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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2012. 10. 12. 선고 2012고합27 판결
[정치자금법위반][미간행]
피 고 인

피고인

검사

박규형(기소, 공판)

변 호 인

변호사 송영섭

주문

피고인을 벌금 200만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5만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범죄사실

[모두사실] (후원당원 세액공제사업의 전개)

2004. 3. 12.부터 시행된 「정치자금에관한법률」(법률 제7191호)에서 세액공제제도가 도입되어 적법한 정치자금기부에 대해서는 기부자 1인당 10만원씩 세액공제가 가능하게 되자( 위 법률 제27조 주1) 참조), 「○○○○당」과 「△△△△△△△△△△△」(이하 ‘△△△△’이라 한다)은 조합원 1인당 ○○○○당에 10만원씩 직접 후원금을 기부하고 연말에 세액공제를 받는 ‘세액공제사업’을 벌였다.

그런데 2005. 8. 4. 법률 제7682호로 전부개정된 「정치자금법」은 그 부칙 제2조에서 2006. 3. 13.자로 정당후원회 제도를 폐지함으로써 정당은 개인으로부터 직접 후원금을 기부받을 수 없게 되었다.

그러자 ○○○○당은 △△△△의 건의에 따라 2006. 7.경 ‘후원당원’ 제도를 만들고, ○○○○당 중앙위원회에서는 세액공제사업의 구체적 내용 등에 대하여 의결하였으며, △△△△은 ○○○○당 중앙위원회에서 의결한 내용에 따라 조합원들로 하여금 후원당원으로 가입하고 세액공제사업에 참여하도록 하는 후원당원 세액공제사업 지침을 만들어 산하 연맹 등을 통해 각 노동조합에 하달하였다.

△△△△의 2006년 ~ 2009년 후원당원 세액공제사업의 지침 내용은 아래와 같다.

- 연맹 및 지역본부는 의결기구 또는 집행기구에서 세액공제사업을 결의하고, 공문을 통하여 단위사업장에 지침을 전달한다.

- 단위사업장은 연맹 및 지역본부의 지침에 따라 상설집행기구 또는 의결기구에서 결의한다.

- ○○○○당 각 시·도당, 지역위원회와 공동으로 사업을 추진하거나 협조한다.

- 리플렛, 전단, 현수막은 △△△△ 정치위원회에서 송부한다.

- 모금 시기는 10월경부터 12월 31일까지이다.

- 2006년에는 후원당원 36,000명 모집을, 2008년에는 10억원 모금을 각각 목표로 한다.

- 모금 방법은 급여공제(조합원으로부터 급여공제 동의서를 받아 사측으로부터 일괄 공제받는 방법), CMS이체, 직접 납부, 계좌이체 등으로 다양하게 진행한다.

- 기부액은 1인당 10만원이다.

- 모금 계좌는 ○○○○당의 농협, 국민은행 계좌 등이다.

- 유의사항으로, ○○○○당 당원이 세액공제 후원금을 납부할 경우 중복해서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며, 특히 공무원, 교사는 후원당원 세액공제사업에 참여할 수 없다.

- ○○○○당과 △△△△이 결정한 50개 사업장을 중심으로 모금한 돈은 중앙당 50%, 시도당위원회 20%, △△△△ 공동사업비 30%로 집행하고, △△△△ 공동사업비는 다음 해 예산에 반영한다.

○○○○당은 위 50개 사업장을 중심으로 지도부가 순회하며 홍보캠페인을 벌였고, 조합원들이 △△△△의 지침에 따라 후원당원 세액공제사업에 참여하게 되면 조합원들로부터 후원당원 가입신청서를 교부받아 당원관리 프로그램에 후원당원으로 등재하였다가 후원당비 명목으로 정치자금을 기부받은 다음 위 조합원들에게 ○○○○당 명의의 정액영수증을 발행한 후 당원관리 프로그램에서 위 조합원들을 삭제하는 방식으로 조합원들로부터 불법후원금을 모금하는 후원당원이라는 편법적인 제도를 운영하였다.

[범죄사실]

정치자금법에 정하지 아니한 방법으로 정치자금을 기부(정당에 후원금을 기부)할 수 없고, 누구든지 단체와 관련된 자금으로 정치자금을 기부할 수 없다.

피고인은 2005. 1. 1.경부터 2010. 12. 31.경까지 △△△△ 공공운수연맹 산하 □□□□□□노동조합 「공소외 1 주식회사」(이하 ‘주식회사’는 생략한다) 지부의 사무장을 맡았고, 2011. 1. 1.경부터 현재까지 위 지부의 지부장을 맡고 있다.

피고인은 2009. 12.경 부산 남구 (주소 생략) 소재 공소외 1 회사 지부 사무실에서, △△△△의 위 지침에 따라 조합원들을 상대로 홍보 등을 거친 후 조합원 132명으로부터 ○○○○당 후원당원 세액공제사업 명목으로 1인당 10만원씩을 각 급여에서 일괄 공제받는 방식으로 1,320만원을 모금·조성하고, 2009. 12. 29.경 피고인의 부산은행 계좌(계좌번호 1 생략)에서 ○○○○당의 국민은행 계좌(계좌번호 2 생략)로 300만원을 송금하고, 2009. 12. 30.경 피고인의 위 계좌에서 ○○○○당의 위 계좌로 1,020만원을 송금하는 등 합계 1,320만원을 송금하여 정치자금법에 정하지 아니한 방법으로 정치자금을 기부함과 동시에 단체와 관련된 자금으로 정치자금을 기부하였다.

증거의 요지

1. 검찰 작성의 피고인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 중 일부 진술기재

1. 검찰 작성의 공소외 3, 공소외 4에 대한 각 진술조서의 각 진술기재

1. 경찰 작성의 공소외 5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 사본 중 일부 진술기재

1. 검찰 작성의 각 수사보고서[민노당 세액공제사업 관련 홈페이지 자료 보고 / △△△ 정치위원회 관련 자료 첨부 보고 / △△△ 관련 공문 첨부 / ○○○○당 홈페이지 공지사항 출력 세액공제 관련자료 총 정리요약 보고 / ○○○○당 홈페이지 공지사항 출력 피의자 공소외 5(세액공제, 사무총장 등) 관련자료 총 정리요약 보고 / 민노당 총무실장 공소외 6 증인신문조서 / 2009년 △△△ 후원당원 세액공제사업 지침 첨부] 사본의 각 기재(첨부 서류 포함)

1. 검찰 작성의 수사보고서(납부내역 44번 계좌추적결과 보고), 공소외 1 회사 및 노동조합 현황 첨부보고, 정치기부금 급여공제 현황 첨부, 퇴직자 명단 및 사업자등록증 등 첨부, 세액공제 대상 퇴직자 상대 통화보고의 각 기재(첨부 서류 포함)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1. 주장의 요지

가. 이 사건은 공소외 1 회사 지부라는 단체의 의사결정에 의한 것이 아니라 조합원이 스스로의 의사에 따라 자신의 돈을 자신의 명의로 ○○○○당에 기부한 것으로, 피고인은 그 돈의 모집을 주도한 바가 없어 단순한 전달자에 불과할 뿐이므로, 피고인이 ‘단체와 관련된 자금’으로 정치자금을 기부한 것이 아니다.

나. 피고인은 이 사건 행위가 범죄가 되는 것임을 알지 못하였다.

2. 판 단

가. 단체와 관련된 자금으로 기부한 것이 아니라는 주장에 대하여

보건대, 「정치자금법」 제31조 제2항 이 ‘누구든지 국내·외의 법인 또는 단체와 관련된 자금으로 정치자금을 기부할 수 없다.’고 규정한 취지는, 법인 또는 단체의 이권 등을 노린 음성적인 정치적 영향력의 행사 및 선거의 공정을 해하는 행위를 차단하고 법인 또는 단체 구성원의 의사를 왜곡하는 것을 방지하는 데에 있으므로, 위 ‘법인 또는 단체와 관련된 자금’이란 그 법인 또는 단체의 의사결정에 따라 기부가 가능한 자금을 말한다. 또한 여기에는 법인 또는 단체의 존립과 활동의 기초를 이루는 고유한 자산은 물론, 법인 또는 단체가 자신의 이름으로 모집·조성한 자금도 포함된다고 할 것이다( 헌법재판소 2010. 12. 28. 선고 2008헌바89 전원재판부 결정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살피건대, 앞서 본 각 증거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노동조합 공소외 1 회사 지부 집행부 차원에서 이 사건 범행 무렵 ○○○○당의 당직자나 간부들로부터 ○○○○당에서 진행하는 후원당원 세액공제사업에 대한 협조를 요청받고 이를 수락한 점, ② 피고인은 조합원들에게 “○○○○당에 10만원을 기부하면 연말정산시 100%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으니, 신청하라.”라고 권유하며 적극적으로 홍보활동을 하였고, 기부금을 낸 조합원들 중 상당수가 ○○○○당 당직자 등으로부터 위 사업에 관한 설명을 들은 바 없이 피고인 내지 위 지부 집행부의 설명만을 듣고 위 사업에 참여하게 된 점, ③ 위 조합원들은 기부금을 수령할 정당에 관해 달리 생각해보지는 않고 전액 환급받을 수 있다는 말에 기부금을 출연하는 것에 동의한 것으로 보이는데 반해, 위 기부금은 오로지 ○○○○당에만 전달될 것으로 예정되어 있었던 점, ④ 이 사건 기부 행태는, 조합원들이 편의를 위하여 피고인에게 돈을 건네주면서 그 돈의 단순한 전달을 부탁한 것이 아니라, 위 지부에서 위 사업에 참여하는 조합원들의 명단을 공소외 1 회사 경리부서에 송부하여 위 경리부서에서 위 조합원들에게 지급될 2009. 12.분 급여 중 10만원씩을 일괄 공제하여 피고인에게 송금해 주자 피고인이 그 돈을 ○○○○당의 계좌로 보내는 방식을 취하고 있는 점, ⑤ △△△△과 ○○○○당은 위와 같은 기부행위를 정당화하기 위해 ‘후원당원’이라는 변칙적인 제도를 만들었는데, 위 조합원들 상당수는 후원당원 제도에 관하여 아무런 안내를 받지 못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기부금은 모두 ‘단체의 명의로, 단체의 의사결정에 따라 기부가 가능한 자금으로서 단체가 자신의 이름을 사용하여 주도적으로 모집·조성한 자금‘, 즉 정치자금법 제31조 제2항 에서 말하는 ‘단체와 관련된 자금’이라고 봄이 상당하므로, 피고인 측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나. 위법성의 인식이 없었다는 주장에 대하여

보건대, 「형법」 제16조 는 “자기의 행위가 법령에 의하여 죄가 되지 아니하는 것으로 오인한 행위는 그 오인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 한하여 벌하지 아니한다.”라고 규정되어 있지만, 이는 단순한 법률의 부지를 말하는 것이 아니고 일반적으로 범죄가 되는 경우이지만 자기의 특수한 경우에는 법령에 의하여 허용된 행위로서 죄가 되지 아니한다고 그릇 인식하고 그와 같이 인식함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벌하지 아니한다는 취지이다.

피고인이 판시 행위가 범죄가 되는 것임을 알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단순한 법률의 부지에 해당할 뿐 특히 법령에 의하여 허용된 행위로서 죄가 되지 않는다고 적극적으로 그릇 인식한 경우가 아니어서 이를 법률의 착오에 기인한 행위라고 할 수 없으므로, 피고인 측의 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정치자금법에 정하지 아니한 방법으로 정치자금을 기부한 점 : 포괄하여, 정치자금법 제45조 제1항

○ 단체와 관련된 자금으로 정치자금을 기부한 점 : 포괄하여, 정치자금법 제45조 제2항 제5호 , 제31조 제2항

1. 상상적 경합

형법 제40조 , 제50조 [판시 각 죄 상호간, 죄질이 더 무거운 정치자금법에 정하지 아니한 방법으로 정치자금을 기부한 죄에 정한 형으로 처벌]

1. 형의 선택

벌금형 선택

1. 노역장유치

1. 가납명령

양형의 이유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벌금 5만원 ~ 1,000만원

[선고형의 결정] 벌금 200만원

이 사건 범행은 정치자금의 적정한 제공을 보장하고 투명성을 확보하며 정치자금과 관련한 부정을 방지함으로써 민주정치의 건전한 발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하는 정치자금법의 입법취지를 해하는 행위로서, 단체의 과도한 정치적 영향력 행사를 통한 민주적 의사형성과정 왜곡 및 단체구성원의 의사 왜곡을 방지하기 위하여 단체 또는 단체와 관련된 자금으로 정치자금을 기부하지 못하도록 한 점을 고려해 볼 때 올바른 정치자금 기부문화의 발전을 저해하였다고 할 것이다.

피고인이 정치자금법을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한 채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이기도 하는 점, 피고인이 이 사건 기부행위의 위법성에 대한 별다른 인식 없이 ○○○○당의 협조요청을 받아들여 이 사건 범행에 이른 것으로 보이기도 하는 점, 피고인이 1990년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공무집행방해·화염병사용등의처벌에관한법률위반·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위반죄로 징역형의 집행유예 판결을 선고받고 1992년 병역법위반죄로 벌금형에 처해진 것 외에는 다른 전과가 없는 점 등은 피고인에게 이익되는 사정으로 반영하기로 한다.

위에서 본 각 정상에 피고인의 나이와 성행, 범행의 동기,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사정을 모두 참작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이상의 이유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석문(재판장) 조장현 민경현

주1) 「정치자금에관한법률」은 2005. 8. 4. 법률 제7682호 「정치자금법」으로 법명과 내용이 전부개정 되었는데, 세액공제제도는 정치자금법 제59조 제1항에서 규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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