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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1. 1. 25. 선고 90누6743 판결
[해임처분취소][공1991.3.15.(892),880]
판시사항

기능경기대회에 참가한 재소자들의 집단도주 사고에 대한 계호상의 과실을 이유로 계호담당인 교도소 보안과 교도를 징계해임한 처분이 재량권의 한계를 일탈하여 위법하다고 본 사례

판결요지

교도소 보안과 소속 교도인 원고가 기능경기대회에 출전하는 교도소 재소자의 계호를 담당하던 중 기능경기장 내에서 외부로 출입할 때에는 재소자의 신체나 의류를 검사하여 부정물품의 소지여부를 철저히 확인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소홀히 한 과실로 재소자 3인이 집단도주하였다는 이유로 원고를 징계해임한 경우, 위 사고의 발생원인에는 원고를 비롯한 계호근무자들의 과실 이외에도 원고에게 귀책시킬 수 없는 사정이 경합되어 있었고 사후에 원고가 도주한 재소자들의 체포에 진력한 점과 평소 근무태도가 성실하였던 점까지를 아울러 참작한다면 원고에 대한 해임처분은 그 양정에 있어서 너무 무거워 재량의 범위를 일탈한 것으로서 위법하다.

원고, 피상고인

원고

피고, 상고인

대구교도소장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1. 피고소송수행자들의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한 판단

원심은, 원고가 1980.5.30. 교정직공무원으로 임용되어 대구교도소 보안과소속 교도로 근무하던 중, 피고가 1989.6.21. 국가공무원법 제56조 , 제78조 제1항 제1호 제2호 , 행형법시행령 제43조 , 교도관집무규칙 제6조 , 제44조 , 제55조 , 계호근무준칙 제17조, 제259조 등에 의하여 원고를 해임에 처하는 징계처분을 한 사실, 원고가 1989.4.21. 대구지방기능경기대회에 출전하는 위 교도소의 재소자 8인 중 재소자 1에 대하여 대회장인 대구공업고등학교 기능경기장에서 계호를 담당하라는 명을 받고 그 직무를 수행하게 된 사실, 기능경기대회가 진행중이던 그날 17:00경 탈주를 사전에 모의한 재소자 1, 2, 3 등 재소자 3인이 각기 담당계호근무자인 신태길교사, 공소외 1교도, 원고에게 용변을 보고 싶다고 말하여 약 30초의 간격을 두고 경기장을 나왔는바, 당시 무릎부위에 통증이 있던 공소외 1은 다른 재소자의 계호담당교사인 공소외 2에게 재소자 3의 동행계호를 부탁하여 공소외 2가 감독교사인 공소외 3의 허락을 받아 대신 계호를 맡고, 신태길을 평소 고혈압증세가 있어 다른 재소자의 계호담당교도인 공소외 4에게 재소자 2의 동행계호를 부탁하여 공소외 4가 감독교사인 공소외 5의 허락을 받아 대신 계호를 맡았으나, 공소외 1은 재소자 3의 주머니만을 검사한 탓으로 재소자 3이 경기장에서 몰래 양말 속에 숨겨가지고 나온 공작용 칼을 발견하지 못하고, 공소외 2는 공소외 1의 말만을 믿어 별도로 검신을 하지 않았으며, 원고 역시 재소자 1의 주머니만을 검사한 탓으로 재소자 1이 경기장에서 몰래 양말 속에 숨겨가지고 나온 공작용 칼을 발견하지 못한 사실, 재소자 3 등 3인은 각각 화장실에 이르러 용변을 본 다음, 함께 화장실에서 나와 화장실 바로 앞에 있는 수돗가에서 물을 마시고 손을 씻다가, 재소자 3이 숨겨온 칼을 꺼내 재소자 2에게 주자, 재소자 2는 이를 손에 쥔 채 수돗가를 둘러싸고 있는 계호근무자들에게 "따라오지 말라"고 소리치고, 이어 3인이 동시에 학교운동장을 거쳐 담을 뛰어 넘어 집단으로 도주한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이 사건 도주사고는 재소자 3 등 3인이 거의 같은 시각에 용변을 본다고 화장실에 모이는 등수상한 동정을 보였는데도, 원고를 비롯한 계호근무자들이 이를 간파하지 못하고 그 출입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였을 뿐만 아니라, 재소자 1이 숨겨놓은 칼을 미리 발견하지 못한 것이 한 원인이 되어 발생하였다고 할 것이고, 한편 교도관집무규칙 제6조 및 계호근무준칙 제17조에 의하면 재소자의 도주 등 구금목적을 저해하는 행위에 대한 방지조치는 다른 모든 근무에 우선하도록 규정되어 있고, 계호근무준칙 제259조에 의하면 구외에서 수형자에게 용변을 허가하거나 근무자와 떨어져 작업을 시킬 때에는 도주의 방지, 외부자와의 물품의 수수, 통모의 방지 등에 대한 주의를 하여야 하고 구외에 출역하거나 귀소한 때에는 그때마다 신체 및 의류의 검사를 엄중히 시행하도록 규정되어 있으므로, 현장계호근무자인 원고로서는 위와 같은 과실에 대한 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봄으로써, 피고가 이 사건 해임처분의 사유로 내세운 징계사유 중, 기능경기장 내에서 외부로 출입할 때에는 재소자의 신체나 의류를 검사하여 부정물품의 소지여부를 철저히 확인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소홀히 한 점은 국가공무원법 소정의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하겠지만, 피고가 내세운 징계사유 중 원고가 도주한 재소자 1의 책임계호자로서 재소자 1을 화장실로 동행하여 용변을 보게 할 때에는 계호자의 완벽한 시계내에 두고 철저한 직접 계호를 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태만히 하였다는 점에 대하여는, 이 점을 인정할만한 증거가 없고, 오히려 재소자 1의 계호책임자인 원고는 재소자 1이 수돗가에서 갑자기 도주하기 시작하였을 무렵 이를 실력으로 제지하지는 못하였어도, 재소자 1을 시계 밖에 방치한 바 없이 바로 옆에서 계호를 수행하였으며, 경기장에서 작업을 할 때에도 경기심판장의 요청으로 작업장 밖에서 계호를 수행하느라고 칼을 숨기는 것을 발각하지는 못한 사실이 인정되므로, 원고로서는 재소자 1을 시계내에 두고 직접계호를 다 하였다고 할 것이니, 피고가 내세운 위와 같은 사실은 원고에 대한 징계사유로 될 수 없다는 취지로 판단하였다.

관계증거 및 기록과 관계법령의 규정내용에 비추어 볼 때,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되고, 원심판결에 소론과 같이 채증법칙을 위반하였거나 국가공무원법 소정의 징계사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논지는 이유가 없다.

2. 같은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한 판단

원심은 도주한 재소자들 중 재소자 3은 징역 20년의 형을 선고받은 자로 기능경기대회에 출전할 당시까지 복역한 기간이 3년 남짓에 불과하고, 재소자 1은 징역 12년의 형을 선고받고 복역한 기간이 1년 남짓되었으며, 재소자 2는 무기징역형을 선고받고 복역한 기간이 3년 남짓밖에 되지 아니한 자로서, 이들과 같이 장기형을 선고받고 복역한 기간이 짧은 재소자들이 교도소 외부에서 열리는 기능경기대회에 출전할 경우에는 쉽게 도주의 유혹을 느낄 것은 추측하기 어렵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재소자의 기능경기대회 참가에 관한 사항을 규율하는 법무부의 1989년도 재소자 직업훈련운영지침은 이 점에 관련된 출전자격에 관하여 아무런 규정을 두지 아니하였고, 교도소 역시 오랜기간 도주를 모의한 재소자 3 등의 동정을 파악하지도 못한 채, 위와 같은 문제점에 관하여 아무런 고려도 함이 없이 이들을 선발하여 기능경기대회에 참가시킨 사실, 또한 기능경기대회에서의 재소자들에 대한 계호는 장소가 교도소 외부라는 특성이 있을 뿐더러, 기능경기대회에 재소자들을 참가시키는 것은 궁극적으로 이들에 대한 교화를 목적으로 하는 것인데, 재소자들이 경기장 내에서 이동할 때에 계구를 사용하거나 검신을 지나치게 철저히 하면 사기를 떨어뜨리는 등 교화목적에 어긋나는 면이 있어, 이를 시행함에 현실적으로 따르는 어려움으로 인하여 상대적으로 도주사고의 가능성이 높아지므로, 이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하여는 경기장 내에 계호자를 배치하는 이외에도, 외곽을 경비하는 인원을 추가배치함이 바람직하고, 공소외 6교위 역시 대회첫날 교도소 보안과장에게 당초 입안된 계호계획상의 인원만으로는 계호가 충분히 될 수 없다는 이유를 들어 경비교도대의 인원을 더 배치시켜 줄 것을 건의하였으나, 건의가 받아들여지지 않은 사실, 도주사고가 발생한 후인 1989.5.11. 법무부에서 각 교도소에 시달한 공문("재소자도주 등 교정사고방지를 위한 특별지시")에서도 기능경기대회에 참가하는 재소자는 무기수의 경우 10년 이상복역한 자, 유기수의 경우 형기의 1/2이상 복역한 자이어야 한다는 기준을 정하고 있으며, 그해 7.3. 시달한 공문("교정사고사례 및 사고방지모범사례 전달")에서도 위 사고발생의 문제점으로 복역기간이 짧은 장기수를 기능경기출전자로 선발한 점과 경기장 외곽에 계호직원이 배치되어 있지 아니한 점 등을 들면서, 그 대비책으로 기능경기대회에 참가하는 재소자의 선발기준을 강화하고, 외부출장 재소자에 대하여는 1대 1로 직접계호자를 배치하는 이외에도 출입문.도주예상로.외곽 등지에 인원을 추가로 배치한다는 것을 열거하고 있는 사실, 원고가 계호하던 재소자 1은 화장실에 갈때 공작용 칼을 숨겨가지고 나오기는 하였으나 도주할때 계호자를 위협하는데는 이를 사용하지 아니하여 그 칼의 소지가 도주사고의 발생에 직접적인 원인을 제공하지는 아니한 사실, 원고는 도주사고 발생 직후부터 도주자들의 체포를 위하여, 특히 그들 중 재소자 2를 자수시키기 위하여 많은 노력을 기울인 사실,그밖에 원고는 1980.5.30. 교정직공무원으로 임용된 이래 별다른과오 없이 그 직무를 성실하게 수행하여 왔으며, 1987.9.30.에는 법무연수원장의, 같은 해 12.26.에는 대구지방검찰청 검사장의 표창장을 각기 받은 바 있는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위 사고의 발생원인에는 앞서 본 원고를 비롯한 계호근무자들의 과실 이외에도, 당초부터 기능경기대회에 참가시킬 재소자들의 선발이 적절치 못하였던 점과 이들에 대한 계호계획에 미비점이 있었던 점 등, 원고에게 귀책시킬 수 없는 사정이 경합되어 있었다 할 것이고, 더욱이 원고가 도주한 재소자들의 체포에 진력한 점과 평소 근무태도가 성실하였던 점까지를 아울러 참작하면,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해임처분을 한 것은 그 양정에 있어서 너무 무거워 재량의 범위를 일탈한 것에 귀착되어 위법한 것이라고 판단하였다.

관계증거 및 기록과 관계법령의 규정내용에 비추어 볼 때,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과 판단도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되고, 원심판결에 소론과 같이 공무원징계양정등에관한규칙 제3조 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논지도 이유가 없다.

3. 그러므로 피고의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인 피고의 부담으로 하기로 관여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재성(재판장) 박우동 윤영철 김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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