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공장매수인이 전소유자의 체납전기요금채무를 인수하는 조건으로 소외 은행으로부터 공장을 매수한 후 한국전력공사와의 사이에 그 체납전기요금을 자기가 부담하기로 한 약정이 불공정한 법률행위가 되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공장에 대하여 전소유자가 체납한 전기요금이 있음을 알고 이를 매수인이 인수하는 조건으로 소외 은행으로부터 공장을 매수한 자가 그후 한국전력공사와의 사이에 그 체납전기요금을 자기가 부담하기로 약정하였다고 하여도 그것은 공장매수를 결심할 때부터 작정하였던 것이라고 보아야 하고 새삼스럽게 한국전력공사의 전기공급거절 때문에 궁박한 상태에서 할 수 없이 맺은 약정이라고 볼 수 없다.
참조조문
원고, 피상고인
주식회사 한국아프리카 소송대리인 변호사 전영빈
피고, 상고인
한국전력공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정운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여 사건을 부산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원고가 이 사건에서 문제된 전기체납요금이 발생한 공장을 한국외환은행으로부터 매수함에 있어서 동 은행이 피고의 요청에 의하여 제시한 조건 즉 그 공장에 부과된 제세공과금 및 전기료, 수도료 등은 계약체결 이전에 발생한 것도 모두 매수인이 부담하기로 하는 약정을 하고 그 공장을 매수한 후 피고에게 1984.5.10.에 체납전기요금 14,054,129원을 지급하기로 약정하고 그 무렵에 그 지급을 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그것은 피고가 원고에게 그 전기요금을 지급하지 아니하면 전기공급을 할 수 없다고 거절하기 때문에 그렇게 되면 원고가 그 공장을 가동하지 못하여 막대한 손실을 보게될 궁박한 상태에서 이루어진 공정을 잃은 법률행위로서 무효이고 원고와 외환은행 사이의 위 약정은 이 사건에서 문제된 전기료를 원고가 부담하기로 하는 내용이 아니라고 판단하여 원고의 부당이득청구를 인용한 제1심판결을 인용하고 피고의 항소를 기각하였다.
그러나 원고와 외환은행사이의 매매계약에서 체납전기료를 매수인이 부담키로 한 약정이 그 공장에 대한 체납전기료 전부가 아니고 매도인 외환은행이 부담한 부분만을 가르킨다는 취지(외환은행이 부담한 전기료는 없는 듯함)의 판시는 기록상 근거를 찾아 볼 수 없으며 원고가 외환은행으로부터 공장을 매수할 때에 그 공장에 대하여 전소유자가 체납한 전기요금이 있음을 알고 이것을 매수인이 인수하는 조건으로 공장을 매수하고 그후에 피고와의 사이에 그 체납전기요금을 원고가 부담하기로 약정하였다고 하여도 그것은 공장매수를 결심할 때부터 작정하였던 것이라고 보아야 하고 새삼스럽게 피고의 전기공급 거절 때문에 궁박한 상태에서 할 수 없이 맺은 약정이라고 보기 어렵다. 원심은 원·피고간의 체납전기료 지급약정의 효력을 오해한 위법이 있다 할 것이고 이점을 지적한 상고논지는 이유있다.
이에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