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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1. 1. 15. 선고 88추27 판결
[재결취소][공1991.3.1.(891),759]
판시사항

태풍이 예보된 진로와 달리 지나감으로써 이에 대비하지 못한 선박의 계선삭이 절단되어 발생한 해난을 불가항력에 의한 사고로 볼 수있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태풍과 같은 기상의 상황은 변화무쌍하여 정확한 예측이 불가능한 속성을 지니고 있으므로 이미 상당한 시간 전에 태풍경보가 있었던 이상 대형공선의 선박관리자인 원고로서는 태풍의 진로가 예상과 달라져 해상에 더 심한 강풍과 파랑이 일어날 지도 모르는 경우까지 대비하여 태풍의 피해가 생기지 아니하도록 안전한 장소로 피항하는 등 안전조치를 철저히 강구하여야 할 주의의무가 있는 것이므로 태풍의 진로가 당초 예보된 것과는 달리 지나감에 따라 위 선박이 정박중이던 항구가 예상보다 더 강한 태풍권에 들게 되어 위 선박의 계선삭이 절단되어 표류하게 되었다 하더라도 이에 제대로 대비하지 못하였던 원고에게 선박관리상의 잘못이 없다고는 할 수 없는 것으로써 이 사건 해난을 가지고 불가항력에 의한 사고라고 볼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원고

최성운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병준 외 4인

피고

중앙해난심판원장

원 재 결

중앙해난심판원 1988.3.22 자 중해심제88-8 재결

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1. 원재결은, 그 거시증거에 의하여 소외 대한상선주식회사 소속의 부선 거북이 24호는 열연코일 2,597.9톤을 적재하고 같은 회사 소속 예선 연안호에 예인되어 1987.7.15. 06:20 울산항내 현대중 공업 자키트 제3안벽에서 약 0.3마일 떨어진 엠(M)-7 묘박지 부근인 북위 35도 28분 47초, 동경 129도 24분 00초에 도착 위치하여 선수묘7절을 투하묘박하고 예선 연안호는 부선 거북이 24호의 선미 우현에 좌현으로 계류하여 양륙을 위하여 대기한 사실, 한편 소외 현대상선주식회사(이하 현대상선이라 한다) 소속의 부선 현대비1003호는 총톤수 8,841.48톤인 강조 부선으로 1987.4.15. 13:00경 위 자키트 제3안벽에 우현 접안으로 계선한 후 공선상태에서 장기간 대기 중이었고 그 좌현에는 부선 현대비1005호가 우현으로 역시 공선상태로 계선되어 있었던 사실, 그런데 그 당시는 태풍 셀마가 북상 중인 상황이었고 기상이 점점 악화되어 1987.7.16. 00:00경 기상상태는 비가 내리는 날씨에 남풍이 초속 약 30미터로 불고 파고는 5-6미터 정도였으며 태풍 셀마의 위치는 대마도 서쪽 약100킬로미터의 해상에 있었고 중심기압은 970밀리바이며 북동쪽으로 매시 35킬로미터의 속도로 진행하고 있었던 사실, 그리하여 위 예선 연안호의 선장인 소외 김광율은 같은 달 15. 23:40경 전 선원(6명)에게 비상근무를 지시하고 같은 달 16. 00:00경에는 주기관을 가동하여 강한 바람에 선박이 주묘되지 아니하도록 선위를 유지하고 있었던 사실, 원고가 그 소장으로 있는 현대상선 울산사무소는 위 현대비 1003호에 선원을 승무시키지 아니하고 있던 중 위와 같이 태풍이 북상하자 이에 대비하여 1987.7.15. 낮에 그 선박의 계선삭을 보강하여 선수에 4개, 중앙에 9개, 선미에 8개의 계선삭으로 결박한 사실, 그런데 같은 달 16. 02:10경 강한 풍파에 의하여 위 현대비1003호와 위 현대비1005호의 계선삭이 절단되어 표류하면서 위 현대비1003호와 위 정박 중인 거북이 24호의 좌현선수 부위가 충돌되어 위 거북이 24호는 계속 위 현대비 1003호에 밀리며 선체가 파손 침수되어 같은 날 02:50경 북위 35도 29분 13초, 동경 129도 24분 11초 위치에서 침몰하였고, 위 예선 연안호 역시 강풍과 파랑으로 인하여 표류되는 위 현대비1003에서 빠져 나오지 못한 채 밀리다가 현대미포조선소 제3번 갑문 안벽에 압류되어 같은 날 03:50경 침몰되었으며 이 사고로 인하여 위 거북이 24호의 좌우현 및 선저외판이 굴곡 및 파손되는 등 손상되고 위 연안호는 선수부 양현 외판 좌우현 외판이 굴곡 및 파열되는 등 손상되었고 위 연안호의 기관원 최창호가 허리에, 기관장 최창호가 머리에 각 상처를 입은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현대상선 울산사무소장인 원고가 위 현대비 1003호의 관리자로서 태풍셀마에 대비하여 이 선박의 계선삭을 보강하였으나 그 조치만으로 태풍영향에 견딜 수있다고 판단한 것은 잘못이고 당시 태풍의 영향력을 고려하여 충분하고 적극적인 안전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소홀히 한 과실이 인정되고 이러한 과실도 원인이 되어 이 사건 해난이 발생하였다고 판단하여 원고를 "해난의 원인에 관계있는 자"로 보아 원고에 대하여 권고한다는 재결을 하였음을 알 수 있다.

2. 원재결 거시의 증거들을 기록에 대조 검토하여 볼 때 원재결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은 이를 수긍할 수 있고 이에 반하는 듯한 갑제6호증(계류도), 갑제7호증(김팔복작성의 진술서), 갑제8호증(강두전작성의 전말서, 갑제12호증과 같음), 갑제9호증(이동형작성 사고관련 진술서), 갑제10호증(검증보고서), 갑제11호증(재결서), 갑제13호증의1(자료요청), 2(태풍셀마 관련건), 갑제14호증(연구검토보고서)의 각 일부 기재들과 해난심판조사관의 위 김팔복 및 현대상선 울산출장소차장 이윤근에 대한 각 질문조서 등의 각 일부 기재 및 이 사건 제1,2심의 각 심판조서 중 각 일부 기재들은 이를 믿지 아니하고 달리 반증이 없으며 위 거북이 24호가 원고주장과 같이 당초 묘박하였던 엠(M)-7 묘박지로부터 강풍과 풍랑에 의하여 북쪽으로 서서히 주묘하던 중에 위 현대비1003호와 충돌되었다 하더라도 원재결 거시의 증거들에 의하면 앞서본 바와 같이 위 현대비1003호가 계선삭이 절단되어 표류하다가 위 거북이 24호를 충격하여 위 거북이 24호 및 위 연안호가 그로 인한 파손압류 등으로 인하여 위와 같이 각 침몰된 사실에는 아무런 소장이 없다고 인정되는 이 사건에서는 원재결의 위 판단 또한 정당하며 거기에 원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위배나 심리미진으로 인한 사실오인의 잘못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원고는 또한 위 현대비 1003호의 예선삭이 절단 표류되어 생긴 이 사건 사고는 태풍 셀마로 인한 불가항력의 사고였다고 주장하나 갑제6호증(계류도), 갑제10호증(검증보고서) 및 제14호증(연구검토보고서),갑제16호증의1 내지 6(부산지구해양경찰대의 이윤근, 최성운 등에 대한 업무상과실선박매몰 등 사건의 의견서) 등의 각 일부 기재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할 것인바 원래 기상상태 특히 태풍과 같은 기상의 상황은 변화무쌍하여 정확한 예측이 불가능한 속성을 지니고 있으므로 이 사건의 경우와 같이 이미 상당한 시간 전에 태풍경보가 있었던 이상 대형공선인 위 현대비 1003호의 선박관리자로서는 태풍의 진로가 예상과 달라져 해상에 더 심한 강풍과 파랑이 일어날지도 모르는 경우까지 대비하여 태풍의 피해가 생기지 아니하도록 안전한 장소로 피항하는 등 안전조치를 철저히 강구하여야 할 주의의무가 있는 것이므로 이 사건의 경우 태풍 셀마의 진로가 당초 예보된 것과는 달리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울산항의 서쪽으로 지나가고 그에 따라 원고측 선박이 정박 중이던 울산항은 예상보다 더 강한 태풍권에 들게되어 위 현대비 1003호의 계선삭이 절단되어 표류하게 되었다 하더라도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이에 제대로 대비하지 못하였던 원고에게 선박관리상의 잘못이 없다고는 할 수 없는 것으로서 이 사건 해난을 가지고 불가항력에 의한 사고라고 볼 수는 없다 할 것이다. 따라서 원고의 과실을 인정한 원재결에 원고의 주장과 같은 심리미진 또는 법리오해의 잘못은 없다.

4. 그러므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고 소송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배석(재판장) 이회창 김상원 김주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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