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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4. 11. 12. 선고 2003다54315 판결
[상표사용금지가처분이의][공2004.12.15.(216),2023]
판시사항

[1] 간단하고 흔한 표장이 상표의 유사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언제나 식별력이 없어 비교대상에서 제외되는지 여부(소극)

[2] 상표 부정사용의 고의가 추정되는 경우

[3] 상표권자가 의도적으로 자신의 등록상표를 변형이 용이하도록 제작·부착하고, 그 상표가 부착된 상품의 판매자나 수요자에게 상표의 변형 방법을 주지시켜 실제로 등록상표가 인용상표와 동일·유사하게 변형되어 사용되는 경우, 상표법 제73조 제1항 제2호 에 정한 상표등록취소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1] 간단하고 흔한 표장이라 할지라도 그 하나만으로는 식별력이 부족하여 등록받을 수 없다는 것에 그칠 뿐 다른 것과 결합하여 전체상표 중 일부로 되어 있는 경우에도 전혀 식별력을 가지지 못하는 것은 아니므로, 상표의 유사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이 부분을 무조건 식별력이 없다고 하여 비교대상에서 제외할 수 없다.

[2] 상표권자가 오인·혼동을 일으킬 만한 대상상표의 존재를 알면서 그 대상상표와 동일·유사한 실사용상표를 사용하는 한 상표 부정사용의 고의가 있다 할 것이고, 특히 그 대상상표가 주지·저명 상표인 경우에는 그 대상상표나 그 표장상품의 존재를 인식하지 못하는 등의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고의의 존재가 추정된다.

[3] 상표권자가 자신의 등록상표가 타인의 상표와 동일·유사하게 변형사용되는 것을 적극적으로 희망하여 의도적으로 그 변형이 용이하도록 상표를 제작·부착하고, 그 상표가 부착된 상품의 판매자나 수요자에게 그 상표의 변형 방법을 주지시키고, 이로 말미암아 실제로 등록상표가 상표권자의 의도대로 상품의 판매자나 수요자들에 의하여 인용상표들과 동일·유사하게 변형되어 유통·사용되었다면, 이는 상표권자가 직접 등록상표에 변형을 가한 경우와 마찬가지로 타인의 상표의 신용이나 명성에 편승하려는 부정경쟁의 목적으로 등록상표의 사용권의 범위를 넘어 등록상표를 부정하게 사용한 경우로서 상표법 제73조 제1항 제2호 소정의 상표권자가 고의로 지정상품에 등록상표와 유사한 상표를 사용함으로써 수요자로 하여금 상품의 품질의 오인 또는 타인의 업무에 관련된 상품과의 혼동을 생기게 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채권자,피상고인

왈톤 인터내셔널 리미티드 외 1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광장 담당변호사 김재훈 외 1인 )

채무자,상고인

채무자 1 외 1인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채무자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간단하고 흔한 표장이라 할지라도 그 하나만으로는 식별력이 부족하여 등록받을 수 없다는 것에 그칠 뿐 다른 것과 결합하여 전체상표 중 일부로 되어 있는 경우에도 전혀 식별력을 가지지 못하는 것은 아니므로, 상표의 유사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이 부분을 무조건 식별력이 없다고 하여 비교대상에서 제외할 수 없다 ( 대법원 1995. 3. 17. 선고 94후2070 판결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기록을 살펴보면, 채권자들이 사용하고 있던 원심판결 별지 1 표장(이하 '제1 도형표장'이라 한다)의 사각형 부분은 그 자체만으로는 식별력이 있다고 하기 어려우나 세로로 2분되어 각 부분이 명암을 달리하는 외에 그 안의 문자 'GIORDANO'와 결합하여 전체적인 식별력을 가진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직사각형 안에 문자를 넣는 것은 누구나 고안할 수 있는 것으로서 독창성을 인정하기 어려우나 직사각형의 크기 및 가로·세로의 비율, 직사각형을 분할하는 비율, 분할한 부분의 명암 및 배색 대비, 그 안에 기재한 문자의 크기 및 글자체 등은 일반인이 누구나 쉽게 고안할 수 있는 것은 아니므로 그 독창성을 인정할 수 있으며, 제1 도형표장은 직사각형을 2등분한 것인 반면, 채무자들이 사용하고 있는 원심판결 별지 2 표장(이하 '제2 도형표장'이라 한다)은 직사각형을 3등분한 것이 상이할 뿐, 그 직사각형 안에 영문 'GIORDANO'를 넣은 점, 영문 'GIORDANO'의 글자체가 흡사한 점, 구분한 직사각형의 명암과 배색을 달리하고 있는 점, 직사각형의 가로·세로 비율이 일치하는 점 등에 비추어 전체적인 구성이 동일하거나 극히 유사하고, 구조나 형태 등을 구별하기 어려워 혼동을 일으킬 우려가 있다고 할 것이다.

같은 취지에서 채무자들이 사용한 제2 도형표장은 제1 도형표장을 모방한 유사표장으로서 이를 신발, 가방에 사용한 것은 일반 거래자나 수요자로 하여금 그 제품이 채권자들의 주지상표를 사용한 상품과 동일한 출처에서 나온 것이라고 오인·혼동하게 할 우려가 있다고 한 원심의 판단은 옳고, 거기에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사실을 오인하거나 표장의 식별력 또는 혼동 가능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2. 상표권자가 오인·혼동을 일으킬 만한 대상상표의 존재를 알면서 그 대상상표와 동일·유사한 실사용상표를 사용하는 한 상표 부정사용의 고의가 있다 할 것이고, 특히 그 대상상표가 주지·저명 상표인 경우에는 그 대상상표나 그 표장상품의 존재를 인식하지 못하는 등의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고의의 존재가 추정되고 ( 대법원 1999. 9. 17. 선고 98후423 판결 참조), 부정경쟁방지및영업비밀보호에관한법률(이하 '부정경쟁방지법'이라 한다) 제2조 의 부정경쟁행위는 각 호가 규정하고 있는 행위에 해당하기만 하면 그 목적 여하를 불문하고 성립하는 것이다.

관련 규정과 위 법리에 비추어 기록을 살펴보면, 채권자들은 1997. 10.경부터 제1 도형표장을 사용하기 시작하여 2000. 1.경 이미 주지성을 획득한 사실, 채무자 주식회사 시피아이는 2001. 1.경부터 제1 도형표장과 동일한 표장을 사용한 광고를 잡지 등에 게재하고 그 표장을 사용한 가방, 신발의 대리점을 모집하여 오다가, 채권자 주식회사 지오다노의 항의를 받은 같은 해 8.경부터는 제2 도형표장을 병용하기 시작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대상표장인 제1 도형표장과 동일한 표장을 그대로 사용하거나 이와 유사한 제2 도형표장을 사용한 채무자들에게 부정사용의 고의가 있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고 할 것인바, 같은 취지에서 채무자들이 가방, 신발에 채권자들의 주지상표와 동일·유사한 제1 도형표장 및 제2 도형표장을 사용하는 행위가 부정경쟁방지법상의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한다고 한 원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은 옳고, 거기에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사실을 오인하거나 부정경쟁행위의 성립요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상표권자가 자신의 등록상표가 타인의 상표와 동일·유사하게 변형사용되는 것을 적극적으로 희망하여 의도적으로 그 변형이 용이하도록 상표를 제작·부착하고, 그 상표가 부착된 상품의 판매자나 수요자에게 그 상표의 변형 방법을 주지시키고, 이로 말미암아 실제로 등록상표가 상표권자의 의도대로 상품의 판매자나 수요자들에 의하여 인용상표들과 동일·유사하게 변형되어 유통·사용되었다면, 이는 상표권자가 직접 등록상표에 변형을 가한 경우와 마찬가지로 타인의 상표의 신용이나 명성에 편승하려는 부정경쟁의 목적으로 등록상표의 사용권의 범위를 넘어 등록상표를 부정하게 사용한 경우로서 상표법 제73조 제1항 제2호 소정의 상표권자가 고의로 지정상품에 등록상표와 유사한 상표를 사용함으로써 수요자로 하여금 상품의 품질의 오인 또는 타인의 업무에 관련된 상품과의 혼동을 생기게 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 대법원 1999. 9. 17. 선고 98후423 판결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기록을 살펴보면, 채무자 1이 상표권을 가지고 있는 영문 'GIORDANO'와 그 아래에 한글 '지오다노'를 두 줄로 횡서한 " 본문내 삽입된 이미지 " 상표(이하 '이 사건 2줄 상표'라 한다)는 영문과 국문이 결합되어 있는 것임에도, 채무자들이 사용한 제1 도형표장 및 제2 도형표장에는 영문만이 사용되고 있어 이 사건 2줄 상표와 동일성이 인정되는 변형이라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동일성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주지상표인 제1 도형표장과 혼동을 일으킬 정도의 변형에 해당하므로 적법한 상표권의 행사라고 할 수 없는 것인바, 같은 취지에서 채무자들이 가방, 신발에 제1 도형표장 및 제2 도형표장을 사용하는 행위가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한다고 한 원심의 판단은 옳고, 거기에 등록된 상표권의 사용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4.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들이 부담하도록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강신욱(재판장) 변재승 박재윤 고현철(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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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2003.9.16.선고 2002나90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