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beta
텍스트 조절
arrow
arrow
대법원 2019. 4. 11. 선고 2015다254507 판결
[배당이의][공2019상,1037]
판시사항

[1] 외국인이나 외국국적동포가 출입국관리법이나 재외동포의 출입국과 법적 지위에 관한 법률에 따라 외국인등록과 체류지 변경신고 또는 국내거소신고와 거소이전신고를 한 경우,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1항 에서 주택임대차의 대항요건으로 정하는 주민등록과 같은 법적 효과가 인정되는지 여부(적극)

[2] 재외국민이 구 재외동포의 출입국과 법적 지위에 관한 법률 제6조 에 따라 국내거소신고를 한 경우,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1항 에서 주택임대차의 대항요건으로 정하는 주민등록과 같은 법적 효과가 인정되는지 여부(적극) 및 이 경우 거소이전신고를 한 때에 전입신고가 된 것으로 보아야 하는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1] 출입국관리법이 2002. 12. 5. 법률 제6745호로 개정되면서 외국인의 편의를 위해 제88조의2 를 신설하였다. 이에 따르면, 법령에 규정된 각종 절차와 거래관계 등에서 외국인등록증과 외국인등록 사실증명으로 주민등록증과 주민등록등본·초본을 갈음하고( 제1항 ), 외국인등록과 체류지 변경신고로 주민등록과 전입신고를 갈음한다( 제2항 ). 따라서 외국인이나 외국국적동포가 출입국관리법에 따라 마친 외국인등록과 체류지 변경신고는 주택임대차보호법(이하 ‘주택임대차법’이라 한다) 제3조 제1항 에서 주택임대차의 대항요건으로 정하는 주민등록과 같은 법적 효과가 인정된다.

이처럼 출입국관리법이 외국인이나 외국국적동포가 외국인등록과 체류지 변경신고를 하면 주민등록법에 따른 주민등록과 전입신고를 한 것으로 간주하는 취지는, 외국인이나 외국국적동포가 주민등록법에 따른 주민등록을 할 수 없는 대신에 외국인등록과 체류지 변경신고를 하면 주민등록을 한 것과 동등한 법적 보호를 해 주고자 하는 데 있다. 이는 특히 주택임대차법에 따라 주택의 인도와 주민등록을 마친 임차인에게 인정되는 대항력 등의 효과를 부여하는 데서 직접적인 실효성을 발휘한다.

한편 재외동포의 출입국과 법적 지위에 관한 법률(이하 ‘재외동포법’이라 한다)에 따르면, 국내거소신고나 거소이전신고를 한 외국국적동포는 출입국관리법에 따른 외국인등록과 체류지 변경신고를 한 것으로 간주한다( 제10조 제4항 ). 따라서 국내거소신고를 한 외국국적동포에 대해서는 출입국관리법 제88조의2 제2항 이 적용되므로, 외국국적동포가 재외동포법에 따라 마친 국내거소신고와 거소이전신고에 대해서도 앞에서 본 외국인등록과 마찬가지로 주택임대차법 제3조 제1항 에서 주택임대차의 대항요건으로 정하는 주민등록과 같은 법적 효과가 인정된다.

[2] 구 재외동포의 출입국과 법적 지위에 관한 법률(2014. 5. 20. 법률 제1259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재외동포법’이라 한다) 시행 당시에는 같은 법 제6조 에 따른 재외국민의 국내거소신고를 주택임대차보호법(이하 ‘주택임대차법’이라 한다) 제3조 제1항 에서 대항요건으로 정하는 주민등록과 같이 취급할 수 있도록 하는 명시적인 근거조항이 없었다. 또한 재외국민은 외국국적동포가 아니기 때문에 재외동포의 출입국과 법적 지위에 관한 법률 제10조 제4항 의 적용대상도 아니다.

위와 같은 재외국민의 국내거소신고에 관한 규정을 출입국관리법 제88조의2 제2항 과 비교해 보면, 재외국민의 국내거소신고와 거소이전신고로 주민등록과 전입신고를 갈음할 수 있는지에 관하여 법률의 공백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

구 재외동포법 출입국관리법 제88조의2 제2항 과 같이 재외국민의 국내거소신고와 거소이전신고가 주민등록과 전입신고를 갈음한다는 명문의 규정은 없지만, 출입국관리법 제88조의2 제2항 을 유추적용하여 재외국민이 구 재외동포법 제6조 에 따라 마친 국내거소신고와 거소이전신고도 외국국적동포의 그것과 마찬가지로 주민등록과 전입신고를 갈음한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재외국민의 국내거소신고는 주택임대차법 제3조 제1항 에서 주택임대차의 대항요건으로 정하는 주민등록과 같은 법적 효과가 인정되어야 하고, 이 경우 거소이전신고를 한 때에 전입신고가 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

참조조문
원고, 피상고인

주식회사 선우산업개발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열린 담당변호사 정충진 외 3인)

피고, 상고인

피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정동 담당변호사 이종린 외 1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인천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쟁점

재외국민(재외국민)인 피고가 2013. 9. 27. 국내에서 주택을 임차하여 인도를 받고 구 재외동포의 출입국과 법적 지위에 관한 법률(2014. 5. 20. 법률 제1259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재외동포법’이라 한다) 제6조 에 따라 거소이전신고를 마쳤다. 이러한 경우 재외국민의 국내거소신고나 거소이전신고를 주택임대차보호법(이하 ‘주택임대차법’이라 한다) 제3조 제1항 에서 대항요건으로 정한 주민등록이나 전입신고와 마찬가지로 볼 수 있는지 여부가 이 사건의 쟁점이다.

먼저 재외국민의 주민등록과 국내거소신고 제도에 관하여 살펴본 다음, 출입국관리법 제88조의2 제2항 을 유추적용하여 재외국민의 국내거소신고나 거소이전신고도 주택임대차법에 따른 대항요건인 주민등록과 전입신고로 볼 수 있는지에 관하여 판단할 필요가 있다.

2. 재외국민의 주민등록과 국내거소신고 제도

가. 재외동포의 출입국과 법적 지위에 관한 법률(이하 ‘재외동포법’이라 한다) 제2조 는 재외동포를 ‘재외국민’과 ‘외국국적동포’로 구분하고 있다. 재외국민은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외국의 영주권을 취득한 자 또는 영주할 목적으로 외국에 거주하고 있는 자’이고( 제1호 ), 외국국적동포는 ‘대한민국의 국적을 보유하였던 자 또는 그 직계비속으로서 외국국적을 취득한 자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자’이다( 제2호 ). 한편 출입국관리법은 ‘외국인’을 ‘대한민국의 국적을 가지지 않은 사람’으로 정의하고 있다( 제2조 제2호 ).

나. 재외국민의 주민등록과 국내거소신고 제도는 다음과 같은 변천을 겪어 왔다.

(1) 구 주민등록법(1991. 1. 14. 법률 제431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조 제1항 본문에 따르면, 시장 또는 읍·면장은 30일 이상 거주할 목적으로 그 관할구역 안에 주소 또는 거소(이하 ‘거주지’라 한다)를 가진 자, 즉 주민을 등록해야 했다[다만 대한민국에 주재하는 외국의 군인·외교관이나 영사와 그들의 수원(수원)·가족 또는 외국정부의 공무로 대한민국에 체류하는 외국인은 예외이다( 제6조 제1항 단서)]. 따라서 대한민국 국적을 가진 자가 국외에 주소가 있더라도 30일 이상 거주할 목적으로 국내에 거주지를 둘 때는 주민등록의 대상이 되었다.

주민등록법이 1991. 1. 14. 법률 제4314호로 개정되면서 일시 귀국하여 국내에 체재하는 해외이주자는 주민등록 대상자에서 제외되었다( 제6조 제3항 신설). 즉 해외이주법 제2조 에 따른 해외이주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해외이주를 포기한 후가 아니면 주민등록을 할 수 없었다[ 구 주민등록법(2014. 1. 21. 법률 제1227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주민등록법’이라 한다) 제6조 제3항 ]. 또한 주민등록이 되었다가 대한민국 국적을 유지한 채 외국으로 이주한 재외국민에 대해서는 주민등록을 말소하도록 규정하였다[ 구 주민등록법 제19조 , 구 주민등록법 시행령(2014. 12. 31. 대통령령 제2595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6조 ]. 그 결과 재외국민이 국내에 다시 입국할 때 유효한 주민등록번호가 없어 부동산 거래나 금융 거래를 하거나 행정업무를 처리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2) 1999. 9. 2. 제정된 재외동포법에서 국내거소신고 제도를 신설하였다. 이 법은 재외국민과 재외동포체류자격으로 입국한 외국국적동포가 재외동포법을 적용받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 국내에 거소를 정하고 출입국관리사무소장 또는 출입국관리사무소출장소장에게 국내거소신고를 할 수 있도록 하였다( 제6조 제1항 ). 국내거소신고를 한 재외국민과 외국국적동포는 주민등록번호를 갈음하는 국내거소신고번호를 부여받고 이를 기재한 국내거소신고증을 발급받으며( 제7조 제1항 ), 국내거소신고증은 주민등록증이나 외국인등록증을 갈음하게 되었다( 제9조 ).

(3) 주민등록법이 2014. 1. 21. 법률 제12279호로 개정되면서 재외국민의 주민등록 말소제도를 폐지하고 재외국민 주민등록 제도( 제6조 제1항 제3호 참조)를 도입하였다. 이는 재외국민이 국내에서 생활하는 데 불편하지 않도록 하고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소속감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또한 재외동포법이 2014. 5. 20. 법률 제12593호로 개정되면서 재외국민에 대한 국내거소신고 제도를 폐지하였는데, 이 개정 법률은 개정 주민등록법과 함께 2015. 1. 22. 시행되었다.

3. 재외국민의 국내거소신고와 거소이전신고에 대한 출입국관리법 제88조의2 제2항 의 유추적용

가. 출입국관리법이 2002. 12. 5. 법률 제6745호로 개정되면서 외국인의 편의를 위해 제88조의2 를 신설하였다. 이에 따르면, 법령에 규정된 각종 절차와 거래관계 등에서 외국인등록증과 외국인등록 사실증명으로 주민등록증과 주민등록등본·초본을 갈음하고( 제1항 ), 외국인등록과 체류지 변경신고로 주민등록과 전입신고를 갈음한다( 제2항 ). 따라서 외국인이나 외국국적동포가 출입국관리법에 따라 마친 외국인등록과 체류지 변경신고는 주택임대차법 제3조 제1항 에서 주택임대차의 대항요건으로 정하는 주민등록과 같은 법적 효과가 인정된다 ( 대법원 2016. 10. 13. 선고 2014다218030, 218047 판결 등 참조).

이처럼 출입국관리법이 외국인이나 외국국적동포가 외국인등록과 체류지 변경신고를 하면 주민등록법에 따른 주민등록과 전입신고를 한 것으로 간주하는 취지는, 외국인이나 외국국적동포가 주민등록법에 따른 주민등록을 할 수 없는 대신에 외국인등록과 체류지 변경신고를 하면 주민등록을 한 것과 동등한 법적 보호를 해 주고자 하는 데 있다. 이는 특히 주택임대차법에 따라 주택의 인도와 주민등록을 마친 임차인에게 인정되는 대항력 등의 효과를 부여하는 데서 직접적인 실효성을 발휘한다 ( 대법원 2016. 10. 13. 선고 2015다14136 판결 참조).

나. 재외국민이나 재외동포체류자격으로 입국한 외국국적동포는 동등하게 구 재외동포법 제6조 에 따라 같은 절차와 방식으로 국내거소신고나 거소이전신고를 할 수 있었다. 구 재외동포법 제6조 에 따른 국내거소신고 제도에서 재외국민과 외국국적동포 사이에 아무런 차별을 두지 않았다.

한편 재외동포법에 따르면, 국내거소신고나 거소이전신고를 한 외국국적동포는 출입국관리법에 따른 외국인등록과 체류지 변경신고를 한 것으로 간주한다( 제10조 제4항 ). 따라서 국내거소신고를 한 외국국적동포에 대해서는 출입국관리법 제88조의2 제2항 이 적용되므로, 외국국적동포가 재외동포법에 따라 마친 국내거소신고와 거소이전신고에 대해서도 앞에서 본 외국인등록과 마찬가지로 주택임대차법 제3조 제1항 에서 주택임대차의 대항요건으로 정하는 주민등록과 같은 법적 효과가 인정된다 ( 위 2014다218030, 218047 판결 등 참조).

다. 위와 같이 출입국관리법에 따른 외국인·외국국적동포의 외국인등록이나 재외동포법에 따른 외국국적동포의 국내거소신고에 대해서는 주택임대차법 제3조 제1항 에서 대항요건으로 정하는 주민등록과 같이 취급할 수 있는 근거조항이 마련되어 있다.

그러나 구 재외동포법 시행 당시에는 같은 법 제6조 에 따른 재외국민의 국내거소신고를 주택임대차법 제3조 제1항 에서 대항요건으로 정하는 주민등록과 같이 취급할 수 있도록 하는 명시적인 근거조항이 없었다. 또한 재외국민은 외국국적동포가 아니기 때문에 재외동포법 제10조 제4항 의 적용대상도 아니다 .

위와 같은 재외국민의 국내거소신고에 관한 규정을 출입국관리법 제88조의2 제2항 과 비교해 보면, 재외국민의 국내거소신고와 거소이전신고로 주민등록과 전입신고를 갈음할 수 있는지에 관하여 법률의 공백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 .

라. 재외동포법의 입법경위를 보면, 입법자가 재외국민의 국내거소신고와 거소이전신고로 주민등록과 전입신고를 갈음하는 것을 배제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1) 재외동포법 제9조 는 “법령에 규정된 각종 절차와 거래관계 등에서 주민등록증, 주민등록표 등본·초본, 외국인등록증 또는 외국인등록 사실증명이 필요한 경우에는 국내거소신고증이나 국내거소신고 사실증명으로 그에 갈음할 수 있다.”라고 정하고 있다. 이는 출입국관리법 제88조의2 제1항 에 대응하는 규정이다.

그러나 재외동포법 제9조 는 제정 당시부터 출입국관리법 제88조의2 제2항 처럼 국내거소신고와 거소이전신고로 주민등록과 전입신고를 갈음한다는 내용을 명시적으로 규정하지 않았고 재외동포법에 이러한 취지를 정한 조항도 없다.

위에서 보았듯이 재외동포법 제정 당시에는 재외국민이 해외이주를 포기하지 않으면 주민등록을 할 수 없었다. 이에 따른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서 재외동포법 제정 당시 국내거소신고 제도를 신설하였다. 또한 재외동포법 제정 당시는 주민등록과 전입신고의 갈음에 관한 출입국관리법 제88조의2 제2항 이 신설되기 전이었다. 따라서 재외동포법에서 재외국민의 국내거소신고와 거소이전신고로 주민등록과 전입신고를 갈음할 것인지에 관하여 명시적인 규정을 두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2) 출입국관리법 제88조의2 제2항 은 국회 입법안 심사과정에서 주택임대차법의 대항력 부여 문제를 추가로 검토하면서 수정안이 제안되어 신설되었다. 그러나 재외동포법 제정 당시 국회 입법안 심사과정에서 재외동포법 제9조 와 관련해서 국내거소신고로 주택임대차법에 따른 대항력을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재외국민에 대하여 주택임대차법 제3조 제1항 의 대항력을 배제해야 한다는 논의 또한 없었다.

(3) 재외동포법 제9조 는 재외국민의 국내거소신고와 거소이전신고로 주민등록과 전입신고를 갈음하는 것을 배제한 것이 아니다. 재외동포법 제9조 에 기초하여 출입국관리법 제88조의2 제1항 을 신설하였다면, 출입국관리법 제88조의2 제2항 에 대응하여 재외동포법 제9조 에도 출입국관리법 제88조의2 제2항 과 같은 취지의 규정을 두는 방향으로 재외동포법의 개정이 검토되었어야 했는데, 미처 그러한 입법적 조치를 취하지 못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마. 아래에서 상세하게 보는 바와 같이, 재외동포법의 입법 목적, 재외국민의 국내거소신고 제도의 취지, 외국인의 외국인등록이나 외국국적동포의 국내거소신고에 관한 법적 규율 등에 비추어 볼 때 재외국민의 국내거소신고나 거소이전신고에 대해서도 출입국관리법 제88조의2 제2항 을 유추적용하여 주민등록이나 전입신고를 한 것으로 보아 주택임대차법에 따른 대항력을 취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형평에 부합한다.

(1) 재외동포법은 재외동포의 대한민국 안에서의 법적 지위를 보장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제1조 ). 구 재외동포법상 재외국민과 재외동포체류자격으로 입국한 외국국적동포의 국내거소신고나 거소이전신고의 절차와 방법은 같고( 구 재외동포법 제6조 ), 국내거소신고를 한 외국국적동포는 외국인토지법 제4조 제2항 제1호 의 규정에 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한민국 안에서 부동산의 취득·보유·이용·처분을 할 때 대한민국의 국민과 동등한 권리가 있다( 구 재외동포법 제11조 제1항 ).

(2) 구 재외동포법 시행 당시 재외국민의 국내거소신고나 거소이전신고는 출입국관리법에 따른 외국인등록이나 체류지 변경신고와 비교해 보면, 그 신고나 등록사항, 거소이전신고나 체류지 변경신고의 절차와 방식, 국내거소신고원부나 외국인등록표의 작성과 관리 방식이 같다.

(3) 위에서 보았듯이 외국인에 관한 출입국관리법 제88조의2 제2항 과 외국국적동포에 관한 재외동포법 제10조 제4항 은 외국인이나 외국국적동포가 외국인등록이나 국내거소신고를 하면 주민등록을 한 것과 동등한 법적 보호를 하려는 데 그 취지가 있고, 이는 특히 주택임차인에게 인정되는 대항력을 부여하는 데에서 직접적인 실효성을 발휘한다. 그런데 재외국민은 구 재외동포법 제6조 에 따라 외국국적동포와 마찬가지로 국내거소신고를 할 수 있었지만 재외동포법 제10조 제4항 의 적용 대상이 아니고 출입국관리법 제88조의2 제2항 도 적용될 수 없었다.

(4) 외국인이나 외국국적동포도 외국인등록이나 국내거소신고로 주택임대차법상 대항력을 취득할 수 있는데, 대한민국 국민인 재외국민이 외국인이나 외국국적동포와 달리 국내거소신고로는 주택임대차법상 대항력을 취득할 수 없다고 보는 것은 형평에 반한다. 따라서 외국인이나 외국국적동포와 마찬가지로 재외국민이 국내거소신고나 거소이전신고를 한 때에도 주민등록이나 전입신고를 한 것으로 보아 주택임대차법에 따른 대항력을 취득할 수 있도록 하여 동등한 법적 보호를 해주는 것이 타당하다.

헌법 제2조 제2항 은 국가는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재외국민을 보호할 의무를 진다고 정하고 있다. 아울러 헌법 제6조 제2항 은 외국인은 국제법과 조약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그 지위가 보장된다고 정하고 있다. 재외국민과 외국인에 대한 주거 안정과 보호의 필요성은 대등하다. 따라서 외국인, 외국국적동포와 재외국민의 주거생활 관련 법률관계에 대한 법령과 법리를 해석·적용할 때에도 위와 같은 헌법적 이념이 가급적 구현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5) 외국인의 외국인등록이나 외국국적동포의 국내거소신고는 주민등록법에 따른 주민등록과 비교하여 거래의 안전을 위해 제3자가 임대차의 존재를 인식할 수 있게 하는 공시방법의 효과가 매우 제한적이다. 그러나 주민등록도 열람이나 등·초본의 교부가 본인이나 세대원 또는 정당한 이해관계가 있는 자 등에게만 허용되고 임대차계약의 내용이 주민등록을 통해 공시되는 것도 아니어서 그 공시기능이 부동산등기와 같은 정도에 미치지 않는다는 한계가 있다. 외국인등록 또는 국내거소신고와 주민등록은 공시 효과에서 차이가 있지만 이것이 주택임대차의 대항력을 다르게 판단해야 할 정도는 아니다.

한편 2013. 8. 13. 법률 제12043호로 개정되어 2014. 1. 1.부터 시행된 주택임대차법은 주택임대차계약에 대한 확정일자 부여기관에 확정일자 부여일, 차임 및 보증금, 임대차기간 등을 기재한 확정일자부를 작성할 의무를 지우고, 주택의 임대차에 이해관계가 있는 자는 확정일자 부여기관에 위와 같은 임대차 정보의 제공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하는 확정일자 부여 및 임대차 정보제공 제도를 신설하면서, 외국인(외국국적동포를 포함한다)도 확정일자 부여를 받을 수 있는 대상자에 포함하였다( 제3조의6 ). 이는 주민등록과 외국인등록 등의 제한된 공시기능을 보강하고자 한 것이고, 이로써 확정일자부에 의한 임대차계약 공시의 효과는 내국인과 외국인 사이에 차이가 없어졌다. 이러한 제도는 이 사건 임대차계약 체결 이후에 새로 도입된 것이기는 하지만, 이에 따라 비로소 외국인 등이 체결한 임대차계약에 대한 공시방법이 마련되었다고 볼 것은 아니고, 기왕에 출입국관리법 제88조의2 제2항 에 따라 외국인등록과 체류지 변경신고를 주민등록과 전입신고로 갈음하는 효력이 있는 것을 보완하여 공시기능을 강화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위 2014다218030, 218047 판결 등 참조).

바. 요컨대, 구 재외동포법 출입국관리법 제88조의2 제2항 과 같이 재외국민의 국내거소신고와 거소이전신고가 주민등록과 전입신고를 갈음한다는 명문의 규정은 없지만, 출입국관리법 제88조의2 제2항 을 유추적용하여 재외국민이 구 재외동포법 제6조 에 따라 마친 국내거소신고와 거소이전신고도 외국국적동포의 그것과 마찬가지로 주민등록과 전입신고를 갈음한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재외국민의 국내거소신고는 주택임대차법 제3조 제1항 에서 주택임대차의 대항요건으로 정하는 주민등록과 같은 법적 효과가 인정되어야 하고, 이 경우 거소이전신고를 한 때에 전입신고가 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 .

4. 이 사건에 대한 판단

가. 원심판결 이유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따르면 다음 사실을 알 수 있다.

(1) 원고는 2012. 11. 21. 이 사건 주택에 관하여 채무자 소외인, 근저당권자 원고, 채권최고액 95,500,119원으로 정한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마쳤다.

(2) 뉴질랜드국 영주권을 취득한 재외국민인 피고는 2013. 9. 27. 소유자인 소외인으로부터 이 사건 주택을 임대차보증금 25,000,000원으로 정하여 임차한 다음 2013. 9. 30. 임대차계약서에 확정일자를 받았다.

(3) 피고는 2013. 9. 30. 이 사건 주택을 인도받은 다음 이를 거소로 한 거소이전신고를 마쳤고, 이후 현재까지 이 사건 주택에서 거주하고 있다.

(4) 1순위 근저당권자인 주식회사 우리은행의 신청으로 2014. 1. 13. 이 사건 주택에 관하여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2014타경937호 로 부동산 담보권실행을 위한 경매절차가 개시되었고, 그 경매절차에서 원고는 근저당권자로서, 피고는 임차인으로서 각각 배당요구를 하였다.

(5) 집행법원은 2014. 10. 24. 피고를 주택임대차법상 대항력 있는 임차인으로 인정하여 피고에게 소액임차보증금 19,000,000원을 포함하여 19,231,104원, 원고에게 7,702,890원을 배당하는 내용으로 배당표를 작성하였다.

나. 이러한 사실관계를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재외국민인 피고가 구 재외동포법에 따라 이 사건 주택을 거소로 하여 마친 거소이전신고에 대하여는 그 거소이전신고를 한 때에 전입신고가 된 것으로 보아 주택임대차법 제3조 제1항 에서 대항요건으로 정하는 주민등록과 같은 법적 효과가 인정된다. 따라서 이 사건 주택을 인도받은 피고는 위와 같은 거소이전신고로써 이 사건 주택에 대하여 주택임대차법 제3조 제1항 에서 정한 대항요건을 갖추었다고 보아야 한다.

원고는 재외동포법 제9조 가 재외국민의 거소이전신고를 주택임대차법 제3조 제1항 에서 정하는 대항요건인 주민등록을 갈음하도록 하는 규정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의 대법원 2013. 9. 16.자 2012마825 결정 을 인용하고 있다. 그러나 위 결정의 사안은 재외국민인 주택임차인이 임대주택에 관하여 구 재외동포법에 따른 거소이전신고를 마쳤으나, 다른 주소지에 주민등록법에 따른 주민등록이 되어 있었는데, 위 임대주택에 관하여 다른 채권자가 근저당권을 설정한 다음 위 주택임차인이 전입신고도 한 것이므로, 이 사건과 사안을 달리한다.

그런데도 원심은 재외국민인 피고의 거소이전신고로는 주택임대차법상 대항요건을 갖추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면서 원고의 주위적 청구를 인용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구 재외동포법상 재외국민의 국내거소신고나 거소이전신고의 효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정당하다.

5. 결론

피고의 상고는 이유 있으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동원(재판장) 조희대 김재형(주심) 민유숙

arrow
본문참조조문