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2019고합217 살인예비
2019고합250(병합) 특수상해
2019전고10(병합)부착명령
피고인겸피부착명령청구자
A
검사
남수연(기소, 부착명령청구), 김대철(기소), 서혜선(공판)
변호인
변호사 최성중(국선)
판결선고
2019. 8. 22.
주문
피고인을 징역 2년 6개월에 처한다.
압수된 사시미칼 1자루(증 제1호), 칼집(종이) 1개(증 제2호)를 각 몰수한다.
피부착명령청구자에 대하여 5년간 보호관찰을 받을 것을 명하고, 별지 기재 준수사항을 부과한다.
이 사건 부착명령청구를 기각한다.
이유
범죄사실 및 보호관찰명령 원인사실
【범죄사실】
「2019고합217」
피고인 겸 피부착명령청구자(이하 '피고인'이라 한다)는 2018. 1. 25.경부터 피해자 B(여, 35세)과 교제하다가 2019. 4. 19.경 결별하였다. 이후 피고인은 2019. 4. 25. 16:30경 피해자가 근무하는 화성시 C에 있는 D어린이집에 찾아가 피해자에게 다시 만나줄 것을 요구하였으나 피해자가 이를 거절하자 위험한 물건인 레인스틱으로 피해자의 얼굴 부위를 때려 약 2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안면부 타박상 등을 가하여 특수상해 혐의로 수사를 받게 되었다. 이에 피고인은 2019. 5. 2. 오전경 오산시 E건물, F호에 있는 자신의 주거지에서 피해자에게 전화하여 위 특수상해 사건에 대해 합의를 해달라고 하였으나 피해자가 이를 거절하고 피고인을 만나주려고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화가 나 피해자를 살해하기로 마음먹었다.
피고인은 2019. 5. 2.경 자신의 주거지에서 미리 구입하여 보관하고 있던 회칼(전체길이 33센티미터, 칼날길이 20센티미터)의 칼날과 손잡이 경계 부분에 청테이프를 감은 후 자신이 입고 있는 조끼 안주머니에 회칼을 소지하고, 같은 날 18:00경 위 어린 이집 정문 앞으로 갔다. 피고인은 위 어린이집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 정문을 열려고 하였으나 문이 잠겨 있자, 어린이집 후문으로 가 재차 문을 열고 들어가려고 하였으나 후문도 잠겨 있어 그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어린이집 후문 부근에서 피해자가 나오.기를 기다리던 중, 피해자의 112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에게 검거되었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를 살해할 목적으로 예비하였다.
『2019고합250』
피고인은 2019. 4. 25. 16:30경 화성시 C에 있는 전 여자친구인 피해자 B(여, 35세)이 일하는 D어린이집 놀이터에서 피해자에게 다시 만나줄 것을 요구하였으나 피해자가 이를 거절하자 화가 나 손으로 피해자의 얼굴 부위를 때리고, 이에 피해자가 피고인을 피해 어린이집 원장실로 들어가자 원장실까지 뒤쫓아 들어온 후 그곳에 있던 위험한 물건인 레인스틱(전체길이 70cm, 지름 5cm, 나무 재질)으로 피해자의 얼굴 부위를 1회 때리고, 그 후 "주방 어딨냐, 칼 어딨냐"라고 말하는 등 피해자를 위협하여 피해자에게 약 2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우측 안면부 타박상 등을 가하였다.
【보호관찰명령 원인사실】
피고인은 판시 범죄사실 기재와 같이 살인범죄를 저지른 사람으로서 살인범죄를 다시 범할 위험성이 있다.
증거의 요지
『2019고합217』
1.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1. G, B, H에 대한 각 경찰 진술조서
1. 압수조서, 압수목록, 압수품 사진자료
1. 피의자 A 범행영상 캡쳐 사진자료
1. 112신고사건처리 표
1. 수사보고(피의자가 사시미칼과 청테이프를 구입한 내역 확인) 및 첨부자료
『2019고합250』
1. 피고인의 법정진술
1. B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
1. I의 진술서
1. 사진
1. 상해진단서
『판시 재범의 위험성』
판시 각 증거 및 청구전조사서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과 그 밖에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에게 살인범죄를 다시 범할 위험성이 있다고 인정된다.
① 피고인에 대한 성인 재범위험성 평가척도(KORAS-G) 평가 결과 피고인은 총점 13점으로 재범 위험성이 '높음' 수준에 해당하고, 정신병 질자 선별도구(PCL-R) 평가 결과 피고인은 총점 12점으로 재범 위험성이 '중간' 수준이며, 이에 따라 피고인에 대한 종합적인 재범위험성은 '높음 또는 중간' 수준에 해당하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②. 피고인에 대한 알코올 사용 장애 선별 검사(AUDIT) 결과 피고인은 총점 40점 만점으로 '알코올 중독자' 수준이다. 피고인은 우울감, 무력감 등을 이유로 매일 음주를 하고, 심리검사(MMPI-II, SCT) 결과 우울한 상태에서 의도하지 않은 충동적인 행동을 할 가능성이 있거나 욕구를 충족하지 못할 경우 조급해하며 분노를 표출하는 문제점 등이 시사되었다. 따라서 피고인이 본건과 유사한 특정 상황 등에서 살인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있다.
③ 피고인은 2019. 4. 25. 피해자를 상대로 특수상해의 범행을 저지른 후 현행범 체포되어 조사완료 후 피해자를 다시 찾아가지 않겠다고 다짐하면서 당일 석방되었는데, 피고인은 같은 달 28. 경찰서에 자진출석하여 '현재 술을 마셨는데 피해자를 찾아가 위해를 가할 것만 같다. 내 자신을 잘 제어할 수 없다'는 취지로 진술하여 경찰은 피해자에 대한 보복우려 등으로 피고인의 동의를 얻어 피고인을 J병원에 응급입원조치를 하기도 하였다. 피고인은 그로부터 3일 후인 2019. 5. 1. 위 병원에서 자진퇴원한 후에도 계속 술을 마시다가 피해자를 살해할 마음을 먹고 미리 준비한 흉기를 들고 다음 날 다시 피해자를 찾아가기에 이르렀는바, 위와 같은 이 사건 범행의 경위, 범행과정 등에 비추어 보면, 재범의 위험성이 인정되고 형의 집행을 종료한 이후에도 피고인의 재범을 방지하기 위한 보호관찰의 조치가 반드시 필요하다.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형법 제255조, 제250조 제1항(살인예비의 점), 형법 제258조의2 제1항, 제257조 제1항(특수상해의 점)
1. 경합범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형이 더 무거운 특수상해죄에 정한 형에 경합범 가중)
1. 몰수
1. 보호관찰명령 및 준수사항 부과
특정 범죄자에 대한 보호관찰 및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 제21조의3 제2항, 제1항, 제21조의2 제3호, 제21조의4 제1항, 제9조의2 제1항 제3호, 제4호, 제5호(부착명령 청구를 기각하는 경우로서 보호관찰의 필요성이 인정되므로, 직권으로 보호관찰명령을 선고한다)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1. 주장의 요지
살인예비에 관하여, 피고인은 피해자를 살해할 고의나 살인의 준비에 관한 고의가 없었다.
2.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인은 이 사건 발생 무렵 전체길이 33cm, 칼날길이 20cm에 이르는 회칼을 미리 구입한 후 상대방을 찌를 때 자신의 손이 다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칼날과 손잡이의 경계 부분에 청테이프를 감는 등으로 살인을 위한 범행도구를 준비한 점, ② 피고인은 이 사건 당시 피해자를 찾아가기 직전에 피해자와 전화통화를 하였는데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이렇게 전화하는 것도 나에겐 협박으로 느껴진다. 너가 날 찾아오려는 것은 날 죽이러 오려는 것이 아니냐'고 하자 피해자에게 '그렇게 해줘? 니가 원하면 그렇게 해줄게'라는 취지의 말을 하였고, 이 사건 현장에서 경찰들에게 검거된 후 칼소지하고 있는 경위에 대한 질문을 받자 '죽이려고요'라는 취지의 말을 한 점, ③ 피고인은 살인을 예비하기 일주일 전인 2019. 4. 25. 피해자가 근무하던 어린이 집에서 피해자를 상대로 특수상해의 범행을 저지른 직후 주방이 어딘지를 물어보며 칼을 찾기도 하였던 점, ④ 피고인은 2019.4.28. 술을 마신 후 '피해자에게 위해를 가할 것만 같고 내 자신을 제어할 수 없다'는 이유로 경찰서에 자진출석하여 병원에 응급입원조치 되기도 한 점, ⑤ 피해자를 만난 후 스스로 자해하기 위해 칼을 준비하였다는 피고인의 주장은 앞서 본 여러 사정들에 비추어 경험칙상 납득하기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살인죄를 범할 목적으로 예비한 사실이 넉넉히 인정된다. 따라서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은 이유 없다.
양형의 이유
1.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징역 1년 ~ 15년
2. 양형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
가. 제1범죄(특수상해)
[유형의 결정] 폭력범죄 > 02. 특수상해·누범상해 > [제1유형] 특수상해
[특별양형인자] 없음
[권고영역 및 권고형의 범위] 기본영역, 징역 6월 ~ 2년
나. 제2범죄(살인예비): 양형기준이 설정되어 있지 아니함
다. 다수범죄 처리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 징역 6월 이상(양형기준이 설정된 범죄와 양형기준이 설정되지 아니한 범죄가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으므로, 양형기준이 설정된 범죄의 권고 형량 범위의 하한만을 준수)
라. 처단형에 따라 수정된 권고형의 범위: 징역 1년 이상(양형기준에서 권고하는 형량 범위가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와 불일치하는 경우이므로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에, 따름)
3. 선고형의 결정 : 징역 2년 6월
피고인은 위험한 물건인 레인스틱으로 전 여자친구인 피해자의 얼굴 부위를 때려 특수상해죄를 범하고 불과 일주일 만에 다시 피해자를 살해하기로 마음먹고 미리 준비한 회칼을 소지한 채 피해자를 찾아가 살인을 예비 하였는바, 그 죄책이 몹시 무겁다. 피해자가 입은 피해의 정도가 가볍지 않고 피해자가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고 있다. 피고인은 동종의 폭력범죄로 2회 처벌받은 전력과 수차례 소년보호처분을 받은 전력도 있다.
다만, 피고인이 일부 범행(특수상해죄)을 자백하면서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있는 점, 살인범죄가 예비에 그친 점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하고,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와 경위,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조건을 종합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부착명령 청구에 대한 판단
1. 청구의 요지
피고인은 판시 범죄사실과 같이 살인범죄를 저지른 사람으로서, 피고인의 범죄전력, 본건 범행수법, 피고인이 지닌 반사회적 인격장애 및 알코올중독 증세 등에 비추어 살인범죄를 다시 범할 위험성이 높다.
2. 판단
가. 특정 범죄자에 대한 보호관찰 및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이하 '전자장치부착법'이라 한다) 제5조 제3항에 따라 위치추적 전자장치를 부착하는 명령을 하기 위해서는 피부착명령청구자가 살인범죄를 저지름과 아울러 장래 살인범죄를 다시 범할 위험성이 있다고 인정되어야 하는데, 여기서 '살인범죄를 다시 범할 위험성'은 재범할 가능성만으로는 부족하고 피부착명령청구자가 장래에 다시 살인범죄를 범하여 법적 평온을 깨뜨릴 상당한 개연성이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고, 그 재범의 위험성 유무는 피부착명령청구자의 직업과 환경, 당해 범행 이전의 행적, 그 범행의 동기, 수단, 범행 후의 정황, 개전의 정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평가하여 객관적으로 판단하여야 하며, 이러한 판단은 장래에 대한 가정적 판단으로서 판결 시를 기준으로 하여야 한다(대법원 2012. 5. 10. 선고 2012도2289, 2012감도5, 2012전도51 판결 등 참조).
또한 전자장치부착법에 의한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명령은 형의 집행을 마친 후 보호관찰명령만을 받는 경우에 비하여 신체의 자유 및 사생활의 자유 등에 제약을 받는 정도가 훨씬 크므로, 위치추적 전자장치의 부착명령을 함에 있어서는 보호관찰명령의 경우에 비하여 재범의 위험성을 보다 엄격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
나.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볼 때,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 피고인에게 형 집행 종료 후에 보호관찰을 받도록 명하는 외에 위치추적 전자장치의 부착까지 부과할 필요성이 있을 정도로 장래에 다시 살인범죄를 범하여 법적 평온을 깨뜨릴 상당한 개연성이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① 살인범죄와 관련하여, 전자장치부착법에서 부착명령의 요건으로 보는 재범 위험성은 폭력범죄 일반에 대한 재범 위험성이 아닌 '살인범죄'의 재범 위험성이다. 피고인에 대한 성인 재범 위험성 평가척도(KORAS-G) 평가 결과 재범의 위험성이 '높음' 수준이고, 정신병 질자 선별도구(PCL-R) 평가 결과는 '중간 수준이며, 종합적인 재범위험성이 '높음 또는 중간' 수준으로 평가되었기는 하나, 위 평가척도 및 선별도구는 통상적인 재범 위험성을 판단하기 위한 도구에 해당할 뿐이므로 그 결과만 가지고 피고인의 살인범죄에 관한 재범 위험성을 온전하게 재단하기는 어렵고, 평가 수치 정도도 해당 구간 안에서만 보면 높은 수준은 아니다.
② 이 사건 범행은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이른바 '묻지마'식 범죄의 무차별적 살인 성향을 드러낸 범죄가 아니라 피고인의 결별한 여자친구인 특정인을 대상으로 한 것이며, 범행 동기나 경위, 범행의 성격 등에 비추어 볼 때, 그 범행 자체에서 피고인의 살인범죄에 대한 경향성 등이 인정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③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 이전에 폭력범죄로 2회(벌금형) 처벌받은 전력이 있으나, 폭력범죄와 살인범죄는 결과 불법은 물론 행위 불법의 측면에서도 그 차이가 현저하여, 범죄자에게 폭력성향이 있다고 하여 곧바로 살인성향이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④ 이 사건 살인예비죄는 주취상태에서 발생한 것이고 피고인에 대한 알코올 사용장애 선별검사(AUDIT) 결과는 40점 만점으로 '알코올중독자' 수준에 해당하는바, 피고인이 음주 양상에 대한 문제를 인식하고 적절히 치료받는다면 재범의 위험성이 감소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이 판결이 확정되면 피고인은 상당 기간 수형생활을 하여야 하므로 그 과정에서 주취 습성과 폭력적 성향의 개선을 기대할 수도 있다. 나아가 피고인에게 형 집행 종료 후 보호관찰을 명하는 것으로 재범을 방지하고, 왜곡된 충동과 그릇된 성행을 교정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부착명령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전자장치부착법 제9조 제4항 제1호 에 따라 이를 기각한다.
판사
재판장 판사 김병찬
판사 안현진
판사 김선화
별지
[ 별지]
준수사항
보호관찰기간 중,
1. 피해자 B에게 접근하지 말 것.
2. 폭력 치료 프로그램 80시간 및 알코올 치료 프로그램 80시간을 각 이수할 것.
3. 흉기나 그 밖에 위험한 물건을 소지하고 다니지 말고, 일정량 이상의 음주를 하지
말 것.
4. 알코올 및 충동 조절 관련 정신의학과 상담 및 치료를 성실히 받고 그 결과를 정기
적으로 보호관찰관에게 제출할 것.
5. 성행개선을 위한 교육, 치료 및 처우 프로그램에 관한 보호관찰관의 지시에 따를
것.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