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2013두13440 해상여객운송사업면허불허처분취소
원고피상고인
A 주식회사
피고상고인
마산지방해양항만청장
피고보조참가인
B 주식회사
판결선고
2014. 7. 10.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경과한 후에 제출된 보충서의 기재는 이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구 해운법(2012. 6. 1. 법률 제1148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법'이라고 한다) 제4조 및 제5조 제1항은, 해상여객운송사업을 경영하려는 자는 사업의 종류별로 항로마다 국토해양부장관의 면허를 받아야 하고, 이를 위하여 국토해양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사업계획서를 첨부한 신청서를 국토해양부장관에게 제출하여야 하며, 국토해 양부장관은 위 사업계획서가 법 제5조 제1항 각 호에 적합한지 여부, 즉 해당 사업을 시작하는 것이 국토해양부령으로 정하는 수송수요 기준에 알맞은지 여부(제1호), 해당 사업에 사용되는 선박계류시설과 그 밖의 수송시설이 해당 항로에서의 수송수요의 성격과 해당 항로에 알맞은지 여부(제2호) 및 해상교통의 안전, 이용자의 편의, 여객선의 보유량과 선령 등을 아울러 심사하여야 하고, 국토해양부장관이 해상여객운송사업면허를 할 때에는 국토해양부령으로 정하는 기간 안에 법 제5조 제1항 제2호 등에 따른 시설 등을 갖출 것을 조건으로 면허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구 법 시행규칙(2011. 10. 19. 국토해양부령 제39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시행규칙'이라고 한다) 제4조 제1항 내지 제3항은, 새롭게 해상여객운송사업의 면허를 신청한 항로와 같은 항로로 간주되는 항로에 이미 취항하고 있는 여객선이 있는 경우, 그 최근 3년간 평균 승선 및 적취율(積聚率)이 새롭게 면허를 신청한 해당 해상여객운송사업의 여객선을 포함하더라도 100분의 35 이상인 때에만 법 제5호 제1항 제1호가 정한 '국토해양부령으로 정하는 수송수요 기준'을 충족하는 것으로 보되, 새롭게 면허를 신청한 항로에 이미 취항하고 있는 여객선이 없는 경우에는 위 수송수요 기준을 적용하지 아니하고, 위 수송수요 기준을 산정할 때 새롭게 해상여객운송사업의 면허를 신청한 항로와 같은 항로로 간주되는 항로의 범위와 3년간 평균 승선 및 적취율을 산정하는 기간의 시점·종점 등 수송수요 기준의 세부사항은 국토해양부장관이 정하여 고시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편 국토해양부장관이 시행규칙 제4조 제3항에 따라 정한 '구 해운법 시행규칙에 따라 정하는 내항해운에 관한 고시'(2012. 7. 18. 국토행양부고시 제2012-42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고시'라고 한다) 제2조 제1항은 '규칙 제4조 제3항에서 "같은 항로로 간주되는 항로"(이하 '같은 항로'라 한다)란 다음 각 호의 요건을 모두 만족시키는 경우를 말한다'라고 규정하면서 각 호에서 '1. 기항지의 일부 또는 전부가 지리적으로 인접하여 대체이용이 가능할 것, 2. 해당 여객선들의 주된 이용자가 겹치거나 겹칠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일 것'을 규정하고 있고, 같은 조 제2항은 '기항지가 서로 같은 행정구역(기초자치단체를 기준으로 한다)내에 위치해 있는 경우에는 제1항 제1호의 요건을 충족한 것으로 본다. 다만, 면허관청은 기항지 간의 이동거리 또는 도로여건 등을 감안하여 다음 각 호의 경우에는 예외를 인정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면서 각 호에서 '1. 같은 행정구역 내에 있지 않더라도 대체이용이 가능한 경우에는 같은 항로로 본다.
2. 같은 행정구역 내에 있더라도 대체이용이 곤란한 경우에는 같은 항로로 보지 아니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제반 규정을 종합하여 보면, 위 해상여객운송사업면허는 특정인에게 권리나 이익을 부여하는 수익적 행정행위로서, 당해 항로의 수송수요, 선박계류시설 등의 적합성, 해상교통의 안전, 이용자의 편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하여야 하는 재량행위에 속한다 할 것이고(대법원 2008. 12. 11. 선고 2007두18215 판결 참조), 관계법규에서 정한 범위 내에서 해상여객운송사업면허의 기준을 설정하거나 그 기준의 충족 여부를 판단하는 것 역시 행정청의 재량에 속하는 것이므로, 관할 행정청이 위 고시에 규정된 '대체이용 가능성' 여부를 심사한 것이 객관적으로 합리적이 아니라거나 타당하지 않다고 보이지 아니하는 이상, 행정청의 의사는 가능한 한 존중되어야 할 것이다(대법원 2012. 11. 29. 선고 2011두9812 판결 등 참조).
2.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원고가 2011. 7. 20. 피고에게 C-D 항로구간(이하 '이 사건 항로'라고 한다)에 대하여 내항 정기 해상여객운송사업면허신청을 한 사실, 이에 대하여 피고가 2011. 8. 5. 신청 항로(C-D) 인접에 해운법 시행규칙 제4조 제2항 에 의한 같은 항로로 간주되는 항로(E-D)가 있으며, 그 항로에 이미 취항하고 있는 정기여객선 2척이 있고, 위 2척과 원고가 신청한 여객선 1척을 합한 수송수요(평균승선 및 적취율)가 12%에 불과하다는 등의 이유로 불허처분을 한 사실, C항과 E항은 모두 거제시에 위치하고 있는 사실을 인정한 다음, 채용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판시와 같은 사정, 즉 C항과 E항은 육로상 30.90km 떨어져 있고, 두 항구를 연결하는 도로가 좁고 굴곡이 심하여 그 이동시간이 승용차로도 약 55분 정도 소요되는 점, 이 사건 처분 당시 두 항구 사이를 운행하는 대중교통은 1일 2회 운행하고 그 운행시간이 약 1시간 37분인 시내버스뿐이었던 점, 그 외에도 F과 E항 사이를 1일 5회 운행하는 시내버스가 있으나, 이를 이용하여 C항에 이르기 위해서는 환승을 하여야 하는 점 등에 의하여 알 수 있는 기항지 간의 이동거리, 도로여건 등을 종합하여 보면, C항과 E항은 대체이용이 곤란하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이 사건 항로와 E-D 항로(이하 '기존 항로'라고 한다)는 시행규칙 제4조 소정의 같은 항로로 볼 수 없다고 할 것임에도 두 항로가 같은 항로임을 전제로 시행규칙 제4조 제1항에 따른 수송수요 기준을 적용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고 판단하였다.
3. 그러나 원심 판단은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는 새롭게 면허 신청된 항로가 기존의 항로와 대체이용이 가능하여 같은 항로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심사하여 해상여객운송사업면허 여부를 결정함에 있어 재량권을 가진다 할 것이고, 위 심사 과정에서 피고가 객관적으로 합리성, 타당성을 잃지 아니하는 한, 이 사건 처분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원심판결 이유와 원심이 일부 인용한 제1심판결 이유 및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항로의 출발지와 기존 항로의 출발지가 각 G 내의 C항과 E항이고 그 중간기착지는 각 H항 및 I항이며, 종착지는 각 D이어서 출발지를 제외하면 기항지가 대부분 중복되는 점, E항과 C항의 거리, 이동시간, 지리적 여건 등을 고려할 때 양자가 동일한 생활권에 속하지 않는다고 보기 어려운 점, 기존 항로의 운송업체인 참가인은 2003. 9. 23. 설립되어 C-D의 내항 부정기 여객사업을 운영하다가 2004. 4. 8. 2항로로 J-D를 추가하는 내용으로 사업계획변경신고를 하였고, 같은 해 11. 9. 기점을 E-D로 변경하였으며, 2008. 10.경부터 내항 정기 여객운송사업 면허를 받아 정기 여객운송업도 운영하고 있는바, C항과 E항이 대체이용이 곤란하다면 그와 같은 사업계획변경이 이루어지기는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의 사정을 알 수 있는바, 이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가 이 사건 항로와 기존 항로가 대체가능한 항로로서 같은 항로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이 사건 처분을 한 것이 객관적으로 합리적이 아니라거나 타당하지 않다고 보이지 않는다.
그럼에도 원심은 판시 사정만을 들어 기존 항로와 이 사건 항로가 대체이용이 곤란한 경우에 해당하므로 기존 항로를 시행규칙 제4조 소정의 같은 항로로 볼 수 없다고 단정하여, 이 사건 항로와 기존 항로가 같은 항로임을 전제로 한 이 사건 처분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다고 판단하고 말았다.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시행규칙 제4조나 고시 제2조의 해석 및 재량권 일탈·남용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4.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재판장 대법관 조희대
대법관 양창수
주심 대법관 고영한
대법관 김창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