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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고등법원 창원재판부 2017.9.6. 선고 2017누10664 판결
제명의결처분취소
사건

(창원)2017누10664 제명의결처분취소

원고, 항소인

A

피고, 피항소인

B군의회

제1심판결

창원지방법원 2017. 5. 16. 선고 2016구합51731 판결

변론종결

2017. 8. 16.

판결선고

2017. 9. 6.

주문

1.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피고가 2016. 6. 29. 원고에 대하여 한 제명의결처분을 취소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1992년경부터 C 주식회사(이하 'C'이라 한다), D 주식회사(이하 'D'이라 한다), F 주식회사(이하 'F'이라 한다)를 운영하면서 건설업을 해 왔다.

나. 원고는 2014. 6. 4. 실시된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피고의 의원으로 당선되었는데, 그 이후에도 C·D은 B군과 아래와 같이 수의계약(이하 전부를 칭할 때는 '이 사건 수의계약'이라 하고, 개별 수의계약은 순번에 따라 '제0수의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라. 피고 소속 Y 의원 외 7명은 2016. 1. 27. 이 사건 수의계약과 관련하여 원고가 지방자치단체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이하 '지방계약법'이라 한다) 제33조 제2항을 위반하였고, 이로써 지방자치법 제36조, B군의회 의원 윤리강령 및 윤리실천 규범 등에 관한 조례 제3조를 위반하였다는 등의 이유로 징계를 요구(이하 '이 사건 징계요구'라 한다)하였다.

마. 피고는 이 사건 징계요구를 윤리특별위원회에 회부하였고, 윤리특별위원회는 4차에 걸쳐 회의를 진행한 후 2016. 6. 14. 징계요구 사유를 인정하고 피고에게 제명의견으로 심사보고를 하였다. 심사보고서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바. 피고는 2016. 6. 29. 정례회의를 개최하여 원고가 출석한 가운데 의원 10명 중 원고를 뺀 9명 전원의 찬성으로 원고에 대한 제명을 의결하고 이를 선포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인정근거] 갑 제1 내지 7, 10호증, 을 제1호증 내지 19호증의 각 기재(각 가지번호 포함),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나. 절차상 하자에 관한 주장 및 판단

1) 윤리특별위원회 소집통지절차 위반에 관한 주장 및 판단

가) 원고의 주장

원고는 윤리특별위원회의 2016. 3. 3.자 제2차 회의의 출석통지서를 받지 못했으므로, 이 사건 처분은 개회일 3일 전까지 출석요구서를 송달하여야 한다는 규정에 반하여 위법하다.

나) 판단

B군의회 윤리특별위원회 구성 등에 관한 규칙은 출석통지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정하고 있다. ① 위원장은 윤리심사 또는 징계·자격심사를 위하여 위원회를 개회할 때에는 그 개회일시와 장소 등을 심사대상 의원에게 통지하여야 한다(제4조). ② 위원회는 심사대상 의원과 관련 의원을 출석하여 심문할 수 있으며 이 경우 위원장은 개회일 3일 전까지 출석요구서를 송달하여야 한다(제5조).

을 제13 내지 16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① 윤리특별위원회는 2016. 2. 19. 제1차 회의를 개최하기 3일 이전에 원고에게 출석요구서를 송달하고 원고가 참석하여 제1차 회의를 진행하였다. 회의에서 제4 내지 제8수의계약이 지방계약법 제33조 제2항 제7호 위반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쟁점이 되었고, 이는 원고가 F의 주식을 얼마나 보유하고 있느냐에 따라 결정되므로, 윤리특별위원회는 원고에게 F의 주식현황자료를 제출하여 달라고 요구하였고, 원고는 이를 제출하겠다고 약속하였다.

② 윤리특별위원회는 2016. 3. 3. 제2차 회의를 개최하였는데, 원고에 대한 출석통지서가 송달되지 않자 2016. 3. 2. 피고 직원이 원고에게 전화로 통지하였고, 원고는 제2차 회의에 출석하여 징계요구 사유에 대한 해명서를 제출하였으나 F의 주식현황자료는 제출하지 않았다. 원고는 오전 회의에서 오후까지 F의 주식현황자료를 제출하겠다고 약속하였다가, 오후 회의에서 이를 번복하여 제출을 거부하였다.

③ 윤리특별위원회는 2016. 5. 20. 제3차, 2016. 6. 14. 제4차 회의를 개최한 다음 피고에게 앞서 본 심사보고를 하였다.

윤리특별위원회가 제2차 회의를 개최하기 3일전에 원고에게 출석요구서를 송달하지 못하기는 하였지만 회의 1일전에 전화로 출석통지를 한 점, 제1차 회의에서 이미 제2차 회의를 예정하고 있었으며 제1차 회의와 제2차 회의의 간격이 원고가 F의 주식현황자료 및 그 밖의 소명자료를 준비하는 데 충분하였다고 보이는 점, 원고는 제2차 회의에 참석하여 징계요구 사유에 대한 해명서를 제출하였고, 윤리특별위원회는 제2차 회의를 오후까지 계속하면서 원고에게 F의 주식현황자료 준비 시간을 추가로 준 점을 모두 고려하면, 출석통지절차의 하자는 치유되었다고 보아야 하고, 출석통지절차의 하자로 인하여 윤리특별위원회의 심의가 위법하다고 볼 수는 없다. 이를 전제로 하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2) 징계의결통보의 위법에 관한 주장 및 판단

가) 원고의 주장

피고는 원고에 대한 제명을 의결·선포한 후 원고에게 '징계요구의 건 의결결과통보'를 보냈는데, 위 통보서에는 제명의 구체적인 이유나 근거가 기재되어 있지 않아 위법하다.

나) 판단

지방자치법 제86조는 '지방의회는 의원이 이 법이나 자치법규에 위배되는 행위를 하면 의결로써 징계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제89조는 '징계에 관하여는 이 법에 규정된 것 외에 필요한 사항은 회의규칙으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제정된 B군의회 회의 규칙 제82조 내지 제86조에 따르면, 재적의원 5분의 1이상의 의원이 징계를 의장에게 요구하면, 의장은 이를 본회의에 보고한 후 윤리특별의원회에 회부하고, 윤리특별위원회가 징계사유를 심의한 후 의장에게 징계에 대한 심사보고서를 접수하면, 의장은 이를 지체 없이 본회의에 부의하여 의결하고, 징계가 의결되면 의장은 공개회의에서 이를 선포하도록 되어 있을 뿐 별도로 징계를 통지하는 절차는 두지 않고 있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징계요구서에는 이 사건 수의계약과 관련하여 원고가 지방자치법 제36조, 지방계약법 제33조, B군의회 의원 윤리강령 및 윤리실천 규범 등에 관한 조례 제3조 등 관련 법령을 위반하였다는 점이 구체적으로 적시되어 있고, 윤리특별위원회는 이를 심의하여 징계요구와 같은 사유가 인정된다고 판단하여 심사보고서를 제출하였으며, 이에 따라 본회의에서 원고에 대한 제명을 의결하고 선포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징계요구서 및 윤리특별위원회의 심사보고서에 기재된 징계사유가 제명의 구체적인 이유 및 근거가 되고, 이러한 징계 절차의 특성상 지방의회 의원에 대한 징계는 지방의회가 의결하고 의장이 이를 선포함으로써 효력이 발생한다고 보아야 하며, 징계의 존부·시기가 명확하고 징계사유는 징계요구서 및 심사보고서에 의하여 분명하게 알 수 있으므로 징계대상자인 원고가 징계의 당부에 대하여 대응하는데 아무런 장애가 없다. 피고가 원고에게 제명을 통보하면서 그 사유와 근거를 밝히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3) 징계사유 추가에 관한 주장 및 판단

가) 원고의 주장

원고가 F의 주식현황자료를 윤리특별위원회에 제출하지 않은 점은 당초 이 사건 징계요구 사항에 포함되지 않은 것이므로, 이를 징계사유로 삼은 것은 부당하다.

나) 판단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징계요구서에 기재되고, 윤리특별위원회가 심의하여 의결한 심사보고서에 기재된 징계사유는, '이 사건 수의계약과 관련하여 원고가 지방계약법 제33조 제2항을 위반하였고 이로써 지방자치법 제36조, B군의회 의원 윤리강령 및 윤리실천 규범 등에 관한 조례 제3조를 위반하여 의원신분을 이용한 영향력을 행사하여 부당한 영리를 취하였다'는 것이고, 원고가 윤리특별위원회에 F의 주식현황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는 사유는 포함되어 있지 않다. 다만 본회의에서 윤리특별위원회 위원장이 심사보고를 하면서 위 징계사유 외에 원고가 F 주식현황자료를 제출하지 않아 B군의회 의원 윤리강령 및 윤리실천 규범을 위반하여 윤리특별위원회에서 제명으로 의결하였다고 보고하고 있기는 하나, 심사보고서에 별도로 기재되어 있지 않은 점에 비추어 보면 윤리특별위원회가 징계양정을 함에 있어서 이를 고려하였다는 것에 불과하고 이 사건 처분의 징계사유로 삼았다고 볼 수 없다.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다. 징계사유 존재 여부에 관한 판단

1) 인정사실

C 및 D이 2014. 11. 26.부터 2015. 9. 3.까지 B군과 이 사건 수의계약을 체결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갑 제10호증, 을 제2, 3, 22호증의 각 기재, 제1심 증인 J의 일부 증언에 변론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보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가) C, D 및 F의 2015. 3. 3.이전까지 대표자 변경과정 및 주식보유현황은 다음과 같다.

① C은 1992. 6. 17. 설립되었고, 2001. 9. 19.경까지 원고가 대표이사로 있다가 2009. 9. 20. 원고의 배우자인 G이 대표이사로 취임한 후 2015. 3. 3.까지 그 직위를 유지하였다. 2014년 C의 주식은 원고가 10.51%, F이 75.79%를 소유하고 있었다.

② D은 1999. 1. 11. 설립되었고 원고가 대표이사였는데, 원고가 군의원에 당선된 후 2014. 7. 1. 아들인 J이 대표이사로 취임하여 2015. 3. 3.까지 그 직위를 유지하였다. 2014년 초경 D의 주식은 원고가 14.74%, J이 25.68%, G이 1.42%, C이 42.62%를 각 소유하고 있었고, 이후 원고의 며느리 L이 10,000주를 J으로부터 증여받아 7.89%를 보유하게 되었다.

③ F은 1995. 7. 21. 설립되었고, 원고가 1996. 8. 25.부터 대표이사로 있다가 2008. 3. 25.부터는 J이 대표이사로 취임하였고, 2014. 7. 1. L이 대표이사로 취임하였으며, J은 감사로 취임하였다. F의 주식은 2015. 3. 3.경까지 원고가 64.05%, D이 10.90%를 보유하고 있었다.

나) D은 2015. 2. 5. B군에 제3수의계약 사업포기서를 제출하였고, B군은 2015. 3. 2. 제3수의계약과 관련하여 D이 지방의회의원의 직계비속이 대표자인 사업자로서 지방계약법 제33조 제2항 제4호에 따라 수의계약의 체결이 금지되는 사업자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계약을 해지하고 이를 D에 통보하였다.

다) 위 계약해지 통보 직후인 2015. 3. 3. C, D과 F의 임원 변경 및 주식변동은 다음과 같다.

① C은 2015. 3. 3. G이 대표이사에서 퇴임하고 L이 대표이사로 취임하였으며, 원고, G 및 J이 각 사내이사로 취임하였다.

② D은 2015. 3. 3. J이 대표이사에서 퇴임하고 L이 대표이사로 취임하였으며, J은 사내이사, G은 비상무이사로 취임하였다.

③ F은 2015. 3. 21. L이 대표이사에서 퇴임하고, 원고의 아들인 P이 대표이사로 취임하였다. 원고는 2015. 3. 3. F의 주식 40,000주를 L 명의로 변경하였고, 이에 따라 F 지분비율은 원고 27.72%, L 36.30.%, D 10.90%로 변경되었으나, L은 원고에게 위 주식의 대금을 지급하지는 않았다.

지방의회의원의 배우자나 직계비속이 대표자인 사업자는 지방자치단체와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수의계약을 체결할 수 없고(지방계약법 제33조 제2항 제4호), 지방의회의원이 사실상 소유하는 재산이 자본금 총액의 50% 이상인 사업자, 지방의회의원의 배우자 및 직계비속 등이 소유하는 자본금 합산금액이 자본금 총액의 50% 이상인 사업자도 동일하다(지방계약법 제33조 제2항 제5호, 제7호).

D이 2015. 3. 2. B군으로부터 지방계약법 제33조 제2항 위반을 이유로 제3수의계약 해지통보를 받은 직후 원고가 F의 주식 40,000주를 L 명의로 변경하였고 동시에 C과 D의 대표이사를 L으로 교체한 점, 원고와 L 사이에 주식대금 수수가 없었던 점, L이 F의 최대주주로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2015. 3. 21. F의 대표이사가 원고의 다른 아들인 P으로 변경된 점 등을 모두 종합하여 보면, 원고는 수의계약 제한을 회피하기 위하여 F 주식을 L에게 명의신탁하였다고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F은 그 소유명의와 관계없이 원고가 자본금 총액의 50% 이상을 가진 사업자에 해당하고, C은 원고 및 F이, D은 원고, J, G 및 C이 각 자본금 총액의 50% 이상을 가진 사업자에 해당하므로, C과 D이 B군과 이 사건 수의계약을 체결한 것은 지방계약법 제33조 제2항 제5호, 제7호를 위반한 것이며, 제1, 2, 3수의계약은 지방계약법 제33조 제2항 제4호 위반에도 해당한다.

이와 같이 C과 D이 지방계약법 제33조 제2항을 위반한 것으로 인정되기는 하지만, C과 D은 지방의회의원인 원고와는 별개의 사업자로서 수의계약 체결이 금지되는 것이므로, C과 D이 수의계약 체결금지 규정을 위반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곧바로 원고가 지방계약법 제33조 제2항을 위반하였다고 볼 수 없고, 달리 원고가 C과 D의 기관으로서 이 사건 수의계약을 체결하였다거나 공모하여 계약을 체결하였다고 볼 증거는 없다. 그런데도 피고가 원고의 지방계약법 제33조 위반을 처분근거로 삼은 것은 잘못이다.

한편 피고는 처분사유로 원고가 이 사건 수의계약과 관련하여 의원신분을 이용한 영향력을 행사하여 부당한 영리를 취하였다는 점을 적시하고 있고, 지방자치법 제36조 중 어느 항을 위반하였는지 명시하지 않은 채 지방자치법 제36조 위반을 근거로 삼고 있어 제36조 제2항 위반뿐만 아니라 제3항(지방의회의원은 지위를 남용하여 지방자치단체·공공단체 또는 기업체와의 계약이나 그 처분에 의하여 재산상의 권리·이익 또는 직위를 취득하거나 타인을 위하여 그 취득을 알선하여서는 아니 된다) 위반도 처분사유로 하였다고 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지방자치법 제36조 제3항 위반이 성립하려면 단순히 지방자치단체와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는 부족하고 '지위를 남용한 사실'이 인정되어야 할 것인데, 이를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가 이를 처분사유로 한 것 역시 하자가 있다.

다만 수 개의 징계사유 중 일부가 인정되지 않더라도 인정되는 다른 징계사유만으로도 당해 징계처분의 타당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한 경우에는 그 징계처분을 유지하여도 위법하지 않은바(대법원 2002. 9. 24. 선고 2002두6620 판결 등 참조),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나머지 징계사유가 인정되고, 그 사유만으로도 이 사건 처분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위 하자로 인하여 이 사건 처분이 위법하다고 볼 수는 없다.

3) 원고의 지방자치법 제36조 제2항, B군의회 의원 윤리강령 및 윤리실천 규범 등에 관한 조례 제3조 제2호 위반

지방의회의원은 청렴의 의무를 지고, 의원으로서의 품위를 유지하여야 하며, 직무와 관련하여 공정을 의심받는 행동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지방자치법 제36조 제2항, B군의회 의원 윤리강령 및 윤리실천 규범 등에 관한 조례 제3조 제2호).

그리고 지방계약법 제33조는 지방자치단체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하여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사람들의 계약 체결을 제한하여 그 계약의 체결 및 이행과정에서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여지를 사전에 차단함으로써 투명성을 높이려는 것이므로(대법원 2014. 5. 29. 선고 2013두7070 판결 참조), 지방의회의원이 직접 또는 회사 대표자로서 지방자치단체와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수의계약을 체결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지방의회의원이 사실상 소유하고 있는 사업체가 위와 같은 수의계약을 체결하고 지방의회의원이 이를 방지하지 않았다면 지방의회의원은 위 청렴의무를 위반한 것으로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앞서 인정한 사실 및 갑 제10호증, 을 제1 내지 5, 22, 23호증, 제1심 증인 J의 일부 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점을 모두 종합하여 보면, C 및 D은 원고가 사실상 소유하고 있거나 적어도 가족과 함께 공동으로 소유·운영하는 사업체에 해당하고, C 및 D이 이 사건 수의계약을 통하여 얻은 이익은 원고에게도 귀속되는 관계라고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① 원고는 C, D 및 F을 설립한 사람이자 대주주 또는 지배주주로서 2014. 6. 4. 피고의 의원으로 당선되기 전까지 가족인 G, J 및 P을 임원으로 선임하여 실질적으로 운영하여 왔다. D의 경우 2014. 7. 1.까지 원고가 대표이사로서 운영하였고, C은 2001. 9. 30. 이후 G으로 대표이사를 변경하기는 하였으나 그 후에도 원고가 실질적으로 운영한 것으로 보여진다.

② 원고가 피고의 의원으로 취임한 이후 D의 대표이사를 J으로 변경하기는 하였으나, 원고의 가족 이외에 임원이 없었고, C, F도 모두 원고의 가족들로 임원을 구성하여 운영하였다.

③ B군이 2015. 3. 2. D에 제3수의계약을 해지한다고 통보한 이후 C과 D의 대표이사가 동시에 L으로 변경되었고, 원고는 F의 주식 40,000주를 L에게 명의신탁하였다.

④ 원고는 2014. 7. 1. 이후에도 C의 사내이사 지위를 유지하면서 C 소유의 차량을 이용하였다.

위와 같이 원고가 C 및 D을 사실상 소유하거나 적어도 가족과 함께 공동으로 소유하면서 운영하는 사업체에 해당하고, C 및 D이 이 사건 수의계약을 통하여 얻은 이익이 원고에게 귀속되는 관계였다. 원고는 C 및 D이 B군과의 수의계약을 체결하지 않도록 사전에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지위에 있었고 그렇게 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C과 D의 대표이사를 L으로 변경하고 L에게 F의 주식을 명의신탁하는 등 C과 D이 B군과 수의계약을 체결하는 것을 조장하였다. 이는 지방자치단체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하여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사업자의 수의계약 체결을 제한하여 그 계약의 체결 및 이행과정에서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여지를 사전에 차단함으로써 투명성을 높이려는 지방계약법 제33조 제2항 취지에 반하는 것으로서, 지방자치법 제36조 제2항, B군의회 의원 윤리강령 및 윤리실천 규범 등에 관한 조례 제3조 제2호에서 정한 청렴의무 위반이고, 지방자치법 제86조에서 정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4) 법률의 부지에 관한 주장 및 판단

가) 원고의 주장

원고는 C 및 D이 제1, 2, 3계약을 체결할 때 경쟁입찰 방식으로 하였기 때문에 수의계약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나) 판단

갑 제5호증, 을 제2, 20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제1 2, 3계약이 국가종합전자조달시스템인 나라장터를 통하여 경쟁입찰 방식으로 체결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기는 하다.

그러나 위와 같은 방법으로 계약이 체결되었다고 하더라도 제1, 2, 3계약은 수의계약에 해당하고(대법원 2014. 5. 29. 선고 2013두7070 판결 참조), 같은 증거에 의하면, 나라장터의 공고 화면에는 '계약방법 : 수의'임이 분명히 표시되어 있고, 낙찰자로 선정된 후 계약을 체결할 때 '상기 본인(법인)은 귀 청과 수의계약을 체결함에 있어서 붙임 결격사유 중 어느 사유에도 해당되지 않으며 차후에 이러한 사실이 발견된 경우 계약의 해지(해제) 및 부정당업자의 제재처분을 받아도 하등의 이유를 제기하지 않겠습니다'라는 내용이 적힌 각서를 제출하여야 하고, 각서에는 지방계약법 제33조의 내용이 기재된 수의계약 결격사유가 첨부되어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데다가, C 및 D이 오랜기간 동안 관급공사를 주로 하여 온 점 등을 모두 종합하여 보면, 제1, 2, 3계약이 지방계약법 제33조 제2항에서 규정한 수의계약이라는 사실을 알았다고 볼 수밖에 없다.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라. 재량권의 일탈·남용에 관한 주장 및 판단

1) 원고의 주장

C과 D은 B군수로부터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을 받았고 C은 폐업하여 이미 상당한 불이익을 받았으며, 원고는 수의계약의 체결과정에서 지위를 남용한 사실이 없고 지방계약법 제33조 위반 사실을 알지 못했으며, 이 사건 처분은 원고와 동료의원 Q 사이의 다툼이 발단이 되어 원고가 멸시 및 집단 따돌림을 받던 중에 일어난 보복성 징계이므로,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여 위법하다.

2) 판단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의할 것이고, 다만 징계권자가 재량권의 행사로서 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가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을 위법하다고 할 수 있으며,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다고 하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의 원인이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행정목적, 징계 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 그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경우라야 하고, 징계권의 행사가 임용권자의 재량에 의한다고 하여도 공익적 목적을 위하여 징계권을 행사하여야 할 공익의 원칙에 반하거나 일반적으로 징계사유로 삼은 비행의 정도에 비하여 균형을 잃은 과중한 징계처분을 선택함으로써 비례의 원칙에 위반하거나 또는 합리적인 사유 없이 같은 정도의 비행에 대하여 일반적으로 적용하여 온 기준과 어긋나게 공평을 잃은 징계처분을 선택함으로써 평등의 원칙에 위반한 경우에 이러한 징계처분은 재량권의 한계를 벗어난 처분으로서 위법하다(대법원 2006. 5. 11. 선고 2004두5546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지방의회에서의 의원에 대한 징계에 관하여도 위와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대법원 2015. 1. 29. 선고 2014두40616 판결 등 참조).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에게 이 사건 수의계약과 관련하여 청렴의무를 위반한 징계사유가 인정되고, 다음과 같은 점을 모두 종합하여 보면 그 정도가 매우 중하므로 이 사건 처분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지방계약법에서 지방의회의원과 그 가족들이 소유한 사업자로 하여금 수의계약을 체결하지 못하도록 규정한 것은, 지방의회의원이 직무를 수행함에 있어서 자신의 이익을 먼저 내세워서 수의계약을 체결하는데 부당한 영향력을 가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여 지방의회의원의 사익추구를 원천적으로 금지함으로써 청렴성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지방의회의원이 사실상 소유하는 사업체가 수의계약 체결 금지 규정을 잠탈하여 이윤을 추구하게 되면, 지방의회 및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시민들의 신뢰를 확보할 수 없고 지방자치의 건전한 발전도 기대할 수 없게 되므로, 지방의회의원의 수의계약 체결과 관련한 청렴의무 위반 행위는 중대한 법규위반에 해당한다.

② C과 D은 2014. 11. 26.부터 2015. 9. 3.까지 8회에 걸쳐 B군과 이 사건 수의계약을 체결하였고, 그 공사금액도 311,593,000원에 이르러 적은 금액이라고 할 수 없다.

③ B군이 2015. 3. 2. D에 제3수의계약을 해지한다고 통보한 이후, C과 D의 대표이사가 동시에 L으로 변경되었고, 원고는 F의 주식 40,000주를 L에게 명의신탁하였다. C과 D은 수의계약 체결금지 규정을 회피하기 위하여 대표이사를 L으로 변경한 것이 분명하고, 그 과정에서 원고도 관여하였다고 볼 수밖에 없다. 더구나 원고는 F의 주식도 L에게 명의신탁하여 자본금 총액 50% 이상으로 인한 수의계약 체결금지 규정도 회피하려고 하였다. 이와 같이 C과 D은 B군과의 수의계약 체결이 문제가 되어 계약 해지를 당한 후에도 금지 규정을 회피하여 추가로 5건의 계약을 체결하였고, 그 경위에 비추어 원고에 대한 비난가능성이 매우 크다.

④ 이 사건 징계요구가 있은 후 윤리특별위원회 회의에서 제4 내지 제8수의계약이 지방계약법 제33조 제2항 제7호 위반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쟁점이 되었고, 원고는 F의 주식현황자료를 제출하기로 하였으며, 원고와 F의 관계 등에 비추어 F의 주식현황자료를 제출하는 것이 가능한데도 불구하고 이를 끝내 제출하지 않다가 이 사건 소송과정에서 비로소 제출하였다. 원고가 자신에게 불리한 자료를 제출할 의무는 없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징계요구 및 윤리특별위원회의 회의 경과, 제출하기로 한 자료의 내용 등에 비추어, 이러한 원고의 행위는 다른 의원들의 신뢰를 저버린 것이고, 이 사건 수의계약과 관련한 청렴의무 위반의 중대성에 대하여 깊이 인식하지 못하고 있음을 나타낸 것이다. 이러한 사유는 징계양정을 함에 있어서 참작할 수 있다.

⑤ 지방의회는 지방자치단체 사무에 관한 의결기관으로서 독립성과 자율권을 가지고, 지방의회 의원에 대한 징계는 의회의 질서와 품위를 유지하기 위하여 의원의 신분에 과하는 특별한 제재이므로, 징계 여부의 판단과 그 종류의 선택에 관한 결정은 지방의회의 독립성 및 자율권에 비추어 존중할 필요가 있는데, 이 사건 처분은 원고를 제외한 의원 전원의 찬성에 의하여 의결되었다.

⑥ 원고가 2014. 12. 18.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과정에서 다른 의원인 Q와의 사이에 다툼이 있었고, 2014. 12. 19.에는 Q로부터 모욕을 당하고 상해를 입은 사실이 있었으며, 이로 인하여 Q 및 일부 의원들과의 사이가 멀어진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수의계약과 관련한 원고의 청렴의무 위반 정도가 중한 이상 그에 의하여 이 사건 처분의 당부를 판단하여야 하지, 원고와 다른 의원들 사이의 관계가 나빴다고 하여 달리 볼 것은 아니다.

⑦ 이 사건 처분으로 인하여 원고의 선거구 군민들의 의사가 피고 의회에 반영되는 데 제한이 생기기는 하였지만, 이 사건 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다고 볼 수 없는 이상 위 제한은 불가피하다.

이 사건 처분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다는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할 것인데,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고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재판장 판사 김연우

판사 이수연

판사 조정환

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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