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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방법원 2018.4.30. 선고 2017고합1230 판결
준강간
사건

2017고합1230 준강간

피고인

A

검사

김훈영(기소), 강민정(공판)

변호인

법무법인 B 담당변호사 C, D

판결선고

2018. 4. 30.

주문

피고인을 징역 4년에 처한다.

피고인에게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한다.

이유

범죄사실

피고인은 E 영업용 택시를 운행하는 택시기사이다.

피고인은 2017. 9. 2. 00:54경 서울 강남구 F 부근 도로에서 만취 상태의 피해자 G(여, 24세)를 위 택시에 승차시킨 후 피해자가 목적지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는 등 의사 표현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택시 뒷좌석에 쓰러져 있거나, 택시 안팎에서 여러 차례 구토를 하고, 피고인이 건넨 휴지 뭉치를 전화기로 오인하여 통화하는 등 술에 만취한 행동을 하는 것을 보이자 피해자의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하기로 마음먹었다.

피고인은 위 택시를 운전하여 피해자의 신분증을 보고 알게 된 피해자의 주거지인 서울 강남구 H에 있는 아파트 부근을 약 30분 동안 배회한 다음 같은 날 01:55경 위 아파트에서 약 8km 떨어진 서울 성동구 사근동에 있는 동부간선도로 마장램프 부근 도로로 이동하여 택시를 정차시키고 만취한 피해자의 옷을 벗기고 1회 간음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하여 피해자를 간음하였다.

증거의 요지

1.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1. 제1회 공판조서 중 증인 G의 진술 기재

1. 피고인에 대한 검찰 피의자신문조서(제4회(순번 38) 중 일부 진술 기재, 피고인에 대한 경찰 피의자신문조서(순번 22) 중 일부 진술 기재

1. G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

1. 발생보고(강제추행), 내사보고(전화조사) (순번 9), 내사보고(전화조사(순번 10), 수사보고(피해자에 대한 실종신고 관련(순번 17), 수사보고(피해자와 피해자 남자친구의 J 메신저 대화내용)(순번 18), 수사보고(성폭력 증거채취 응급키트 감정의뢰 및 회신(순번 19), 수사보고(E 택시 차량 블랙박스 확인(순번 23), 수사보고(피의자 제출녹음파일 관련 (순번 24), 수사보고 (참고인 전화통화(순번 25), 수사보고(피의자 제출 블랙박스 디지털증거분석 관련(순번 28), 수사보고(피의자 유전자 감정서 회신관련(순번 30), -피의자가 2017. 9. 4.자로 네이버지식인 사이트에 게시한 문의글 2 부(순번 39)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1. 수강명령

1. 공개명령 및 고지명령의 면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7조 제1항, 제49조 제1항,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49조 제1항 단서, 제50조 제1항 단서(피고인이 동종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는 점, 이 사건 범행만으로 피고인에게 불특정 다수인을 대상으로 하는 범죄 성향이 있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피고인이 일정한 주거에서 생활하던 자로서 사회적 유대관계가 비교적 분명한 점, 신상정보의 등록만으로도 어느 정도 피고인의 재범을 방지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이 사건 공개명령 또는 고지명령으로 기대되는 이익 및 예방 효과와 그로 인한 불이익 및 부작용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고려하면, 피고인의 신상정보를 공개 · 고지하여서는 아니 될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판단된다) 신상정보 등록

피고인은 판시 범죄사실에 대하여 유죄판결이 확정되는 경우, 피고인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2조 제1항에 의한 신상정보 등록대상자가 되므로, 같은 법 제43조에 따라 관할기관에 신상정보를 제출할 의무가 있다.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1. 주장의 요지

피해자는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에 있지 않았고, 피고인은 피해자와 합의에 따른 성관계를 가졌다. 설령 피해자가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에 있었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은 피해자가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에 있었음을 인식하지 못하였으므로, 피해자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할 의사가 없었다.

2. 판단

앞서 거시한 증거들을 포함하여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피해자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하여 피해자를 간음하였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피고인및 변호인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① 피해자는 이 법정에서 '피해자의 오빠, 오빠의 여자친구와 1차로 저녁 식사를 하면서 셋이 소주 2병을 마신 사실, 2차로 바에 가서는 양주 1병을 시켜서 잔에 따라 마신 사실, 술이 조금 깨서 밖에 나와 시끄럽게 웃은 사실까지만 기억이 나고, 그 후 피해자의 오빠가 피해자를 택시에 태워준 사실, 택시 안에서 있었던 일, 아버지 집으로의 귀가 경위 등에 대해서는 기억나지 않으며, 다만 누군가 피해자의 이름을 부른 사실, 어떤 남자가 옆에 있었던 사실, 어떤 남자가 얼굴 가까이 다가온 사실, 피해자가 집 앞에서 횡설수설하면서 누군가에게 가라면서 밀쳐냈던 사실, 술에 취한 상태에서 땅에 넘어졌던 사실, 어떤 남자의 목소리와 키스 느낌 등은 스치듯이 기억이 난다'고 진술하였다.

② 피고인 및 변호인은 '아버지 집에 들어가게 된 경위', '기억나는 사실' 등에 대한 피해자의 진술이 일관되지 않고, 신빙성도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해자 진술의 주요. 부분은 수사기관에서부터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대체로 일관되고, 아래에서 보는 블랙박스 영상으로 확인되는 피해자의 행동, 피해자가 남자친구와 나눈 J 메신저 내용(술자리에서 계속 메시지를 주고받다가 00:07 이후 중단되었고, 03:44경 남자친구가 보낸 메시지에는 답신을 하지 않음), 피해자가 가족의 연락을 단 한 차례도 받지 않은 점, 피해자의 연락이 없어 피해자의 오빠가 실종신고까지 한 점, 피해자는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었음에도 술에 취한 상태에서 별거 중인 아버지 집으로 간 점 등을 더하여 보면, 택시에 탑승할 때부터 기억이 끊겨 아버지 집으로의 귀가 경위에 대해서 기억나는 것이 없다는 피해자의 진술은 신빙성이 있다(피해자가 혼자 힘으로 아버지 집의 번 호키를 누르고 들어갔다고 하여 술에 만취한 상태가 아니었다고 볼 수 없고 이에 관한 진술의 사소한 차이 등을 이유로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할 수도 없다).

③ 피해자가 택시에 탄 후의 상황은 택시 블랙박스 영상을 통하여 확인할 수 있다.

피해자는 택시에 탄 후 술에 취해 목적지를 제대로 말하지 못하였다. 그러자 피고인은 피해자의 신분증을 보고 주거지를 알아낸 후 택시를 운전하여 그 근처까지 도착하였다. 그런데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요금을 받고 하차시키거나 경찰에 신고하고는 등의 시도를 하지 않았다. 오히려 피고인은 술에 만취하여 정상적인 대화가 불가능한 피해자에게 갑자기 이름을 묻거나 '모텔로 데려다가 드릴까?'라는 말을 하였다. 이는 피해자가 정상적인 상태였다면 생각하기 어려운 행동으로, 피고인은 피해자가 술에 만취해 정신이 없는 것을 알고 모텔 이야기 등을 하면서 피해자의 반응을 확인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④ 피고인은 피해자와의 성관계 당시 피해자에게 '오빠랑 하고 싶었어? 왜 말을 안했어? 응?', '어때? 넣어줘? 뭐를 넣어줄까? ○○야 어떻게 해줄까?', '오빠가 어디가 그렇게 좋아?', '00야 오빠가 좋다면서 싫어?', '왜 좋다더니', '왜 아까는 또 같이 있자 더니?', '쌌구나?' 등의 말을 건네면서 만취한 피해자의 대답을 녹음하였다. 피고인은 그 대화를 근거로 피해자로부터 성관계에 관한 동의를 받은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그 대화의 내용과 과정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가 정상적인 의사로 성관계에 동의한 것이라고는 볼 수 없다. 피고인은 위와 같은 대화를 하고 녹음한 이유에 관하여 경찰에서 '혹시 몰라서 찝찝해서 녹음을 한 거였어요', '음성 들어가라고 개 이름을 부르면서 야 넣어줄까 말까 그런 얘기를 했던 것을 기억하거든요'라고 진술(증거기록 131, 137쪽)하였고, 검찰에서는 성관계에 대한 동의를 받으려고 녹음을 한 것이 맞다고 진술(증거기록 423쪽)하였는데, 정상적인 합의로 성관계를 한 것이라면 굳이 피해자의 대답을 유도하면서 녹음을 할 이유가 없다. 오히려 피고인은 피해자가 술에 만취하여 정상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없음을 알고 이를 이용하여 피해자와 성관계를 하면서 피해자가 자의로 성관계를 하는 것 같은 답변을 유도한 것으로 보일 뿐이다.

(6) 피고인도 검찰에서 '사실은 저도 피해자가 술에 많이 취해 있는 것은 알고 있었습니다', '제가 동영상을 보기 전에는 이 친구가 술을 그렇게 많이 마셨다는 것을 인지를 못 한 것 같습니다', '처음에 피해자가 술을 별로 안 마신 것으로 보인다고 진술했던 점은 제가 착각을 했습니다'라고 진술한 바 있다(증거기록 407, 418, 423쪽). ⑥ 피고인은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뽀뽀를 하고, 성관계를 암시하는 것 같은 언행을 하였으며, 집에 가기 싫다는 말 등을 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블랙박스 영상에 의하여 확인되는 피해자의 상태와 행동을 보면 피해자가 정상적인 정신상태에서 피고인에게 성관계를 요구하거나 이에 동의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 성관계 후에 피해자가 피고인과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확인되기도 하지만 피해자가 계속 영어로 횡설수설한 점, 옷을 제대로 입지 않고 여전히 다리를 벌리고 누워있었던 점, 주거지 근처에 도착한 이후에도 휴대폰 비밀번호를 풀지 못한 점, 택시 안에서 몸을 가누지 못하다가 갑자기 일어나 요금을 지불하지 않고 하차한 점 등의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는 택시에서 내릴 때까지도 여전히 술에 만취해 있었던 것으로 보일 뿐이다.

양형의 이유

1.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징역 3년 ~30년

2. 양형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

[권고형의 범위] 일반적 기준 > 강간죄(13세이상 대상) > 제1유형(일반강간) > 기본영 역(2년 6월 ~ 5년)

[특별양형인자] 없음

[수정된 권고형의 범위] 징역 3년 ~ 5년(법률상 처단형의 하한이 권고형의 하한보다. 높으므로 법률상 처단형의 하한을 따름)

3. 선고형의 결정

피고인은 택시기사로 승객을 안전하게 목적지까지 운송할 의무가 있었다.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이 술에 만취하여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에 있던 피해자가 택시에 탑승한 것을 기화로 승객인 피해자를 준강간한 것으로 그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 대중교통수단인 택시의 안정성에 대한 공공의 신뢰가 훼손되었다. 이 사건 범행은 택시를 이용하는 다수의 시민들로 하여금 피해자가 겪은 일이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다는 불안과 공포를 느끼도록 하는 범죄라는 점에서 그 비난가능성이 매우 높다. 피해자는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해 상당한 성적 수치심을 느끼고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을 부인하면서 피해자의 피해 회복을 위한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아니하였고, 피해자는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하고 있다.

다만 피고인에게는 동종 전과가 없다는 점을 피고인에게 유리한 사정으로 참작하고,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가족관계,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형법 제51조가 정하고 있는 여러 양형조건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판사

재판장판사황병헌

판사김수민

판사김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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