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beta
텍스트 조절
arrow
arrow
무죄
서울고법 1975. 10. 17. 선고 74노302 제2형사부판결 : 상고
[폭행치사피고사건][고집1975형,356]
판시사항

폭행치사죄에 있어 피고인의 행위를 위법성이 결여된 행위라고 판시한 사례

판결요지

피고인이 혼자 길을 걸어가던중 알지못하는 사이인 피해자가 술에 만취되어 공연히 시비를 걸어 넘어뜨리고 넘어진 피고인의 외투깃을 잡으므로 이를 뿌리치자 마침 그곳이 빙판길인데다 만취된 상태이어서 피해자가 자기몸을 가누지 못하고 넘어지면서 머리를 땅에 부딪쳐 이로 인하여 두개골골절 급성뇌경막하출혈로 사망하였다면 피고인의 행위는 행위에 이른 과정과 목적수단 및 행위자의 의사등 제반사정에 비추어 사회통념상 용인될 상당성이 있는 경우에 해당되어 위법성이 결여된 행위라고 할 것이다.

참조조문
참조판례

1969.12.30. 선고 69도996 판결 (판례카아드 987호, 대법원판결집 17④형48, 판결요지집 형법 제20조(10)1233면)

피 고 인

피고인

항 소 인

검사 및 피고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이유

변호인의 항소이유의 요지는 (1) 피고인은 피해자인 공소외 1에게 폭행한바 없고 다만 알지못하는 술에 취한 피해자가 지나가는 피고인의 어깨를 치면서 명함을 달라고 하기에 거절하였던바 피고인을 밀어 넘어뜨려서 잡아 일으키려는 동인의 손을 뿌리친 것 뿐이거나 공소외 1 스스로 미끄러져서 벽에 부딪쳐 사망에 이른 것인데 원심은 피고인이 공소외 1을 오른손으로 떠밀어 폭행을 가하여 3미터가량 떨어진 벽에 충격케하여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고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있고,

(2) 그렇지 않다하더라도 12.28. 21:00의 야간에 생면부지의 공소외 1이 술에 취한채 명함을 달라는등 시비를 청하고 피고인을 넘어뜨려서 경양식점으로 끌고가려 하기에 피고인은 이같은 불법상태로부터 벗어나려고 그를 뿌리친 것에 불과하니 이같은 소위는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폭행에 불과하니 폭행치사죄에 문의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폭행치사죄로 처벌한 원심은 법률의 적용을 그르쳐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고

(3) 나아가 피고인이 폭행을 가한 사실이 인정된다 하더라도 피해자가 2,3보 뒷걸음질하다가 넘어져서 벽에 머리를 부딪쳐 사망케된 것이니 피고인의 폭행과 피해자의 사망간에는 인과관계가 없으므로 폭행치사죄로 문의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은 이 점에서도 사실을 오인하였거나 법률해석을 그르쳐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으며,

(4) 피고인은 급박부정한 침해에 대하여 방위한데 지나지 아니하므로 폭행의 고의가 있었다할 수 없으므로 과실책임은 변론으로 하고 폭행치사죄의 고의책임을 지울 수 없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고의범으로 단정한 원심판결은 법률해석을 잘못한 위법이 있다는 취지이고 검사의 항소이유의 요지는 원심의 양형이 가벼워서 부당하다는 취지이다.

그러므로 검사의 항소이유의 판단에 앞서 먼저 변호인의 항소이유 제(1)(2)점에 대하여 판단한다.

사법경찰관사무취급 및 검사작성의 피의자신문조서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인은 "1967.12.28. 21:00경 서울 명동에 있는 부산뉴욕제과 뒷골목을 술을 약간 마신후 혼자서 걸어가는데 어떤 알지못하는 사람이 어깨를 치며 명함을 달라고 하기에 거절하였더니 욕설을 하면서 떠밀어 피고인이 쓰러졌는데 쓰러진 나의 외투깃을 잡고 술에 취하여 비틀거리며 뒤로 버티고 잡아 일으키려고 하기에 나는 그 사람으로부터 빠져 집으로 가려고 붙들고 있는 손을 오른손으로 뿌리쳤더니 비틀하며 뒤로 물러나서 그 사람이 나의 외투를 잡아다니는 바람에 떨어진 단추 2개를 주우려다보니 그 사람은 길옆 벽에 기대섰다가 쓰러졌다." "피해자는 술에 만취하여 혀가 꼬부라져 말을 바로 못할 정도였다." "피해자가 저의 외투깃을 붙잡고 놓지 않기에 빠져 나가려고 외투를 잡은 피해자의 손을 뿌리친 것입니다."고 진술하고 있고 원심에서는 "오래되어서 기억이 잘 나지 않으나 검찰 및 경찰에서의 진술이 사실과 일치할 것이다"라고 진술하고 있으며, 당심에서는 대체로 경찰 및 검찰에서의 피의자 신문조서의 기재와 비슷한 진술을 하고 있을 뿐더러 검사작성의 공소외 2에 대한 참고인 진술조서의 기재에 의하면, "1967.12.28. 오후 10시경 공소외 3이 본인이 경영하고 있는 제과점에 와서 저의 친구 공소외 1이 제과점 뒷골목에 쓰러져 있다고 하기에 뛰어가보니 어떤 사람이 길가운데 허리를 굽혀 무엇을 찾고 있고, 공소외 1은 벽과 나란히 넘어져 코에서 피가 나며 숨을 급하게 쉬고 있어 무엇을 찾고 있는 사람에게 병원에 같이 데려가자고 하니 떨어진 단추를 찾은 후에 가자고 합디다"고 진술하고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위와 같은 피고인 및 참고인 공소외 2의 진술과 당심에서의 피고인의 진술 및 의사 공소외 4작성의 사망진단서의 기재를 종합하면 피고인은 1967.12.28. 21:00경인 야간에 술을 약간 마신 상태에서 서울 명동의 부산뉴욕제과점 뒷골목을 혼자서 걸어가는데 알지못한 술에 만취된 피해자가 공소외 1의 어깨를 치면서 명함을 달라는 것을 거절하자 욕설을 하면서 피고인을 떠밀어 빙판길에 넘어지면서 외투단추 2개가 떨어졌는데 피해자는 넘어진 피고인의 외투깃을 잡아 일으키려고 하므로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빠져 나가려고 외투깃을 붙잡고 있는 피해자의 오른손을 뿌리쳐서 이로 말미암아 피해자는 마침 그곳은 빙판길이고 하여서 술에 만취된 상태이고 쉽게 자기몸을 가누지 못하고 넘어져서 머리를 땅에 부딪쳐 그 다음날 10:00경 두개골골절 급성뇌경막하출혈로 사망에 이른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경우 알지 못하는 술에 취한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공연히 시비를 걸어 밀어 넘어뜨리고 다시 넘어진 피고인의 외투깃을 잡은 피해자의 손을 뿌리친 행위는 그 행위에 이른 과정과 목적, 수단 및 행위자의 의사등 제반사정에 비추어 사회통념상 용인될 상당성이 있다할 것이니 이는 이른바 위법성이 결여된 행위라고 할 것이므로 위 행위로 인하여 치사의 결과가 발생하였다고 하여 범죄가 성립될 수 없다고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에 대하여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은 결국 사실을 오인하였거나 폭행의 법리를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할 것이므로 이 점에서 변호인의 항소이유는 더 판단할 것없이 이유있다할 것이다.

따라서 검사의 항소이유에 대하여 판단할 것없이 원심판결은 파기를 면치못한다할 것이므로 형사소송법 제384조 6항 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본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은 1967.12.28. 21:00경 친구 공소외 5와 같이 술을 마시고 귀가도중 서울 중구 명동 1가 71소재 뉴욕제과점앞 노상을 지나던중 전연 알지 못하는 피해자 공소외 1과 사소한 시비로 언쟁타가 피해자가 피고인을 끌고 전시 제과점입구계단에 올라서면서 피고인의 외투앞을 붙잡는 것을 피고인이 오른손으로 떠밀어서 폭행을 가함으로서 피해자를 3미터 떨어진 벽에 충격케 하여 그 익일 10:00경 두개골골절 및 급성뇌경막하출혈로 사망케 한 것이다라는데 있는바 살피건대, 본건 원심판결 파기사유에서 내세운 증거에 의하여 설시한 바와 같이 피고인은 전연 모르는 술에 만취된 피해자가 시비를 걸어 넘어뜨리고 넘어진 피고인의 외투깃을 잡아 일으키려는 피해자를 피고인이 뿌리친 행위는 위법성이 있는 행위라고 할 수 없고 일건기록을 살펴보아도 달리 공소사실을 인정할 만한 증거없이 결국 위 공소사실은 그 증명이 없음에 귀착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 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한다.

이에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홍순표(재판장) 김광년 주환석

arr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