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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지방법원 2010. 4. 29. 선고 2009구합3286 판결
[건축허가신청불허가처분취소][미간행]
원고

주식회사 신세계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광장 담당변호사 이상기 외 1인)

피고

순천시장 (소송대리인 변호사 서현무 외 3인)

변론종결

2010. 4. 1.

주문

1. 피고가 2009. 3. 12. 원고에 대하여 한 건축허가신청 불허가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순천시 덕암동 (지번 생략) 외 4필지 지상 이마트 순천점의 부설주차장(이하 ‘이 사건 주차장’이라 한다)에 대지면적 5,541㎡, 건축면적 341.25㎡의 주유소(이하 ‘이 사건 주유소’라 한다)를 신축하기 위하여 2009. 2. 12. 피고에게 주유소 건축허가신청을 하였고, 피고의 보완요구에 따라 같은 해 3. 5. 피고에게 부설주차장 용도변경신청을 하였다.

나. 피고는 2009. 3. 12. 주변 교통정체 심화 및 부설주차장 타용도 변경불가를 사유로 다음과 같이 원고의 이 사건 주유소 건축허가신청에 대하여 불허가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다 음

○ 건축허가 신청지 부근은 지리적으로 교통유발시설이 밀집(순천역, 역전시장, 대형마트 3개소 등)되어 있고, 순천시 남측관문 및 원도심과 신도심을 연결하는 도로에 접하여 있는 곳으로 평상시에도 극심한 교통정체가 자주 발생하며, 각종 용역보고서에도 순천시에서 교통이 가장 혼잡한 곳으로 평가되고 있는 지역으로,

○ 이러한 지역에 기존의 주유소와는 개념이 다른 주유소가 추가로 신축될 경우 주유를 하기 위한 차량으로 인하여 주변 교통정체가 더욱 심화되어 시민들의 불편이 가중될 것으로 판단되며,

○ 신청대지는 이마트 이용자의 편의 및 주변 교통의 원활을 기하기 위해 부설주차장으로 허가된 부지로서 주차장법 제19조의4 규정에 의해 부설주차장은 주차장 외의 용도로 사용할 수 없다는 규정 및 순천시 주차장조례 제13조 제2항의 규정에 의거 부설주차장은 본 시설물이 소멸될 때까지 타 용도로 사용할 수 없도록 되어 있어,

○ 신청부지 주변 교통유발 및 부설주차장 타용도 변경 불가 등으로 인하여 위험물저장 및 처리시설(주유소) 건축허가신청(복합민원)에 대하여 불허가합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0, 11, 12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1) 부설주차장 타용도 변경 불가 사유에 대한 주장

주차장법 제19조의4 제1항 단서, 같은 법 시행령 제12조 제1항 제3호 에 따르면 이 사건 주차장 중 이 사건 주유소 건축 부분은 부설주차장의 용도변경이 허용된다 할 것인데, 피고는 주차장법이나 같은 법 시행령의 위임 없이 ‘부설주차장은 본 시설물이 소멸될 때까지 타용도로 사용할 수 없다.’고 규정한 순천시 주차장 조례(이하 ‘이 사건 조례’라 한다) 제13조 제2항에 근거하여 이 사건 처분을 하였으나, 이 사건 조례 규정은 법률유보의 원칙에 반하여 효력이 없다 할 것이므로, 이 사건 조례 규정을 근거로 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2) 주변 교통정체 심화 사유에 대한 주장

원고는 이 사건 주유소 건축에 관하여 적법하게 교통영향평가를 거쳤고 피고는 그 협의내용에 대하여 이의하지 않았으며, 달리 이 사건 주유소 건축으로 인하여 주변 교통상의 문제점이 발생할 가능성이 없음에도, 주변 교통정체 심화 등을 사유로 이 사건 주유소 건축허가신청을 불허가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3) 그 밖에도 원고는, 중소상인 보호 등이 피고가 이 사건 처분에 이르게 된 실질적인 사유라고 주장하며 이 사건 처분의 위법성을 다투나, 피고는 이 사건 처분 사유로 중소상인 보호 등을 명시하지 않았고,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항고소송에서 처분청은 처분 사유로 명시하지 않은 사유를 새로이 주장할 수는 없으며, 처분의 취소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당해 처분 사유의 위법 여부를 판단하면 족하다 할 것이므로, 원고의 위 주장에 대하여는 아래에서 판단하지 않기로 한다.

나. 판단

건축허가권자는 건축허가신청이 건축법, 도시계획법 등 관계 법규에서 정하는 어떠한 제한에 배치되지 않는 이상 당연히 같은 법조에서 정하는 건축허가를 하여야 하고, 중대한 공익상의 필요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요건을 갖춘 자에 대한 허가를 관계 법령에서 정하는 제한 사유 이외의 사유를 들어 거부할 수는 없다( 대법원 2003. 4. 25. 선고 2002두3201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이하에서는 피고가 이 사건 처분의 사유로 든 ‘부설주차장 타용도 변경불가’ 및 ‘주변 교통정체 심화’가 관계 법규에서 정하는 제한이나 중대한 공익상의 필요에 해당하여 건축허가를 거부할 사유가 되는지 여부에 대하여 살펴본다.

(1) 부설주차장 타용도 변경 불가 사유에 대한 판단

(가) 관련 법령 등

별지 관련 법령 등의 기재와 같다.

(나) 판단

① 이 사건 조례 제13조 제2항의 유효 여부에 대한 판단

이 사건 조례 제13조 제2항이 유효하다면, 부설주차장인 이 사건 주차장 중 이 사건 주유소 건축 부분은 본 시설물인 이마트 순천점이 소멸될 때까지 타용도로 사용할 수 없다 할 것인바, 아래에서는 위 조항의 유효 여부에 대하여 먼저 살펴보기로 한다.

지방자치단체는 그 고유사무인 자치사무와 개별법령에 의하여 지방자치단체에 위임된 단체위임사무에 관하여 자치조례를 제정할 수 있지만 그 경우라도 주민의 권리제한 또는 의무부과에 관한 사항이나 벌칙은 법률의 위임이 있어야 하고, 기관위임사무에 관하여 제정되는 이른바 위임조례는 개별법령에서 일정한 사항을 조례로 정하도록 위임하고 있는 경우에 한하여 제정할 수 있으므로, 주민의 권리제한 또는 의무부과에 관한 사항이나 벌칙에 해당하는 조례를 제정할 경우에는 그 조례의 성질을 묻지 아니하고 법률의 위임이 있어야 하고 그러한 위임 없이 제정된 조례는 효력이 없다 할 것이다( 대법원 2007. 12. 13. 선고 2006추52 판결 참조).

이 사건 조례 제13조 제2항은 “제1항에 의하여 설치된 부설주차장은 본 시설물이 소멸될 때까지 타용도로 사용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주차장법 제19조의4 제1항 단서 및 같은 법 시행령 제12조 제1항 에 따라 부설주차장의 용도변경이 허용되는 경우에도, 위 조항에 의해 본 시설물이 소멸될 때까지 용도변경을 할 수 없게 함으로써 위 조례 조항을 적용받는 부설주차장 소유자 등의 재산권 행사의 제한에 관한 사항을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위 조례 조항은 법률의 위임이 있어야 유효하다 할 것인바, 주차장법같은 법 시행령에 위임 규정이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본다.

주차장법 제19조 제1항 은 부설주차장을 원칙적으로 당해 시설물의 내부 또는 그 부지에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같은 조 제4항 같은 법 시행령 제7조 제1 , 2항 은 부설주차장이 주차대수 300대의 규모 이하이면 시설물의 부지 인근에 단독 또는 공동으로 부설주차장을 설치할 수 있도록 규정하면서, 그 ‘시설물의 부지 인근의 범위’는 당해 부지의 경계선으로부터 부설주차장의 경계선까지의 직선거리 300미터 이내 또는 도보거리 600미터 이내의 범위 안에서 지방자치단체의 조례로 정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이 사건 조례 제13조 제1항은 ‘ 법 제19조 제4항 의 규정에 의하여 단독 또는 공동의 부설주차장을 설치하는 경우 당해 부지의 경계선으로부터 인근에 설치하는 부설주차장 경계선까지의 거리는 직선거리 300미터 이내 도보거리 600미터 이내이어야 한다.’고 규정하여 주차장법 시행령 제7조 제2항 의 기준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그런데, 이 사건 조례 제13조 제2항은 ‘제1항에 의하여 설치된 부설주차장의 용도변경 제한’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고, 이는 주차장법 제19조 제4항 같은 법 시행령 제7조 제2항 에서 위임한 ‘시설물의 부지 인근의 범위’와는 무관한 사항이라 할 것이며, 한편 부설주차장의 용도변경 제한에 관하여는 주차장법 제19조의4 제1항 같은 법 시행령 제12조 제1항 에서 지방자치단체의 조례에 대한 위임 없이 명확히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이 사건 조례 제13조 제2항은 법률의 위임 없이 주민의 권리제한에 관한 사항을 규정한 것으로서 법률유보의 원칙에 반하여 그 효력이 없다 할 것이다.

② 이 사건 주차장이 용도변경이 허용되는 부설주차장인지 여부에 대한 판단

그렇다면, 이 사건 주차장이 주차장법 제19조의4 제1항 단서, 같은 법 시행령 제12조 제1항 제3호 에서 정하는 용도변경이 허용되는 부설주차장인지 여부에 대하여 살펴본다.

주차장법 시행령 제12조 제1항 주차장법 제19조의4 제1항 단서에 따라 부설주차장의 용도를 변경할 수 있는 경우에 대하여 규정하고 있는데, 제3호 는 ‘ 제6조 또는 법 제19조 제10항 에 따른 당해 시설물의 부설주차장의 설치기준 또는 설치제한기준(시설물을 설치한 후 법령·조례의 개정 등으로 설치기준 또는 설치제한기준이 변경된 경우에는 변경된 설치기준 또는 설치제한기준을 말한다)을 초과하는 주차장으로서 그 초과부분에 대하여 시장·군수 또는 구청장의 확인을 받은 경우’라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시행령 제6조 제1항 및 별표 1은 판매시설의 경우 시설면적 150㎡당 1대를 설치기준으로 규정하고 있다.

한편, 주차장법 시행령 제12조 제1항 제3호 에서 정하는 용도변경에 대한 허가행위가 기속행위인지 재량행위인지에 관하여 보건대, ① 주차장법 시행령 제12조 제1항 제3호 에는 같은 항 제1호 (시장·군수 또는 구청장이 당해 주차장의 이용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인정한 경우), 제2호 (시장·군수 또는 구청장이 주차장의 이용에 지장이 없다고 인정하는 경우)와는 달리 행정청의 재량을 인정하는 문구가 없는 점, ② 건축물의 용도변경신고가 변경하고자 하는 용도의 건축기준에 적합한 이상 행정청으로서는 관계 법령이 정하지 않은 다른 사유를 내세워 그 용도변경신고의 수리를 거부할 수는 없는 점( 대법원 2007. 6. 1. 선고 2005두17201 판결 등 참조), ③ 부설주차장의 설치기준을 초과하는 주차장의 용도변경은 그 법적 성질이 처분의 상대방에게 권리나 능력 등을 부여하는 강학상 특허가 아니라, 일반적 금지의 상대적 해제를 의미하는 강학상 허가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위 조항에서 정하는 용도변경에 대한 허가행위는 행정청에게 재량권이 인정되지 않는 기속행위라 할 것이다(‘시장 등의 확인’ 역시 객관적인 사실에 대한 판단으로 확인 여부에 있어서 행정청의 재량이 인정된다고 볼 수 없다).

그런데, 앞서 든 증거 및 갑 제13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마트 순천점의 판매시설 면적은 19,655㎡이고, 이 사건 주차장의 주차대수는 옥내 510대, 옥외 190대, 합계 700대이며, 이 사건 주유소의 면적은 주차대수 37대에 해당하는 사실이 인정되고, 이마트 순천점의 부설주차장은 주1) 132대 가 주차가능한 경우 주차장법 시행령 제6조 및 별표 1에서 정한 설치기준을 충족시킨다고 할 수 있으므로,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주차장은 주차장법 시행령 제12조 제1항 제3호 의 ‘당해 시설물의 부설주차장의 설치기준 또는 설치제한기준을 초과하는 주차장’에 해당한다 할 것이고, 그 초과부분에 대하여 피고의 확인을 받은 경우에는 부설주차장의 용도를 변경할 수 있다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는 위 초과부분을 확인하고 주차장법 시행령 제12조 제1항 제3호 에 따라 이 사건 주차장의 용도변경을 허가하였어야 하는바, 부설주차장 타용도 변경불가는 이 사건 처분에 대한 적법한 처분사유가 될 수 없다.

(2) 주변 교통정체 심화 사유에 대한 판단

(가) 인정사실

① 원고는 이 사건 주유소를 신축하기 위하여 2008. 11.경 피고에게 교통영향평가서 심의를 신청하였고, 전라남도 교통영향심의위원회는 2008. 12. 30. 옥외주차장의 진·출입 동선을 북측에서 진입하고 남측으로 진출하도록 변경하는 것을 조건으로 하여 원고의 교통영향평가서를 심의·의결하였다.

② 원고는 2009. 1. 20. 피고에게 위와 같은 조건을 수용하는 내용으로 심의의결보완서를 제출하였고, 전라남도 교통영향평가위원회는 같은 달 30. 원고의 교통영향평가서가 최종적으로 통과되었음을 피고에게 통보하였으며, 피고는 같은 해 2. 6. 이러한 심의내용을 원고에게 통보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5 내지 9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나) 판단

살피건대, 이 사건 주유소 건축으로 인하여 주변 교통정체가 심화되는 등 교통상의 문제점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고, 위 인정사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전라남도 교통영향평가위원회는 이 사건 주유소 건축에 따라 주변 교통정체 심화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점, 원고는 이 사건 주유소를 건축하는 것을 조건으로 교통영향평가를 마쳤고, 위 교통영향평가의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한 것으로 볼 아무런 증거가 없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주변 교통정체 심화가 이 사건 주유소 건축에 관한 관계 법규에서 정하는 제한에 해당한다거나 주변 교통정체 심화로 인해 건축 불허가를 할 만한 중대한 공익상의 필요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으므로, 주변 교통정체 심화를 사유로 이 사건 주유소 건축을 불허가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할 것이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별지 생략]

판사 김병하(재판장) 서정희 배진호

주1) 판매시설 면적 19,655㎡에 따른 법정주차대수(19,655㎡ ÷ 150㎡ = 13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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