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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행유예
서울중앙지방법원 2011. 11. 18. 선고 2011고합662 판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알선수재)·사기][미간행]
피 고 인

피고인

검사

이승호

변 호 인

변호사 함종길

주문

피고인을 징역 10월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으로부터 3,050만 원을 추징한다.

범죄사실

피고인은 중소기업을 위한 금융자문업 등을 영위하는 공소외 5 주식회사(이하 ‘ 공소외 5 회사’라 한다)를 운영하고 있는바, 사실은 기술보증기금의 본부장을 비롯한 금융기관의 임·직원들에게 청탁하여 대출을 알선하여 줄 의사나 능력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자금사정이 어려운 중소기업 측에게 마치 기술보증기금이나 중소기업진흥공단 등의 고위직에 청탁하여 정책자금을 대출받아 줄 것처럼 거짓말하여 기업금융자문계약을 체결하고 그 계약금 등 명목으로 금원을 지급받기로 마음먹었다.

피고인은 2010. 6. 28. 12:30경 서울 성동구 용답동 (이하 생략)에서 공소외 4 주식회사(이하 ‘ 공소외 4 회사’라 한다)를 운영하는 피해자 공소외 1에게 “ 공소외 4 회사가 기술보증기금으로부터 5억 원, 중소기업진흥공단으로부터 2억 원을 대출보증 내지 대출받도록 알선해 주겠다, 내가 기술보증기금 본부장을 알고 있고 감사원에 아는 사람이 있으니 대출자격에 문제가 있어도 그런 사람들을 이용해서 대출받도록 해 줄 수 있다, 대출을 받지 못하던 회사들의 경우에도 그런 사람들을 통해서 대출을 성공시킨 적이 있다”라고 거짓말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와 사이에 즉석에서 기업금융자문계약을 체결하고, 피해자로부터 2010. 6. 30.경 500만 원, 2010. 7. 2.경 150만 원, 2010. 7. 5.경 350만 원 합계 1,000만 원을 송금받았다.

이후 피고인은 2010. 7. 15.경 피해자에게 “ 공소외 4 회사의 관계회사인 공소외 6 주식회사(이하 ‘ 공소외 6 회사’라 한다)의 신용보증사고 문제로 기술보증기금으로부터 대출보증을 받기 어려워졌으니, 이를 해결하기 위하여 감사원 윗분과 기술보증기금 이사장라인 등에 로비하려면 2,000만 원이 더 필요하다, 기술보증기금의 인사이동이 있기 전에 처리해야 하니 돈을 빨리 보내 달라”라고 거짓말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2010. 7. 19.경 2,000만 원을 송금받았다.

또한, 피고인은 2010. 8. 19.경 피해자에게 “지금 내가 기술보증기금 본사가 있는 부산에 와 있는데, 기술보증기금의 높은 사람과 저녁식사를 하여야 하니 50만 원을 더 송금하여 달라”라고 거짓말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같은 날 50만 원을 송금받았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를 기망하여 합계 3,050만 원을 편취함과 동시에 금융기관의 임·직원의 직무에 속한 사항의 알선에 관하여 위 3,050만 원을 수수하였다.

증거의 요지

1.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1. 증인 공소외 3, 7, 1의 각 법정진술

1. 피고인에 대한 각 일부 검찰 피의자신문조서

1. 사실조회회신, 기술평가보증 신청반려 통지, 보증민원에 대한 회신, 민원에 대한 회 신(증거목록 순번 21~24)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 중 검찰단계에서 작성된 공소외 1에 대한 진술조서 및 피고인에 대한 각 피의자신문조서는 사법연수생인 검사직무대리가 작성한 것인데, 피고인 및 변호인은 이 사건이 합의부 심판사건이므로 검사직무대리가 작성한 위 진술조서나 각 피의자신문조서 등은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검찰청법 제32조 제1항 에서는 ‘검찰총장은 사법연수원장이 요청하면 사법연수생으로 하여금 일정 기간 지방검찰청 또는 지청 검사의 직무를 대리할 것을 명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조 제3항 에서는 ‘ 제1항 이나 제2항 에 따라 검사의 직무를 대리하는 사람은 법원조직법에 따른 합의부의 심판사건은 처리하지 못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바, 검찰청법에서 위와 같이 일정한 요건 하에 사법연수생으로 하여금 검사의 직무를 대리할 수 있도록 허용하면서도 처리할 수 있는 직무의 범위를 제한하는 취지는 합의부 심판사건의 난이도나 중요도를 고려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그런데 법원조직법 제32조 제1항 에서는 합의부 심판사건으로, ‘합의부에서 심판할 것으로 합의부가 결정한 사건’(제1호, 이하 ‘재정합의사건’이라 한다), ‘민사사건에 관하여는 대법원규칙으로 정하는 사건’(제2호), ‘사형·무기 또는 단기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금고에 해당하는 사건’(제3호, 다만 제3호 각 목에 열거된 사건은 제외된다), ‘제3호의 사건과 동시에 심판할 공범사건’(제4호), ‘지방법원판사에 대한 제척·기피사건’(제5호), ‘다른 법률에 의하여 지방법원 합의부의 권한에 속하는 사건’(제6호)을 열거하고 있는바, 그 중 사건의 난이도나 중요도를 기준으로 한 통상의 합의부 심판사건은 ‘사형·무기 또는 단기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금고에 해당하는 사건’으로서 검찰청법 제32조 제3항 에서 예정하고 있는 ‘법원조직법에 따른 합의부의 심판사건’도 이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알선수재)죄와 사기죄는 모두 ‘사형·무기 또는 단기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금고에 해당하는 사건’이 아니어서 이 사건은 당초 합의부 심판사건에 해당하지 아니하였으나 재정합의결정에 따라 재배당되어 합의부에서 심판하고 있는바, 이 사건과 같은 재정합의사건의 경우에는 각 법원마다 그 결정기준이 다를 뿐만 아니라 개개의 구체적인 사건별로 그 결정여부가 달라지게 되어 수사단계에서는 이를 예상하기 어려운데, 당초에는 합의부 심판사건에 해당하지 아니하여 검사직무대리가 처리하였던 사건이 이후 재정합의결정에 따라 합의부 심판사건이 되었다는 이유로 사후적으로 검사직무대리가 처리할 수 없었던 사건에 해당한다고 보게 되면 검사직무대리가 작성한 조서 등의 증거능력의 유무가 임의로 달라질 수 있어 심히 부당할 뿐만 아니라 검찰청법 제32조 제3항 의 규정취지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결국 검찰청법 제32조 제3항 에 따라 검사직무대리가 처리할 수 없는 합의부의 심판사건에는 법원조직법 제32조 제1항 제1호 에 따른 재정합의사건은 포함되지 않는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므로, 피고인 및 변호인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7조 (알선수재의 점, 포괄하여, 징역형 선택), 형법 제347조 제1항 (사기의 점, 포괄하여, 징역형 선택)

1. 상상적 경합

형법 제40조 , 제50조 (형이 더 무거운 사기죄에 정한 형으로 처벌)

1. 집행유예

형법 제62조 제1항 (아래 양형 이유 중 유리한 정상 참작)

1. 추징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1. 주장

피고인은 기업금융자문계약서 제1조에서 명시한대로 소명서나 이의신청서를 작성하여 제출하는 등의 방법으로 정당하게 금융자문행위를 하였을 뿐, 공소외 1이나 공소외 3에게 기술보증기금이나 감사원의 고위직 등을 운운하면서 알선행위를 하겠다고 말한 적은 전혀 없다.

피고인은 정당한 금융자문행위를 통하여 어려운 형편에 처한 중소기업으로 하여금 정책자금을 대출받을 수 있도록 해 준 실적이 다수 있는 등 충분한 금융자문 능력이 있고, 당초에는 공소외 4 회사도 충분히 정책자금을 대출받을 수 있다고 판단하여 공소외 1과 기업금융자문계약을 체결하고 공소외 1로부터 계약금 명목으로 합계 2,000만 원을 지급받아 실제로 정당한 금융자문행위를 해 주었는데, 공소외 1이 피고인에게 고지하지 않았던 공소외 4 회사의 조세공과금 체납이나 재무제표상의 불신요인 등 명백한 귀책사유로 인하여 결과적으로 대출이 이루어지지 않았을 뿐이다.

한편, 피고인은 공소외 1로부터 개인적으로 합계 1,050만 원을 빌렸고, 공소외 1과 금융자문 종료 후 이를 정산하기로 하는 내용의 변제기 연장에 관한 합의를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공소외 1은 피고인으로부터 위 대여금 이외에도 위약금 처리된 위 계약금까지 모두 반환받기 위하여 공소외 3, 7과 합세하여 피고인을 무고하고 있다.

2. 판단

가. 인정사실

1) 피고인은 2000년경 중소기업을 위한 정책자금 대출에 관한 금융자문업 등을 영위한다고 표방하면서 ‘ ○○○○’라는 상호로 사업을 시작하였고, 2005년경부터 공소외 5 회사(2010. 4. 29.경 변경되기 전 상호는 ‘ 공소외 5 회사’이었다)를 설립하여 운영하고 있는바, 공소외 5 회사는 중소기업창업지원법에 따른 중소기업상담회사로 등록되어 있고, 중소기업금융자문회사로 위촉되어 있다.

2) 공소외 3은 친구인 공소외 9를 통하여 공소외 9가 회사 운영자금을 대출받을 수 있도록 중개하여 준 피고인을 알게 되었는데, 그 무렵 공소외 10 주식회사(이하 ‘ 공소외 10 주식회사’라 한다)를 운영하는 지인인 공소외 7이 회사 운영자금을 대출받고자 하자, 2010. 4.경 공소외 7에게 피고인을 소개하였다. 또한, 그 무렵 공소외 4 회사를 운영하는 지인인 공소외 1이 신용보증기금에 대출보증을 신청하였다가 거절되는 등 회사 운영자금을 대출받는 데 어려움을 겪자, 공소외 3은 2010. 5.경 공소외 1에게도 피고인을 소개하였다.

3) 피고인은 공소외 3을 통하여 공소외 7이나 공소외 1과 사이에 대출 관련 서류나 정보를 주고받던 중, 2010. 6. 28.경 공소외 3의 사무실에서 공소외 7, 1을 순차로 만나 각 ‘기업금융자문계약서’를 작성하였는바, 위 기업금융자문계약서는 피고인이 대출 관련 자문 등을 의뢰하는 사람들과 사이에 작성하기 위하여 미리 그 주요 내용을 부동문자로 인쇄하여 둔 표준화된 계약서 양식을 이용하는 것으로 그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고(자문수수료나 계약금액 등은 공란으로 되어 있다), 피고인과 공소외 1은 자문수수료를 대출금액의 5%로, 계약금을 수수료의 20%인 1,000만 원으로 약정하였다.

제1조 (자문방법 및 내용)

공소외 5 회사는 자문의뢰인이 (국가)보증기관 또는 정부주무기관이나 금융기관에서 대출보증 및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줌에 있어 자문의뢰인의 진술과 자료 제공을 토대로 진실되게 하고, 조작이나 로비, 청탁 등 불법적인 방법을 사용하지 않는다. 다만 대출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제반 서류를 검토하며, 해당 기관 직원과의 상담시 상담요령 및 답변요령 등을 미리 알려주고, 나아가 사업주의 말과 자료에 근거하여 (기술)사업계획서 작성을 도와주고, 진행 중 미비점이나 보완할 점이 있을 때에는 그에 맞는 보완서나 소명서 등을 작성하여 제출하게 하며, 금융기관에서 부당하게 대출이 어렵다는 태도를 보이면 그 이유를 파악하여 소명서나 보완서, 또는 필요할 경우 민원서를 통하여 정당한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여 주는 것이다. 요컨대, 공소외 5 회사는 대출받기 위한 시작단계부터 보증서를 발급받아 대출받을 때까지의 제반 절차를 단계적으로 해결하여 주는 데 성실하게 합법적인 방법으로 최선을 다하여 컨설팅(코치)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제2조 (자문수수료 및 위약규정)

공소외 5 회사는 컨설팅의 대가로 대출금 기준으로 대출 총 금액의 __%를 수수료로 받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다만 자문의뢰인이 고지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나 대출이 어려워져서 처음보다 일이 많아지는 특별한 사정이 있거나 1차에서 일이 성사되지 않아 2차, 3차의 절차를 밟아야만 할 경우 그 정도에 따라 합의하여 합리적으로 총 수수료액을 증액할 수 있다).

제2조의 1 (계약금액)

상기 총 수수료의 __%인 __원을 계약금으로 받는다. 이 계약금은 부득불 대출이 실패하였을 때에는 전액을 환불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단 아래의 위약사유가 발생할 경우는 환불하지 않는데, 계약금은 이를 담보하기 위한 것이다.

제2조의 2 (계약금 위약규정)

자문의뢰인의 귀책사유로 인하여 컨설팅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것이 명백한 경우는 계약금을 위약금으로 처리하는데, 그 위약사유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1) 계약 후 정당한 이유도 없이 가능한 대출을 임의로 중단하거나 사실상 중단될 때, (2) 위 작성사실(※ 표시한 부분)이나 금융기관에 제출한 서류(재무제표 조작 등) 등에 명백하고도 중대한 하자가 있거나 자문의뢰인의 귀책사유로 인하여 대출이 성사되지 않을 때인 것이다. 계약금은 이를 담보하기 위한 보증금의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4) 피고인은, ① 공소외 7로부터 위 기업금융자문계약서를 작성하기 이전인 2010. 5. 28.경 먼저 500만 원을 송금받았고(2010. 6. 28.경 공소외 3의 사무실에서 공소외 7과 위 기업금융자문계약서를 작성할 당시에는 그 작성일자를 ‘2010. 5. 28.’로 소급하여 기재하였다), ② 공소외 1로부터 위 기업금융자문계약서를 작성한 이후인 2010. 6. 30.경 500만 원, 2010. 7. 2.경 150만 원, 2010. 7. 5.경 350만 원 합계 1,000만 원을 송금받았다.

5) 피고인은 공소외 4 회사가 기술보증기금 등에 대출보증을 신청하기 위한 사업계획서를 작성하는 것을 도와주었으나, 2010. 7. 13.경 공소외 1은 기술보증기금에서 대출보증을 상담하는 과정에서 공소외 4 회사의 관계회사인 공소외 6 회사의 신용보증사고 전력으로 인하여 대출보증 신청 접수가 어렵다는 이야기를 듣고서 이를 피고인에게 알려주었다.

이에 피고인은 기술보증기금에 2010. 7. 20.경 ‘관계회사 공소외 6 회사 신용상 문제 소명서’(증 제1호증의 1)를 작성하여 제출하고, 2010. 8. 16.경 기업소명서를 작성하여 제출하였으며, 2010. 8. 19.경 공소외 4 회사의 대출보증 신청이 기술보증기금에 접수되어 2010. 8. 27.경 공소외 4 회사에 대한 현장실사가 이루어졌으나, 2010. 8. 31.경 기술보증기금은 기술력 및 신용상의 문제점 등을 이유로 위 대출보증 신청을 반려하였다.

이후 피고인은 2010. 9. 17.경 기술보증기금에 이의신청서를 접수하였고, 2010. 10. 15.경 공소외 4 회사에 대한 2차 현장실사가 이루어졌으나, 2010. 10. 26.경 기술보증기금은 위와 거의 유사한 이유로 위 이의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으며, 피고인은 2010. 11. 17.경 기술보증기금에 다시 이의신청의 일환으로 ‘보증민원 2심 신청서’를 접수하였고, 2010. 12. 15.경 공소외 4 회사에 대한 3차 현장실사가 이루어졌으나, 2010. 12. 31.경 기술보증기금은 ‘기술력, 성장잠재력 등 경영요소에 대한 종합적인 사항을 분석하고 의견을 수렴한 결과, 기술평가보증지원이 불가한 것으로 의결되었다’라는 취지로 위 민원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공소외 4 회사는 피고인의 도움으로 2010. 7.경 중소기업진흥공단에 운전자금 대출을 신청하여 기술보증기금으로부터 보증서를 발급받는 조건으로 2억 원 상당의 융자지원결정을 받았으나, 결국 기술보증기금으로부터 보증서를 발급받지 못하여 위 대출을 받는 데 실패하였다.

6) 한편, 위와 같은 대출절차 진행과정에서 피고인은 공소외 1로부터 2010. 7. 19.경 2,000만 원을, 2010. 8. 19.경 50만 원을 추가로 송금받았다.

나. 판단

1) 위 인정사실 및 이 법원이 적법하게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인정할 수 있다.

가) 기업금융자문계약서 작성 및 1,000만 원 송금 경위 관련

(1) 공소외 1은 자신이 피고인과 기업금융자문계약서를 작성하고 피고인에게 계약금 명목으로 1,000만 원을 송금하게 된 경위에 관하여 수사기관 및 이 법정에서, 자신이 운영하는 공소외 4 회사가 신용보증기금에 대출보증을 신청하였다가 거절된 직후에 공소외 3으로부터 ‘피고인은 감사원 고위직 등에 아는 사람이 많아 로비를 통하여 대출을 주선하여 준 적이 있다고 한다’라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고, 2010. 6. 28.경 공소외 3의 사무실에서 자신이 피고인을 처음 대면하였을 당시 피고인도 자신에게 ‘내가 감사원 고위직이나 기술보증기금 본부장 라인을 잘 알고 있으니, 그런 사람들을 통해서 충분히 대출받도록 해 줄 수 있다’, ‘계약금 명목으로 1,000만 원을 주면 기술보증기금의 고위층 등에게 인사하여 대출받게 해 주겠다’라고 말하면서 자신감 있는 태도를 보였기에, 자신은 피고인의 위와 같은 말을 믿고서 피고인의 요구에 따라 미리 마련되어 있던 기업금융자문계약서 양식에 날인하고 피고인에게 계약금 명목으로 합계 1,000만 원을 송금한 것이라고 진술하고 있고, 공소외 3도 수사기관 및 이 법정에서 이와 동일한 취지로 진술하고 있다.

반면, 피고인은 공소외 3이나 공소외 1에게 위와 같은 취지로 말한 적이 전혀 없고, 자신은 정당한 방법으로 금융자문행위를 하였을 뿐이라고 변소하고 있다.

(2) 한편, 공소외 7에게 피고인을 소개한 공소외 3은 공소외 7이 위 기업금융자문계약서를 작성하기도 이전에 피고인에게 500만 원을 먼저 송금하게 된 경위에 관하여, 2010. 5. 19.경 피고인이 자신에게 전화하여 ‘하동에서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와 관련하여 기술보증기금의 고위직을 만나기로 되어 있는데, 그 자리에서 공소외 10 주식회사 대출 건도 부탁하면 일이 쉽게 성사될 수 있다, 좋은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으니 계약서는 사후에 소급하여 작성하기로 하고, 급히 1,000만 원을 송금하여 달라’라고 제안하기에 이를 공소외 7에게 전달하였더니, 공소외 7이 2010. 5. 28.경 500만 원을 조달하여 피고인에게 먼저 송금한 것이라고 진술하고 있고, 공소외 7도 당시 공소외 3으로부터 위와 같은 취지의 이야기를 전해 듣고서 피고인에게 500만 원을 먼저 송금한 것이라고 진술하고 있는바, 공소외 3이나 공소외 7이 진술하는 바와 같은 경위가 아니라면 계약서를 작성하기도 이전에 공소외 7이 피고인에게 위 500만 원을 먼저 송금할 이유가 전혀 없었다는 점에서 공소외 3과 공소외 7의 위 각 진술은 충분히 신빙성이 있다(이에 관하여 피고인은, 공소외 7로부터 일체의 권한을 위임받은 공소외 3과 사이에 2010. 5. 19.경 기업금융자문계약서를 먼저 작성하였다고 변소하고 있으나, 기록에 의하면 공소외 3이 공소외 7과 피고인 사이를 중개하는 데에서 더 나아가 위와 같은 내용의 계약서를 임의로 작성할 수 있을 정도로 공소외 7로부터 일체의 권한을 위임받았던 것으로는 보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피고인 스스로도 위와 같이 공소외 3과 사이에 작성하였다는 기업금융자문계약서를 제출하지 못하고 있어 피고인의 위 변소는 믿기 어렵다).

(3) 비록 피고인은 스스로 작성한 기업금융자문계약서 제1조에 ‘로비, 청탁 등 불법적인 방법을 사용하지 않는다’라고 명기함으로써 공식적으로는 합법적인 금융자문업을 영위하고 있음을 강조하고 있지만, 앞서 본 바와 같이 대출받는 것이 절실한 입장이었던 공소외 1이 피고인에게 계약금 명목으로 비교적 거액인 1,000만 원을 송금하게 된 경위에 더하여 비슷한 시기에 유사한 내용의 계약을 체결하였던 공소외 7이 피고인에게 위와 같이 500만 원을 송금하게 된 경위 등을 모두 고려하면, 공소외 1과 공소외 3의 이 부분 각 진술은 충분히 신빙성이 있다.

나) 2,000만 원 추가 송금 경위 관련

(1) 공소외 1은 자신이 피고인에게 추가로 2,000만 원을 송금하게 된 경위에 관하여 수사기관 및 이 법정에서, 피고인이 당초 자신에게 기술보증기금의 공소외 11 팀장과 친한 사이인 것처럼 행세하면서 ‘ 공소외 11 팀장에게 다 이야기해 놓았으니, 기술보증기금에 접수만 하면 된다’라고 말하였으나, 정작 자신이 2010. 7. 13.경 기술보증기금에 대출보증을 상담하여 보니 공소외 6 회사의 신용보증사고 전력으로 인하여 대출보증 신청 접수 자체가 어렵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고, 이에 피고인에게 위와 같은 소식을 전하자, 피고인은 그 무렵부터 자신에게 계속 전화하여 ‘ 공소외 6 회사의 신용보증사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감사원 윗분과 기술보증기금 이사장 라인 등에 로비하는 데 2,000만 원이 필요하고, 7월에 기술보증기금의 인사이동이 이루어지면 그조차 힘드니, 대출받고 싶으면 빨리 2,000만 원을 보내 달라’라고 요구하였고, 자신으로서는 피고인이 거듭 돈을 요구하는 것이 불안하기도 하고 조만간 어음을 결제할 자금도 필요한 상태여서 이를 거절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계속 자신에게 급히 2,000만 원을 보내 달라고 요구하면서 ‘일단 2,000만 원을 주면 이를 로비자금 등으로 사용한 다음, 그 중 1,000만 원은 어음 결제자금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일단 내가 조달하여 그 주 금요일(2010. 7. 23.경이다)까지 돌려주겠다’라고 약속하기에, 자신은 공소외 3과 상의한 끝에 위와 같은 약정 내용을 서면화할 만한 시간적 여유도 없는 급한 상황에서 피고인으로부터 일종의 증표로서 문자메시지를 받은 채 2,000만 원을 보내주기로 결정하였고, 2010. 7. 19.경 피고인으로부터 ‘이천만 원 보내시면 일(기보, 중진공 대출)처리 확실히 하고 이 중 일천만 원은 금주 금요일까지 다시 보내드려서 어음 부도나지 않게 협조하겠습니다’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받은 다음 피고인에게 2,000만 원을 송금하였으나, 피고인은 위 1,000만 원조차 반환하지 않았음은 물론, 얼마 후 다시 1,000만 원을 더 요구하기도 하였다고 진술하고 있고, 공소외 3도 수사기관 및 이 법정에서 이와 동일한 취지로 진술하고 있다.

반면, 피고인은 공소외 6 회사의 신용보증사고 전력이 발견됨에 따라 자신이 공소외 1로 하여금 기존 계약금 1,000만 원을 위약금으로 처리할 것인지, 아니면 추가 계약금 1,000만 원을 지급하고 계약을 계속 진행할 것인지 여부를 결정하도록 하였더니 공소외 1이 후자를 원하여 기업금융자문계약서 제2조 단서에 따른 추가 계약금 명목으로 1,000만 원을 지급받았고, 나머지 1,000만 원은 개인적으로 빌린 것이라고 변소하고 있다.

그런데 ① 공소외 1과 공소외 3은 공소외 6 회사의 신용보증사고 전력이 발견되었을 당시 피고인으로부터 기존 계약금을 위약금으로 몰취할 수도 있다거나 추가 계약금을 지급하라는 말은 전혀 듣지 못하였다고 일치하여 진술하고 있는바, 실제로 공소외 4 회사의 대출보증 신청 접수 이전 단계에서 관계회사인 공소외 6 회사의 신용보증사고 전력이 발견되었다는 사정 자체만으로 기존 계약금 1,000만 원을 위약금으로 몰취할 만한 사유(기업금융자문계약서 제2조의 2 참고)에 해당한다거나 추가 계약금 명목으로 무려 1,000만 원을 증액하여 지급하여야 할 만한 사유(기업금융자문계약서 제2조 단서 참고)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② 또한, 당시 공소외 1은 공소외 4 회사의 자금사정이 좋지 않아 정책자금을 대출받는 것이 절실한 상황이었을 뿐만 아니라 불과 며칠 내로 결제하여야 할 어음대금도 충분하지 못한 상황이었는데, 피고인에게 무려 1,000만 원을 아무런 담보도 없이 빌려준다는 것은 쉽게 믿기 어려운 점, ③ 피고인은 공소외 1로부터 추가 계약금 1,000만 원 외에 나머지 1,000만 원은 개인적으로 빌린 것이라고 주장하면서도, 자금사정도 넉넉하지 않은 공소외 1로부터 급하게 위 1,000만 원을 빌리게 된 경위에 관하여서는 ‘개인적인 투자용도로 사용하기 위하여 급히 차용하였고, 구체적인 용도를 밝힐 수는 없다’라고 진술하기도 하고(피고인에 대한 경찰 1회 피의자신문조서, 수사기록 39쪽), ‘개인적으로 시작하는 사업에 사용하였다’라고 진술하기도 하며(피고인에 대한 검찰 1회 피의자신문조서, 수사기록 293쪽), ‘돈을 갚을 곳이 있어서 빌렸다’라고 진술하기도 하는 등(피고인에 대한 검찰 3회 피의자신문조서, 수사기록 350쪽) 일관된 진술을 하지 못하고 있는 점[더구나 피고인은 자신이 2010. 7. 19.경 공소외 1로부터 2,000만 원을 송금받을 당시 그 중 1,000만 원을 그 주 금요일인 2010. 7. 23.경까지 공소외 1에게 돌려주기로 약정한 것 자체가 위 1,000만 원이 차용금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하면서도 당시 자신이 불과 며칠 사이에 어떻게 위 1,000만 원을 조달하여 공소외 1에게 변제할 예정이었는지 여부에 관하여서는 납득할 만한 설명을 전혀 하지 못하고 있다], ④ 피고인은 2010. 7. 19.경 공소외 1로부터 2,000만 원을 송금받기에 앞서 공소외 1에게 ‘답답합니다. 어떻게 되는지 연락주세요’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는데, 만일 피고인의 변소 내용대로 피고인은 공소외 1이 추가 계약금 지급을 거절할 경우에는 기존 계약금 1,000만 원을 위약금으로 몰취할 수 있는 입장일 뿐이었다면, 위와 같은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낸다는 것은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점(오히려 이는 공소외 1과 공소외 3의 진술대로 피고인이 공소외 1에게 인사비용 등으로 급하게 2,000만 원이 필요하다고 독촉하는 과정에서 보낸 문자메시지인 것으로 보일 뿐이다), ⑤ 피고인은 공소외 1로부터 2,000만 원을 송금받는 과정에서 아무런 서류도 작성하지 않았고, 공소외 1과 공소외 3이 요청한 내용대로 문자메시지를 보내준 채 급하게 2,000만 원을 송금받았을 뿐인데, 만일 피고인의 변소 내용대로 위 2,000만 원이 추가 계약금 및 개인적인 차용금이라면, 피고인이나 공소외 1이 위와 같은 방식으로 급박하게 2,000만 원을 주고받는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점(그 경위에 관하여 피고인은, 자신이 공소외 1에게 이메일을 통하여 계약서를 주고받자고 요구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공소외 1이 이를 거절하였다고 변소하고 있으나, 피고인에게 2,000만 원에 이르는 거액을 별다른 담보도 없이 송금하는 공소외 1로서는 이를 서면화하는 것을 거절할 아무런 이유가 없어 보이고, 오히려 이는 공소외 1과 공소외 3의 진술대로 피고인이 공소외 1 등에게 이를 서면화할 만한 시간적 여유도 주지 아니한 채 인사비용 등으로 급하게 2,000만 원이 필요하다고 독촉하였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의 위 변소는 믿기 어려운 반면, 공소외 1과 공소외 3의 위 각 진술은 상당히 설득력이 있다.

(2) 한편, 공소외 7과 공소외 3은 일치하여, 위와 같이 공소외 7이 피고인에게 500만 원을 송금하고 피고인과 사후적으로 기업금융자문계약서를 작성한 후인 2010. 7. 초순경 피고인으로부터 ‘ 공소외 10 주식회사 대출보증 건에 관하여 기술보증기금에 가서 담당자를 만나는데, 비용이 필요하니 1,000만 원을 달라, 인사이동이 이루어지면 모든 것이 어려워진다’라는 요구를 받았으나 결국 공소외 7이 자금을 마련하지는 못하였다고 진술하고 있다.

(3) 앞서 본 바와 같이 자금사정이 넉넉하지 못하였던 공소외 1이 2010. 7. 19.경 피고인에게 무려 2,000만 원을 급박하게 송금하게 된 경위에 더하여 비슷한 시기에 공소외 7도 피고인으로부터 유사한 명목으로 소위 인사비용을 요구받았던 점 등을 모두 고려하면, 공소외 1과 공소외 3의 이 부분 각 진술도 충분히 신빙성이 있다.

다) 50만 원 추가 송금 경위 관련

(1) 공소외 1은 자신이 피고인에게 추가로 50만 원을 송금하게 된 경위에 관하여 수사기관 및 이 법정에서, 피고인이 2010. 8. 19.경 자신에게 전화하여 ‘기술보증기금 본사가 있는 부산에 와 있는데, 기술보증기금 관계자들을 만나 저녁식사를 할 수 있도록 50만 원을 보내 달라’라고 요구하여 당일 12:00경 피고인에게 50만 원을 송금하였다고 진술하고 있다.

반면, 피고인은 자신이 낮술을 마시면서 돈이 부족하여 당시로서는 친하게 지내고 있던 공소외 1로부터 술값 명목으로 50만 원을 빌린 것이라고 변소하고 있다.

(2) 앞서 본 바와 같이 공소외 1이 이전에 피고인에게 합계 3,000만 원을 송금하게 된 경위나 당시 공소외 1과 피고인의 관계 등을 고려하면, 단순히 친분관계를 내세워 공소외 1로부터 술값 명목으로 50만 원을 빌렸다는 피고인의 위 변소는 그대로 믿기 어렵고, 공소외 1의 일관된 진술이 더욱 신빙성이 있다.

2) 앞서 본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은 공소외 1로부터 단순히 공소외 4 회사가 대출받는 데 편의를 제공한다는 명목으로 합계 3,050만 원을 수수한 것이 아니라 금융기관의 임·직원의 직무에 속한 사항의 알선이라는 명목을 내세워 위 3,050만 원을 수수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그런데 피고인은 실제로 금융기관의 임·직원에게 청탁하여 대출을 알선하여 줄 의사나 능력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위와 같이 공소외 1에게 거짓말하여 알선의 명목으로 위 3,050만 원을 수수한 이상, 상상적 경합범의 관계에 있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알선수재)죄와 사기죄의 죄책을 부담한다고 할 것이어서 피고인 및 변호인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양형이유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이 대외적으로는 합법적인 금융자문업 등을 영위한다고 표방하면서도 정책자금을 대출받고자 하는 어려운 형편의 중소기업 운영자에게 마치 금융기관 임·직원과의 친분관계를 이용하여 확실히 대출받도록 해 줄 수 있는 것처럼 거짓으로 행세하여 그와 관련된 명목으로 합계 3,050만 원을 교부받은 것으로, 이는 금융기관 임·직원의 직무의 불가매수성에 대한 사회 일반의 신뢰를 현저히 해할 뿐만 아니라 궁박한 상황에 처한 중소기업 측에도 손해를 가한다는 점에서 그 죄질이 매우 무겁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잘못을 반성하지 아니한 채 범행을 극구 부인하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어 엄중한 처벌을 받아야 마땅하다.

다만, 피고인이 수수한 금액이 비교적 거액은 아니고, 피해자를 위하여 1,050만 원을 공탁한 점, 6회의 벌금형 전과 외에는 아무런 전과가 없는 점 등과 형법 제51조 에서 정한 사항을 참작하여 주문과 같은 형을 정하고, 집행유예를 선택하였다.

판사 정선재(재판장) 정선균 이경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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