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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6. 10. 25. 선고 96도1531 판결
[강제집행면탈][공1996.12.1.(23),3498]
판시사항

장래 발생할 특정의 조건부채권을 담보하기 위하여 부동산에 근저당권을 설정한 행위가 강제집행면탈죄의 '허위채무 부담'에 해당하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피고인이 장래에 발생할 특정의 조건부채권을 담보하기 위한 방편으로 부동산에 대하여 근저당권을 설정한 것이라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는 장래 발생할 진실한 채무를 담보하기 위한 것으로서, 피고인의 위 행위를 가리켜 강제집행면탈죄 소정의 '허위의 채무를 부담'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피고인

피고인 1 외 2인

상고인

피고인들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심판결의 요지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인 1은 1978. 3. 4. 전의이씨 군기시 판관공파(전의이씨 군기시 판관공파)종중으로부터 서울 강서구 신월동 154의 4(환지 전 같은 동 141의 2), 같은 동 154의 5(환지 전 같은 동 141의 4)를 매수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치지 않은 상태에서 위 154의 4 대 507㎡는 1978. 7. 16.경 피고인 2에게 금 1,200만 원에, 위 154의 5 대 350㎡는 1988. 8. 12.경 피고인 3에게 금 800만 원에 각 매도하고 피고인들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 주었으나 동인들이 각 그 매수대금의 절반을 미납하자 그 무렵 피고인 1과 나머지 각 피고인 사이에 위 각 2분의 1 지분에 대하여 명의신탁한 것으로 합의하였는바, 피고인 2, 3이 위 대지들을 1982. 3. 7. 공소외 양상태에게 금 7,491만 원에 매도하여 동인이 동 대지 위에 연립주택 18세대를 건축하고 동 주택을 피해자 박상철 등 14명에게 분양한 후 공사 마무리가 일부 되지 아니하고 피고인 2, 3이 위 대지 대금을 수령하지 못한 상태에서 피해자들이 위 주택에 입주하여 살게 되자 피고인 2, 3이 피해자들을 상대로 한 가옥명도소송 및 지료청구소송이 계속되던 중 피해자들이 1990. 10.경 서울지방법원 남부지원에 피고인 2, 3을 상대로 같은 법원 90가합21736호 로 소유권이전등기 등 청구소송을 제기하자, (1) 피고인 1, 2는 공모하여 명의신탁의 법리에 의하여 피해자들이 위 소송에서 승소할 경우 피고인 1은 위 154의 4 대지에 대한 사실상 소유권을 행사할 수 없게 됨을 알고 피고인 1은 위 154의 4 대지의 2분 1 지분에 대한 명의신탁자일 뿐 피고인 2에 대하여 아무런 채권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동 강제집행을 면탈할 목적으로, 1992. 7. 21. 시불상경 서울 강서구 소재 서울민사지방법원 강서등기소에서 위 154의 4 대지에 관하여 채권최고액 4억 7천 4백만 원, 근저당권자 피고인 1로 하는 근저당권을 설정하여 허위채무를 부담하고, (2) 피고인 1, 3은 공모하여 위 제1항과 같은 이유로 피고인 1은 위 154의 5 대지의 2분의 1 지분에 대한 명의신탁자일 뿐 피고인 3에 대하여 아무런 채권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동 강제집행을 면탈할 목적으로, 1992. 7. 22. 시불상경 같은 장소에서 위 154의 5 대지에 관하여 채권최고액 3억 2천 7백만 원, 근저당권자 피고인 1로 하는 근저당권을 설정하여 허위채무를 부담한 사실을 인정하고, 피고인들의 그와 같은 행위를 강제집행면탈죄에 해당하는 것으로 판시한 제1심판결을 판시와 같은 이유로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2. 판단

그러나 피고인들이 단순히 근저당권을 설정하였다는 것만 가지고는 강제집행면탈죄에 있어서 구성요건인 '허위의 채무를 부담'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원심이 인정한 사실관계에 의하면, 피고인 1은 이 사건 각 부동산에 대한 2분의 1 지분을 피고인 2, 3에게 각 그 명의를 신탁하였는데,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해자들이 판시 소유권이전등기 청구소송에서 승소할 경우 피고인 1로서는 사실상 자기의 지분권을 행사할 수 없게 되어 피고인 2, 3과 합의하여 이 사건 각 부동산에 대하여 근저당권자를 피고인 1로 하는 이 사건 근저당권을 각 설정하게 된 점을 알 수 있는바, 위 사실관계에 의하면 피고인 1은 피해자들이 판시 소유권이전등기 청구소송에서 승소하여 그 소유 명의를 이전하여 갈 경우 이 사건 각 부동산에 대한 자신의 내부적인 소유지분에 관한 권리를 상실하게 되는 대신 명의수탁자인 피고인 2, 3에 대하여 위 권리를 상실하므로 입게 될 손해배상청구권 또는 대금반환청구권을 취득하게 된다 할 것이므로 피고인 1이 자신의 피고인 2, 3에 대하여 장래에 발생할 특정의 위 조건부채권을 담보하기 위한 방편으로 이 사건 각 부동산에 대하여 위 각 근저당권을 설정한 것이라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는 장래 발생할 진실한 채무를 담보하기 위한 것으로 보여져 ( 대법원 1993. 5. 25. 선고 93다6362 판결 참조) 피고인의 위 행위를 가리켜 강제집행면탈죄 소정의 '허위의 채무를 부담'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

그렇다면 원심으로서는 피고인들이 위 근저당권을 설정한 것 외에 허위채무를 부담하였는지 여부와 이 사건 각 부동산에 대한 위 근저당설정 행위가 피고인 1의 위 채권을 담보하기 위한 것인지 여부를 심리한 다음, 피고인들의 위 행위가 강제집행면탈죄 소정의 '허위의 채무를 부담'하는 경우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하였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이에 이르지 아니한 채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피고인들에게 유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음은 형법 제327조 소정의 허위채무의 부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였거나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저질렀다 할 것이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취지가 포함된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 법관들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만호(재판장) 박준서 김형선(주심) 이용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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