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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고등법원 2009. 7. 24. 선고 2009누942 판결
[관세등부과처분취소][미간행]
원고, 항소인 겸 피항소인

에스티엑스에너지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율촌 담당변호사 이종혁 외 1인)

피고, 항소인 겸 피항소인

울산세관장

변론종결

2009. 6. 26.

주문

1. 제1심 판결 중 원고 패소부분을 취소한다.

2.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한 2007. 9. 19.자 관세 12,302,950원 중 6,481,980원, 교통세 129,540,150원 중 68,259,960원, 교육세 19,431,010원 중 10,239,990원의 각 부과처분 및 2007. 11. 13.자 관세 227,600,070원 중 134,516,620원, 교통세 3,024,420,350원 중 1,785,293,470원, 교육세 453,662,660원 중 267,793,870원의 각 부과처분을 취소한다.

3.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4. 소송총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1. 청구취지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한 2007. 9. 19.자 관세 12,302,950원, 교통세 129,540,150원, 교육세 19,431,010원의 각 부과처분 및 2007. 11. 13.자 관세 227,600,070원, 교통세 3,024,420,350원, 교육세 453,662,660원의 각 부과처분을 취소한다.

2. 항소취지

가. 원고 : 주문 제1, 2항과 같다.

나. 피고 : 제1심 판결 중 피고 패소부분을 취소하고, 이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다음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제1 내지 3호증의 각 1, 2, 갑제4호증, 을제1호증의 1 내지 3, 을제2, 3호증의 각 1, 2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다.

가. 타이거오일 주식회사는 석유제품 수출입, 제조, 판매 등을 영위하는 회사로서, 2007. 4. 11. 에스엑스오일앤서비스 주식회사로 상호가 변경되었다가, 2008. 1. 11. 원고에게 합병되었다.

나. 타이거오일 주식회사(이하 ‘원고’라고 한다)는 선박용 유류의 중개상(일명 트레이더 또는 오일딜러)인 주식회사 노스폴과 유류공급계약을 체결하고, 주식회사 노스폴이 의뢰하는 외국항행선박에 유류를 공급하기 위하여 해상급유 대행업체인 방주해상급유 주식회사 및 주식회사 오일켐과 해상급유 용역계약을 체결하였다.

한편, 방주해상급유 주식회사 및 주식회사 오일켐은 원고가 공급하는 선박용 유류를 외국항행선박에 급유하기 위하여 다시 선박급유업체인 소외 1 주식회사와 용선계약을 체결하고 해상급유용 선박을 용선하였다.

이에 따라 원고가 주식회사 노스폴의 의뢰에 의하여 외국항행선박에 공급하는 선박용 유류의 급유작업은 당초 방주해상급유 주식회사와 주식회사 오일켐이 맡도록 되어 있었으나, 실제로는 소외 1 주식회사가 위와 같은 용선계약을 통하여 외국항행선박에 유류를 급유하게 되었다.

다. 그런데 소외 1 주식회사의 대표자 소외 2는 외국항행선박에 실제로 급유할 물량보다 많은 물량의 유류를 원고로부터 공급받아 나머지 물량(이하 ‘이 사건 유류’라고 한다)은 국내로 부정하게 반출하여 판매하고도, 이 사건 유류를 포함하여 원고가 공급한 선박용 유류가 전부 외국항행선박에 정상적으로 급유된 것처럼 허위의 내용으로 꾸며진 유류공급영수증(Bunker Delivery Receipt)을 2002. 9. 25.부터 2004. 6. 7.까지 사이에 42회에 걸쳐 당해 외국항행선박의 선장 또는 기관장의 명의로 위조하여, 이를 근거로 부산세관장으로부터 이 사건 유류를 포함한 원고의 선박용 유류가 전부 외국항행선박에 급유되었음을 내용으로 하는 환급대상수출물품 반입(적재)확인서를 발급받아 원고에게 제출하였다.

라. 원고는 위와 같은 환급대상수출물품 반입(적재)확인서를 피고에게 제출함으로써, 2002. 10. 15.부터 2004. 6. 14.까지 사이에 42회에 걸쳐 당초 선박용 유류를 수입할 때 납부하였던 관세 140,999,600원, 교통세 1,853,553,430원, 교육세 278,032,320원을 환급받았다.

마. 그 후 수사기관의 수사에 의하여 소외 2가 위와 같이 원고로부터 공급받은 선박용 유류 중 이 사건 유류를 외국항행선박에 급유하지 아니한 채 국내로 부정하게 반출하여 판매하면서 그에 관한 유류공급영수증을 위조한 사실 등이 적발됨에 따라, 소외 2는 부산지방법원에 조세범처벌법 위반,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로 기소되어, 제1심{ 부산지방법원 2006고단2737, 3032(병합)호 }에서는 2006. 9. 11. 징역 1년 6월의 형을 선고받고, 제2심( 부산지방법원 2006노2607호 )에서는 2006. 11. 29.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의 형을 선고받아, 그대로 형이 확정되었다.

바. 이에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유류에 관한 관세, 교통세, 교육세(이하 ‘관세 등’이라고 한다)가 부정하게 환급되었음을 이유로, 2007. 9. 19. 관세 12,302,950원(가산금 5,820,970원 포함), 교통세 129,540,150원(가산금 61,280,190원 포함), 교육세 19,431,010원(가산금 9,191,020원 포함)의 각 부과처분을 하고, 2007. 11. 13. 추가로 관세 227,600,070원(가산금 93,083,450원 포함), 교통세 3,024,420,350원(가산금 1,239,126,880원 포함), 교육세 453,662,660원(가산금 185,868,790원 포함)의 각 부과처분을 하였다(이하에서는 위 각 과세처분을 ‘이 사건 각 처분’이라고 한다).

사. 원고는 이 사건 각 처분에 불복하여 2007. 12. 14. 조세심판원에 심판청구를 하였으나, 2008. 4. 25. 그 심판청구가 기각되자, 2008. 7. 25.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2. 이 사건 각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요지

이 사건 각 처분은 다음과 같은 사유로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1) 이 사건 각 처분은 관세법 제21조 제1항 에서 정한 2년의 부과제척기간이 경과한 후에 이루어졌으므로 무효이다.

(2) 정유회사가 보세구역 내에서 외국항행선박에 유류를 공급하기 위해서는 선박급유업 등록을 한 선박급유업체를 통할 수밖에 없는데, 보세구역 내의 거래질서에 관하여는 관할세관장이 독점적인 관리·감독권을 가지고 있어서, 선박급유업체인 소외 1 주식회사가 원고로부터 공급받은 유류를 외국항행선박에 정상적으로 급유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원고로서는 이를 관리·감독할 수 있는 지위에 있지 아니하므로, 소외 1 주식회사의 대표자 소외 2의 단독범행으로 저질러진 이 사건 유류의 부정유출에 대하여 이에 관여한 바도 없고 알지도 못한 원고에게는 아무런 책임이 없다.

그리고 환급대상수출물품 반입(적재)확인서는 관할세관장이 발급하는 것으로서, 그에 기재된 바와 같이 선박용 유류가 외국항행선박에 정상적으로 급유되었는지 여부에 관하여 확인할 권한과 책임은 관할세관장에게 있으므로, 이 사건 유류에 관한 환급대상수출물품 반입(적재)확인서가 소외 2에 의하여 위조된 허위의 유류공급영수증에 기하여 잘못된 내용으로 발급된 것이라 하더라도, 그 내용을 확인하여 발급할 지위에 있는 부산세관장이 위와 같은 환급대상수출물품 반입(적재)확인서를 원고에게 발급해 준 이상, 이에 대한 원고의 신뢰는 마땅히 보호되어야 한다.

따라서, 이 사건 유류의 부정유출에 관여한 바 없고 이를 알지도 못한 원고가 부산세관장이 발급한 환급대상수출물품 반입(적재)확인서의 내용을 신뢰하여 이 사건 유류의 관세 등을 환급받은 것에 대하여 원고에게 부정환급의 책임이 있다고 할 수는 없는데도 그러한 책임을 지워 환급된 관세 등을 징수하는 것은 헌법상 자기책임의 원리에 위배된다.

(3) 설령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원고는 이 사건 유류가 국내로 부정하게 유출된 사실을 알지 못한 채 부산세관장이 발급해 준 환급대상수출물품 적재(반입)확인서의 내용을 믿고 그에 따라 관세 등을 환급받은 것에 불과하므로, 이에 대하여 환급된 관세 등을 징수하면서 가산세(가산금)까지 부과하는 것은 위법하다.

나.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다. 부과제척기간 경과 여부에 대한 판단

(1) 조세부과의 제척기간이 도과된 후에 이루어진 과세처분은 무효이다( 대법원 2004. 6. 10. 선고 2003두1752 판결 참조).

그리고 조세법률주의의 원칙상 과세요건이나 비과세요건을 막론하고 조세법규의 해석은 엄격하게 하여야 하고, 확장해석이나 유추해석은 허용되지 않는다( 대법원 2004. 3. 12. 선고 2002두5955 판결 참조).

(2) 관세법 제21조 제1항 제1호 , 같은 법 시행령 제6조 제4호 에 의하면, 관세의 부과제척기간은 원칙적으로 2년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관세를 환급받은 경우에는 그 환급일의 다음날부터 5년이 된다.

그리고 관세법 제4조 제1항 에 의하면, 수입물품에 대하여 세관장이 부과·징수하는 교통세, 교육세 등의 부과·징수·환급 등에 관하여는 국세기본법, 교통·에너지·환경세법, 교육세법 등보다 관세법의 규정을 우선하여 적용하도록 되어 있으므로, 이 사건 유류에 관한 교통세 및 교육세의 부과제척기간도 위에서 본 바와 마찬가지로 2년 또는 5년이 된다.

국세기본법 제26조의2 제1항 에 의하면, 일반적인 국세의 부과제척기간은 원칙적으로 5년이고, 납세자가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로 국세를 포탈하거나 환급·공제받은 경우에는 10년으로 되는 데 반하여, 관세 및 수입물품에 대하여 세관장이 징수하는 교통세, 교육세 등의 내국세에 관하여는 위와 같이 단기간의 부과제척기간을 설정한 취지는, 무역거래의 국민경제적 비중 및 특수성을 감안하여 수출입 물품의 통관에 따른 관세 등의 부과·징수에 보다 신속을 기함으로써 무역거래의 안정 및 진흥을 도모하기 위한 데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관세의 부과제척기간에 관한 관세법 제21조 제1항 제1호 의 규정은 관세포탈죄 등에 관한 관세법 제270조 제5항 의 규정과 서로 조응하는 것으로, 관세법 제270조 제5항 은 “부정한 방법으로 관세의 환급을 받은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환급받은 세액의 5배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에 처한다. 이 경우 세관장은 부정한 방법으로 환급받은 세액을 즉시 징수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위와 같은 관세 등의 단기 부과제척기간에 관한 규정의 입법취지 및 관세포탈죄 등에 관한 규정과의 조응관계 등에 비추어 보면, 관세법 제21조 제1항 제1호 에서 정한 ‘부정한 방법으로 관세를 환급받은 경우’는 같은 법 제270조 제5항 에서 정한 ‘부정한 방법으로 관세의 환급을 받은 자’의 의미와 동일하게 해석할 수 있고, 이와 같이 해석하는 것이 조세법규에 관한 엄격해석의 원칙에도 부합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관세법 제270조 제5항 에서 규정한 ‘부정한 방법’이란 결과적으로 탈세를 가능하게 하는 행위로서 사회통념상 부정한 것으로 인정되는 모든 행위를 말하며( 대법원 2000. 2. 8. 선고 99도3190 판결 참조), 이러한 부정한 행위로 관세를 환급받음으로써 성립하는 관세의 부정환급죄에서 범의가 있다고 함은 납세의무자가 자신의 행위가 부정한 행위에 해당하고 그 행위로 인하여 부정환급의 결과가 발생한다는 사실을 인식하면서 부정행위를 감행하거나 하려고 하는 것을 의미하므로( 대법원 2006. 6. 29. 선고 2004도817 판결 참조), 결국 같은 법 제21조 제1항 제1호 에서 정한 부과제척기간 5년의 대상이 되는 ‘부정한 방법으로 관세를 환급받은 경우’도 이와 같이 해석되어야 할 것이다.

(3) 이 사건에서 앞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원고를 대행한 선박급유업체인 소외 1 주식회사의 대표자 소외 2가 이 사건 유류를 부정하게 국내로 반출하여 판매하고도 외국항행선박에 정상적으로 급유한 것처럼 허위 내용의 유류공급영수증을 42회에 걸쳐 위조한 다음 이를 근거로 부산세관장으로부터 환급대상수출물품 반입(적재)확인서를 발급받아 원고에게 제출하였고, 원고는 피고에게 42회에 걸쳐 위와 같은 환급대상수출물품 반입(적재)확인서를 제출하고 이 사건 유류가 외국항행선박에 공급되었음을 이유로 관세 등을 환급받았으므로, 이 사건 유류에 관한 관세 등이 위법하게 환급된 점은 충분히 인정된다.

그러나 여기서 더 나아가 원고가, 소외 2에 의하여 이 사건 유류가 외국항행선박에 급유되지 아니하고 국내로 부정하게 유출된 사정이나 그 때문에 이 사건 유류에 관하여 작성된 유류공급영수증 또는 환급대상수출물품 반입(적재)확인서의 내용이 허위라는 점을 알고서 위와 같은 환급대상수출물품 반입(적재)확인서를 피고에게 제출하면 이 사건 유류에 관한 관세 등이 부정하게 환급되는 결과가 발생한다는 사실을 인식하면서도 그와 같은 행위를 감행한 것으로 인정할 만한 증거는 없고, 오히려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는 소외 2의 위법행위에 아무런 관여를 하지 아니하였을 뿐만 아니라 이 사건 유류가 국내로 부정하게 유출된 사정이나 이 사건 유류에 관한 유류공급영수증 또는 환급대상수출물품 반입(적재)확인서의 내용이 허위라는 점을 알지 못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원고가 이 사건 유류에 관하여 ‘부정한 방법’으로 관세 등을 환급받은 것으로 보기는 어려우므로, 이 사건 유류에 관한 관세 등의 부과제척기간은 5년이 아니라 2년이라고 보아야 한다.

그런데 이 사건 각 처분은, 원고가 2002. 10. 15.부터 2004. 6. 14.까지 사이에 42회에 걸쳐 이 사건 유류에 관한 관세 등을 환급받은 다음날로부터 2년의 부과제척기간이 경과한 후인 2007. 9. 19. 및 2007. 11. 13.에야 비로소 이루어졌으므로, 무효라고 할 것이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각 처분은 원고의 나머지 주장에 관하여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무효인바, 무효인 처분에 대하여 그 무효 선언을 구하는 취지로 취소를 구하는 것도 허용되므로, 이 사건 각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할 것이다.

그런데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제1심 판결 중 원고 패소부분을 취소하고 이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인용하며,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별지 생략]

판사 윤인태(재판장) 김문희 이영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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