연금 분할비율은 0%로 결정되었으므로, 이에 따른 원고의 연금분할비율 별도결정신청을 거부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할 것인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형천(재판장) 김성식 추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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