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이 음주와 수면제 섭취로 심신미약 상태에서 범행 30분 전에 칼을 샀다는 것이 계획적인 범행의 근거가 되지 아니하고 범행 시각 및 장소, 차량 주차 위치 및 상태 등도 계획적 범행이 아님을 뒷받침하므로 원심이 적용한 계획적 살인범행의 가중요소는 존재하지 아니한 점, 계획적 살인범행이더라도 심신미약과 자수라는 감경요소를 적용하면 권고되는 형량 범위는 감경영역에 해당하는 점, 피해자의 금전사고 및 불륜관계, 피고인과 장모의 갈등 등으로 극도의 스트레스와 우울증에 시달리다 음주 및 수면제 섭취 후에 범행에 이른 점 등을 고려하면 원심이 피고인에게 선고한 형(징역 13년)은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

판단

피고인이 자신의 범행을 깊이 반성하고 있는 점,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이 피해자와 임양빈의 불륜관계 때문에 극도의 스트레스와 우울감, 불안, 불면 등의 증상을 겪다가 그로 인한 심신미약의 상태에서 저지른 것으로 범행 동기에 참작할 바가 있는 점,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 직후 수사기관에 자수한 점, 피고인에게 벌금형 1회 외에는 전과가 없는 점 등 그 정상에 참작할 만한 사정들이 있다.

그러나 피고인이 미리 범행 도구인 부엌용 칼을 구입하여 범행을 준비한 이상 범행 당시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더라도 계획적으로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볼 수 있는 점, 심신미약과 자수라는 감경요소가 있기는 하나 피해자의 가슴 부위 등 전신을 30회 이상 찔러 살해함으로써 그 범행 수법이 잔혹하고 이 사유는 가중요소에 해당하는 점(따라서 권고되는 형량 범위가 감경 영역에 해당한다는 피고인의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소중하고도 존엄한 생명을 침해하여 그 결과가 중대할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