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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1. 5. 8. 선고 2000다58804 판결
[대여금][공2001.7.1.(133),1344]
판시사항

[1] 이혼에 따른 재산분할을 함에 있어 정신적 손해(위자료)를 배상하기 위한 급부로서의 성질까지 포함하여 분할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및 위 재산분할이 사해행위로서 채권자취소권의 대상이 되기 위한 요건 및 취소의 범위

[2] 혼인 중 부부의 협의이혼을 전제로 한 재산분할협의의 성질

[3] 이혼위자료 명목으로 유일한 재산을 증여한 경우, 위 증여가 이혼에 따르는 재산분할의 성격을 포함하는 이혼급부로 볼 수 있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이혼에 있어서 재산분할은 부부가 혼인 중에 가지고 있었던 실질상의 공동재산을 청산하여 분배함과 동시에 이혼 후에 상대방의 생활유지에 이바지하는 데 있지만, 분할자의 유책행위에 의하여 이혼함으로 인하여 입게 되는 정신적 손해(위자료)를 배상하기 위한 급부로서의 성질까지 포함하여 분할할 수도 있다고 할 것인바, 재산분할의 액수와 방법을 정함에 있어서는 당사자 쌍방의 협력으로 이룩한 재산의 액수 기타 사정을 참작하여야 하는 것이 민법 제839조의2 제2항의 규정상 명백하므로 재산분할자가 이미 채무초과의 상태에 있다거나 또는 어떤 재산을 분할한다면 무자력이 되는 경우에도 분할자가 부담하는 채무액 및 그것이 공동재산의 형성에 어느 정도 기여하고 있는지 여부를 포함하여 재산분할의 액수와 방법을 정할 수 있다고 할 것이고, 재산분할자가 당해 재산분할에 의하여 무자력이 되어 일반채권자에 대한 공동담보를 감소시키는 결과가 된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재산분할이 민법 제839조의2 제2항의 규정 취지에 반하여 상당하다고 할 수 없을 정도로 과대하고, 재산분할을 구실로 이루어진 재산처분이라고 인정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해행위로서 채권자취소권의 대상이 되지 아니하고, 위와 같은 특별한 사정이 있어 사해행위로서 채권자취소권의 대상이 되는 경우에도 취소되는 범위는 그 상당한 부분을 초과하는 부분에 한정된다고 할 것이다.

[2] 재산분할에 관한 협의는 혼인 중 당사자 쌍방의 협력으로 이룩한 재산의 분할에 관하여 이미 이혼을 마친 당사자 또는 아직 이혼하지 않은 당사자 사이에 행하여지는 협의를 가리키는 것으로, 아직 이혼하지 않은 당사자가 장차 협의상 이혼할 것을 약정하면서 이를 전제로 하여 위 재산분할에 관한 협의를 하는 경우에 있어서는 그 협의 후 당사자가 약정한 대로 협의상 이혼이 이루어진 경우에 그 협의의 효력이 발생하는 것이다.

[3] 이혼위자료 명목으로 유일한 재산을 증여한 경우, 위 증여가 이혼에 따르는 재산분할의 성격을 포함하는 이혼급부로 볼 수 있다고 한 사례.

원고,피상고인

중소기업은행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정무)

피고,상고인

피고

원심판결

서울고법 2000. 9. 26. 선고 2000나 10279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원심은, 원고와 제1심 공동피고 1 주식회사(이하 제1심 공동피고 1이라 한다)는 1997. 9. 22. 여신과목 일람불 지급보증, 여신한도 미화 30만 $, 거래기간 1998. 9. 22.까지로 한 여신한도거래약정을 체결하고, 제1심 공동피고 2는 제1심 공동피고 1이 위 약정에 따라 원고에게 부담하는 모든 채무에 대하여 미화 36만 $를 한도로 연대보증한 사실, 일성통신이 위 약정에 기하여 원고가 지급보증한 수입물품대금채무를 변제하지 못하자 원고는 1998. 5. 13.부터 1998. 7. 7.까지 합계 160,409,815원을 대신 지급하였고, 이 중 25,080,848원을 상환받은 사실, 그 후 일성통신은 1998. 8. 11. 황색거래처로 지정되었고 같은 달 24일 원고와의 거래가 정지되었으며 원고는 같은 해 11월 12일 연체대출금 정리를 통지하고, 같은 해 12월 19일 연대보증인인 제1심 공동피고 2에게 법적절차 착수를 통지한 사실, 제1심 공동피고 2는 1998. 12. 16. 처인 피고에게 자신의 유일한 재산인 이 사건 부동산을 증여하고, 다음날 피고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고, 1999. 1. 6. 피고와 협의이혼한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위와 같은 사실관계를 기초로 제1심 공동피고 2가 자기의 유일한 재산인 이 사건 부동산을 피고에게 증여함으로써 무자력 상태가 되었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 증여계약은 원고에 대한 관계에서 사해행위에 해당된다고 판단하고, 제1심 공동피고 2와 1998년 12월 이혼하기로 합의하면서 위자료 등으로 이 사건 부동산을 증여받은 것이므로, 이는 사해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피고의 주장에 대하여 제1심 공동피고 2가 피고에 대한 위자료 및 양육비 명목으로 이 사건 부동산을 증여하였다는 점에 부합하는 증거들을 모두 배척하고, 설령 피고가 제1심 공동피고 2에 대하여 이혼에 따른 위자료 및 양육비 채권을 가진다 하더라도 채무자의 재산이 채무의 전부를 변제하기에 부족한 경우 유일한 재산인 부동산을 무상양도하거나 특정채권자에게 대물변제로 제공하였다면 그 범위 내에서 공동담보가 감소함에 따라 다른 채권자는 종전보다 불리한 지위에 놓이게 되므로 이는 다른 채권자와의 관계에서 사해행위에 해당한다고 배척하였다.

2. 그러나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이혼에 있어서 재산분할은 부부가 혼인 중에 가지고 있었던 실질상의 공동재산을 청산하여 분배함과 동시에 이혼 후에 상대방의 생활유지에 이바지하는 데 있지만, 분할자의 유책행위에 의하여 이혼함으로 인하여 입게 되는 정신적 손해(위자료)를 배상하기 위한 급부로서의 성질까지 포함하여 분할할 수도 있다고 할 것인바, 재산분할의 액수와 방법을 정함에 있어서는 당사자 쌍방의 협력으로 이룩한 재산의 액수 기타 사정을 참작하여야 하는 것이 민법 제839조의2 제2항의 규정상 명백하므로 재산분할자가 이미 채무초과의 상태에 있다거나 또는 어떤 재산을 분할한다면 무자력이 되는 경우에도 분할자가 부담하는 채무액 및 그것이 공동재산의 형성에 어느 정도 기여하고 있는지 여부를 포함하여 재산분할의 액수와 방법을 정할 수 있다고 할 것이고, 재산분할자가 당해 재산분할에 의하여 무자력이 되어 일반채권자에 대한 공동담보를 감소시키는 결과가 된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재산분할이 민법 제839조의2 제2항의 규정 취지에 반하여 상당하다고 할 수 없을 정도로 과대하고, 재산분할을 구실로 이루어진 재산처분이라고 인정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해행위로서 채권자취소권의 대상이 되지 아니하고 (대법원 2000. 10. 10. 선고 2000다27084 판결 참조), 위와 같은 특별한 사정이 있어 사해행위로서 채권자취소권의 대상이 되는 경우에도 취소되는 범위는 그 상당한 부분을 초과하는 부분에 한정된다고 할 것이다 (대법원 2000. 7. 28. 선고 99다6180 판결, 2001. 3. 27. 선고 2000다48104 판결 참조).

또한, 재산분할에 관한 협의는 혼인 중 당사자 쌍방의 협력으로 이룩한 재산의 분할에 관하여 이미 이혼을 마친 당사자 또는 아직 이혼하지 않은 당사자 사이에 행하여지는 협의를 가리키는 것으로, 아직 이혼하지 않은 당사자가 장차 협의상 이혼할 것을 약정하면서 이를 전제로 하여 위 재산분할에 관한 협의를 하는 경우에 있어서는 그 협의 후 당사자가 약정한 대로 협의상 이혼이 이루어진 경우에 그 협의의 효력이 발생하는 것이다 (대법원 2000. 10. 24. 선고 99다33458 판결 참조).

기록에 의하면, 제1심 공동피고 2는 1983. 2. 4. 피고와 혼인신고를 마치고 부부로서 혼인생활을 하면서 그들 사이에 아들 소외인(1989. 12. 8.생) 을두었는데, 제1심 공동피고 2가 가정에 소홀하고 피고를 폭행하는 등 가정불화로 인하여 혼인관계가 파탄에 이르러 1998. 12. 16. 위자료 등의 명목으로 자신들의 주거인 이 사건 부동산을 피고에게 증여하고, 1998. 12. 17. 피고 앞으로 위 증여를 원인으로 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한 다음, 제1심 공동피고 2와 피고가 1999. 1. 6. 협의이혼신고를 마친 사실, 그 후 제1심 공동피고 2는 이 사건 부동산에서 퇴거하여 마포구 망원동 57의 284에 주민등록을 두고 있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사정이 이러하다면 피고가 제1심 공동피고 2로부터 이 사건 부동산을 증여받은 것은 단순한 재산상의 법률행위가 아니라 이혼에 따르는 재산분할의 성격이 포함되어 있는 이혼급부로 볼 여지가 많으므로, 원심으로서는 그 재산분할이 민법 제839조의2 제2항의 규정 취지에 반하여 상당하다고 할 수 없을 정도로 과대하고, 재산분할을 구실로 이루어진 재산처분이라고 인정할 특별한 사정이 있는지 여부를 심리하여야 하고, 그와 같은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에도 사해행위로서 취소되는 범위는 그 상당한 정도를 초과하는 범위에 한정되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위와 같은 사정에 관해서 심리하지 아니하고 제1심 공동피고 2가 피고에게 이 사건 부동산을 증여한 행위가 전부 사해행위로서 채권자취소권의 대상이 된다고 단정한 것은 채증법칙에 위배하여 사실을 오인하였거나 이혼에 따른 재산분할과 채권자취소권의 성부와 그 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저지른 것이다. 이 점을 지적하는 취지의 상고이유는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서성(재판장) 유지담 배기원(주심) 박재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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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2000.9.26.선고 2000나102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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