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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8. 3. 14. 선고 2007도10435 판결
[강도상해·특수절도·특수절도미수][미간행]
판시사항

대한민국과 아메리카합중국 간의 상호방위조약 제4조에 의한 시설과 구역 및 대한민국에서의 합중국 군대의 지위에 관한 협정의 합의의사록 제22조 ‘제9항에 관하여’ (나)목에 의한 미결구금일수의 산입이 법정통산인지 여부(적극) 및 이 경우 주문에서 미결구금일수의 본형에의 산입을 선고한 판결의 효력

참조조문

형법 제57조 , 형사소송법 제482조 제1항 , 대한민국과 아메리카합중국 간의 상호방위조약 제4조에 의한 시설과 구역 및 대한민국에서의 합중국군대의 지위에 관한 협정의 합의의사록 제22조, 대한민국과 아메리카합중국 간의 상호방위조약 제4조에 의한 시설과 구역 및 대한민국에서의 합중국군대의 지위에 관한 협정 제22조 제9항

피 고 인

피고인 1(미합중국인)외 1인

상 고 인

피고인들

변 호 인

변호사 이현규외 1인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2인 이상이 공모하여 범죄에 공동 가공하는 공범관계의 경우 공모는 법률상 어떤 정형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고 공범자 상호간에 직접 또는 간접으로 범죄의 공동실행에 관한 암묵적인 의사연락이 있으면 족하고, 이에 대한 직접증거가 없더라도 정황사실과 경험법칙에 의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고( 대법원 2006. 11. 23. 선고 2006도5407 판결 등 참조), 한편 강도상해죄의 성립에 필요한 불법영득의 의사라 함은 권리자를 배제하고 타인의 물건을 자기의 소유물과 같이 이용, 처분할 의사를 말하고 영구적으로 그 물건의 경제적 이익을 보유할 의사임을 요하지 아니한다.

위와 같은 법리 및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채용 증거들에 의하여 피해자 공소외 1 운전의 택시에 승차한 피고인들이 공모하여 위 피해자를 폭행하여 항거불능케 한 다음 위 택시를 강취하려 하였으나 미수에 그치고 위 피해자에게 상해를 가한 판시 강도상해의 범죄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하여, 피고인들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유지한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이 채증법칙을 위반하거나 강도상해죄에 있어서의 공모 또는 범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 등이 있다고 할 수 없다.

2. 구 형사소송법(2007. 6. 1. 법률 제849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13조 제1항 에 의하여 사법경찰리가 작성한 피해자 진술조서는 공판정에서의 진술자(피해자)의 진술에 의하여 성립의 진정함이 인정되면 그 증거능력이 인정되는바, 여기서 성립의 진정이라 함은 간인·서명·날인 등 조서의 형식적인 진정성립과 그 조서의 내용이 진술자가 진술한 대로 기재된 것이라는 실질적인 진정성립을 모두 의미하는 것이다. 그런데 조서의 내용이 진술자가 진술한 대로 기재된 것이라 함은 조서 작성 당시 진술자의 진술대로 기재되었는지의 여부만을 의미하는 것으로, 그와 같이 진술하게 된 연유나 그 진술의 신빙성 여부는 고려할 것이 아니며, 한편 사법경찰리가 작성한 피해자 진술조서 중 일부에 관하여만 진술자가 공판기일에서 실질적 진정성립을 인정하는 경우에는 법원은 당해 조서 중 어느 부분이 진술자가 진술한 대로 기재되어 있고 어느 부분이 달리 기재되어 있는지 여부를 구체적으로 심리한 다음 진술한 대로 기재되어 있다고 하는 부분에 한하여 증거능력을 인정하여야 하고, 그 밖에 실질적 진정성립이 부정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증거능력을 부정하여야 한다( 대법원 2005. 6. 10. 선고 2005도1849 판결 참조).

원심판결의 이유를 위와 같은 법리 및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피해자 공소외 1에 대한 각 경찰 진술조서 중 실질적 진정성립이 부정되는 공소외 2(외국인) 관련 부분에 대하여는 증거능력을 부정하고 나머지 부분은 증거능력을 인정한 것은 정당하고, 이에 대하여 채증법칙 위반 또는 증거능력에 관한 법리오해를 주장하는 피고인 1의 상고이유는 이유 없다.

3.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 2(미합중국인)가 이라크 파병으로 인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지니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로 인하여 위 피고인이 이 사건 각 범행 당시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없었거나 미약한 상태에 있었다고는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인 2(미합중국인)의 심신장애에 관한 상고이유의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4. 직권으로 본다.

기록에 의하면, 미합중국 군대의 구성원이거나 군속의 가족으로 구속 기소가 된 피고인들에 대하여, 제1심은 형법 제57조 를 적용하여 그 판결선고 전의 구금일수 103일씩을 본형에 각 산입하고, 원심 또한 제1심판결을 유지하면서 형법 제57조 를 적용하여 항소제기 후 원심판결 선고 전의 구금일수 중 45일씩을 본형에 각 산입하였음을 알 수 있다.

대한민국과 아메리카합중국 간의 상호방위조약 제4조에 의한 시설과 구역 및 대한민국에서의 합중국 군대의 지위에 관한 협정의 합의의사록 제22조 ‘제9항에 관하여’는 그 첫머리에서 ‘대한민국 당국에 의하여 재판을 받는 합중국 군대의 구성원, 군속 또는 가족은 대한민국 국민에게 법률상 부여한 모든 절차상 및 실체상의 권리가 보장되어야 한다.’고 규정하는 한편, ‘본조 본항 (가) 내지 (사)목에 열거된 권리에 부가하여 대한민국 당국에 의하여 소추된 합중국 군대의 구성원, 군속 또는 가족은 다음의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한 다음 (가) 내지 (카)목으로 그 권리를 구체적으로 열거하고 있는데, 그 중 (나)목은 ‘대한민국이나 합중국의 구금시설에서의 판결선고 전의 구금기간을 구금형에 산입받을 권리’를 규정하고 있다. 위 (나)목의 규정은 그 규정 취지 및 위 규정이 ‘산입받을 권리'를 가진다고 표현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볼 때 미결구금일수의 전부가 당연히 본형에 통산되는 이른바, 법정통산을 규정한 것이라고 보여지고 이러한 경우 법원은 미결구금일수의 본형에의 산입을 주문에서 선고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이를 간과한 채 제1심판결 선고 전의 구금일수나 항소제기 후 원심판결 선고 전의 구금일수 중 일부를 본형에 각 산입한 제1심 및 원심의 조치는 잘못이라고 할 것이나, 주문에서 그 산입을 선고하였다 하더라도 이는 법률상 의미 없는 조치에 불과하므로 이 때문에 원심판결이 위법하게 되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 ( 대법원 1996. 1. 26. 선고 95도2263 판결 , 대법원 2001. 3. 9. 선고 2000도5590 판결 등 참조).

5.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능환(재판장) 박시환 박일환(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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