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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86. 3. 25. 선고 85다카2130 판결
[보증금][공1986.5.15.(776),698]
판시사항

자유심증주의의 의미

판결요지

민사소송법 제187조 가 증거법칙으로 선언하고 있는 자유심증주의는 법관의 무제한의 자의적 판단을 용인하는 것이 아님은 물론 사실심으로서는 적법한 증거조사절차를 거친 증거능력 있는 적법한 증거에 의하여 사회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입각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라 당사자간의 사실주장의 진실여부를 가려야 하는 것을 말한다.

원고, 피상고인

박송일

피고, 상고인

안갑선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익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피고 소송대리인의 상고이유를 본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갑 제2호증(영수증)의 영수내역 기재부분이 원고측에 의해함부로 추가기입된 것이라는 피고의 주장을 이유없다고 배척한 다음, 동 서증과 그밖의 거시인용 증거를 종합하여 피고는 1981.6.30 소외 1과 사이에 동 소외인이 피고소유인 서울 관악구 신림7동 681의 11,12 양지상에 목욕탕, 여관, 점포등을 신축하기로 하는 공사도급계약을맺고 그 계약에서 공사대금은 모두 금 125,000,000원으로 하고, 피고는 그중 금 19,700,000원을 공사진행중인 1981.10.5까지 4회로 나누어 지급하고, 나머지 대금은 위 건물준공검사후 소외 1이 피고의 승락하에 위 건물중 여관과 점포를 금 40,000,000원 이상의 보증금으로 임대하고 또한 위 건물을 은행에 담보로 제공하여 금원을 융자받아 위 보증금 및 융자금으로 이에 충당하기로 약정한 사실, 소외 1은 위 계약후 그 공사금의 조달을 위해 위 계약일로부터 1981. 말까지 여러차례에 걸쳐 원고로부터 위 공사준공후 그 공사대금수령시 변제하기로 하고 도합 금 14,600,000원을 차용한바, 피고는 1982.1.21 소외 1 및 원고의 요청에 따라 장차 완공될 위 건물중 점포 2칸, 목욕탕 및 지하실 부분을 원고에게 보증금 25,000,000원에 임대하기로 하는 내용의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면서 위 보증금중 금 14,600,000원은 소외 1이 위 공사를 위해 이미 원고로부터 차용한 위 금원으로 대체하여 이를 수령한 것으로 하고, 나머지 보증금 역시 소외 1의 위 공사금 충당을 위해 동인에게 지급하도록 하며, 위 점포등은 건물이 완공되는대로 원고에게 명도하기로 약정한 사실, 원고는 이에 따라 위 계약체결일부터 동년 3. 6까지 수차에 걸쳐 동인에게 나머지 보증금 10,600,000원을 지급한 사실, 한편 위 건물은 1982.10.경 완공되었으나 피고는 위 점포등을 원고에게 명도하지 아니하여 원고는 수차 피고에게 그 이행을 최고하였음에도 피고는 이를 이행하지 아니하고 1983.1.경까지 위 점포등을 모두 제3자에게 임대하여 명도해 준 사실을 인정하고, 갑 제1호증(전세계약서)은 그 거시증거에 의할때 피고의 아들 소외 안태열이가 피고의 인장을 소지하고 있는 기회에 피고의 승락없이 임의로 날인함으로써 위 문서에 현출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하여 그 밖의 다른 증거들과 함께 배척하고 나서, 원·피고 사이의 위 임대차계약은 피고의 귀책사유로 인하여 이 사건 소장부본이 피고에게 송달됨으로써 적법히 해제되었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원심이 위 갑 제1호증을 위 판시와 같은 이유로 배척한 조처는 기록에 비추어 볼때 정당한 것으로 수긍되나, 한편 영수내역을 포함한 위 갑 제2호증의 기재만으로는 기본되는 전세계약의 목적물(다음에서 보는 것처럼 지번표시도 다르다)과 전세보증금액을 알 수 있을뿐 전세기간이나 명도시기 등을 알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그 밖의 원심인용 증거들을 기록에 대조, 검토하여 보면 이들 모두 원심이 배척한 갑 제1호증이 적법하게 작성된 것임을 전제로 하여 그 기재내용과 같은 전세계약이 원·피고간에 체결되었거나 피고에 의해 추인된 것이라는 요지 내용들이므로 위 갑 제1호증을 배척한 마당이라면 원심으로서는 그와는 다른 각도에서 1982.1.21 원고측에 의하여 영수일자와 영수인의 성명기재란 만을 비워둔채 미리 작성해온 위 갑 제2호증에 피고가 영수일자를 기입하고 서명 날인해 준 경위를 좀더 소상히 심리해 봄으로써 그 작성 당시에 원·피고간에 이루어진 약정이 과연 무엇인지를 규명해 보았어야 할 것이다.

갑 제2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그 영수내역에 적혀져 있는 목적물이 "신림 7동 181의 11, 12호"로 되어 있어 위 신축건물의 지번과 상이한데도 피고가 이를 읽어보고 서명, 날인하면서도 이를 지적 내지 수정함이 없이 방치하였다함은 선뜻 납득되지 아니하고, 원심판시와 같이 원고가 미리 소외 1에게 지급하였다는 금액과 갑 제2호증 작성이후 동인에게 지급하였다는 금액의 합계가 25,200,000원이라면 갑 제2호증의 영수금액 25,000,000원을 초과하고 있음에 그 초과금액을 지급한 경위 또한 밝히지 아니하고 있으며, 기록에 의하면 원심인정의 원·피고간 1982.1.21자 전세계약의 목적물중 일부로 되어 있는 위 신축건물중 지하실 부분은 갑 제2호증 작성일 이틀전인 1982.1.19자로 이미 피고와 소외 배규득간에 전세계약이 체결되어 있는 점(을 제18호증 참조)과 피고는 1981.12.17경 위 신축공사현장에서 인부들을 독려하던중 인부들로부터 각목으로 구타를 당한 끝에 전치 2개월의 부상을 입었고 그와 같은 사건에 관련되어 소외 1이 당일 구속되어 28일만에 석방되었던 관계로 위 사건이래 신축공사가 중단 상태에 있었으며 피고는 동인에게 공사에서 손을 떼줄 것을 요청한 후 퇴원하여 1982.4.5경부터 피고 직영하에 잔여공사를 마무리지어 동년 10.경 완공에 이른 점을 엿볼 수도 있으므로 갑 제2호증 작성당시 피고로서는 잔여공사의 완공이 중요한 관심사였다고 보여지는바 그 당시까지 지급되지도 아니한 금원을 소외 1의 공사계속을 전제하여 그 공사금에 충당될 것을 기대하면서 합계 금 25,000,000원을 영수한 뜻으로 갑 제2호증을 작성해 주었고, 지하실부분을 이중으로 임대한 셈이 되었다면 그럴만한 특별사정이 있었다고 추측키 어렵지 아니할 것이다.

민사소송법 제187조 가 증거법칙으로 선언하고 있는 자유심증주의는 법관의 무제한의 자외적 판단을 용인하는 것이 아님은 물론 사실심인 원심으로서는 적법한 증거조사 절차를 거친 증거능력 있는 적법한 증거에 의하여 사회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입각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라 당사자간의 사실주장의 진실여부를 가려야 할 것 인바( 당원 1984.2.28 선고 83다카1843 판결 ; 1984.9.11 선고 84다카568 판결 등 참조), 오히려 원심이 배척한 증거들 가운데 원심증인 안태열은 위 갑 제2호증 작성당시 피고의 병실에 있으면서 피고의 지시에 따라 그가 소지하고 있던 피고의 인장을 압날해 준바 있어 그 작성경위를 소상히 알고 있고, 동 강 신규는 문병차 병실에 들렀다가 그 작성과정을 목격하였다는 것이므로 그 증언내용등에 비추어 동인들의 증언은 특단의 사정없는한 상당한 신빙성이 있다 할 것인바, 동인들의 증언에 의하면 원고가 그 비용으로 위 신축건물의 잔여공사를 마무리 해주는 조건으로 피고가 합계 금 25,000,000원을 지급한다는 취지하에 갑 제2호증이 작성, 교부되었고, 그 당시에는 영수내역이 기입된 바도 없었다는 것이며, 피고가 건축업자인 위 강신규로부터 그것은 영수증의 형식으로 작성될 것이 아니고 지불증으로 작성되어야 옳았을 것이라는 지적을 받자 피고는 병상의 몸으로 귀찮아서 원고가 써 온대로 서명 날인해 주었을 뿐이라는 진술등이 있으므로 그들이 말하고 있는 갑 제2호증의 작성경위가 보다 합리적으로 납득되어지는 면이 있다 할 것이다.

결국 원심은 채증법칙에 위반하여 갑 제2호증의 작성경위와 해석을 그릇한 잘못을 저질러 이 잘못은 정의와 형평에 반하는 것으로 소송촉진등에 관한 특례법 제12조 소정의 파기사유에 해당하여 이점을 지적하는 것으로 보여지는 상고 논지는 그 이유있다고 할 것이다.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을 생략하고, 원심판결을 파기하여 이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법관의 의견이 일치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정태균(재판장) 이정우 신정철 김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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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1985.9.12선고 84나44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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