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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1.6.30. 선고 2011도3955 판결
가.살인나.산지관리법위반다.약사법위반
사건

2011도3955 가. 살인

나. 산지관리법위반

다. 약사법위반

피고인

A

상고인

피고인

변호인

변호사 김영호

판결선고

2011. 6. 30.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해자 B, C의 집에서 발견된 신문지에 기재된 글씨가 피고인의 필적이 아니라는 주장에 관하여

원심은, ①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감정서(증거기록 1039면-1051면)와 감정인인 D의 증언 내용으로 보아 피해자 B, C의 집에서 발견된 신문지에 기재된 글씨가 피고인의 필적과 동일하다는 필적감정결과는 고도의 개연성을 담보하는 것으로 인정되므로, 감정이 허위라거나 다른 내용의 감정결과가 존재한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이를 충분히 신뢰할 수 있는 점, ② 위 신문지에 기재된 글씨와 피고인의 글씨는 일반인의 통상적인 필적과 달리 독특하여 비전문가가 보더라도 동일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③ 특히 위 신문지에 적힌 글씨 중 '들리계소'는 '들리겠소'라고 해야 맞춤법에 맞는데, '계'의 표기는 받침이 빠졌을 뿐 아니라 모음 '에'가 '예'로 잘못되었고, 이와 같이 모음'에'를 '예'로 맞춤법에 맞지 않게 쓰는 독특한 표기는 피고인이 수사기관 이래 환송 후 원심에 이르기까지 제출한 탄원서 등에 기재한 글씨에서도 많이 발견되고 있는 점, ④ 또 위 신문지에 적힌 글씨 중 '않계셔서'는 '안 계셔서'라고 해야 맞춤법에 맞는 표현임에도 '안'을 '않'이라고 잘못 기재하였는데, 이와 같이 잘못된 표기 역시 피고인의 탄원서 등에서 많이 발견되고 있는 점 등을 근거로, 피해자 B, C의 집에서 발견된 신문지에 기재된 필적이 피고인의 필적이 아니라는 변호인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 위반으로 인한 사실오인의 잘못이 없다.

2. 피고인이 B, C에 대한 살인의 도구로 청산가리를 사용한 일이 없다는 주장에 관하여

원심은, ① 청산가리는 공기중에 노출시 조해(潮解)하면서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여 맹독성의 사이안화수소를 방출하고 탄산칼륨이 되어 독성이 감소하는 경향이 있으나, 조해 시 수분 및 이산화탄소를 필요로 하므로 밀폐된 공간에서는 조해가 더 이상 진행되지 못하고, ② 증 제1호와 같은 유리병 또는 일반적인 분유통 정도의 밀폐만으로도 외부 공기의 유입이 차단된 상태를 유지할 수 있고, 유리병 또는 분유통 안에 밀폐된 상태가 유지된 채로 놓여 있을 경우 수백 년 이상 그 독성을 유지할 수 있으며, ③ 뿐만 아니라 덩어리 형태로 된 경우에는 표면적이 적어 독성의 감소가 미미하므로, 덩어리 형태로 된 청산가리의 경우 일반적인 생활환경에 개방된 상태로 있다 하여도 표면에서는 독성의 감소가 일어나지만 내부에서는 독성의 변화가 일어나지 않게 되어 덩어리 전체의 독성은 수십 년 이상 유지될 수 있고, ④ 피고인에게 건네진 청산가리와 동일한 종류의 것으로 보이는 '검은 비닐봉지에 싼 청산가리'(증 제2호)는 물론, E가 서울에서 안산으로 'F'를 이전할 때부터 16년 이상 보관하여 온 '유리병에 든 청산가리'(증 제1호)에서도 모두 청산염 및 나트륨염이 검출되어 독성이 유지되고 있음이 밝혀졌는바, 위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E가 피고인에게 교부한 청산가리는 독극물로서의 효능을 충분히 유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인정된다고 판단한 다음, ① 피해자 B, C의 부검감정서를 조사한 결과, 위 피해자들 모두 혈액과 위 내용물에서 청산염(시안산염)이 검출되었고, 먹거나 마시는 방법으로 청산염이 투여된 것으로 밝혀진 점, ② 또한 피해자 B, C가 사망 직전 마신 것으로 보이는 건강음료병 2개에 관하여 청산염의 확인시험 결과 청산염이 검출되지 않은 점, ③ 또한 피해자 B, C의 집에서 발견된 신문지에 기재된 필적이 피고인의 필적과 동일하고, 필기구 또한 피고인의 집에서 발견된 사인펜과 동일한 성분이라는 감정결과 및 ④ 피고인의 집에서 빈 캡슐이 발견된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해자 B, C가 피고인이 위 신문지에 놓아 둔 '피로회 복제'로 위장한 '청산가리가 들어 있는 캡슐'을 먹고 사망하였다고 추론하는 것은 충분히 설득력이 있고, 논리와 경험칙에 반하지 아니한다고 판단하였다.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여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 위반으로 인한 사실오인의 잘못이 없다.

3. G와 E의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는 주장에 관하여

원심은, E가 이 사건 범행에 사용된 청산가리의 출처에 관하여 종전에는 "G를 통하여 피고인에게 전달한 '철제분유통에 들어있던 청산가리'는 자신이 운영하던 'F'에서 20~30년 전부터 보관하여 오던 것"이라고 진술하였으나, 환송 후 원심법정에서는 "매제인 H가 4~5년 전에 I으로부터 받아 F 내의 철제분유통에 보관하여 오던 것이었고, 2010. 2.경 H와의 대화를 통하여 그러한 사실을 비로소 알게 되었으며, 그와는 별개로 2010. 9.경 F의 진열대에서 자신이 20~30년 전 사용하고 남은 것으로 알고 있던 예전에 사용하고 남은 '유리병에 든 청산가리'를 발견하였다"고 진술하였는바, 이러한 진술은 환송 후 원심법정에서의 H, I의 각 증언, 환송 후 원심에서 압수된 '유리병에 든 청산가리'(증 제1호)의 현존 및 'F'에 대한 환송 후 원심의 현장검증결과와 부합하고, 그 진술내용이 일반인의 사회통념에 비추어 수긍할 수 있으므로 그 신빙성이 인정되며, 또한 피고인에게 청산가리를 전해 준 당일의 행적에 관한 G의 환송 후 원심법정에서의 증언 역시 검사가 환송 후 원심법원에 제출한 '하이패스카드 거래내역'(공판기록 728면)에 의하여 그 신빙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하였다.

원심은 나아가, 피고인에게 청산가리를 전달하여 주었다는 G와 E의 진술이 피고인으로부터 청산가리를 구해 달라는 부탁을 받은 경위, 피고인에게 전달한 청산가리의 포장 상태, E가 G에게 청산가리를 전달한 휴게소에서의 차량 위치 및 탑승자 등에 관하여 일치하지 않고 있어 신빙성이 없다는 변호인의 주장에 대하여, ① E, G에게 피고인을 무고한 범인으로 만들 만한 원한관계가 있다고 보이지 않는 점, ② 피고인과 G, E의 통화내역 및 기지국 위치를 조회한 결과 G가 E로부터 건네 받은 청산가리를 피고인에게 다시 전해 주었다는 일시와 장소에서 피고인과 E, G 사이의 통화사실이 확인되고 있는 점, ③ E와 G의 각 진술은, "피고인으로부터 전화로 청산가리를 구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고, 휴게소에 G가 먼저 도착하여 주차한 상태에서 E가 차량에 어머니 등 2명을 태우고 도착하여 G에게 비닐봉지에 싼 딱딱한 덩어리 형태의 청산가리를 전달하였다"는 기본적인 사실관계에서 일치하는 점, ④ 다만 여기에서 좀 더 구체적으로 나아간 부분, 즉 피고인으로부터 누가 먼저 부탁 전화를 받았는지, 청산가리의 포장 상태, 휴게소에서 만날 때의 차량의 위치, 차량의 탑승자가 누구였는지 등에 관하여 다소 차이가 있으나, 이러한 차이는 지엽적이고 단편적인 부분에 관하여 시간의 경과에 따라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부정확한 기억에 기인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E, G의 진술은 비록 지엽적이고 단편적인 부분에서 다소 차이가 있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에게 청산가리를 전달한 경위를 뒷받침하는 증거로 충분히 믿을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기록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오인한 잘못이 없다.

4. 양형부당 주장에 관하여

이 사건 기록에 나타난 피고인의 연령 · 성행 · 지능과 환경, 직업과 경력, 범죄전력, 범행의 동기, 피해자들과의 관계, 범행의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및 피해 감정 등 양형의 기준이 되는 모든 사정을 살펴보면, 원심이 유지한 무기징역형의 양정이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

5.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재판장 대법관 이인복

대법관 김능환

주심 대법관 민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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